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얼마전 우연히 접하게 된 사진 한 장으로 시작해보려 합니다. 아래 사진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사진기자 겸 작가로 활동하는 조지 밀러씨의 “불공평한 광경”(Unequal Scenes)이라는 프로젝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입니다.

 Primrose/ Makause 1(2018)-Near Johannesburg, South Africa, (Johnny Miller/Millefoto)

공생의 첫번째 단계- 문제 해결을 위해 문제점 드러내기!
인물사진 작가였던 밀러씨는 우연한 기회에 촬영을 위해 드론을 띄웠다가 이전에는 크게 인지하지 못하던 양극화의 적나라한 광경을 목도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몇년간 남아프리카공화국뿐 아니라 케냐, 탄자니아, 인도, 멕시코, 미국 등 여러 나라를 촬영하면서 이러한 빈곤, 양극화, 불공평의 문제가 남아프리카공화국만의 문제가 아님을 깨닫게 됩니다. 밀러씨는 같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지금까지는 보지 못했던 문제를 직접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밀러씨는 코로나19 계기로 미래 세대를 위한 새로운 방식의 공생이 논의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같은 시대 같은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사회적 연대(Social Solidarity)”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지속가능하고 회복탄력성 있게, 그리고 공원이나 자연은 누구나 누릴 있게, 어떻게 하면 공평하고 포용적인 환경으로 만들 있는지가 우리의 숙제라는 것입니다.

지구 위에 고통받는 모든 주체들 간의 연대
1975년 이미 ‘동물 해방’이라는 책을 통해 공장형 축산 산업과 실험실 동물들의 폐해를 고발하며 동물의 권리를 주장했던 피터 싱어 프린스턴 대학 교수는 코로나19를 계기로 고통을 같이 짊어지며 새롭게 연결되는 “고통의 연대”에 인간을 넘어서는 지구 상의 모든 생물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한발 더 나갑니다.

21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이자 현대 실천윤리학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피터 싱어 교수를 지난 5 화상으로 만났습니다


Q. 코로나19를 계기로 인간중심주의를 넘어서는 개념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되는데요. 코로나19를 계기로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코로나 바이러스가 동물에서 옮겨왔으니 동물을 학대한 벌로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병이 시작되고 경제가 망가졌다고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한가지 배울 점은 제가 1975년부터 주장해왔던 동물의 복지를 위해 동물을 먹으면 안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넘어서 제가 최근에 주장하는 것은 축산이 기후변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생각해야 합니다. 그 때문에라도 고기의 소비를 줄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번째로는 고기를 식품으로 먹으면서 인간이 가축과 접촉하게 되고 새로운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파되는 방식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한 전문가는 최근 특히   공장식 축산이 새로운 바이러스가 창궐하기 가장 이상적인 환경이라고까지 언급했는데요. 만약 새로운 바이러스를 얻고 싶다면 가축 만마리, 2만마리를 한 곳에 몰아넣고 스트레스를 받게 해서 면역력을 낮추면 새로운 바이러스가 창궐할 것이고 사람이 거기에 가까이 가면 (병에) 걸려서 지역사회에 확산시킬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실제로 공장형 가축 사육으로 인해 발생한 새로운 바이러스들도 있었고요. 그래서 그러한 (공장형) 방식의 가축 사육은 사라져야 하는 또 다른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공장형 가축 농장이 인수공통감염 바이러스 창궐의 이상적 조건이라는 영국 쉐필드와 바스 대학 연구 결과>, 인디펜던트지, 2020 5 기사

Q. 그렇다면 고기를 전혀 먹지 말아야 하나요? 고기의 소비를 줄이는 것에서 시작할 수는 없을까요?
가장 안전하게 고기를 먹을 있는 방법은 세포로 배양된 고기 먹는 것입니다. 싱가포르에서 처음으로 새로 배양 닭고기를 판매할 있게 허가를 받고 판매에 들어갔습니다. 이것은 정말 닭고기입니다. 모든 세포가 닭고기입니다. 하지만 세포에서 배양된 것이기 때문에 살아있는 가축은 없습니다. 그래서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도 없고 온실가스도 배출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고기를 먹는다면 닭고기 아니라 쇠고기, 돼지고기, 양고기도 이런 식의 세포를 통해 배양해 먹는 경우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혹은 빠른 시일 내에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차선책은 넓은 농장에서 방목된 경우나 축사 안에만 갇혀 있는 동물이 아닌 경우의 가축이 위험할 것입니다.

 닭의 깃털에서 얻은 세포로 배양한 <이트 저스트> 사의 <굿 미트>

Q. 코로나19로 인해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데요. 기후변화와 관련해서 우리가 가져야할 윤리적 질문들은 무엇일까요?
기후변화와 관련해 우리가 가져야할 가장 핵심 윤리적 질문은 우리가 온실가스 배출에 기여하지 않은 사람들, 그리고 빈곤으로 인해 온실가스의 영향으로부터 자신들을 옹호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그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가 하는 것입니다. 가운데는 벌써 빈곤한 국가에 살면서 기후 온난화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일부는 앞으로 미래를 살아가게 사람들입니다. 부유한 국가의 사람들이 자신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위해 화석연료를 사용하고 고기를 소비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해서 자신을 옹호할 없는 빈곤한 사람들에게까지 피해를 것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우리의 생활방식을 정당화 있겠습니까? 나는 미래 세대가 우리의 이러한 행동을 범죄로 여길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의 웰빙에 대해 무관심하며 빨리 행동하지 않은 것에 대해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많은 사람들이 멈춰야 한다는, 저희 세대의 부유한 사람들이 세상에서 하고 있는 일이 분노할 만한 일이라는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기를 원합니다.

 2020. 3. 그레타 툰베리, 유럽의회에서

Q. 최근 페미니스트들과 동물 해방 운동가, 장애인 인권운동을 하시는 분 등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교차 연대가 이전보다 더 활발히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연결을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동물해방운동이 기존의 지지 그룹을 넘어 연대를 확장해가는 이라 생각하는데요. 인간의 역사를 보면 부족사회에서 시작해 자기 나라, 자신의 종교, 자신의 인종 등의 방식으로 범위를 확장해가면서 누가 중요한지, 누구까지 고려할 것인지를 정해 왔습니다. 예를 들면 과거 남성과 여성의 이슈에 있어서는, 남성들이 범주를 정했다 보니 여성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을 밖에 없었습니다. 아직도 해결해야하는 문제는 많지만 세계인권선언 등을 보면 그래도 모든 인간을 포함하고는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인간만 고려해서는 안됩니다. 인간 아닌 동물도 지각 있는 존재라는 사실, 고통을 느끼고 그들의 고통도 이제는 고려해야합니다. 혜택 받지 못하고, 소외되고, 무시돼 온 모든 존재에 대해 지지하고 그들의 삶도 최대한 나아지게 노력해야합니다.


Q. 당신은 실천윤리학자로 유명한데 지금 같은 불확실한 시대, 우리는 뭘 다르게 해야할까요?
사안을 글로벌 하게 봐야 합니다. 이상 개별 국가가 해결할 있는 문제는 거의 없습니다. 자국이기주의를 따르게 되면 조만간 자포자기하게 것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국가들이 그렇게 행동할 경우 협력도 힘들고, 문제를 전혀 해결할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장 다르게 해야하는 것은 글로벌 접근 하는 것이다. 협력적인 접근, 그리고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존재, 그게 인간이든 인간이 아닌 동물이든 그들의 웰빙까지 모두 고려하는 것입니다.

Q. 개인으로서는 뭘 다르게 할 수 있을까요?
하나 들여다보면 좋을 것은 무엇을 먹는가 입니다. 만약 당신이 고기를 먹고, 특히 공장형 축산 산업의 고기를 먹고 있다면, 중단하면 좋을 것입니다. 식물 기반의 좋은 식품들도 많이 있고 한국 요리 가운데서에는 채소나 두부를 기반으로 영양가 있는 음식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것이 첫걸음입니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세계적인 빈곤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입니다. 기부를 해도 좋고, 정부가 이런 이슈에 관심을 갖게 독려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저도 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라는 책의 원제  “당신이 살릴 수 있는 생명(The life you can Save)” 과 같은 이름의 단체를 창업해 빈곤문제 해결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방법들이 이전보다는 나은 삶을 사는 법이라 생각합니다. 이는 우리가 우리 삶을 윤리적인 방향으로 이끌고 있는 지를 들여다보는 잣대가 수도 있을 것입니다.


Q. 젊은 세대는 특히 ‘공정’과 ‘안전’이슈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윤리적인 관점에서 바꿔야 할 시스템은 없을까요?
생각에는 젊은 층들이 팬데믹 이전부터 안전의 이슈에 관심을 갖게 것은 기후 변화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저희 세대는 크게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었던 이슈인데 1970~80년부터 그래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가능한 온실가스 정도를 낮추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하나 세계 빈곤 이슈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중요합니다. 어떤 사람은 십만 달러를 누구는 하루에 2 달러 밖에 벌지 못하다는 것은 너무 불공평합니다

Q. 동물 이슈와 빈곤 이슈 중 어느 것에 먼저 관심을 가지게 되셨나요?
제가 먼저 관심을 가졌던 것은 빈곤 이슈입니다. 10대때 나이지리아의 비아프라라는 곳에 엄청난 기근이 있었는데 그때 기아에 허덕이는 아이들의 사진들이 끔찍했습니다. 외에 다른 나라의 기아에도 관심을 갖게 됐고요. 그래서 관심은 빈곤 이슈가 먼저였습니다. 하지만 동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을 생각은 빈곤 이슈도 중요하지만 마치 멀리 있거나 나랑 다른 인종의 문제이면 없는 것처럼 치부하는 것처럼동물 이슈는 더더욱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착취되지만 무시되는 존재이고 동물은 자기 스스로 자신을 옹호할 수도 없어 더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동물에 관심을 가지면 상대적으로 인류의 문제에 관심을 갖는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제가 같이 일했던 사람들을 보면 동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사람들의 문제에도 관심이 훨씬 많습니다


Q. 한국에도 최근 채식주의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다양성의 관점에서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채식주의자와 비건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것은 아주 흥미롭습니다. 예전에는 한국에 채식주의자들이 많지 않다고 하셨는데 과거에는 유럽에서도 채식주의자라고 하면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 프랑스의 경우 특히 고기나 낙농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보니 그랬는데요. 하지만 지금은 많이 변했습니다. 프랑스에도 동물단체들이 생기고 비건들도 있습니다. 세상에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 더 개방적이 되는 것은 중요한 현상입니다.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더 개방되고 그러한 아이디어들이 계속 더 공개적이고 자유롭게 토론되고, 더 나은 세상이 되기 위해 뭘 해야하는지를 생각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피터 싱어 교수는 최근 동료 명과 1332명의 철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룹으로 나눠 그룹은 고기 먹는 문제에 대해, 다른 그룹은 기부에 대해 각각 읽고 동영상을 보여주고 조교와 50분동안 토론하게 했다고 합니다. 반면 다른 그룹은 그러지 않았고요. 그리고 통제된 상황에서 비교해보았더니 고기 먹는 윤리에 대해 논의한 그룹은 논의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할 정도로 고기 소비가 줄었다고 합니다. 철학적인 논의가 실제 삶의 변화를 가져올 있다는 방증이라는 것인데요. 피터 싱어 교수는 그래서 중요한 문제일수록 공개적으로 논의해야 하며, 빠르면 4, 5살의 어린 나이에서부터도 윤리적인 선택에 대해 대화는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새삼 저희 팀에서 SBS D포럼을 준비하면서 제기하는 이슈나 논의들도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데 실천적 어젠다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SDF DIARY 를 만드는 사람들  
😁류란 기자 : 입사 12년차 SBS 보도본부 기자. 주로 법조팀과 사건팀, 영화 담당 기자로 근무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그로 인한 사람들의 생활상의 변화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정애 기자 : 26년차 취재기자로 사회부, 경제부, 국제부, 미래부 등을 거쳤습니다. ‘뉴스추적’이라는 시사고발프로그램을 맡으면서 사안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최근 10여년 서울디지털포럼과 미래한국리포트 등을 만들어 왔으며 2018년부터는 ‘SBS D포럼’을 총괄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종훈 기자 : 내년이면 입사 20년을 맞는 중견 기자. 인간을 둘러싼 모든 것들, 그리고 저널리즘에 관심이 많습니다. 통찰력 있는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 구석구석을 들여다보고 많은 분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임세종 촬영감독 : 현재 SDF 팀의 촬영 감독을 맡고 있습니다. 사람들과 협업을 중요시하는 프리랜서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최예진 작가 : 13년째 방송작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시사, 뉴스, 선거 방송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경험했고 2018년부터 D포럼을 기획‧구성하고 있습니다. 지식 포럼을 조금 더 대중 친화적으로, '가까이 와닿는' 포럼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최진영 아트디렉터 : SDF 모션그래픽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SDF에서 제작된 영상이 시각적 효과에 의해 왜곡되어 보이지 않게 항상 신중히 작업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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