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야기를 전할 매체는 많다. 왜 하필 책이었나?

책은 상상력을 가장 자극하는 매체다. 이 책엔 사진이 한 장도 없다. 사람들의 상상력을 증폭할 방안이 무엇일지 고민하다가, 텍스트를 읽고 그 장면 장면을 떠올려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컨대 이승건 리더가 맨처음 치과를 개원하려던 순간, 다섯 명이 팀을 꾸려 좁은 오피스텔에 다닥다닥 등 맞대고 있는 순간. 텍스트를 통해 그 공기를 느끼길 바랐다.

처음 말을 꺼냈을 때 반응은 어땠나? 리소스는 한정되어 있는데 새로운 프로젝트가 생기는 만큼 꺼리는 분위기는 없었나.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얼마큼의 공수가 들지 모르는 프로젝트였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토스 내부적으로는 출간에 대한 욕구가 있었다. 한 문장으로 소구되는 토스의 이야기를 일련의 연결된 스토리로 전하고 싶은 마음 같은 것 말이다.

지난해엔 다큐멘터리를 제작했고, 북저널리즘에서도 전자책을 두 차례 출간했다. 기존 콘텐츠와는 달리 이번 책에선 무엇을 차별화했나?

토스팀에서 각자 느낀 감정의 굴곡이 제일 큰 순간들이다. 사람마다 그 순간은 매우 다를 것이다. 큰 성과를 낸 순간일 수도, 다른 팀원과 갈등했던 순간일 수도, 본인이 무언가에 완전히 몰입했던 순간일 수도 있다. 각 팀원이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하지’ 싶은 순간들을 가감없이 담고자 했다.

긴 책을 펴내는 과정이었던 만큼, 어려움은 없었는지.

‘유난한 도전’이라는 제목에서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토스의 정체성이 잘 드러난다. 토스가 이렇게까지 도전할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인가? 세상에 없던 간편 송금이라는 서비스를 만든 것이 그 동력이 됐을까?

사실 토스는 간편 송금 이전에도 엄청 많은 실패를 했다. 그게 오히려 토스가 끝없이 도전할 수 있는 토대가 됐다고 생각한다. 몸집이 커지고, 팀원이 많을 때 큰 실패를 해버리면 되돌리기가 어렵지 않나. 팀원이 세 명, 네 명일 때 실패를 많이 했기 때문에 계속 도전할 수 있었다. ‘우리 예전에도 실패해 봤는데 이렇게 극복했다’는 경험과 자신감이 쌓였기 때문이다.

책의 흐름도 굉장히 빨랐다. 소수 인력으로 사일로를 구성하는 것처럼 프로젝트에 할애하는 시간도 짧게 가져가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가시지 않는 질문이 있었다. “왜 대체 이렇게까지 일할까?” 본인이 직접 회사를 만들어간다는 책임감이나 숙명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손편지를 쓰고, 사업 계획서를 혼자서 작성하는 것 등이 그렇다. 이런 도전을 가능케 하는 개인 단위의 동력은 무엇이라고 봤나?

그 답을 찾는 게 이 책을 쓰는 이유이자 목표 중 하나였다. 결과적으로는 모두가 다르다. 사람 한 명을 추동하는 힘은 명예일 수도, 돈일 수도, 성장 그 자체일 수도, 혹은 다른 팀원과 결과물을 만들었을 때의 희열일 수도 있더라. 그래도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는데, 모두가 토스의 의도가 선하다는 것에 공감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하는 일이 결국엔 세상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것이라는 공감대가 있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유난 떨고 남다르게 노력해야 한다는 것 역시 모두가 알고 있는 것 같다.

여러 팀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토스 팀이 일하는 방식이 다른 회사와 어떻게 같고 다른지 느낀 점이 있다면?

책 중간에 토스 팀의 핵심 가치를 밝히는 부분이 생각난다. 개인의 목표보다는 토스 팀의 미션을 추구한다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사실 팀의 지향과 개인의 목표가 한 쪽을 바라보는 것이 좋지만, 쉽지 않은 일인데. 이러한 불일치는 토스가 어떻게 해결하고 또 예방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