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코너 첫호 [나는 왜 이 스타트업에 투자했나] [스타트업 소소한 소식]

Season2 | 퓨처플레이 | 뉴빌리티 |  24 June
新코너 : 나는 그때 투자하기로 했다
 뉴스레터 [스타트업]을 제작하는 쫌아는기자들 1호 겸 편집장 성호철 기자입니다. 시즌2에  [나는 그때 투자하기로 했다]와 [스타트업 소소한 소식]을 신설했습니다. 신코너는 목요일에 보내드립니다. 시즌2의 발송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화요일 : [창업자 인터뷰] [삼초큐 설문 결과]
목요일 : [그때투자] [스소소]
금요일 : [대신물어봐드립니다] [삼초큐 설문 실시]

 [나는 그때 투자하기로 했다]는 벤처캐피털의 대표가 최애 스타트업 한곳을 픽해 "왜 이 스타트업에 투자했는가"를 스스로 설명합니다.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 이람 TBT파트너스 대표, 남기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대표,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 유승운 스톤브릿지벤처스 대표. 
 이렇게 여섯분이 가감 없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쫌아는기자들 못지않게, 세상의 모든 스타트업을 가장 가까이에서 응원하시는 분들입니다.
 첫 회는 류중희 대표가 말하는, 뉴빌리티(Neubility)의 투자 스토리입니다. 
[그때투자] 뉴빌리티(Neubility) 용기 있는 피벗(Pivot)이 존버보다 낫다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

 스타트업의 일은 대기업의 일과 어떻게 다를까. 대기업이 이미 검증된 사업을 더 잘하기 위해 고민한다면, 스타트업은 존재하지 않던 사업이 실행 가능한지 다양한 방법으로 실험한다. 
 우리가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로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는 스타트업을 만난다면, 그것은 우연에 의한 것이 아니라 시장과 씨름해가며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흘린 그들의 피와 땀이 결실을 이룬 것이다. 

 하지만 항상 스타트업이 세운 가설이 시장이 원하는 영역에 딱 맞아떨어지지는 않는다. 
기업이 만든 제품이 시장의 요구를 만족시킬 때 우리는 Product-Market Fit (PMF)이 맞는다고 하는데, 만약 스타트업이 열심히 노력해서 만든 제품이 PMF를 맞추지 못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대기업이라면 거기서 신사업을 중단하겠지만, 스타트업은 다르다. 용기있게 그간의 경험을 배움으로 바꿔 새로운 가설을 세우고 다시 PMF에 도전한다. 이렇게 제품과 사업 모델을 바꾸는 것을 피벗(pivot)이라고 한다. 

 퓨처플레이에서 8년간 150개가 넘는 스타트업을 투자하며 정말 많은 피벗 사례들을 보았다. 대부분은 스스로 가지고 있는 기술의 장점을 살려가며 그렇게 크지 않은 변화를 빠르게 일으키며 시장과의 궁합을 맞추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작은 피벗”은 한번도 겪지 않은 스타트업이 없다고 할 정도로 일상다반사다. 스타트업의 임직원들도 이런 작은 피벗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각오를 하고 있어서, 그 과정을 그렇게 고통스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지만 “큰 피벗”의 경우는 어떨까. 나는 한식전문점이라고 해서 한식 조리법을 배우려고 주방에 들어왔는데, 갑자기 사장님이 “이제부터 우리는 이탈리아 음식 전문점이다”라고 하며 모두 이탈리아식 조리법을 배워야 한다고 하면 얼마나 황당할까. 

 스타트업 뉴빌리티는 “큰 피벗”을 세 번 겪은 곳이다. 그러면서도, 너무나도 당당하고 즐겁게 그 피벗 과정을 겪어내었고, 그 결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다. 
 뉴빌리티의 이상민 대표를 처음 만난 건 퓨처플레이와 만도가 함께 하고 있는 “모빌리티 테크업플러스” 프로그램에 지원했을 때였다. 

 이 프로그램은 만도의 모빌리티 기술에 대한 깊은 경험과 퓨처플레이의 엑셀러레이팅 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모빌리티 기술 스타트업들을 찾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인데, 뉴빌리티는 만들고 있는 제품이나 가지고 있는 기술 자체가 좀 의아했다. 
 일단 이상민 대표나 팀 멤버들이 너무 어렸다. 갓 스물을 넘긴, 대부분 학생 신분의 친구들이었는데, 만들고 있는 것은 게임의 반응 속도를 높이는 햅틱(haptic) 글러브였다.  
 “이걸 끼고 게임을 하면 훨씬 더 빠르게 반응해서 게임을 이길 수 있습니다.” 
 “… 시장이 충분히 클까요? 아니 그것보다, 우리는 모빌리티 스타트업을 찾고 있는데…” 
 당황스러운 마음을 추스리고 이야기를 이어가 보았다. 정말로 흥미로운 팀이었다. 

퓨처플레이의 류중희 대표. 
#퓨처플레이 주요 포트폴리오사 : 뷰노(상장), 스페이셜, 베어로보틱스, 서울로보틱스, SOS랩, 비트센싱. 리모트몬스터(2020년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인수), 플런티(2017년 삼성전자에 인수), 바이시큐(2019 일레클에 인수합병).
'아하 모멘트'... 킥보드에서 모든 데이터를 자율주행에 쓴다면
 이상민 대표와 창업자들은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글로벌하게 난제를 푸는 프로그램에서 만났다고 하는데, 재미있게도 우주에서 쓰는 화장실의 문제를 풀었다고 한다. 
 어린 나이었지만 우주공학과 관련한 지식도 해박했다. 우주를 바라보며 게임용 글러브를 만드는 스타트업이라. 
 아직도 혼란스러웠지만 뭔가 가능성이 보였다. 하지만 대기업으로서 모빌리티 기술 스타트업과 상생하겠다는 명확한 방향을 가진 만도 분들도 이 가능성을 인정해 주실까. 

 “한번 해 봅시다!” 생각보다 너무나도 흔쾌히 만도에서 신사업을 총괄하는 김윤기 상무께서 뉴빌리티의 가능성을 믿어주셨다. 
 다만 테크업플러스 프로그램을 통해 모빌리티 회사로 확실히 “큰 피벗”을 하는 것이 전제였다. 이 때부터 퓨처플레이와 뉴빌리티의 뜨거운 고민이 이어졌다. 

 2019년 당시, 시장에서 큰 반응을 이끌어낸 서비스 중 하나는 퍼스널 모빌리티로 불리는 전기킥보드 공유 서비스였다. 하지만 이 서비스는 사용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고, 헬멧 착용 등 기본적인 안전 수칙도 잘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었다. 
 뉴빌리티는 스스로 가지고 있는 햅틱 기술을 바탕으로 이 문제를 풀기로 했다. 다양한 센서를 전기킥보드에 장착하고, 센서가 위험을 감지하면 손잡이에 부착된 햅틱 모듈이 동작해서 손바닥을 자극해서 위험을 회피하게 만드는 시스템이다. 

 “이걸 프로그램 끝나기 전까지 만들 수 있을까요?” 
 “해봐야죠. 밤을 새건 쓰러지건 어쨌든 해보겠습니다.” 
 뉴빌리티는 데모데이때까지 퓨처플레이가 구해준 지하 사무실에서 매일 밤을 새다시피하며 정말 멋지게 데모 킥보드를 만들었다. 
 게이머의 문제가 모든 퍼스널 모빌리티 사용자의 문제로 훌륭하게 피벗된 결과였다. 
 문제는 이후에 뉴빌리티가 이 기술을 전기킥보드 공유 업체들과 논의하여 실제로 적용시키려 할 때 일어났다. 일단 이 기술은 너무 비쌌다. 
 센서의 가격이나 햅틱 모듈의 가격도 비쌌고, 기존의 킥보드에 설치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좋은 기술을 만들었지만, 아직 PMF가 맞았다고 하기에는 갈 길이 멀었다. 

  “… 저희 또 한번 피벗을 하려고 해요. 괜찮을까요?” 
  “아니 그렇게 큰 피벗을 하신지 6개월도 안되었는데…” 
  2019년 말, 스타트업 컨퍼런스 컴업(ComeUp)의 부스에서 만난 이상민 대표는 불쑥 이런 말을 꺼냈다. PMF를 맞추느라 고생하고 계셨던 것을 알기에 놀랍기도 했지만 뭔가 새로운 탈출구를 만드신 것은 아닌지 기쁘고 기대가 되기도 했다.

연대 캠퍼스에서 실외주행 테스트 중인 뉴빌리티의 '뉴비' 로봇.

 뉴빌리티가 찾은 새로운 기회는 엉뚱한 곳에서 시작되었다. 한 전기킥보드 업체와 실증 테스트를 진행해 보았는데, 안전을 위해 부착한 센서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단순히 안전을 위해 이 데이터를 쓰기에는 너무나도 정교한 데이터들이 모이고 있었다고 했다. 
 그 때 “아하 모먼트”가 찾아왔다. 이 데이터를 자율주행에 쓴다면?

 “저희가 찾아보니까, 이렇게 자전거전용도로나 인도에서 수집된 3차원 데이터는 아직 어디에도 없더라구요. 일반 도로야 자율주행차를 연구하는 곳들이 워낙 많아서 이런 데이터가 있지만요. 이 데이터를 파는 것이 킥보드 안전 시장보다 더 크지 않을까요?” 
 동의할 수 밖에 없었다. 배달로봇이나 청소로봇 등은 차도로는 주행하기 어렵고, 자전거전용도로나 인도로 주행해야 한다. 

 하지만 공간데이터가 부족해서 자율주행이 불가능하고, 당시 나온 배달로봇들은 모두 사람이 원격으로 조종하는 방식이었다. PMF가 딱딱, 맞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이후 뉴빌리티는 정말 빠르게 움직였다. 제휴한 킥보드 업체와 빠르게 데이터를 모았고, 이렇게 모인 데이터로 로봇을 자율주행시킬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만들었다. 
 그리고, 실제로 자율주행이 된다는 것을 보일 수 있는 시연용 로봇도 한대 만들었다. 

 “대표님, 저희가 시연용으로 로봇을 한대 만들었는데요, 만들고 나니까 그냥 우리가 로봇까지 양산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 한번 더 피벗인가. 이번에는 별로 놀랍지도 않았다. 하긴, 우주선을 만들고 싶어했던 사람들인데 로봇 정도야 뭐. 
 사업적으로 생각해봐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만을 로봇회사에 파는 비즈니스 모델보다는 이제는 모두 유니콘이 된 배달업체에 자율주행 배달로봇을 제공하는 것이 훨씬 더 큰 사업이다.

 지금 뉴빌리티는 올해 하반기 직접 만든 로봇이 직접 만든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직접 수집한 공간 데이터를 바탕으로 음식을 배달하는 시연을 준비하고 있다. 
 게임용 글러브 회사에서 전기스쿠터 안전 모듈 회사로, 다시 공간데이터 수집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회사로, 마지막으로 배달로봇 통합 플랫폼 회사로 변신한 뉴빌리티는, 이런 큰 피벗들을 겪으며 더 강해진 팀워크와 사업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 이상민 대표는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 30명에 뽑혀서 포브스지 한국판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뉴빌리티가 만든 배달로봇과 함께. 

 스타트업 창업자분들, 지금 하고 있는 사업이 PMF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나요? 때로는 용기있는 피벗이 끝까지 “존버”하는 것보다 나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핵심 역량을 버리지 않고, 우리의 경험으로 배운 방향을 따라가다보면, 처음 생각과 전혀 다른 사업을 하게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하거나 놀라지 마세요. 그렇게 몇단 변신을 하며 성장하는 것이, 바로, 스타트업입니다. 
"욕을 먹어도 할 건 해야죠." - 포브스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 30인' 이상민 대표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 

- 연세대학교 천문우주학 
- NASA Conrad Challenge 항공우주부문 대상 
- Forbes 30 Under 30 Asia (포브스 아시아 선정 30세 이하 리더)

쫌아는기자들 1호는 투자자인 류중호님의 글을 읽고,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에게 물었습니다. "힘든 피벗을 어떻게 선뜻 결심했느냐. 힘든 피벗하자면 팀원들은 반발하지 않느냐"고요.
이상민 대표의 반응은 이렇습니다. 
"피벗이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투자자나 잠재적 고객사를 만나보면 반응을 알 수 있어요. 생각만큼 시장이 안 크거나, 그래서 이 문제를 풀어도 크게 해결했다는 게 아니란 걸요. 실제 돈을 낼 고객이 있어야 하잖아요. 아닐 때마다 빠르게 바꿨어요."

"류중호 대표팀은 2번의 피벗으로 아시는데, 실은 그 전에도 한 게 있어서 5번쯤 돼요. 힘들게 쌓아온 걸 바꿔야하니, 팀원들과도 엄청 싸워요. 마지막에는 팀원들도 '그래, 대표님 될 대로 되라'는 반응요. 그리고 진짜로 될대로 잘 됐고 팀원들은 신기해합니다."
"그 과정에서 일부 팀원이 나가기도 했고 너무 미안했지만 제가 욕을 먹어도 할 건 해야죠. 결국 팀원을 모은 이유는 잘되기 위해서니까요. 잘 되는 데로 가기 위한 피벗이라면 해야죠."
신코너 : [스소소] "혜진님, 그동안 고생하셨어요"
우리 회사에 '아주 소소하지만, 그래도 우리끼리는 재밌는 일이 있습니다'라는게 있으면 보내주세요. 소소한 행복, 서로 공유하고 사시죠. 너~무 긴 글은 살짝 손봤습니다. 
그리고 잡플래닛 혜진님, 행복한 퇴사란 세상에 없지만, 언젠가 잡플래닛이 유니콘 등극하는 날, 그 길에는 혜진님이 깔아놓은 마케팅 레드카펫이 깔려있을꺼예요.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by 쫌아는기자들

@ 잡플래닛 마케팅팀 혜진님이 6/24(목)을 마지막으로 퇴사합니다. 그동안 고생하셨다고 해주세요! /방0지

@ 더라피스(웰리루틴) 대표인 재호님이 아기를 낳았습니다. /강0원 

처플레이에 부룬디 국적 개발자가 입사했어요. 스타트업 개발자 구인난이라는데 저흰 글로벌한 친구들이 입사해서 신나고 신기해 합니다. 작년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반둥에서 온 인턴들도 있었는데 말이에요. 점점 한국 스타트업씬에 국적의 의미가 모호해지는 거 같아요. 아…근데 저 영어공부도 열심히 해야하…겠죠..?(눈물) /정0혜 

@ 포커스미디어코리아에서 크몽의 브랜딩 콘텐츠를 자체 제작했습니다. 외주 제작이 아니라 자체 제작(별 중요).  크몽 콘텐츠가 너무 잘 나왔는데, 우리 애 좀 보고 가세요~ 자랑하고 싶어서 스소소에 살짜쿵 소식을 올려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vp7mU_zeqU 
(영업1도 아닙니다ㅠㅠ) /최0형 

@ 라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 '서울로보틱스'가 독일 H&Z 리포트 선정 기술력 1위로 선정되었습니다 : ) 리포트 내 이미지를 보면 Waymo, Innoviz, Velodyne, Valeo, Hesai, Luminar 등 낯익은 이름이 아래 있네요. 리포트 첨부가 안되네요ㅠㅠ 이한빈 대표님 페이스북을 확인하시면 됩니다..흑흑..https://www.facebook.com/originalhanbin /익명

@ ‘패션 도소매 거래 No.1’ 신상마켓을 운영하는 딜리셔스가 채용 중이에요. /전0영

@ MZ세대와 문화를 선도하는 EJN에서 다양한 포지션 채용합니다! /박0준

@ "우리 회사가 하는 서비스가 정말 좋은데, 저어엉말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서비스는 데이터 기반 HR 플랫폼, flex고요. 회사 이름은 플렉스팀입니다. 7월 연차 사용 촉진 시즌을 맞아 자동으로 연차 촉진 업무를 대행해주는 '스마트 연차 촉진' 기능을 출시했습니다. /김0건
다른 스타트업의 소식 듣다보니, '실은 우리 회사도 재밌는 일 많은데'라고 방금 생각하셨죠. 소소한 즉흥적인 마음으로, 한번 클릭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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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터에 쓰인 캐릭터는 오스트리아 Florian satzinger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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