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김치앤칩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많은 언어가 소멸 위기에 놓여 있어요

(출처: Qvasimodo - thinkstock)

너와 나의 연결고리, 소멸위기 언어 되살리기

누군가에게는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그러나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소멸위기 언어를 어떻게 되살릴 수 있을까요? 국제연합(UN)은 디지털 불평등으로 인한 언어 소멸을 막기 위해 2019년 언어 디지털화 이니셔티브(Language Digitization Initiative)를 만들어 소멸위기 언어의 디지털화를 지원하고 평등한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와 연계해 추진된 이 사업은 목표 4(양질의 교육)를 핵심 목표로 설정했으며, 8번(양질의 일자리와 경제성장), 10번(불평등 완화), 16번(평화, 정의 및 제도 구축)등 다양한 목표와 관련이 있어요.

여기에 더해, UN은 2022~2023년을 '세계 토착어 10년(International Decade of Indigenous Languages)'으로 선포하고 소수언어 보호에 나섰어요. 토착어를 미래 세대에 잘 전달해 모두에게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10년 간의 이행계획도 세웠고요.

언어 소멸을 막기 위해 가장 필요한 활동은 교육이에요. 공교육에서 영어처럼 힘 있는 언어, 즉 포식 언어(killer language)만이 사용되면, 후손들이 학습하지 않는 소수언어는 소멸되기 쉽거든요. 현재 전 세계 인구의 무려 40%는 자신이 말하거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교육을 받지 못하는데요, 이는 공평한 교육기회를 빼앗을 뿐만 아니라 언어소멸을 부추기는 원인이 돼요. 이 때문에 UNESCO는 매년 2월 21일을 ‘세계 모어의 날(International Mother Language Day)’로 제정하고, 모어를 기반으로 하는 다언어 교육(Multilingual Education)을 장려하고 있어요.

세계 모어의 날 포스터

(출처: UN 홈페이지)

힘 있는 언어만 살아남는 것이 옳을까?

지금까지 소멸위기 언어 문제와 그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살펴봤는데요. 힘 없는 언어, 왜 굳이 이렇게 노력해서 지켜야 할까요?

언어는 소통의 도구일 뿐 아니라 인간의 정신과 세계관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인권과 마찬가지로 언어권리 또한 보호되어야 해요(변명섭, 2015). 국제개발협력의 차원에서도 협력국의 고유한 문화 다양성을 이해하고,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떠나 그 정체성을 존중하기 위해 언어를 기억할 가치가 있어요.

언어 다양성 보호는 또다른 사회적 약자들과 연대를 촉진하기도 해요. 다문화사회인 프랑스에서 베르베르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인구는 약 200만 명으로 추산되는데요(Algerie-Focus, 2013), 프랑스의 베르베르어 확산 운동 단체들은 프랑스 내 소수자(여성, 난민, LGBTQI+ 등)와도 연대하고 있어요. 북아프리카 현지에서도 ‘아랍의 봄’ 이후 베르베르 문화 차별 반대 운동이 민주화와 평등, 인권 운동으로 발전해왔고요(임기대, 2022).

올해는 UNESCO의 ‘무형문화유산의 보호를 위한 협약(Convention for the Safeguarding of the Intangible Cultural Heritage)’이 체결된 지 2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한데요. 인류를 대표하는 무형문화유산이자 수많은 다른 유산을 담고 있는 언어. 소멸위기 언어를 지키는 데 동참해주세요! 

세계화와 경제 논리로 도태된 “힘 없는 언어.”

전 세계 7,000여 개 언어 중 절반 이상은

이번 세기 말까지 소멸할 위기에 처해 있어요.

언어 소멸의 전통적 원인은 민족 간 차별과 박해였지만

현대에는 기후위기와 디지털화가

또다른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어요 

UN은 교육, 일자리, 불평등 완화 등 SDGs와 연계해

소수언어 보호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어요. 

#4.

소멸위기 언어를 보호하는 것은 

문화적 다양성과 정체성을 존중하는 동시에

소수자 간 연대의 가능성을 열어 줘요.

취업 후, 저는 넉넉지 않았던 유년시절을 떠올리며 어려운 형편 속에서 지내는 아이들의 꿈을 펼쳐주고자 NGO를 통해 해외 아동을 1:1 후원했어요. 후원을 시작한 지 1년 정도 지났을 때, 문득 아이가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져 과감히 네팔행을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이 처음이었던 스물둘의 네팔소녀가 경험한 네팔의 실상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수명이 깎일 것만 같던 엄청난 먼지들,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 신분을 나누는 카스트 제도... 아이와 함께한 2박 3일의 여행 역시 제게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 아이에게는 처음 또는 손에 꼽을만한 경험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줬어요. 이 여행을 계기로 저는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는 네팔 아이들을 돕는 일을 하겠다고 결심했어요.

네팔 현장에 너무 가고 싶던 저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NGO와 KOICA 해외봉사단원이라는 활동을 알게 되었고, 학력 조건이 없는 KOICA 해외봉사단원(컴퓨터교육 분야)을 지원했습니다. 6개나 되는 컴퓨터 관련 자격증으로 으쓱해진 어깨는 “컴퓨터 조립할 줄 아세요?”라는 면접 첫 질문을 듣자마자 무너졌어요. 불 보듯 뻔한 불합격 통보를 받고 근처 컴퓨터 수리점마다 전화를 돌리며 기본적인 컴퓨터 조립과 수리 방법을 배웠어요. (중략)

직장인에게는 3, 6, 9년차로 위기가 찾아온다고들 한다. 나 역시 마의 3년 차를 막 넘기던 무렵, 그 위기를 세게 직면했던 때가 있다. 퇴사와 유학 사이 고민에서 고민하던 나는 경제학 전공 야간대학원에 진학함으로써 슬럼프를 해결했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언제나 마음 한 구석이 허전했다.

그러던 차에 PAO 제안을 받았다. 하, 조금 더 지내기 쉬운 국가의 심플한 사업이었으면 좋았을 걸. 아프리카에서도 악명 높은 DR콩고. 복잡하기 짝이 없는 농업 사업. 출장으로 해결되지 않는, 짧으면 6개월 길면 1년 이상의 파견직. 사실 뭘 좀 아는 듯 아무것도 모르는 4년차의 나는 그냥 두렵고 무서웠다. 그 와중에 '지금이 기회'라며, 더 늦기 전에 현장을 경험하고, 실무 역량을 발휘하고,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라며 나를 꼬드기는 마음의 소리. 

(출처: 디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