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무탈한 한 주 보내고 계십니까?

최근 온라인 동물계의 핫이슈는 바로 ‘고양이와 새’입니닷. 그간 시민 탐조의 유행을 이끈 유명 유튜버 ‘새덕후’님이 지난달 말 ‘고양이만 소중한 전국의 캣맘 캣대디 동물보호단체분들에게’란 영상으로 길고양이 보호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밝혔기 때문입니당.

영상은 주로 현재 도심 길고양이에 대한 기본적인 돌봄 정책에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이었는뎁쇼. 야생동물에게 여러 피해를 입히는 길고양이 급식은 옳지 않으며, 중성화(TNR)로는 개체수를 줄이는 효과가 전혀 없다는 주장이었습니닷. 

영상은 동물러버들 사이에서 즉각 큰 관심을 받았습죠. ‘그간 꺼내기 어려운 주제였는데 반가운 영상’이라는 반응이 있는 한편 ‘새가 죽는 이유는 고양이의 공격뿐이 아닌데 이분법적으로 접근해 길고양이 혐오를 키운다’는 의견 등이 들끓었습니돠.

사실 논쟁의 배경에는 우리나라 최남단 섬 마라도의 동물 친구들 문제가 있습니닷. 논란은 지난 1월 말 문화재청이 마라도를 찾는 멸종위기종인 뿔쇠오리를 보호하겠다며 섬내 고양이 포획 계획을 발표했는뎁쇼. 섬세한 준비없이 무조건 포획한다는 계획이 알려져 우려가 나온 것입니당.

이후 문화재청은 여러 전문가와 지자체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고, 올해 10월까지 마라도 내 길고양이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돠. 이렇게 '마라도 동물들'을 위한 협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유튜브 영상이 나오자 ‘고양이 VS. 새’ 논쟁에 불이 붙은 모양새인뎁쇼. 

고양이도 새도 좋아하는 댕기자는 몹시 혼란스럽습니당. 새덕후의 설명도 일부분 수긍이 갔지만, 길고양이 급식과 중성화가 그럼 생태계에 악영향만 끼치는 것일까요? 애초에 고양이를 섬에 들이거나 길거리에 버린 인간의 잘못은 어떻게 만회해야 하는 것일까요.

댕기자처럼 갈피 잡기 어려운 친구들을 위해 수의사, 연구자, 동물단체 활동가에게 의견을 구하려고 함돠. 새덕후 영상을 보시고 궁금증이 가시지 않았던 친구들은 레터 하단의 피드백💌을 눌러, 질문을 보내주십셔. 대신 묻고 정리하겠습니당.

새와 고양이, 인간이의 공존을 고민하는 기사는 이번 주 애피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챙겨봐 주십셔!( •̀ ω •́ )✧

👨 조기자가 답합니다

좀 은밀한 호기심 같지만 좋은 질문🧐이긴 해. 먼저 배꼽을 정의하면 흉터야. 지금은 특별한 기능을 하지 않지만 엄마 뱃속에선 태아의 생명줄이 달린 흔적이지. 태반과 연결돼 엄마로부터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받고 노폐물과 이산화탄소는 돌려보내던 튜브가 태어나면서 떨어져 나간 자국이야.

대개 움푹 들어갔지만 튀어나온 이들도 있지. 알을 밖으로 낳지 않고 뱃속에서 태아가 자라는 포유동물에는 모두 달렸어. 오랑우탄이나 고래처럼 큰 동물에서는 잘 보이지만 덩치가 작으면 털이나 가죽에 묻혀 잘 안 보여.

당연히 개나 고양이도 배꼽이 있지. 뭐, 못 찾겠다고? 집사와의 스킨십이 좀 부족한 거 아냐? 누워있는 멍냥이의 배를 쓰다듬어 주면서 한 번 찾아보라고 해. 배의 너무 아래쪽에서 찾지 말고 조금 위인 흉곽 쪽으로 있어. 사람 배꼽 생각하면 안 되고 털 속에 작고 납작한 흉터나 주름 모습으로 남았어.

알을 낳는 새나 파충류도 배꼽이 있냐고? 그 질문이 나올 줄 알았어. 알을 낳는 동물은 태반이 없으니 태아와 연결하는 탯줄도 없을 테고 당연히 그 흔적인 배꼽도 없을 것 같지. 그런데 답은 ‘배꼽이 있다’야.

알 속 배아는 달걀노른자 같은 난황 주머니에서 영양분을 공급받아. 그 통로가 탯줄 비슷한 난황자루야. 물론 탯줄보다 훨씬 가늘고 구조도 다르지만 기능은 비슷해. 알에서 새끼가 깨어나면 난황자루도 떨어져야 하고 당연히 흉터가 남겠지. 일종의 배꼽이 생겨. 하지만 너무 작아 찾기는 쉽지 않아.

뱀이나 새는 알에서 깬 지 며칠이나 몇 주 지나면 흉터가 사라지고 말아. 하지만 덩치가 큰 악어의 배에는 평생 길쭉한 흉터처럼 남지. 그러니까 병아리도 악어도 포유류 같지는 않지만 배꼽이 있다고 할 수 있는 거야.

자 여기서 중간 퀴즈 하나 풀고 가지. 공룡🦕은 배꼽이 있을까? 악어처럼 파충류인데다 알을 낳고 덩치가 크니 당연히 달렸겠지. 지난해 ‘비엠시 생물학’이란 과학저널에 흥미로운 논문이 실렸어. 중국에서 피부의 비늘 하나까지 완벽하게 보존된 1억3000만년 전 뿔공룡인 시타코사우루스의 화석을 발굴했는데 배에 현생 악어와 비슷한 배꼽이 달렸다는 거야. 길쭉하게 베인 상처가 아문 것 같은 흉터야.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배꼽인 셈이지.

배꼽과 관련해 마지막으로 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자고. 알을 낳는 포유류도 배꼽이 있냐는 거지. 오리너구리나 가시두더지 같은 단공류는 포유류이지만 알을 낳고, 지난번에 알아봤지만 유대류는 태반이 없고 미성숙한 태아를 낳아 주머니 속에서 길러.

문헌을 뒤져봤는데 잘 모르겠더라고. 포유류의 배꼽이 달렸는지 새나 파충류의 난황주머니 흔적이 남았는지가 불확실해. 검색해 보면 유대류에는 ‘배꼽이 없다’고 나오는데 새나 악어의 흔적을 배꼽으로 안 치기 때문인 것 같아.

그래서 재미 삼아 요즘 화제인 인공지능 ‘챗지피티’에 물어봤어. 영어로 한 질문과 답변을 요약해 옮기면 이래. 먼저 ‘유대류에도 배꼽이 있어?’라고 물었더니 ‘있다’는 답이 나와. “태어날 때 탯줄이 떨어져 나간 흉터인데 살아가는데 하는 기능은 없고 배아 발달의 흔적일 뿐”이라고 교과서적으로 답하더라고.

그래서 “유대류 엄마는 태반도 탯줄도 없는데 어떻게 배꼽이 있을 수 있어?‘라고 다그쳤더니 싹싹하게 사과하면서도 “뱃속에서 자라던 유대류 태아가 태어나면서 배에 남긴 눈에 띄지 않는 상처가 흉터로 남는데 전통적인 포유류의 배꼽과는 다르다’고 대답하더라고.

중언부언하고 질문에 따라 답변이 크게 바뀌기는 하지만 질문을 거듭하면 좋은 답을 내는 쪽으로 가는 것 같아. 하지만 글쎄, 시험 답안이나 숙제에 쓰기엔 부족하단 생각이 들었어. 당연히 내 일자리를 빼앗아 가기엔 아직!

🐶댕기자: 악어도 배꼽이 있다굽쇼?! 들어도 들어도 신비한 동물의 세계입니닷!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