• 심심하면 강연 영상을 보고,  주말에 카페 가서 책 읽는 게 가장 행복한 사람.
• 신혼여행 가서도 트렌드 기사를 보고 단톡방에 공유하는 사람.
• 대체 이런걸 어떻게 아냐는 질문을 수 없이 받는 사람.
• 주요 관심사는 퍼스널 브랜딩, 마케팅, 비즈니스, IT 서비스

핑크펭귄이라는 책이 나왔을 때 세스고딘의 '보랏빛 소' 짝퉁 같아서 쳐다도 보지 않았었어.  마케팅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차별화'는 곧 '보랏빛 소' 거든. 차별화를 이야기 하는 책 같은데, 보랏빛 소를 베낀 거라면 읽을 가치가 없는거잖아?

그러다 '밀리의 서재'에서 이 책이 눈에 띄였지. 그래도 내용 좋다는 후기가 종종 보이니 한번 훑어나 볼까? 싶어서 읽었는데, 웬걸. 종이책으로 사서 소장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여전히 보랏빛 소 짝퉁같다는 생각은 지울 수 없지만, 이 책은 단순히 '차별화'를 이야기 하는 게 아니라 '핑크펭귄'과 같은 패키징을 해야 한다! 가 핵심 메시지이니 내가 일부 오해했던 건 인정할게. 

요즘 1인기업이나 프리랜서 분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 중에 하나야. 고객을 선별해야 한다고. 사람 차별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니 오해하면 안돼.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도 나랑 안 맞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잖아. 그런 사람들과 억지로 친해지려고 노력하면 어때? 힘이 들지? 난 고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나랑 애초에 잘 맞지 않는 사람을 만나면 그들도 만족할 수가 없고, 나도 힘이 들더라고.

최근에 한 친구가 고민을 토로했어. 일도 잘 하고, 성과도 인정 받는데 끝나고 나면 그냥 '잘 끝났다'는 안도감만 들 뿐 즐겁거나 행복하질 않다고. 어떻게 대표님은 항상 일을 즐겁게 하는지 궁금하다고 말야. 

나의 답은 간단해. 감당할 수 있는 일, 재미있거나 보람된 일만 하는거야. 아무리 성과가 좋아도 만족감이 크지 않다면 나는 '왜 기분이 이렇지?' 라고 돌이켜 봐. 그런 시간이 쌓이다보니 내가 어떤 형태의 일을, 어떤 사람과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 잘 알게 된 것 같아.

이 때 정말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나의 고객도 내가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야. "돈 주면 다 해야죠. 레디는 자리 잡아서 그런것 아니에요?" 라고 반문하겠지만, 나는 자리 잡기 전부터 그랬어. 언젠가 자리잡으면 되겠지? 라는 건 없어. 내가 원하는 환경은 지금부터 어떻게든 만들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

내 컨설팅 소개 페이지에는 명확하게 설명되어 있어. '이런 사람에게 추천합니다'와 '이런 사람에겐 추천하지 않습니다.' 라고 말야. 그리고 내가 컨설팅을 해 드리면서 홈페이지를 만들어 드리는 고객분들의 서비스에도 항상 '추천 대상과 비추천 대상'을 같이 정의 해 드리지.

나는 내가 확실하게 줄 수 있는 게 있는 사람에게 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하는 걸 좋아해. 동기부여나 위로, 응원도 좋지만 그걸 돈받고 하는 건 찝찝하달까. 내가 공감과 위로를 잘 하는 스타일의 사람도 아니고 말야. 이 글을 읽는 님도 한번 생각 해 봤으면 좋겠어. 나는 어떤 사람과 함께 할 때 좋고, 어떤 사람과 함께 할 때 힘이 드는지 말야. 그리고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선별하려고 해 봐. 분명히 일도 더 즐거워질거고, 돈은 따라올 테니까.

수년간 온 몸으로 부딪히고, 고민하면서 깨닫게 된 노하우를 이렇게 정리해 두다니. 이 책을 왜 이제야 읽었나 싶었어. 한편으로는, 과거엔 이 책을 읽었어도 와닿지 않았을 수 있었을거라 위안했지.

내가 퍼스널 브랜딩을 해야 한다고 사람들에게 설파(?) 하고 다니던 시절, 이유는 딱 하나였어. 기회가 찾아오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야. 여기선 고객이 어떻게 찾아오는지를 말해주는데, 너무너무 공감이 가는 거 있지?

'신비감 창출'에 대해서는 이전 뉴스레터 '팔로워 말고 내 찐-팬 만드는 법'에서 다룬 바가 있으니 안읽어봤다면 클릭해서 확인 해 봐. 5년 넘게 일 하고 나서야 깨달은 건데, 이렇게 1번에 딱 있더라고. 물론 나는 신비감 대신 친밀감으로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많은 걸 얻었기 때문에 절대 그 시기를 후회하진 않아. 모든 방법과 노하우는 사람마다 다르게 적용되어야 하고, 적절한 시기가 있는거라 믿으니까.

친근한 이미지를 가지더라도, 언제든 만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건 비즈니스에는 좋지 않더라고. 요즘같은 시대에는 항상 새로운 걸 제시해야 하는 건 당연한 거고. 한정판이 힘이 있는 건 잘 알고 있지? 공급을 일부러 조절하는 것도 꽤 중요한 전략이야. 대신, 이 것의 가치를 사람들이 아예 모르면 안되니까 무료로 가치있는 것을 주는 것이 중요해. 이건 SNS에 무료로 양질의 콘텐츠를 배포하는 걸로 대체될 수 있을 것 같아.

선택권이 하나면 망설여지는데, 대안를 제안하면 그 중에 선택하는 게 조금 더 쉬워져. 이왕이면 3가지 정도를 제안하는 게 좋대. 예전에 가격을 설정하는 방법에 대해서 배운 적이 있는데 보통 3가지 안을 제안하면 사람들은 '중간값'을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거든. 그 심리를 이용해서 옵션을 변경하기만 해도 매출이 오르기도 하지. 

그리고 마지막, 이 책에선 긴급함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을 하는데 단순히 'Yes'를 받아내기 위해 긴박함을 조성하라는 게 아니야. yes든 no든 빨리 답을 얻어야 한다는 거지. No라고 말하면 더 이상 그 고객에게 에너지를 쏟지 않아도 되니 말이야. 이미 충분히 가치있는 무언가를 제공했는데도 그가 망설인다면 어쩔 수 없는 거잖아. 고객을 설득하기 위해 이 단계에서 에너지를 더 쓰지 말라는거지.  저자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해.

나도 꽤 비슷하게 비즈니스를 구현했고, 컨설팅 할 때도 비슷한 것들을 전략적으로 구현해 드리고 있어. 단순히 매출이 오르는 것의 문제가 아니라, 이렇게 해야 내가 덜 힘들게 돈을 벌 수 있으니 나에게 한번 적용해 보는 시간을 꼭 가졌으면 해. 찾아다니지 말고, 찾아오게 하자구!

교육도 컨설팅도 타인의 성장과 성공을 돕는 일이다보니, 위 말에 너무너무 동감해. 내가 잘 되고 싶으면 컨설팅 해드린 고객의 비즈니스를 성장시켜야 하고, 내 수업을 듣는 사람들의 성과를 위해 최선을 다 해야 하지. 교육, 컨설팅 업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아. 화장품을 팔면, 고객의 아름다움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건강기능식품을 팔면 고객들이 건강하도록 최선을 다 해야 하잖아.

성공하고 싶다면 나에게 돈을 주는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심플한 방법이지 않을까.

내가 고객들에게 하는 말이 있어.

"제가 그 누구보다, 그 어떤 회사보다 열심히 해 드린다는 것은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

브랜드 컨설팅이라는 게 정답이 없잖아. 마케팅도 그렇고. 항상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의심이 있었어. 이게 최선일까, 더 나은 방법이 있지 않을까, 이 정도로 내가 돈을 받고 일해도 될까와 같은 생각들 말야. 근데 오래 일 해 보니, 결국 정성이 중요하더라고. 아무리 뛰어난 사람도 정성을 쏟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없는 게 바로 브랜딩, 컨설팅 일이라고 생각해. 고객을 많이 알아야 하고, 공부도 많이 해야 하고, 또 생각과 고민을 많이 해야 좋은 답을 찾을 수 있는 일이라고 믿거든.

그때부터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 결과야 어찌됐건, 나는 과정에서 누구보다 최선을 다 하는 사람이니까. 그리고 생각보다 이만큼 열심히 고객을 생각하는 사람도 없더라고. 그러니 만약, 내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 하고 고객의 일을 내 일처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자신감을 가져도 좋다고 말하고 싶어.

고민의 총량이 곧 실력일 테니까.

언젠가부터 그런 고민을 하기 시작했어. 나는 브랜딩이나 마케팅에 대한 전문적인 내용을 전달하는 콘텐츠를 많이 만들잖아. 그러다보니 출처가 굉장히 중요하고 있는 그대로를 전달하는 것에 큰 방점을 찍었는데, 사람들은 출처나 개념보다 그것을 더 쉽게 인지시킬만한 '쉬운 단어와 표현, 법칙' 따위의 것들을 더 좋아하는 것 같더라고. 예를들면 '이키가이' 같은 것 말야.

생각해보니 내가 진행하는 퍼스널브랜딩 교육 프로그램에도 주된 개념이 두 가지가 있어. 바로 '스윗스팟'과 '커넥팅더닷'. 수강생들이 '커넥팅더닷 너무 좋았어요.' 혹은 '스윗스팟을 찾으라고 했던 게 너무 도움이 되었어요.' 와 같이 그 개념을 그대로 이야기 하곤 했거든.

앞으로는 유튜브 콘텐츠를 찍을 때 조차도, 어떤 개념을 설명할 때 나름의 이름을 붙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막연히 했었는데, 이 책에서 그 이야기를 계속 하지 뭐야?

나의 일을 어떻게 사람들에게 전하는 게 좋을까? 라는 고민을 하고 있다면 한번 참고해 봐도 좋을 듯 해. 

ps. 이 책에서는 패키징 할 때 동물이나 역사, 시골과 관련된 테마가 효과가 좋다고 하더라고. 나는 뭐라고 해야할까? 레드 타이거를 해야하나.....와 같은 이상한 생각으로 오늘 레터를 마무리 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