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newsletter no.198 | 2025. 5. 15
벗, 긴 연휴 잘 쉬었어? 2호😎는 집콕하면서 오랜만에 신혼여행 사진을 훑어봤지. 5년 전 로마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에서 찍은 사진이 제일 많더라. 

그러다 시스티나 성당 천장에 그려진 천지창조가 떠올랐어. 웅장하고 아름다워서 목이 아플 때까지 올려봤던 기억이 생생해. 그 안에서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가 열린다니 영화 한 장면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았지. 

5월9일 새벽 1시, 그 장면은 현실이 됐어. 어버이날 저녁 후 가족과 함께 생중계를 보는데, 낯선 이름이 나왔어. 게다가 미국 출신 교황? 혹여나 프란치스코 교황이 걸어온 길을 거스르는 사람은 아닐까 걱정이 되더라고. 

새 교황 레오 14세, 그는 누구일까? 한국 정치도 어수선한 지금, 왜 외국 교황에 주목해야 하냐고? 이번 주 휘클리는 바티칸으로 가보려 해. 콘클라베 전 과정을 지켜본 특파원에게 궁금한 걸 낱낱이 물어봤어. 성 베드로 앞 광장으로 함께 가보자.🕊
📂 오늘의 휘클리
  1. 한 번 알아봤다: 레오 14세가 온다
  2. 한 번 물어봤다: [현장] 당시 바티칸에선
  3. 모르고리즘: 알고리즘 프리! 문화 뉴스픽
  4. 휘클러 say!: 독자피드백 + 이벤트 알림
로이터 연합뉴스
📂레오 14세가 온다

반전의 콘클라베
    • 5월8일(현지시각) 오후 6시, 이탈리아 바티칸 시스티나 경당💡 굴뚝에 흰 연기가 피어올랐어. 프란치스코 교황의 후임인 267대 새 교황,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가 뽑혔단 신호가 나온 거지. 성 베드로 성당💡 발코니엔 새 교황을 알리는 “하베무스 파팜”(우리에게 교황이 있다)이 선언됐고, 성당 앞 광장에 모인 4만명의 군중은 환호했어. 
    • 교황을 뽑는 데 걸린 시간은 이틀. 콘클라베💡 4번째 투표에서 결정됐어. 콘클라베는 비밀 투표로 진행되는데, 만 80살 미만의 추기경💡만 참여할 수 있어. 첫날은 1번, 다음 날부턴 하루 4번까지 할 수 있고. 이번 콘클라베엔 70개국에서 역대 가장 많은 133명의 추기경이 참여했어. 빨리 결정된 건 아냐. 2005년, 2013년 직전 교황 모두 콘클라베 둘째 날 뽑혔어. 
    • “설마? 진짜?” 새 교황에 대한 반응이야. 주목받는 후보가 아니었거든. 유력 후보는 피에트로 파롤린(이탈리아),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필리핀), 페테르 에르되(헝가리) 추기경이었어. 추기경을 대상으로 한 경매 사이트에도 10위권 안에 그의 이름은 없었대. 한국인 유흥식 추기경도 후보로 거론됐지만, 가능성은 낮았다고 해.

    “가장 미국적이지 않은 미국인” 
    • 반전의 주인공, 프레보스트의 나이는 만 69살.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난, 가톨릭 역사상 첫 북미 출신 교황이야. 강대국인 미국 출신을 뽑지 않았던 관례를 깼단 점에서도 의외 결과란 반응이 나왔어.

    • 그렇다고 미국인 범주에 가두기도 어려워. 그는 페루 시민권자이자 페루 빈민가에서 20년간 선교사로 활동하며 소외된 이들을 돌봤어. 2023년 프란치스코의 부름으로 바티칸 주교부 장관💡으로 오기 전까지 페루에서 주교💡와 교구장💡을 맡았고. 영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포르투갈어에 능통해. 오죽하면 “미국인 추기경 중 가장 미국적이지 않은 사람”이란 말이 나올 정도야.

    • 새 교황의 즉위명💡‘레오 14세’. 교황명은 본인이 직접 골라. 레오는 천주교에서 힘·용기·리더십을 상징하는데, 레오라는 이름을 쓴 전임 교황 13명은 개혁가들이었다고 해. 특히 산업혁명 당시 노동자 권리를 외친 개혁 교황 레오 13세(1878~1903년 재위)를 계승하겠단 메시지로 읽혀. 레오 14세는 12일 첫 기자회견에서 “AI는 인간에게 도움이 돼야 한다”고도 했어. AI 시대에서 배제된 노동자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겠단 의미로 해석돼.

    전통과 개혁을 아우르는 리더십
    • 레오 14세는 프란치스코와 비슷하면서도 달라. 공통점은 교회 밖을 향한 따뜻한 시선. 프란치스코는 난민 문제에 적극적이고 동성 커플을 축복하는 진보적인 교황이었잖아. 레오 14세도 난민에 관심을 가지고 총기 규제 같은 사회 정의에 목소리를 내왔어. 교황 즉위 후 처음 평화의 메시지를 냈고.
    • 다른 점도 있어. 레오 14세는 교황이 된 후 모제타💡를 걸쳤는데 전통을 따르는 모습으로 해석돼. 프란치스코는 화려하다며 입지 않았거든. 프란치스코가 쓰던 손님방 대신 교황 아파트💡를 택한 것도 마찬가지. 여성 사제나 낙태 문제도 반대하는 교회 입장에 따르고 있어. 
    • 정치적으로 보수성향이라는 해석도 나와. 과거 미국 일리노이주 윌 카운티에서 열린 공화당 예비선거💡에 3번 참여했대. 민주당 예비선거는 참여한 적 없고. 미국 예비선거는 한 정당만 골라 투표하거든. 단언할 순 없지만, 정치적 관심이 공화당 쪽에 기울어 있다고 볼 수 있지.
      💡  Hi-light
    시스티나 경당(성당): 바티칸 궁 안에 위치. 콘클라베가 열리는 비밀 회의 장소
    성 베드로 성당: 가톨릭 최대 성전, 교황이 공식 미사를 진행하는 공간
    콘클라베: 교황을 뽑는 비밀 회의.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하루 최대 4번 진행
    추기경: 교황을 보좌하고 차기 교황을 뽑는 고위 성직자
    주교부 장관: 전 세계 주교 인사를 총괄하는 교황청 핵심 직책
    주교: 성직 서품을 받아 교회를 지도하는 성직자
    교구장: 주교 중에서 특정 지역(교구) 신자와 성직자를 감독하는 직책
    즉위명: 교황이 선택하는 호칭. 교황의 가치와 방향성을 보여줌
    모제타: 교황이 공식 석상에서 입는 붉은 어깨 망토
    교황아파트: 교황의 공식 거처로 쓰이는 바티칸 사도궁 건물
    예비선거: 미국에서 정당별로 본선에 출마할 후보를 미리 뽑는 선거
    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맞설 ‘유일한 힘’

    • 레오 14세에게 ‘통합의 리더십’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와.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통적인 가톨릭 교리💡와 반대되는 행보를 보이면서, 정통파💡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거든. 교회 내부 분열도 심해졌고.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개혁적인 시각을 가진 레오 14세가 양쪽을 잇는 역할을 해줄 거란 거지. 
    • 그는 제왕적 통치를 일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항마로도 주목받고 있어. 교황이 되기 전 그의 X 계정을 보면 트럼프 1기 정부의 반이민 조치에 비판적인 글을 올렸어. 최근 부통령 JD 밴스의 “가족과 나라를 먼저 사랑해야 한다”는 말에 “예수님은 사랑의 순위를 정하라고 하지 않았다”며 반박했고. 
    • 특히, 트럼프는 콘클라베 전 자신을 교황으로 묘사한 AI 사진을 올리며 교황을 희화화 했잖아. 본인을 뛰어넘는 권력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거지. 하지만, 다른 나라면 모를까, 미국 출신 교황을 함부로 할 수 있을까? 레오 14세가 미국인의 지지를 받는다면 더더욱 쉽지 않겠지.

    14억을 움직이는 힘
    • 교황이 어떤 사람이길래, 이렇게 관심을 가지냐고? 교황은 단순한 종교 지도자가 아냐.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의 정신적 중심이자, 국제 사회에서 평화와 인권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존재지. 누가 교황이 되느냐에 따라 교회뿐 아니라 세계 정치 지형도 영향을 받아.
    • 역대 개혁 교황들이 이룬 업적만 봐도 알 수 있어. 레오 13세와 비오 11세는 노동자의 권리를 교리로 끌어올렸고, 요한 23세는 교회를 인류 전체를 위한 공간으로 확장했지. 바오로 6세는 종교 간 벽을 허물었고, 요한 바오로 2세는 공산권 붕괴💡에 힘을 보탰어.
    • 프란치스코 교황도 빠질 수 없지. 미국-쿠바 국교 정상화에 힘을 보탰어. 우크라이나와 가자 전쟁 같은 국제 갈등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고. 2018년엔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을 받고 방북을 추진해 한반도 평화에도 기여했지. 

    2027년 한국 찾을까
    • 레오 14세도 방북을 추진할까? 즉위 후 첫 메시지로 평화를 언급한 점을 봤을 때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 트럼프와 다른 생각을 가진 미국 출신 교황이란 점에서, 북한과 외교적 접점을 만들 가능성도 있지. 바티칸에서 활동 중인 유흥식 추기경과 함께 이 문제를 논의할 수도 있고.
    • 한국과 인연도 깊어.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총장 시절이던 2002년과 2005년, 2008년, 2010년 네 차례나 한국을 다녀갔어. 한국 신부들은 그를 자동차 대신 지하철을 탄 소탈한 사람으로 기억해. 스님과 차를 마시며 다른 종교 문화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고 해.
    • 비대면으론 이번주 일요일(18일) 한국시간으로 오후 5시 교황을 볼 수 있어. 교황 즉위 미사가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리거든. 200개국의 정부 대표는 물론 다양한 종교 지도자가 참석할 예정이야. 미국에선 밴스 부통령이 참석하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온다고 해.
    • 방한 가능성이 높은 건 2027년 8월,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 전 세계 가톨릭 청년들이 교황과 만나 대화하는 자리로, 1986년 시작 이래 교황이 필참한 행사인 만큼, 그를 볼 가능성이 높아. 
      💡  Hi-light
    교리: 가톨릭의 신앙과 생활에 관한 공식 가르침
    정통파: 전통적 교리와 관습을 중시하는 가톨릭 보수 세력 
    공산권 붕괴: 1989~1991년 동유럽·소련 등 공산주의 체제의 급격한 몰락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정신을 따르는 가톨릭 수도 공동체
    세계청년대회(WYD): 세계 가톨릭 청년들이 교황과 함께하는 국제 신앙 행사
    EPA 연합뉴스

    🎙️바티칸엔 언제부터 있었어? 

    💬현지시각 기준으로 6일부터 10일까지 바티칸에 머물렀어. 4일간은 바티칸에 꼼짝없이 갇혀 있었지. 


    🎙️새 교황을 보려고 온 사람들 정말 많았지?

    💬발 디딜 틈이 없단 말이 딱 맞을 정도로 사람이 어마어마했어. 레오 14세가 선출된 콘클라베 둘째 날엔 성 베드로 성당 앞 광장과 주변 도로에 15만명 정도 모였다고 해. 이탈리아 정부는 콘클라베 기간 예상 방문객만 25만명 정도 될 거라고 추산하기도 했고.


    🎙️하얀 연기가 피어오를 때 분위기는 어땠어? 

    💬사실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을 직접 보진 못했어. 성당 근처에서 라이브 영상을 틀어놓고 대기하다가, 연기가 피어오르는 영상을 보고 미친 듯이 성 베드로 광장으로 뛰었지. 


    🎙️어디에 있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굴뚝 근처에 가기 어렵기도 했고, 정확히 몇시에 결과가 나올지도 모르니 차라리 빨리 뭐라도 좀 먹을까 해서 근처 식당에 있었지. 


    🎙️하필, 딱 그때 연기가 피어올랐던 거구나.

    💬응. 인상적이었던 건 연기가 피어오르는 순간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성 베드로 광장으로 다 같이 전력 질주했단 거야. 역사적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말이지. 마치 달리기 경주하는 것 같았다니까?


    🎙️근처에 기자실은 없었어? 

    💬성 베드로 성당 근처에 프레스 미디어 센터가 있긴 했어. 그곳에도 기자들이 많이 상주해 있었지. 근데 거긴 실내에서 TV 화면으로 생중계를 보는 거라, 현장 분위기를 알기 어려운 한계가 있어. 사람들 이야기도 들을 수 없고. 


    🎙️광장에 도착했을 땐 사람들 반응은?

    💬울먹이는 사람, 소리를 지르는 사람 등 축제에 온 듯 그 순간을 즐겼어. 마치 최면에 빠진 것처럼 많은 사람이 교황 한 사람을 기다리는 모습은 성스러워 보였어.


    🎙️요원, 혹시 가톨릭 신자야?

    💬신자가 아닌데도 바티칸에 있으니 가톨릭 신자의 마음이 이해됐달까. 인종과 국적이 다르지만 함께 사진을 찍고 포옹하며 서로를 축복하는 모습을 보니, 인류애가 느껴지더라고. 콘클라베를 무더운 7~8월에 하지 않게 된 것도 전 교황님의 선물이란 생각마저 들더라니까.


    🎙️그랬구나. 현장에서 기억에 남는 방문객은?

    💬콘클라베를 보려고 아침부터 광장을 지키고 있던 사람이 꽤 많았거든. 로마에 도착하자마자 짐도 안 풀고 캐리어를 가지고 온 가톨릭 신자가 있었는데, 도착하자마자 연기가 피어오른 순간을 본 것 같았어. 콘클라베를 위해 무작정 광장에 온 건데 역사적 순간을 딱 마주한 거지. 


    🎙️미국인들 반응은 어땠어?

    💬미국에서 온 21살 신자는 “미국 교황을 상상해본 적 없다”면서 정말 기뻐했어. 교황의 고향인 시카고에서 온 65살 신자도 기쁘고 흥분되는 감정을 감추지 못했어.


    🎙️레오 14세는 유력 후보가 아니었잖아. 이름이 호명됐을 때 반응이 어땠어?

    💬나를 포함해 주변에 80% 정도는 못 알아들었어. 어? 이런 분위기였지. 성 베드로 성당 발코니에서 도미니크 맘베르티 추기경이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 우리에게 교황이 있다는 선언과 함께 새 교황 이름을 발표했는데, 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낯선 이름에 당황한 듯 보였어.


    🎙️요원도 예상 못 한 거지?

    💬응. 외신에서 거론된 유력 후보들 위주로 이름을 외워뒀는데, 잘 모르는 이름이 들리니 어리둥절했지. 현장에서 인터넷도 안 터졌고 말야. 그때 마침 내 주변에 미국 시카고 사람이 있었거든. 가족이 그분에게 레오 14세의 풀 네임을 문자로 보내서 알게 됐어. 


    🎙️왜 레오 14세는 유력 후보가 아니었던 거야? 

    💬후순위였지, 후보군에 있긴 했어. 레오 14세는 첫 번째 투표 때부터 물망에 올랐다고 해. 1등은 아니었지만, 투표가 진행되면서 점점 순위권으로 올라왔다고 해. 네 번째 때 압도적으로 선출됐고. 콘클라베가 워낙 비밀리에 진행되다 보니 내부 사정은 정확히 알기 어려운 것 같아. 


    🎙️그럼 외신이 추측한 게 틀렸던 거네?

    💬유흥식 추기경이 콘클라베 전 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어. 언론의 예측이 한 번도 들어맞은 적 없다고.  


    🎙️왜 그런 걸까? 

    💬유 추기경은 콘클라베가 끝난 후 콘클라베에서 제공되는 책자를 공개했어. 꽤 두꺼웠는데, 전체 추기경의 사진과 약력이 담겨있다고 해. 콘클라베 시작 전(4월22일~5월6일) 12번의 총회에서 추기경들이 교회와 사회에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을 들어볼 기회도 충분히 주어졌고. 


    🎙️그런 것들이 언론엔 공개되지 않으니까?

    💬그렇지. 언론에선 추기경의 행적 중 드러난 것 위주로 예측할 수밖에 없잖아. 그렇다 보니 교황청 실세인 피에트로 파롤린이 주로 언급됐던 것 같아. 필리핀 출신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나 가나 출신 피터 턱슨처럼 정체성이 강한 사람들도 마찬가지고. 


    🎙️레오 14세가 미국 출신인 점도 예측하지 못한 원인이 됐던 것 같아

    💬바티칸 내부에서 미국 출신 교황에 대한 거부감이 켜켜이 쌓여왔던 것 같긴 해. 가뜩이나 초강대국이 세상을 주무르고 있는데, 교황까지 미국인이 돼선 안 된다는 우려가 있었던 거지. 근데 레오 14세란 인물을 미국인이란 정체성으로 국한하긴 어려워.


    🎙️왜? 

    💬태어난 곳은 미국인데, 사목 생활 전반은 페루에서 했잖아. 페루 시민권자이기도 하고 5개 외국어를 하니까. 미국인보단 세계인, 인터내셔널리스트에 가깝다고 볼 수 있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점도 그렇고.


    🎙️이쯤되니, 트럼프 반응이 궁금하네 

    💬트럼프 대통령은 “조금 놀랐다”며 “정말 대단하고 절대적으로 큰 영광”이라고 말했어. 이탈리아 등 각국 정상들도 어려운 시기에 희망이 되길 바란다는 축하 메시지를 보냈고. 


    🎙️유흥식 추기경도 후보로 거론됐잖아. 가능성이 전혀 없었어?

    💬진심으로 유 추기경이 되길 바란 분들이 많았던 것 같아. 근데 추기경 명단을 보면 여전히 유럽 출신이 많거든. 추기경이 세계 70개국으로 다양해진 것도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만든 유산이니까. 아시아 출신 교황이 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


    🎙️현장에서 인기가 가장 많았던 후보는 누구였어?

    💬필리핀 출신 타글레 추기경. 프란치스코 교황과 가장 비슷하다고 평가되잖아. 프란치스코의 유산을 적극적으로 이어갈 것이란 점 때문에 지지자가 많았던 것 같아. 현장에서 국적과 상관없이 프란치스코를 좋아하는 사람은 타글레를 차기 교황으로 원했어.

    연합뉴스

    🎙️레오 14세는 진보, 보수 어디에 가까워?

    💬딱 잘라 말하긴 어려워. 2023년에 추기경이 됐거든. 그래서 그를 평가하기 위한 기록이 많지 않기도 하고. 언론에선 중도나 온건한 개혁주의자로 불리는 것 같아. 


    🎙️프란치스코 교황과 비교하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 개혁에 초점을 맞췄다면 레오14세 교황은 가톨릭 전통을 존중하고 수용하려는 태도를 보여. 교황 즉위 직후 발코니에 붉은색 망토, 모제타를 입고 나오거나 역대 교황이 거주하던 공간으로 들어가기로 결정한 점이 대표적이지.


    🎙️프란치스코는 달랐어?

    💬프란치스코는 화려함과 권위를 드러내는 모제타를 입지 않았거든. 교황의 공식 거처인 사도궁 대신 바티칸의 손님이나 평신도 숙소로 쓰이는 산타 마르타의 집 201호에서 머물렀고.


    🎙️비슷한 점은?

    💬개혁적인 면도 분명히 있어. 프란치스코 교황을 따라야 한단 말을 교황이 된 후에도 꾸준히 했고, 기후나 이민자 문제에 대해 개혁적인 목소리를 내왔으니까. 그의 가치를 알 수 있는 확실한 게 하나 있긴 하지.


    🎙️뭔데?

    💬그가 어디에서 누구와 오랜 시간을 보냈는지 보면 돼. 20년 동안 페루 빈민가에서 사목 활동을 했잖아. 보수인지 진보인지는 규정하기 어려워도, 가난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단 가치는 분명한 것 같아. 


    🎙️교황이 된 후 인상적이었던 말은?

    💬성 베드로 성당 발코니에 처음 나와 한 연설이 기억에 남아. 가장 먼저 평화를 언급했고, 첫 대중 미사에서도 가자 전쟁의 휴전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냈지. ”다리를 놓는 교회”의 역할도 강조했는데,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자를 향해 벽을 세운 정책을 비판하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벽이 아닌 다리를 세우라”고 말한 것과도 비슷해.


    🎙️프란치스코는 동성 커플을 축복했잖아. 레오 14세는 어때?

    💬2012년에 동성애는 교리에 어긋난다는 기존 가톨릭 입장이 반영된 발언을 한 적이 있어. 남성과 여성 외 성별을 인정하는 데 부정적인 건 사실이야. 근데 프란치스코 교황도 동성애 자체를 긍정했다기보다, 성적 지향을 이유로 사람이 차별받아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지. 레오 14세에게도 이런 포용성을 기대해보곤 있어.


    🎙️비판적인 시선도 있어?

    💬아직은 허니문 시기라 큰 반발은 없지만, 미국 극우 세력, 트럼프 지지층은 벌써 우리 편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대. 근데 오히려 이 점은 레오 14세가 트럼프를 견제할 사람이란 방증 아닐까?


    🎙️기대되는 모습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변화를 시도했지만, 정통파에겐 받아들이기 어려운 면도 있었잖아. 교회 내부 분열도 심해지고 있고. 레오 14세는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개혁적인 메시지를 낼 줄 아는 인물이라, 양쪽을 잇는 역할을 해줄 거란 기대가 있어.


    🎙️즉위명은 어떤 의미야? 

    💬산업혁명 당시 노동자 권리에 앞장섰던 레오 13세 즉위명을 따른 건, 사회 정의에 대해 목소리를 낼 준비가 됐다고 생각해. AI와 기술 변화 속에서 배제된 이들을 위한 새로운 교회 목소리를 내겠다는 뜻으로 읽혀.


    🎙️프란치스코처럼 방북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을까?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반도 평화에 깊은 관심을 가졌던 만큼, 그 뜻을 이어갈 가능성은 충분히 있어. 또 유 추기경이 현재 교황청에 계시기도 하고, 레오 14세와 이 사안에 대해 논의할 기회가 있지 않을까?


    🎙️한국엔 언제 올까?  

    💬레오 14세는 한국과 인연이 깊어.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총장으로 과거 4번이나 한국을 찾았거든. 마지막 방문은 2010년이었고. 2027년 서울에서 열리는 가톨릭 세계청년대회를 계기로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야.

      🖐️  Hi-five
    1. 예상을 뛰어넘어 로버트 프레보스트가 새 교황으로 뽑혔어. 미국인으론 최초. 
    2. 가톨릭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개혁에 열려 있는 온건한 리더로 평가받아.
    3. 트럼프 정부의 반이민 정책에 반대한 인물로, 트럼프 대항마 역할도 기대돼.
    4. 교황은 14억 신자의 정신적 중심이자, 평화와 인권을 말하는 국제 지도자야.
    5. 레오 14세는 한국을 4번 방문했고, 2027년 한국을 찾을 가능성이 커. 
    📺아이돌 노조 상상이 돼? 음악, 방송, 연예산업 종사자 모두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했지만, 아이돌의 노동권, 인격권은 너무 방치돼 있어. 로그인하고 읽어 봐.😄 

    📺한한령의 벽 9년 만에 한 케이팝 아이돌이 중국 본토 공연을 하기로 했는데 지난 9일 갑자기 연기됐어. 연기일까 취소일까. 중국 당국이 직접 공연 중단을 요청했대.

    📺90분 순삭 백상예술대상에서 유튜브 채널 뜬뜬의 웹예능 풍향고가 예능 작품상을 받았어. 모든 영상 러닝타임이 100분 안팎이야. 근데 요즘 쇼츠가 대세 아니었어?
    국립정동극장
    📺심청이 아님 40년차 배우 채시라가 무용수가 됐어. 심청전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한국무용 ‘단심’에 출연한 거야. 심청이 몸을 던진 바다의 용궁 여왕 역을 맡았대.

    📺그럴 만한 선택 지휘자 정명훈이 세계 최고 오페라 공연장인 이탈리아 라스칼라오페라극장 음악감독에 지명됐어. 247년 역사 최초로 동양인을 뽑은 이유는 뭘까?

    📺읽으면 그만이지 113개 출판사가 차기 대통령에게 권하는 책을 추천했는데, 한강의 ‘소년이 온다’와 이 책을 많이 추천했대. 또 어떤 책들을 추천했을까?

    기억나? 벌써 3주 전이야. 지난 4월24일 휘클리 Vol.197: 나도 내집이 좋아를 읽고 휘클러들이 많은 공감과 연대, 비판의 말들을 보내줬어. 모두 너무너무 고마워. 그중 일부를 공유하고 다음 휘클리도 최선을 다할게.


    🤨오늘 뉴스레터 보고 알았어. 이 시위가 단순히 지하철만의 문제가 아니라, 탈시설처럼 훨씬 구조적인 싸움이라는 걸. 그런데 정작 문제의 원인을 만든 쪽은 빠져 있고, 장애인과 시민만 계속 부딪히고 있는 게 너무 답답하더라. 해결책은 책임 있는 쪽에서 내놔야 하는 거 아니야?

    😊탈시설에 대한 목소리에도 백 번 동의하고 이에 대한 서교공과 서울시의 대처가 폭력적이고 무시하는 듯하게 느껴져서 늘 분노하고 있어. 하지만 약 1년간 지속한 지하철 시위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를 납작한 불만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어. 모든 시위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게 맞지만, 지하철 시위는 특정 호선의 이용객들만 지속적으로 불편을 감수했어야 했다는 게 시민들의 공감을 얻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고 생각해.

    😔사실 비장애인인 나한테는 장애인들의 생활을 도와주는 시설에 들어가 있으면 더 안전하고 편할 거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특히 탈시설을 해서 거창한 일을 한다기보다 배달 음식을 시켜먹고 하는 게 좋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런 사소한 일상조차 누리지 못하고 있었다는 게 그동안 시설에서 어떤 삶이 있었을지 마음이 좋지 않았어. 사실 비장애인들은 일상에서 장애인들과 만날 일이 거의 없잖아? 더 많은 장애인이 가시화되어야 이들이 우리와 같은 인간이구나를 더 많은 사람이 깨달을 수 있을 것 같아.

    😐무엇보다 시설에서 지낸다는 이유로 인간이라면 모두 누려야 할 사소한 권리까지 침해당한다는 게 마음 아프다. 나도 예전에는 탈시설을 강요하면 오히려 장애인들에게 위험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탈시설로 인한 돌봄 공백을 국가가 당연히 지원해주는 게 맞는다는 걸 깨닫고 뭔가 부끄러워졌어.


    🤔지적장애인, 발달장애인들이 많이 보이지 않던 이유가 시설에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구나. 탈시설 정책이 잘 이루어져서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과 함께 존중하면서 도우면서 살아갈 날이 속히 이루어지면 좋겠어. 언론매체에서 장애인들이 세상 속에서 잘 적응하면서 가족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본으로 많이 보여주면 좋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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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5월15일)은 스승의날이기도 하지만 세종대왕 탄신일이기도 해.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상큼한 북커버를 준비했어. 커버가 예쁘면, 왠지 더 책을 들고 다니고 싶어지니까. 이번 달은 더 한글을 열심히 읽자! 2명에게 선물할게. 의견 많이 남겨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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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레터는 팀 휘클리 전정윤 | 김선식(살몬) | 권지담(2호) 기자가 제작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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