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에 진짜 도움이 되는 이미지 자동생성 도구가 나온걸까?
미드저니는 7월 13일부터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이미지 자동생성 서비스'입니다. '립모션(현 울트라립)' 창업자 David Holz가 주도하는 11명의 팀으로 구성된 인디 연구소를 표방하는데 자문역으로 이름을 올린 사람들이 깃허브 대표 Nat Friedman, 세컨드 라이프 창업자 필립 로즈데일일 정도로 결코 만만히 볼 조직은 아닙니다.

이 서비스 역시 좀 더 많이 알려진 '달리(Dall-E)'와 마찬가지로 텍스트를 입력하면 그에 맞는 이미지를 자동 생성해 줍니다. 사용법을 배운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너무 쉬운데 솔직히 진입장벽이라면 영어를 써야한다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텍스트 기반 이미지 자동생성 서비스는 놀랍고 재밌긴 하지만 실제 사용하기에는 뭔가 애매한 게 사실이었습니다. 그냥 SNS에 '이런 거 해봤음' 포스팅 하기 위한 용도 이상이 되긴 어려웠죠. 그런데 미드저니로 만들어낸 결과물들은 뭔가 결이 다르더군요. 많은 창작자들이 이미 이걸 자신의 창작작업의 일부로 포함시키려는 테스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 미드저니 공식 홈페이지
사례#1. 2D 슈팅게임 "Shoon"의 배경을 만들다
제가 본 첫번째 사례는 Nao_u라는 게임개발자의 작업물이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 링크 참조) 이 분은 미드저니를 게임개발에 쓸 수 있는 지 확인해보고자 3일 간 작업해서 2D 횡스크롤 슈팅 게임을 만들어봤다고 합니다. 이 게임에 등장하는 우주선과 괴물 크리쳐, 중간에 나오는 텍스트 디자인, 그리고 배경 이미지 모두 미드저니로 생성된 이미지를 활용했다고 합니다. 개발자는 작업과정에서의 이런 저런 어려움, 그리고 한계들도 언급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결과물은 (적어도 제 기준에서는) 놀라웠습니다. 
  이 게임의 배경은 미드저니로 만들어졌다 (동영상 출처 : Nao_u 유튜브 채널)
사례#2. 웹툰 "Goats"를 만들다
주변에 방금 소개드린 첫번째 사례를 소개하니 더 놀라운 게 있다고 공유 받은 게 바로 이 웹툰입니다. 엘비스 딘(Elvis Deane)이라는 이 창작자는 미드저니를 활용하여 '염소(Goats)'라는 웹툰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는 스스로를 '글쓰는 것을 좋아하지만 (작화를 담당할) 아티스트를 고용할 여유는 없고 그림은 그리는 데는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라 밝혔는데, 미드저니로 생성한 이미지에 맞춰 원래 구상한 스토리를 약간씩 변형하는 방식으로 이 작품을 완성했다고 합니다. 7월 26일에 '미드저니를 가지고 놀기 시작'했다는 포스팅이 올라왔고 그로부터 불과 보름이 채 안 된 8월 9일, 네이버 웹툰 미국판 도전만화(챌린지)에 1화가 올라왔습니다. 스토리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평가를 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작화는 (저 같은 일반 독자가 볼 때에는) 놀라운 수준입니다.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이 작품을 보게 됐다면 저는 프로페셔널 작화가의 솜씨라는 데 아무런 의심도 품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믿기 어렵지만 이 웹툰의 그림들은 미드저니로 만들어졌다 (이미지 출처 : 작가 Elvis Deane 트위터)
사례#3.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일러스트를 만들다
더 찾아봤습니다. 알고봤더니 지난 6월 11일 자 유명 경제잡지 '이코노미스트'의 표지도 미드저니로 생성한 것이더군요. 표지 뿐 아니라 기사 본문에 들어간 일러스트 역시 미드저니로 작업한 것이었습니다. 
위 커버 일러스트는 미드저니로 만들어졌다 (이미지 출처 : 이코노미스트 홈페이지)
국내에서는 중앙대학교 장욱상 교수님께서 이미 미드저니의 활용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계셨습니다. 교수님이 직접 작업한 결과물도 놀랍지만, 일종의 중간결산 형태로 남긴 코멘트가 더욱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제 그림과 전혀 관련없는 직업군의 사람들도 조금의 시간만 들이면 웹툰이나 코믹스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열리는 군요. 지금은 1400장이 필요하고 결과물에서도 얼굴이 틀어져 표현되곤 하지만 조만간 200~300장이면 표현하고픈 그림이 그려지고, 얼굴표정도 더 다양해지고, 카메라 각도나 조명등도 더 원하는 방식대로 표현될 거라 생각합니다. 마치 스마트폰 사용 이후로 모든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공유하듯 음악, 미술, 글쓰기 등등의 모든 창작 표현이 그러한 흐름 속으로 변화할 것 같네요. 앞으로 미술가들, 디자이너들이 가야할 미래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최종 결과물까지는 망설여질 수 있지만, 적어도 컨셉아트/스토리보드 단계에서 이 도구를 활용하지 않을 이유는 없어보입니다. 그 동안 영상 분야의 뛰어난 창작자는 시각화 능력을 자체 보유한 분들이 많았습니다. 대표적으로 봉준호 감독과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그렇죠. 봉준호 감독이 자신이 연출하는 모든 작품의 스토리보드를 직접 그린다는 것, 그리고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거의 프로 수준의 컨셉 아트를 직접 그린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시각적인 결과물을 내고자 하는 모든 창작자들이 선망하는 능력이죠. 그런데 자신이 금손이 아니라도 이야기를 시각화를 시켜 줄 도구가 나타났습니다. 본인이 적어도 스토리텔링 만큼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망설이지 말고 바로 이 도구를 테스트 해 보시길 바랍니다. 
[뉴스] 국내 메타버스 인지도 & 경험율 조사 결과 (컨슈머인사이트)
지난 호에서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메타버스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드리기 무섭게, 8월 18일 국내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서 '메타버스 인지도 및 이용경험'(2022 상반기 이동통신 기획조사 리포트)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결과는 씁쓸한 내용입니다. 

조사대상인 국내 14세 이상 휴대폰 이용자 3797명 중 메타버스에 대해 들어본 사람은 82%에 달하나, 실제로 이용해 본 사람은 10%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그 10% 중에서 절반은 '제페토'를 이용해봤고, 그 다음으로 많이 이용한 서비스는 '마인크래프트'(46%), 뒤이어 '로블록스', '모여라 동물의 숲', '게더타운' 순이었습니다. (조사기관은 총 14개의 플랫폼을 선택지로 제시했다고 하는데... VR로 경험가능한 메타버스 플랫폼은 없는 것 같았습니다. 적어도 결과에 소개된 10개는) 

이용만족율은 30%에 불과했고 불만족한 사람들은 '콘텐츠가 부족'(38%)하고, '구동이 불안정'(35%)하며, '불편'(33%)하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그렇기에 향후 이용계획에 있어서도 계속 이용할 의향이 있다는 사람은 28%에 불과했고, 절반 이상의 사람들(54%)은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언급하고 싶지 않지만... '기어 VR'과 '카드보드'가 VR 이용경험에 미친 영향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VR 초창기 아직 충분히 만족스러운 경험을 주기에는 부족하지만 싸고 편하다는 이유로 '기어 VR'과 '카드보드' 마케팅이 이루어졌고 많은 소비자들이 이 기기를 통해 VR을 처음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강력한 멀미, 조악한 화질, 불편한 인터페이스로 고통받았던 사람들은 지금까지도 VR에 대한 선입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인식을 되돌리는 작업은 정말 어렵구요. 어쩌면 메타버스 경험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두려워지기 시작합니다. "2D 메타버스 경험은 진정한 메타버스 경험이라 하기 어렵지만.... 일단 접근성이 좋으니까..."라는 접근은 과연 옳은 것이었을까요? 이제... '그건 진정한 메타버스 경험이 아닙니다'라는 말을 하기엔 이미 늦어버린 상황이 되어버린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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