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newsletter no.151 | 2024.4.25
벗은 어버이날 부모님께 드릴 선물 정했어? 결혼한 2호😎는 양쪽 부모님 용돈 액수를 그때그때 정해왔는데, 이번엔 고민이 많아. 물가가 올라서 작년만큼 드려도 되나 싶어서.  

어버이날만 있으면 그래도 괜찮아. 어린이날, 스승의날, 성년의날, 부부의날…. 5월은 왜 이런 기념일이 많은 건지, 이건 뭐, 가정의 달이 아니라 지출의 달인 것 같아.😭

그러다 문득 깨달았지. 기념일엔 왜 돈을 꼭 써야 할까. 만나서 밥 먹고 손편지를 주고받으면 안 되나? ‘사랑한다’ ‘고맙다’란 말로 마음을 표현하는 건? 근데, 말하는 게 선물을 주는 것보다 쉽긴 하고? 

관계의 달, 5월을 앞두고 이번주 휘클리는 가족과 선물이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방법을 알아보려고 해. 직장동료와 친구와 ‘관계 스트레스’ 없이 편하게 대화하는 방법도. 베스트셀러 작가를 모셨으니, 기대해줘~ 
📂 오늘의 휘클리
  1. 한 번 알아봤: 관계의 달, 5월이 온다
  2. 한 번 물어봤다: 마음을 표현하는 법  
  3. 휘클리 심화반: 6강_어른의 대화법
  4. 모르고리즘: 알고리즘 프리! 환경 뉴스픽
  5. 휘클러 say!: 독자피드백 + 이벤트 알림
클립아트코리아
📂관계의 달, 5월이 온다 

50만원은 깨지는 달 
  • 5월은 기념일이 많아.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스승의날(15일), 성년의날(20일), 부부의날(21일). 5월을 가정의 달, 관계의 달이라고 부르는 이유야. 
  • 기념일엔 돈이 들어. 지난해 5월 성인 1000명이 준비한 어버이날 평균 예산은 33만6000원, 어린이날 평균 예산은 12만4800원이었어. 딱 2가지 기념일만 챙겨도 50만원 가까이 써야 하는 거야.    
  • 5월엔 휴일도 많아. 노동절(1일)과 석가탄신일(15일)이 있잖아. 워낙 물가가 높으니 외식이나 나들이라도 가려면 하루에 10만원은 쉽게 깨지지. 메이포비아💡란 신조어가 등장했을 정도.  

대화 없는 가족
  • 가족에게 돈만큼 시간도 충분히 쓰고 있을까?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해 성인 1242명에게 물어보니 가족과 함께 살아도 하루 1시간도 대화를 못 한단 응답이 전체의 60%나 됐어.
  • 가족과 떨어져 사는 경우에는 대화 시간이 하루 30분 미만이란 응답이 전체의 70%였고. 메신저나 통화를 다 합쳐서. 같이 살든, 안 살든 의사소통 안 하긴 마찬가지인 거지. 
  • 특히 부모와 자녀 사이 대화는 거의 없어. 2018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조사에서 초·중·고교생이 하루 평균 가족과 보내는 시간 평일 기준 13분. 이 중 대화 시간은 5분이나 될까? 지금은 훨씬 더 줄었을 테고.  

외로움=하루 담배 15개비
  • 대화가 없으니, 관계 만족도도 낮아. 지난해 한 여론조사업체의 ‘가족인식조사’를 보면 가족 관계에 만족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48%. 1년 전(52%)보다 줄었어. 둘 중 한 명은 가족 관계가 불편하단 뜻.  
  • 가족끼리도 적당한 거리는 필요하지만, 단절되면 건강에도 치명적이야. 지난해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은 외로움이 하루에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것만큼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 관계의 기초인 가족 안에서 고립되면 외로움은 더 커지고, 건강은 더 위험해지겠지.   
  💡  Hi-light
메이포비아: 5월인 메이(May)와 공포증을 뜻하는 포비아(Phobia)를 합성한 신조어. 가까운 사람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5월 비용 부담을 느끼는 현상
게티이미지뱅크
왜 멀어지고 있을까?
  • ①SNS가 문제야. 가족 단톡방으로 가족끼리 연락하는 횟수는 늘었지만, 얼굴을 마주 보거나 전화통화로 목소리를 들으며 대화하는 시간은 줄었어. 스마트폰으로 SNS, 유튜브, 게임을 하느라 같이 사는 가족과도 이야기 나누지 않게 됐고. 자연스럽게 가족과의 대화도 어색해져버렸지.
  • ②코로나19 펜데믹도 가족 관계를 변화시켰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2년 넘게 진행되면서 대면 만남이 차단됐고, 많은 사람이 고립감과 불안감을 느꼈잖아.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가족과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가족 갈등이 커졌단 분석도 있어. 고립·은둔청년💡도 늘었고.  
  • ③세대갈등이 커진 것도 원인이야. 성인 10명 중 8명은 세대갈등이 심각하다고 생각해. 요즘 부모 세대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MZ💡를 이기적이라고 하거나, 자녀 세대는 기성 시대를 권위주의적인 ‘꼰대’라고 비꼬잖아. 이런 부정적 인식이 커지면 ‘내 부모와 자녀라고 다를까’ 싶고, 말도 곱게 안 나가겠지.  

집밖에서도 ‘관계 스트레스’
  • 가족 관계만 문제가 아냐. SNS, 코로나19, 세대갈등은 모든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줬거든. 하루에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 동료나 학교 친구와의 관계에서도. 그러니 집밖에서 만나는 사람과의 관계에 스트레스를 받는 이들이 늘어날 수밖에.
  • 지난해 한 여론조사업체의 ‘2023 인간관계인식조사’를 보면 인간관계에 피로감을 느낀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58%. 1년 전(54%)보다 늘었어. 기대·설렘(56%)은 1년 만에 더 줄었고, 불안함·두려움(29%)은 더 커졌어. 
  • 가장 스트레스는 주는 인간관계는 직장 상사나 동료. 2022년 통계청이 조사해보니 사람의 스트레스 원인 1위가 직장 생활이었거든.

👉어떻게 하면 집 안팎에서 ‘관계 스트레스’를 줄이고 나를 지킬 수 있을까? 좀더 알아보자.
      💡  Hi-light
      고립·은둔청년: 정서적 또는 물리적 고립 상태에 놓인 19~34살 청년
      MZ: 밀레니얼세대(M세대)와 Z세대를 통칭하는 신조어. 1981~2010년 출생한 사람을 의미
      연합뉴스

      🎙️️5월이 왜 부담스러워졌을까요? 

      💬뭔가를 줘야 한다는 부담 때문 아닐까요? 5월엔 ‘뭘 해야 할까’보다 ‘돈을 얼마나 쓸까’란 마음이 강해서라고 생각해요. 10만원은 적은 것 같은데, 20만원이나 30만원은 또 과한가? 매번 얼마를 드려야 할지 고민하다 보니 마음이 무거운 거죠. 용돈이나 선물에 대한 인플레이션(물가 수준의 지속적인 상승)도 너무 커졌고요. ‘효도 플렉스’란 말까지 나왔잖아요. 


      🎙️️부모님한테 돈을 많이 드리면 좋은 거 아니에요? 

      💬무리해서 돈을 쓰잖아요. 영끌이라고 할까요? 남들에겐 그럴듯하게 보일 순 있지만, 한 번 생각해보세요. 무리한 관계가 잘 된 경우가 있나요? 


      🎙️️전혀 없나요?  

      💬관계는 할부라고 생각해요. 마음 표현을 몇 개월, 길게는 수십개월 나눠서 써야 하는데 일시불로 플렉스 하고 싶은 거죠. 글이나 말로 마음을 표현하는 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어려운데, 봉투를 주는 건 상대적으로 쉽잖아요. 예를 들어 우리 엄마가 요즘 뭐가 필요할지 고민하고 여행 계획을 세우는 것보단, 20만원 보내는 게 빠르니까요. 어버이날에 대한 경험을 해보지 못한 것도 있어요. 


      🎙️️어떤 경험이요? 

      💬외국에선 크리스마스에 3대가 자연스럽게 모여서 밥을 먹고 며칠씩 시간을 보내잖아요. 우리는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나요? 찾아뵙는 건 명절 정도? 부모님이 그들 부모님에게 사랑한다거나 감사하다는 감정 표현을 하는 걸 우리가 본 적도 없고요. 보고 배운 게 없다 보니, 우리도 뭔가는 해야 할 것 같은데, 감정 표현이 낯설고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꼭 배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되는 것도 있잖아요. 근데 왜 엄마, 아빠한테 사랑한다고 말하는 건 어려울까요?  

      💬부모님 말을 잘 들어보면요. ‘널 걱정해서 하는 말인데’ ‘솔직히 말해서’ ‘이런 말 할 사람 나밖에 없어’란 말이 전제돼 있어요. 그러면서 무언가를 꾸준히 요구하죠. 타인과 대화할 땐 돌려 말하거나 선의의 거짓말도 하잖아요? 내 말이 불편하진 않을지 고민하면서요. 부모님 말엔 그게 없는 거예요.


      🎙️️엄청 직설적이긴 하죠.

      💬부모님 말은 도로로 따지면 국도가 아닌 고속도로죠. 포장이 없는, 그냥 날 것이랄까. 그러다 보니 상처받기 쉽죠. 서로의 취약점을 잘 알기도 하고요. 


      🎙️️그렇죠. 가족이니까. 

      💬감정이 격해지면 순간 ‘저 사람을 이기고 싶다’거나 ‘상처 줘야겠다’는 마음이 올라오잖아요. 그럼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취약점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데요. 가족은 서로의 건드리면 안 되는 부분을 너무 잘 아는 거죠. 그렇다 보니 급소를 찌를 확률이 높고 치명상을 입게 되는 것 같아요. 팬이 돌아서면 제일 무섭단 말도 있잖아요? 


      🎙️️함께 보낼 시간도 별로 없잖아요. 서로 바쁘니. 

      💬물론 일요일 저녁이면 함께 모여 개그콘서트를 보는 일은 사라졌죠. 가족 드라마, 가족 예능이란 프로그램도 찾아보기 어렵고요. 함께하는 절대적 시간이 줄었긴 하지만, 서툰 대화 방식이 부모 세대 간 소통을 어렵게 만드는 더 큰 요인이라고 봐요. 


      🎙️️예를 들면요? 

      💬부모 세대는 항상 자식 세대에게 말을 걸려고 하거든요. 회사에서 부장님이 신입사원에게 하는 대화를 잘 보면 “요즘 MZ는 뉴진스 좋아한다며?”라고 질문을 던져요. 친해지고 싶어서 한 말인데, 접근 방법이 잘못된 거죠. 좋은 대화란, 상대방의 말을 듣다가 공통으로 나오는 단어나 관심있는 주제를 키우는 거예요. 달고나에서 소다를 넣어서 부풀리듯이요.


      🎙️️일단 잘 들어라?

      💬사실 경청은 진부한 말이잖아요. 말하기 책에 빠지지 않고 나오고요. 근데 카페에서 2명 이상 앉은 사람들의 대화를 10분만 들어보세요. 다들 집단적 독백을 하고 있어요. 다른 사람이 말할 때도 다음에 자기가 무슨 말 할지 계속 생각하고 있는 거죠.


      🎙️️왜 우린 자기 말만 하기 바쁠까요?

      💬뭔가를 말해야 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서 침묵을 못 견디는 사람들요. 뭔가 말을 걸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말을 하다 보면 실수할 수밖에 없는 거죠. 


      🎙️️아무 말도 안 하면, 너무 어색하잖아요. 침묵을 못 참겠어요.  

      💬아까 말씀드린 달고나와 소다 이야기와 연결되는데요. 억지로 분위기를 풀려고 말을 꺼내기보단 상대방의 행동을 관찰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스마트폰으로 뭘 보고 있어요. “그럼 뭐 보고 있어?”로 시작하는 거죠. 이후에 “그게 왜 재밌어?” “뭐가 재밌어?”란 식으로 이어갈 수 있고요. 이 사람이 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무슨 이야기를 듣고 싶은지를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봐요. 


      🎙️️부모님이나 남편과 대화하다 화날 때도 많아요. 그럴 때는요?

      💬화가 나면 최소 10분은 쉬어요. 부모님에게 어릴 때 많이 들었던 말이 “화나면 무슨 말을 못해”였어요. 무작정 화를 퍼부으면 당장 기분이 후련해질지는 모르지만, 상황이 달라지진 않잖아요. 뒤끝만 찜찜해질 뿐이죠. 10분간 쉬면서 내가 상대방에서 원하는 바가 정확히 무엇인지 생각해요. 남편과 싸울 일이 있으면 요구사항을 종이에 써서 정리한 뒤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요.


      🎙️️10분이 지나도 화가 가라앉지 않을 때는요?

      💬장면을 사진 찍고 제3자 입장에서 설명한다고 생각하면 쉬워요. 예를 들어 배우자가 술을 마시고 새벽에 들어왔어요. 그럼 우리는 보통 “미친 거 아냐?”란 말부터 나오는데요. “새벽 2시에 들어왔네? 술도 취했고. 무슨 일이야?”라고 묻는 거죠. 설거지 담당인 배우자가 이틀째 설거지를 하지 않아 싱크대에 그릇이 쌓였을 땐 “설거지가 안 돼 있네. 무슨 일 있었어?”라고 하고요. 이런 방식이 대단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은 아니지만, 최소한 화가 나진 않잖아요. 무례한 말을 들었을 때도 적용해볼 수 있어요. 


      🎙️️어떻게요?

      💬“오늘 화장을 야하게 했네?” 같은 성희롱을 들었을 때요. 그럴 땐 침묵하거나 동조하지 말고, 그 말을 똑같이 되돌려주는 거죠. “제게 화장을 야하게 했다고 하셨네요?”라고요. 명확한 의사표현을 해도 좋지만, 그게 어려울 땐 그 사람이 한 말을 똑같이 되돌려주기만 해도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당신이 한 말을 들어보라는 거죠. 일종의 거울 치료랄까요? 칭찬을 들었을 때도 가능해요. 


      🎙️️칭찬에도 거울치료가 필요해요? 

      💬저는 20대 때 칭찬을 듣는 게 너무 어색했거든요. 한번은 누가 귀엽다고 한 적 있었는데요. 그럼 뭐라고 하면 될까요? 


      🎙️️감사합니다? 

      💬그렇죠. 근데 저는 그렇게 말하면 너무 부끄러울 것 같아서 “거짓말하지 마세요!”라고 말했어요. 그러자 순간 분위기가 싸해졌어요. 칭찬을 한 사람도 무안해졌고요. 근데 “제가 귀엽다고 생각하셨군요?”라고 하면 어떨까요? “말씀을 참 잘하시는군요”라고 하면 “그렇게 들어주셨군요. 감사합니다”라고 하는 거죠. 칭찬이든 비난이든 익숙하지 않으니까 표현이 어려운 건데요. 그럴수록 더 입 밖으로 표현하는 연습이 중요해요. 


      🎙️️특별한 방법이 있나요?
      💬대본을 많이 썼어요. 20대 때는 공적인 대화 연습이 안 돼 있잖아요. 학교에서 수업듣고 친구들과 말하는 정도니까요. 그래서 무례한 말을 들었거나, 당황해서 대처를 잘 못한 경우엔 적어봤어요. ‘다음에 그 말을 들으면 내가 어떻게 답하면 좋을까’ 복기하면서요. 일종의 오답노트 쓰기라고 생각하면 쉬운데요. 특히 회사처럼 공적인 말을 할 때 이 방법이 유용한 것 같아요. 라디오를 듣는 것도 도움이 됐고요. 

      🎙️️어떻게요?
      💬지금은 라디오 말고도 예능 프로그램이나 유튜브로 대화 장면을 많이 볼 수 있지만, 예전엔 고차원의 대화를 들을 기회가 라디오뿐이었거든요. 특히 오래 진행하는 라디오 DJ들의 특유 화법이나 말투가 있어요. 아침인지 밤인지, 오전인지 오후인지에 따라서 대화하는 방식도 다르고요. 또 게스트가 보통 뭔가를 홍보하러 나오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 경우에 본래 목적인 홍보 전에 어떻게 분위기를 푸는 지도요.
      게티이미지뱅크

      🎙️️직장에서 보고하거나 발표할 땐 어떻게 해야 해요? 

      💬과학자, 공대생의 언어 쓰는 거예요. 과학자의 언어는 대화에 필요한 단어의 정의를 확인해 해석의 여지를 줄이는 방법이에요.


      🎙️️과학자의 언어요?

      💬‘신사업을 어떻게 성공시킬 수 있을까요?’가 아니라 ‘신사업 A가 고객에게 이런 이벤트를 했을 때 만족도 조사에서 지난해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는 식으로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말하는 거죠. 회의에서 결정된 내용을 해갔는데, ‘내가 말한 건 이게 아니다’라고 하는 것만큼 짜증나는 게 없잖아요. 


      🎙️️공대생은 어떻게 말하는데요? 

      💬객관적 수치를 중심으로 말하는 거예요. 근거를 꼭 붙이고요. 요즘 자몽티가 핫하대요’라고 안 하고 이렇게 말하는 거죠. ‘최근 인스타그램 자몽 해시태그가 1년 전보다 100% 올랐습니다. 왜냐하면 얼마 전에 유명 연예인이 자몽을 먹으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언급했거든요.‘ 어때요? 오해도 줄이고 시간도 효율적으로 아낄 수 있죠. 스마트폰이 생기고 앱 서비스를 중심으로 스타트업이 생겨났던 2010년 이후 회사에서 정량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말하기가 중시됐다고 생각해요. 


      🎙️️전 후배랑 말할 때가 더 신경쓰이는데요. 뭘 조심해야 할까요?

      💬단정짓는 말하기요. 각자의 상황이 다른데 “네 마음 다 이해해”라며 “나 때는 말야”로 장황하게 이어지는 대화 방식이죠. 최소한 그건 안하려고 해요. 충고·조언·평가·판단, 충조평판하지 말라는 말도 있잖아요. 저는 물어봤을 때 조언은 필요하다고 보지만요.


      🎙️️조언은 괜찮아요? 

      💬선배가 먼저 경험하고 살아본 사람이잖아요? 적어도 ‘거기는 엄청 추우니 피해가라’는 조언은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직장에서 부장은 아침에 굉장히 예민한 사람이니 아침엔 보고를 가급적 피해자는 정도의 조언요. 물론 들어주는 척하면서 내 말을 길게 하지 않는 원칙만 지킨다면요. 


      🎙️️가족과 직장 말고도 관계가 많잖아요.     

      💬정치인의 말을 유심히 봐요. 정치인은 적을 만들면 안 되는 사람들이잖아요. 섣불리 서울을 살리겠다고 했다간 경기도나 지방 사람들에게 공격이 들어올 수 있어요. 그래서 대체로 두루뭉술하게 말하는 방식이 특징이었는데요. 이번 4·10 총선 유세 과정에서 깜짝 놀랐어요.


      🎙️️왜요?

      💬여당 대표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치 개같이 하는 게 문제다”라거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성별 갈라치기 발언도 그렇고요. 과거에 이 대표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동권 시위를 가리켜 ‘비문명적’이라고 했을 땐 큰 충격을 받았어요. 어떻게 하면 더 세게, 자극적으로 말할까 생각하는 것 같아요. 말의 내용보단 이 표현으로 동조하는 세력을 어떻게 키울지만 생각하는 거죠. 동조만 남은 말하기는 중·고등학생 대화에서도 드러나요. 

       

      🎙️️학생들 대화가 어떤데요?

      💬버스를 타거나 주변에서 중·고등학생 대화를 들어보면 감정만 있어요. ‘진짜 짜증나지 않아?’ ‘졸라 웃기지 않아?’ ‘미친 거 아냐?’ 새로운 정보는 없고, 내가 느끼는 감정을 너도 느끼는지 확인하는 대화에 그치는 거죠. 공감하는 대화도 중요하지만, 정보를 주고받으며 나아가는 토론의 대화도 필요하잖아요. 토론의 대화가 정치, 일상생활에서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요.


      🎙️️왜 그럴까요? 문해력이 떨어져서? 

      💬문해력이나 어휘력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지만, SNS 알고리즘으로 편향이 강화되는 것 같아요. 나와 다른 생각을 접할 기회가 없는 거죠. 지난 대선만 봐도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득표율은 1%포인트 차이도 않았잖아요. 재밌는 건 제 주변에 1번과 2번을 찍은 사람들은 서로 당황했다는 거예요.


      🎙️️왜요? 

      💬1번 찍은 사람은 ‘이상하다, 내 주변에 2번 찍은 사람은 없었는데’라고 생각한 거죠. 반대로 2번 찍은 사람은 ‘내 주변에 1번 찍은 사람은 없었는데’ 한 거고요. 평소 서로 듣고 싶은 말만 듣다 보니 그렇게 된 게 아닐까요? 


      🎙️️정치나 젠더처럼, 싸울 만한 얘기는 일부러 안 꺼내기도 해요. 서로 좋은 말만 하는 거죠. 

      💬그런 것도 있는 것 같고요. 불편한 대화 자체를 피하는 경향도 커졌단 생각이 들어요. 10대, 20대를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는데, 대부분이 전화 오는 걸 무서워 하는 ‘콜포비아’를 겪었다고 하더라고요. 전화의 즉시성 때문인데요. 바로 대답해줘야 하는 상황이 낯설고 무섭다는 거죠. 실수할까 봐 두려우니, 편하고 익숙한 관계만 맺으려고 하고요. 


      🎙️코로나19도 컸어요. 

      💬맞아요. 사실 마음 먹으면 하루 종일 말을 안하고 지낼 수도 있거든요. 메시지나 메일로 소통하는 건 물론, 배달도 쇼핑도 모두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으니까요. 말은 자꾸 훈련해야 느는데, 말 할 기회 자체가 별로 없어요. 또 하나는 높아진 기준치인데요. 유튜브를 보면 말을 잘하는 사람이 엄청 많잖아요. 그거에 비해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은 말을 별로 안하고요. 그 간격이 커지면서 말하기를 부끄러워하고 두려워 하는 것 같아요. 


      🎙️그런 걸 느끼세요? 

      💬매년 글쓰기 수업을 하는데요. 전에는 수강생들이 말이 어눌해도 천천히 말했어요. 근데 요즘엔 자기가 말을 못한다고 생각하니, 말을 확 줄여버리거나 “말을 못하니 넘어갈게요”라고 포기해버려요. 너무 잘하려다 보니 아예 말하지 않는 분위기가 젊은 세대 사이에서 자리잡은 것 같아요. 


      🎙️️잘 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다정하게 말하려니 원하는 바를 표현하지 못할까 두렵고, 반대로는 너무 뾰족하게 말해서 상처를 줄까 걱정하잖아요. 부드럽지만 만만하지 않은 유연한 말하기가 성숙한 인간의 조건이라고 생각해요. 말은 단순 정보 전달을 넘어 화자의 세계관과 가치, 넓게는 그 사람을 설명하는 집약체잖아요. 장소와 대상, 목적에 따라 어떤 말하기를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해요. 실수하더라도 자주 연습하다 보면 가정과 직장 안에서 관계도 좀 더 평안해지지 않을까요? 

        🖐️  Hi-five
      1. 돈이 많이 드는 가정의 달 5월은 부담스러운 달이 되고 있어.
      2. 가족에게 돈은 많이 쓰지만, 가족과 대화하는 시간은 점점 줄이고 있어.  
      3. SNS 중독, 코로나19 시기 갈등, 세대갈등이 대화 단절의 원인으로 꼽혀.
      4. 가족이 관심 있는 주제로 질문을 던지고, 화가 나면 10분 쉬고 대화하자.
      5. 직장에선 객관적 수치와 근거를 덧붙여 말하고, 단정짓는 말하기는 피하자.

      벗은 말을 잘해? 혹시 내 의견과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하려다 보면 말이 뾰족하게 나가진 않아? 반대로 친절하게 말하려다가 정작 내 의사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적은? 자꾸 그러다 보면 남들과 말하는 게 겁나잖아. 결국 관계는 점점 좁아지고, 가까운 관계마저 더 꼬이기도 하고….

       

      그래서 휘클리 심화반이 준비했어. 베스트셀러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을 쓴 정문정 작가의 강연을! 심화반에서 공부하면 부드러우면서도 정확하게 말하는 법을 알게 될 거야. 글을 쓰는 방법도. 말과 글로 선명하고도 품위 있게 표현하고 싶은 휘클러라면 망설이지 말고 신청해줘!


      휘클리 심화반_6강

      👨‍🏫 1교시: 정문정 작가의 자기표현 특강(80분)
      • 주제: 어른의 대화법
           부제: 유연하고 단단하게 말하기

      👫2교시: 휘클러 클럽 활동(70분)
      • 북토크반_정문정 작가의 ‘다정하지만 만만하지 않습니다’ 함께 밑줄긋기 
      • 편지쓰기반_보내지 않아도 되는 글쓰며 마음 가다듬기
      • 시사토론반_‘요즘 애들은 정말 문제일까?’ 랜덤 찬반 토론

      *1교시는 온라인 생중계로도 참여할 수 있어!
      비도, 피로도 휘클러의 열정을 가로막진 못했어.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그제 저녁, 근무와 공부를 마친 휘클러들이 야간수업을 들으러 한겨레신문사를 찾아줬어. 참치마요 주먹밥으로 끼니를 떼우며 다함께 손희정 작가 특강(‘백래시에 맞서는 우리의 허들링’)에 집중하는 모습, 멋졌어. 

      더 나은 페미니즘을 위한 모두의 고민이 아주 깊고, 넓다는 걸 깨닫은 시간이었어. 휘클러의 또 다른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자리를 곧 마련할게. 함께해줘서 정말 고마워!

      😀좋은 강연을 마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말에는 시간이 안 돼서 늘 못 들었는데 평일 저녁 너무 좋아요!

      😄이런 모임을 주최해줘서 고마워. 한국에서 페미니즘을 한다는 건 언제나 벽에 부딪히고 어두운 곳을 혼자 걸어가는 기분인데 가끔 이런 활동이 어두운 곳을 밝혀주는 빛이 되곤 해.

      🤗펭귄을 정말 좋아해서 제목 너무 좋았어요! 그리고 마이크가 자주 상태가 안 좋은 것 같아요. 지난 강연 때도 그랬어서 강의 시작 전에 확인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총선 끝나고 마음이 답답했는데 페미니즘을 주제로 강연 열어줘서 고마워! 특히 손희정 선생님이 2010~2020년대 사건을 맥락적으로 엮어 설명해줘서 이해가 쏙쏙 됐어! 비건, 퀴어, 장애 등 다양한 소수자 이야기를 다루면 또 들으러 올게! 

      🙂퇴근하고 바로 왔는데 따뜻한 주먹밥을 먹어서 든든했어. 고마워!

      😍비건 간식도 감사합니다!
      🍀플라스틱에 뒤덮인 생일 지난 22일은 54번째 ‘지구의 날’이었어. 지구 행성에선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사진으로 정리해 보니 심각성이 더 와닿아.

      🍀그린벨트 대신 공장을? 인천시가 산업단지를 만들기 위해 26만5515㎡(8만명) 규모의 그린벨트를 해제한대. 환경단체는 “생태적 가치가 더 크다”며 반발하는 중.

      🍀‘낙하산’이 감사하는 한전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 에너지를 다루는 대표적 공기업이지. 이곳 상임감사 10명 중 7명은 정치권 ‘낙하산’이란 분석이 나왔어.
      🍀4년 만에 열렸다, 기후소송 정부가 기후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아 기본권을 침해당했다며 시민이 기후소송을 냈었거든. 첫 재판을 다녀왔어. 들어볼래?

      🍀“따뜻해” 착각하는 사과들 사과가 고통받고 있어. 이른 봄에 꽃을 일찍 피웠다가 꽃샘추위 때 꽃을 잃게 되는 거야. 그럼 사과는 어떻게 되냐고?

      🍀아시아가 제일 위험해!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가 더 빈번해지고 있지. 지난해 ‘기후 재해’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을 분석하니 우리가 사는 곳, 아시아였어.
      한겨레에 자주 놀러오는 코봉이

      지난 주 Vol.150: 쿠팡 vs 탈팡, 선택하기 전에를 읽은 많은 휘클러들이 의견을 보내줬어. 탈팡을 고민하지만 오늘도 어쩔 수 없이 배송 버튼을 누르고 말았단 고민이 제일 많았어. 그건 하하몬도 마찬가지. 쿠팡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문제도 다뤄달라는 의견도 고마워!


      난 이제 전국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 이슈를 다루는 전국부로 가. 그동안 휘클러들과 만나는 시간은 설렘, 그 자체였어. 또 만나는 날까지, 안녕!

       

      🤔으음, 나도 솔직히 탈팡하는 소비자가 과연 많을까? 라는 생각을 했어. OTT 구독을 전혀 안 하는 나도 쿠팡 멤버십은 이용하거든. 지난번 멤버십 가격을 올렸을 때, 탈팡할지 고민을 하기도 했어. 그런데 그 값어치는 한다고 생각하면서 멤버십을 이어갔거든. 그래도 월말엔 내가 쿠팡을 통해서 얼마나 이득을 보고 있는지 따져보고 멤버십 유지 결정을 다시 할 생각이야!

      😍신생 플랫폼들이 처음에는 무료나 초저가로 소비자를 유인하고 독점하거나 대세가 되어 록인효과를 믿고 가격을 올리는 행태가 이론이 아닌 정말 일상에서 느껴지는 것 같아. 이런 상황에서 휘클리가 이 부분을 다뤄줘서 내 소비행태를 점검해 보게 됐어. 고마워!

      😄나는 현재 쿠팡 와우멤버십 회원이야. 8월부터 멤버십 요금이 올라간다고 해서 안그래도 계속해서 가입을 유지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휘클리 덕분에 더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됐어. 나는 1일 1쿠팡 하는 사람은 아니라서 요금 인상이 조금 부담스럽기는 해.

      😟사실 경제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해서 회피하는 편이야. 이번 주에도 사는 데 꼭 필요한 정보들을 알기 쉽게 다루어줘서 고마워. 쿠팡이 멤버십으로 회원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건, 그만큼 쿠팡에서 일하는 이들의 노고(=희생)가 크기 때문인데 그런 내용도 같이 다루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C커머스와의 경쟁이 씁쓸하네. 소비자이지만 우린 한국인이니 애국심으로 C커머스를 자제하고 한국기업의 서비스를 사용하면 어떨까. 뭣보다 노동계층이나 하층민에게 피해가 되지 않기를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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