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2025.5.27 | 894호 | 구독하기 | 지난호

안녕하셨나요. 오늘은 화요일이라 미라클레터 발송일은 아닌데요. 일본 도쿄에서 다이슨 경을 인터뷰 하고 나서, 꼭 그의 메시지를 많은 분들께 들려드리고 싶어 노트북을 다시 열었습니다. 다이슨? 하면 고가 프리미엄 청소기와 헤어드라이어기가 생각 나는데요.


네 맞습니다. 이런 다이슨을 창업한 제임스 다이슨 경은 손꼽히는 자수성가형 사업가입니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를 “영원한 엔지니어”로 규정했습니다. 그의 공식 직함은 ‘창업자겸 수석엔지니어’. 미국에 스티브 잡스가 있다면, 영국에는 제임스 다이슨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78세 수석 엔지니어 다이슨이 말하는 창업의 본질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나이까지 지치지 않고 달릴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이었는지, 우리 젊은 세대가 새겨 들어야 할 메시지는 무엇인지 한 번 ‘딥다이브’ 해 보겠습니다.


(주) 창업자 이름과 회사 이름이 모두 다이슨이라, 혼동을 방지하고자 제임스 다이슨을 다이슨 경(2007년 작위 수여)이라고 표기 합니다.

  
Today's index
  • 78세 엔지니어의 새 발명품

  • 다이슨 경의 성장 스토리

  • 5126번 실패에서 얻은 교훈
  • 포기 앞에 놓여 있는 성공

  • AI 시대에 필요한 인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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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슨의 창업가이자 수석엔지니어인 제임스 다이슨 경이 도쿄에 있는 박람회장인 스페이스오 무대에 올라 세계에서 가장 얇은 무선 청소기인 '펜슬백'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 다이슨]

🟥장면1: 새 발명품
78세 엔지니어의 새 발명품, 빗자루 청소기 '펜슬백'

도쿄에 있는 박람회장인 스페이스오. 78세 창업가이자 수석엔지니어인 제임스 다이슨 경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그는 이날 세계에서 가장 얇은 무선 청소기인 '펜슬백'을 발표했습니다. 연필(Pencil)만큼 얇은 청소기(Vac)라는 이름인데요. 무대에 오른 다이슨 경은 이렇게 외쳤습니다.


F1자동차 보다 빠른 모터


💬 "이번 신제품은 지름이 단 38mm로, 저희가 만든 제품 중 가장 슬림한 청소기입니다. 500원짜리 동전 지름 크기의 모터를 손잡이 안에 넣은 헤어드라이어와 같은 구조를 채택했고, 이로 인해 기동성과 휴대성이 크게 향상됐습니다."


💬 "내부에는 저희가 새로 개발한 28mm 직경의 모터가 들어가 있는데요. 무게도 가볍고 효율도 뛰어나며, 무려 14만 RPM의 속도로 회전합니다. 참고로 F1 자동차나 제트엔진의 RPM이 약 1만6000 RPM 수준인 걸 고려하면, 소형 가전 제품 중 최고 수준의 속도입니다."


4분의1로 가벼워진 청소기


신형 청소기는 지름 38mm, 높이 1.16m, 무게 1.8kg로 빗자루와 유사합니다. 다이슨의 대표 제품 V15의 무게가 3kg 가량이고, 경쟁사의 일반 유선형 청소기가 4~7kg인 점을 고려할 때 무게를 무려 4분의 1가까이 줄인 장면인데요. 그만큼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한 것입니다.

 

이처럼 다이슨이 또 한 번 혁신을 한 까닭은 스스로 쌓아올린 ‘사이클론’ 방식을 스스로 파괴했기 때문입니다. 다이슨은 유선 청소기 필터가 먼지로 인해 자주 막히고 흡입력이 떨어지는 문제에 착안, 1993년에 다이슨 브랜드 청소기를 내놓았는데요. 필터 없이 강력한 원심력을 이용해 공기와 먼지를 분리하는 '이중 사이클론 기술'을 개발했고, 그 이후 수많은 청소기 기업이 해당 방식을 추종했습니다.


‘톡’하고 빠지는 먼지


청소기 헤드는 머리카락 엉킴을 원천적으로 방지한다는 것이 다이슨의 설명입니다. 직접 청소기 헤드를 들어보니, 청소기 헤드에는 두 개의 소형 모터가 탑재돼 있었습니다. 두 개의 모터가 서로를 마주 보고 회전하면서 한층 새로워진 브러시인 ‘플러피콘’을 안쪽으로 빠르게 돌리는 것인데요. 몸체 안의 모터가 먼지를 빨아들인다면 솔 내부 모터는 먼지를 엉킴 없이 집어넣는 구조인 셈이다. 또 헤드 앞뒤에는 초록빛 LED가 탑재돼 있어 어두운 바닥 위의 미세 먼지까지 효과적으로 비춥니다. 


먼지 분리 방식 역시 개선했는데요. 먼지를 두 번 걸러 흡입력을 유지하는 2단계 직선형 필터레이션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머리카락 두께 300분의 1 수준인 0.3마이크론 크기의 미세먼지를 99.9% 제거한다고 해요. 또 있습니다. 흡입된 먼지는 자동으로 압축돼 부피가 줄어듭니다. 또 청소기 가운데 버튼을 누르면 청소기가 쉽게 분리됐고, 필터가 장착된 부분을 쓰레기통에 대고 밀고당기니 먼지가 ‘톡’하고 빠졌습니다.


78세 엔지니어의 감동적인 발표


청소기 무게는 정말 빗자루처럼 가볍고 헤드의 방향 전환과 먼지 제거가 손쉬웠습니다. 다만, 헤드에 모터가 있다보니, 얼마나 튼튼할지는 더 테스트를 해봐할 듯 합니다.  “만약 세게 부딪히면 견딜 수 있을까?”하는 염려감도 듭니다. 하지만 78세 수석엔지니어가 직접 무대에 올라 제품을 설명하는 장면은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특히 다이슨 경은 제품 스펙을 줄줄이 읇으면서 자신이 설계한 청소기를 설명했습니다. 이런 혁신적 제품을 발명한 다이슨 경은 어떤 인물일까요?

(1) 로얄컬리지오브아트 시절의 다이슨 (2) 1977년 아내 디어드리가 다이슨이 개발한 볼배로를 밀고 있다. (3) 네 바퀴 구동과 서스펜션을 갖춘 독특한 수륙양용 차량인 휠보트 모형 (4) 1993년 다이슨 브랜드로 처음 나온 사이클론 진공 청소기 'DC01' [사진 다이슨]

🟥장면2: 성공 스토리

5126번 실패에서 얻은 교훈 "실패는 끝이 아닌 시작"


우리는 누군가의 성공의 끝은 보면서, 과정은 잘 보지 않는데요. 앞선 편지에서도 전해드렸지만, 인생에는 쭉 뻗은 우상향 곡선이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원대한 꿈을 꾼 인물들을 만나보면, 그 여정은 대체로 울퉁불퉁합니다. 이를 가리켜 ‘메시 미들(Messy Middle)’이라고 합니다. 다이슨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책 『제임스 다이슨』 참조)

“끝까지 달려야 한다”


다이슨 경은 런던에서 북동쪽으로 2시간 반 정도 떨어진 노펀의 작은 해안마을 크로머에서 1947년 태어났는데요. 아홉 살에 부친을 암으로 잃으면서, 가정 형편이 급격히 어려워졌습니다. 하지만 명문 사립인 그레셤스스쿨의 교장 선생님이 학비를 전액 지원하면서 학업을 이어갈 수 있었는데요. 당시 그는 장거리 달리기를 좋아했습니다. "장거리 달리기를 통해 끝까지 가는 방법을 익힐 수 있었어요.”  이후 로얄컬리지오브아트에서 가구와 실내 디자인을 전공했고 산업디자인으로 전과를 합니다. (스티브 잡스 역시 리드칼리지에서 주로 청강한 강의가 타이포그래피였어요.)


그는 졸업 이후 창업가의 길을 걷습니다. 그는 자신의 디자인 실력을 마음껏 뽐냈습니다. 첫 작품은 수레에서 바퀴를 떼어내고 플라스틱 공을 붙여 편하게 밀고 끌 수 있는 수레인  ‘볼배로’였습니다. 또 이를 응용해 선박을 손쉽게 끌고 다닐 수 있는 ‘트롤리볼’과 시멘트가 아닌 플라스틱 통에 물을 채워 땅을 평평하게 다지는 ‘워터롤러’를 내놓았습니다. 이 뿐 아닙니다. 물과 땅에서 시속 64km로 이동할 수 있는 ‘휠보트’도 설계했습니다.


“내 인생은 내가 통제한다”


하지만 이런 어마어마한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 낼 자본이 없었습니다. 그가 진 빚만 20만파운드(현재 약 250만 파운드로 46억원에 해당)에 달했습니다. 당시 영국의 연간 이율이 24%인 점을 고려할때 매년 이자만 10억원씩 불어났습니다. 다이슨 경은 더 많은 주식을 발행해, 투자자한테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하지만 사태는 점점 꼬여갑니다. 미국에 있는 한 기업에 계약하고 오라고 보낸 직원이 그 회사로 이직을 했고 유사 제품까지 만들었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1979년 주주들이 CEO에서 해고합니다.


그는 당시를 이렇게 회고합니다. “이후 주주의 아들이 경영권을 물려 받았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5년간 쌓은 커리어를 모두 잃었고요. 직업도 수입도 없이 무일푼이 됐습니다. 하지만 나에게는 사랑스러운 세 아이가 있었고, 엄청난 대출금도 있었습니다. 회복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성공의 반대는 실패가 아니다


다이슨은 포기를 몰랐습니다. 당시 그는 냄새나고 자주 막히는 가정용 청소기의 문제점을 푸는데 골몰했습니다. 다이슨 경은 그 원인이 먼지봉투가 막히면서 공기의 흐름을 차단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립니다. 그는 공장에서 공기 중의 먼지나 톱밥 가루 등을 제거하는데 쓰이는 ‘사이클론 분리 기술’을 응용하기로 했습니다. 싸이클론은 공기 속 미세 입자를 회오리처럼 회전하는 기류로 분리하는 기술인데요. 이를 청소기 수준으로 축소하면, 먼지봉투 없이도 공기와 먼지를 분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실패의 연속이었습니다. 설계도를 그린 뒤 이상이 발생하면 한 번에 하나씩만 고치면서 개선했습니다. 실패 일지를 쓰고, 실험하고, 다시 일지를 적고, 개선하고를 무한 반복하는 고루한 과정이었습니다. 그는 5127번째 시제품에서 “유레카”를 외칩니다. 무려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였습니다. 이렇게 회고합니다. “5127개의 시제품을 만든 뒤에야 전문가들도 불가능하다고 했던 일을 해낼 수 있었습니다.” (일반 공장의 사이클론 장치가 1m~10m에 달하기 때문에 이를 50분의 1 이상으로 축소하는데 성공한 것입니다.)

(1) 다이슨의 전기차 프로젝트 2019년 상업적인 이유로 중단했다 (2) 첨단 세탁기인 컨트라로테이터 (3) 스마트 글래스인 다이슨 할로 (4) 다이슨공대의 졸업식 [사진 다이슨]

🟥장면3: 성공 스토리
"우리는 알려진 지식의 끝자락에 있을 뿐이다"

다이슨 경은 훗날 영국 수학가이자 역사가인 제이콥 브로노우스키를 인용해 발명의 위대함을 이렇게 강조합니다. “우리는 항상 알려진 지식의 가장자리에 있으면서, 끊임없이 더 희망적인 미래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려고 합니다. 모든 과학적 판단은 언제나 오류의 가장자리에 있고 지극히 개인적입니다. 과학은 우리가 결함이 있는 존재임에도 알수 있는 것들을 입증합니다.”

잇따른 배신과 좌절

하지만 제품만으로 시장을 움직일 순 없었습니다. 유통 업체들이 다이슨이 만든 청소기 기술을 인정하면서도, 판매는 외면했습니다. 당시 먼지봉투 시장은 유럽에서 연간 5억 달러에 달했고 유통 업체는 이런 큰 수익원을 흔들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미국의 유통사인 암웨이와 손을 잡았습니다.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설계 도면, 시제품, 기밀 정보를 넘겼습니다. 

하지만 “암웨이는 일방적으로 계약을 취소하고, 지불한 돈을 돌려받기 위해 사기로 소송을 걸었다”고 토로합니다. 해당 소송으로 또 한번의 위기에 처한 다이슨 경. 그런 그한테 뜻 밖의 큰 행운이 찾아옵니다. 바로 트랜스월드 항공사 기내에 비치하는 잡지에 다이슨 경이 개발한 청소기 리뷰 기사가 크게 실린 것입니다. 전 세계 관계자들이 이를 보고 문의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세탁기와 SUV, 끝없는 도전

특히 일본의 에이펙스는 그의 제품을 마음에 들어했습니다. 에이펙스는 다이슨의 청소기 도면을 활용해 제품을 만들고 오늘날 약 25만엔에 판매를 했습니다. 고가에도 제품은 불티나게 팔렸고 일본에서 다이슨 청소기는 곧 사회적 지위의 상징이 됩니다. 그는 직접 회사를 설립하고 제조 생산도 직접 하기로 결심합니다. 그 회사가 바로 오늘날의 다이슨입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실패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두 개의 대형 반대방향 드럼이 손빨래처럼 세탁해주는 컨트라로테이터, 당시 기술로는 한계였던 스마트 글래스인 다이슨 할로, 5년간 5억 파운드 이상을 쏟아부은은 7인승 SUV가 대표적입니다. 그는 실패를 순순히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다이슨 경은 자수성가한 창업가로 이름을 날립니다. 

다이슨의 성공 비결 톱4

그것도 투자 유치 없이 말입니다. 다이슨 경이 설립한 다이슨은 2023년 매출액 71억 파운드(약 13.2조원)를 기록했고, 다이슨 가족의 재산은 오늘날 230억 파운드(약 42.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성공 전략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1️⃣낙관과 끈기: 다이슨은 평소 이런 말을 자주합니다. “성공으로부터는 아무 것도 배울 수 없지만, 실패로부터는 모든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장거리 달리기를 통해 모두가 지쳐 포기할 때 고통을 이겨내고 한 발 더 내딛는 법을 익혔습니다.”

2️⃣실험정신: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단숨에 완성품을 기대하기보다 변수를 하나씩만 바꿔가며 무엇이 달라지는지 끝없이 시험해보는 경험적 접근법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첫 청소기를 개발할 때 5000 개가 넘는 시제품을 만들면서 매번 개선점을 찾아낸 것이 대표적입니다.

3️⃣경영권 통제: 첫 창업 실패 이후 경영권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달았고, 이후 자신의 회사 지분을 팔지 않고 절대적인 통제권을 유지했습니다. 그는 “외부 압력 없이 나의 철학대로 제품 개발에 전념할 수 있었던 것은 투자자가 없었기 때문이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만큼 사업 확장은 더딜 것입니다.)

4️⃣퍼포먼스: 다이슨 경은 가장 중요한 요소를 단 하나. 퍼포먼스로 꼽았습니다. 제품 성능이 우수하다면, 나머지는 부차적이라는 ‘기술 주의’에 가까운데요. 실제로 다이슨 청소기가 얼마나 성능이 뛰어난지 직접 보여주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했고, 입소문이 나면서 소비자들의 요청으로 유통업체들이 움직였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장면4: 인터뷰 전문

“포기하려는 그 순간이, 성공이 코 앞에 있는 지점이다”


다이슨 경을 인터뷰하고자 만났을 때 가장 궁금했던 것은 사실 딱 두개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지치지 않고 끝까지 달릴 수 있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렇게 큰 성공을 할 수 있는지”였습니다. 다이슨 경의 답변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 성장하라”입니다.


실험과 실패는 불가피하다


❓미라클레터 독자들한테 성공 비결을 알려 주실 수 있나요

💬실패에서 교훈을 얻고 성장하세요. 무언가를 변화시키고 진보하기를 원한다면, 실험과 실패는 불가피합니다. 특히 너무도 포기하고 싶을 때가, 어쩌면 성공을 바로 코 앞에 두고 있을 때일 수 있습니다.


추상적인데…쉽게 말씀을 부탁드려요.

💬전 오래전부터 장거리 달리기를 했습니다. (다이슨 경은 영국 배스에서 열린 하프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21km를 1시간 40분에 완주한 이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구력’의 중요성을 잘 아는데요. 마라톤 같은 경주를 하다 보면, 중간쯤에 정말 지치고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어요. 하지만 바로 그 순간이 속도를 더 내야 하는 순간입니다. 왜냐? 그때는 다른 경쟁자들도 모두 지쳐 있기 때문입니다.


💬제품 개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정말 다 해봤다. 이쯤에서 포기하자”라는 생각이 드는 시점이 있는데, 그때 딱 한 발짝만 더 나아가면, 바로 성공이 코앞에 있을 수 있어요.


엉뚱한 아이디어도 무시마라


100% 정답 같은 것은 없을까요. 

💬(다이슨 경은 오늘날 학교 교육에 대해 한탄했어요.) 지금은 정답을 외우고 반복하는 교육이 많지만, 사실 인생은 그렇지 않아요. 실패를 통해 몸으로 배우는 것이 진짜 배움입니다. 차라리 학교에서 얼마나 많은 실수를 했는지에 대해 점수를 주는 게 더 바람직해요. 다이슨 내에서는 아무리 엉뚱한 아이디어라도 무시하지 않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바보 같아 보여도, 그런 아이디어가 더 흥미로운 방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의 이런 철학은 대학 개교로 이어졌습니다. 다이슨 경은 2017년 영국 남서부 맘스베리에 자유로운 분위기, 등록금 전액 무료, 급여 지급이라는 파격적 조건을 내건 실험 중심의 다이슨 공대를 설립했는데요. 소문이 나자 옥스퍼드·캠브리지 같은 명문대 진학을 포기하고 다이슨 공대를 노크한 신입생이 속속 등장했습니다.)


한번에 하나씩 개선해 가라


구체적인 질문 하나 드릴게요. 초창기에 5,000개가 넘는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는데 어떻게 포기 않고 하셨나요?

💬엔지니어라면, 실패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우리는 아주 단순한 방법으로 한 번에 하나씩 변경하며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제품을 개발합니다. 실패는 배움의 기회입니다. 성공하면 왜 성공했는지를 물을 필요가 없지만, 실패하면 왜 실패했는지를 반드시 파악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실패가 더 교육적입니다. 


한국은 고령화에 접어들었는데요. 노년층을 위한 장기적인 설계 전략도 있나요?

💬저도 이제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그런 관점을 제품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손에 관절염이 있어서 무언가를 오래 들고 있는 게 힘들어요. 그래서 제품을 가볍게 만들고, 사용법도 단순하게 만드려고 합니다. 또 UI(사용자 인터페이스)도 단순하게 만들려 노력합니다. 젊은 사람들은 복잡한 UI를 좋아하지만, 나이 드신 분들은 오히려 그걸 불편해합니다. 예를 들어 ‘모드 버튼’을 반복해서 눌러서 기능을 전환하는 것은 젊은 사람들은 즐기지만, 저는 그런 기능을 가능한 줄이려 합니다.


🟥장면5: 인터뷰 전문
"AI 시대엔 창의력으로, 문제를 잘 푸는 인재가 뜬다"

중국산 유사 제품이 상당히 많은데요, 다이슨은 어떻게 브랜드의 독창성과 경쟁력을 유지하고 계신가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항상 한 발 앞서 나가는 것입니다. 학교에서는 누군가의 과제를 베끼면 퇴학을 당하죠. 그런데 상업 세계에서는 그런 행동이 허용되는 듯 보입니다. 음악이나 예술은 복제가 금지되지만, 엔지니어링에 대해서는 다르게 여겨지는 게 안타깝습니다. 제 생각엔 도덕적으로도 옳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건 엔지니어링이며, 기술 개발을 통해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존재합니다.


첫째도 성능, 둘째도 성능


겉보기에는 단순한 디자인 같지만, 내부는 매우 복잡한 기술이 숨어 있는 걸 알고 있습니다. 디자인과 기술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나요? 기술이 우선인가요, 아니면 디자인이 출발점인가요?

💬보통은 기술과 성능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가끔은 제품의 형태가 기술을 이끄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손잡이를 더 크게 만들면 더 큰 모터를 넣을 수 있지만, 무게가 늘어나고 결과적으로 성능과 사용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우리는 그 안에서 가장 적절한 균형점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디자인도 기술이라고 생각하나요?

💬그렇습니다. 저는 디자인을 아주 넓은 의미로 봅니다. 기술, 제조 방법, 품질, 사용 경험, 성능… 이 모든 것이 전부 디자인입니다. 외형적인 요소는 전체 중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죠.


첫 도전에도 가능성은 있다

헤어케어와 홈케어처럼 완전히 다른 분야로 진출할 때, 브랜드 정체성이나 경쟁 브랜드에 대한 고민은 없으셨나요?

💬항상 리스크는 있습니다. 새로운 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잘 팔릴지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펜슬백이 잘 팔릴지 저도 모릅니다. 다만 우리가 분명하게 믿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고, 더 효율적이고, 사용하기 편하고 즐거운 제품을 만든다면, 설령 우리가 기존에 강점을 갖고 있지 않던 분야라 하더라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본질적인 개선이 있다면 시장에서도 받아들여질 것이라 믿습니다.


AI 시대인데요. 만약 20대로 돌아가신다면, 어떤 기업을 창업하고 싶으신가요.

💬글쎄요, 사실 저는 20대에 바로 창업하라고 조언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물론 지금은 많은 젊은 창업자들이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저는 다른 회사에서 먼저 약간의 경험을 쌓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풀어야 할 (창업) 문제를 알 수가 있습니다.


남의 조언을 맹신하지 마라


미라클레터 청년 독자들한테는 어떤 조언을 주실 수 있을까요

💬사실 조언을 하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조언은 결국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고, 경험은 ‘과거에 효과가 있었던 방식’일 뿐이니까요. 지금 세대나 앞으로의 상황에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저는 조언을 들어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누가 제게 조언을 했을 때 제가 이미 동의하고 있던 내용이라면 그건 제 생각을 확인해주는 정도였고, 동의하지 않았다면 그냥 무시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모두 제가 미쳤다고 말했지만, 결국 그 길을 걸었습니다. 실패를 통해 반드시 배우세요!


그렇다면 미래 인재는 어떤 능력을 길러야 할까요

💬우리가 더 창의적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되는 시대죠. AI는 창의적인 존재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 시대가 창의성과 차별성의 가치를 더 높이고 있다고 봅니다. 뉴스에서 AI가 만든 글을 보면, 그 안에 사람의 고유한 시선이 담겨 있지 않죠.


우리가 원하는 것은 창의력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독창적인 의견이지, AI가 처리한 사고의 산물이 아닙니다. 결국 사람들은 AI와 자동화가 반복 작업을 대신해주는 만큼, 창의적인 일, 설계, 개발 같은 영역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이는 과거 컴퓨터가 등장했을 때와 비슷한 흐름입니다.


다이슨은 진출한 거의 모든 제품 카테고리에서 기존 시장을 혁신했습니다. 다음엔 어떤 새로운 카테고리를 준비하고 계신가요?

💬그 질문 하실 줄 알았습니다. (웃음) 하지만 아직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새로운 카테고리가 준비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드리는 말씀  

다이슨 경이 말한 '성공 비결'은 스스로 실패를 대하는 태도 아닐까 합니다. 성공의 반대말은 흔히 실패라고 생각하는데요. 성공의 반대말은 포기라는 메시지입니다. 지금 이 순간 무슨 일을 하든간에,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성공의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가 남긴 말 중 하나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실패를 즐기고 그 안에서 배워라. 성공에서는 배울 수 있는 것은 없다 (Enjoy failure and learn from it. You can never learn from success)"


진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그 순간이 바로 피치를 올려야 할 시점이 아닐까 합니다. 실패는 실패가 아닙니다. 실패는 곧 배움이고, 성장을 위한 발판입니다. 오늘도 하루를 숨가쁘게 질주할 준비를 하고 계시는 모든 독자님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진심을 다합니다
이상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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