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료가 되어줘서 고마워

당신에게 보내는 반짝거리는 문장들
들어가면서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일합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얼굴을 생각하며 이 글을 써봅니다.
그런 동료가 주변에 없으시다면, 고군분투하는 여러분들의 출근길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문장을 띄워봅니다.
첫 번째 문장
서로에게 리액션을 해주기로 해요

흔쾌한 사람은 회의실에서 좋으면 좋다, 아니면 이래서 아니다 리액션에 적극적인 사람이며 동료의 장점을 먼저 발견해주는 사람이야.

-이원홍, 신입사원이 된 딸에게

답 없는 문제가 있어서 모니터를 보면서 끙, 앓는 소리를 낼 때 나 혼자 고민하는 게 아니라고 느끼게 만들어주는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느낍니다.
사실 위 글은 62호에도 소개했던 적이 있었고, 93호에 한 번 더 소개할까 싶었는데요. 마침 다시 꺼내본 김에 "리액션"이란 말이 생각나 이번 호를 구성했습니다.
두 번째 문장
피드백을 잘 하기 위해

한해 동안 회사에서 살아남고 버티기 위해 얼마나 수고했는지, 어떤 부분을 잘했고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내년에는 무슨 일을 하며 어떻게 살고 싶은지, 고민이 있다면 무엇인지, 요즘 어떤지 등등을요. 

-김나이, 우리는 모두 회사에서 외롭습니다(중앙일보)

각자도생의 시대, 개인의 시대라지만 우리는 늘 누군가와 함께 일하고 있고, 함께 성장하고 싶으니까요. 그렇게 더 오래, 길게 일하고 싶은 것이니까요.
49호에 소개한 문장은 위 문장인데요, 오늘은 이 글의 다른 문장이 눈에 띄었습니다. 오늘은 "어떻게 피드백할지"에 대한 또다른 부분을 들고왔어요.
저는 항상 일이 버거워요. 이 일을 얼마나 할 수 있을까 더럭 겁이 날 때가 많습니다. 그런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있기에 다시 한번 힘내서 출근할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 문장
알아봐주는 마음

한 사람은 알 거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하는 미세한 노력, 어렵지만 가치 있는 일인 것 같아요. 그런 가치 있는 일을 실천하는 사람이 옆에 있다는 것,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과 마음을 가져봅니다.

-93호에 대한 독자 K님의 피드백 중

저는 두 가지 의미에서 끝까지 그런 태도를 견지할 거에요. 첫째, 99명이 몰라도 한 사람은 알 거라는 믿음이 있고, 둘째, 그 미세한 부분에 대한 노력이 나머지 99명에게도 은연중에 영향을 준다고 봐요.
93호에 소개한 김동률의 문장을 기억해 주는 분들이 많았는데, K님 또한 위 문장을 읽고 동료가 생각났다고 피드백을 주었어요. K님의 허락을 받고 아예 95호의 문장으로 승격시켰습니다. K님, K님은 다른 이의 장점을 알아봐 줄 수 있는 좋은 동료랍니다. K님이 있어 다른 사람 또한 든든하고 고마운 마음일 거에요
네 번째 문장
팀원들에게 보내는 안전신호
그들에겐 사소한 제스처와 습관이 있었다. 가령 자주 시선을 마주치고 다른 사람의 말을 끊지 않고 습관처럼 감사를 표현하는 사소하지만 친밀한 행동같은 것.
(...) 믿음을 표현하는 것은 안정감을 주고 성취욕을 자극한다.
타이틀이 참 좋지 않나요. 뉴그라운드 뉴스레터 아카이브(63번째)를 보다가 발견한 기사입니다.
인터뷰에 따르면 사회적 위험 신호를 두려워하는 건 인간의 본능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어져있다는 결속을 주기 위해 안전 신호를 보낼 필요가 있고 제가 인용한 부분이 안전 신호의 예시입니다..
발행인의 문장
내가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일
일을 하면서 얻는 기쁨은 너무나 사소하다(...) 대신 내 마음속에 인상깊게 남는 건 이 일을 함께 헤쳐나간 사람에 대한 고마움, 전우애다. (....)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 고마운 사람에 대한 적확하고 따뜻한 칭찬이다.
한수희 작가님 글쓰기 모임에서 쓴 마지막 글이었습니다. 일에 대한 기쁨과 슬픔을 다뤄달라 하셨어요. 마침 장류진 작가님 동명의 소설이 생각나네요. 
사실 저는 도입부를 재밌게 쓰고싶어서 제가 실제로 일할 때 쓰는 말들을 살려서 써보았는데요, 생각보다 어렵다는 피드백도 받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일 이야기를 좀더 쉽게 쓸 수 있을까 고민되네요.
독자 후기
93,94호 피드백 중 게재를 허락해주신 분들의 이야기입니다.
저는 HR을 전공했는데, 전공시간에 배웠던 것 중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게 지식, 기술, 태도 중 가르치기 제일 어려운게 태도라는 말이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바른 태도를 가진 사람이 되겠다고 새기고 있는 중이구요. 
제가 아직 주니어라서 그런지 이번 레터를 보고 사회생활에 임하는 태도가 가장 먼저 떠오르더라구요. 그래서 예전에 소개해주셨던 '신입사원이 된 딸에게'를 다시 보고 왔습니다!
소얀님도 저도, 다른 구독자분들도 우리 모두 건강한 마음가짐으로, 올바른 태도를 가꾸어나가면 좋겠어요 모두들 화이팅!
안녕하세요, 독자님. 사실 신입사원이 된 딸에게, 도 93호에 소개하고 싶었던 글이었답니다. 바로 알아봐주셨네요. 글을 다시 읽다가 생각난 김에 95호 첫 번째 문장을 또 주워왔어요. 저도, 독자님도 글에 나온 데로 흔쾌하고 건강한 태도를 보이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김동률 씨 인터뷰 글이 많은 위안이 되었어요. 제가 그런 사람이거든요. 비효율적으로 디테일을 따지는 유난한 사람. 그런 점 때문에 칭찬을 받기도 하지만 회사 생활이라는 게 효율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보니 스스로도 지칠 때가 많아요. 아티스트와 회사인은 상황이 많이 달라 마냥 추구할 수 없다는 생각에 또 다시 답답하지만, 그래도 나 같은 사람 또 있구나 싶어 마음이 좋네요. 참고로 저는 실제로 좋아하는 가수의 새 앨범이 나오면 최소 두 번은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본답니다! 정말로 귀에 들리고 마음에 와닿는 그 '감'이 있거든요.
독자님이 그렇게 음악을 알아봐주신다면 가수도 기뻐하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는 아티스트가 아닌 회사원이지만, 회사에서도 분명 한 끗 차이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 있을 겁니다. 저는 오히려 일을 99에서 100으로 끌어올리는 덴 서툰 편이라 독자님의 능력이 부럽습니다. 원기옥처럼 모아두셨다 소중한 곳에 쓰길 바라요.
사랑을 직접하는 것도 좋지만, 누군가의 사랑 이야기를 듣는 간접 경험만으로도 마음이 풍성해지는 기분입니다. 날씨와 잘 어울리는 몽글몽글한 사랑 글부터, 누군가를 위로할 때 쓸만한 어려운 글까지 골라주셔서 감사해요.
저는 사실 결혼 5년 차라 연애 세포가 거의 죽었는데요, 지난번 편지에서 사랑에 빠진 순간을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사연을 보내주시고 공감해 주시는 분들 덕분에 삶의 다양한 사건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는 것 같아요. 사연을 소개할때마다 가끔 내가 그분들께 충분히 좋은 문장을 골라드리는게 맞을까? 많이 고민되기도 하는데, 제 문장을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감 일지
  • 사실 목요일에 첫 프로젝트를 함께 했던 동료의 마지막 출근일이었어요. 연초에 프로젝트 마무리를 하면서, 그 동료가 없었다면 몇 번이고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많았습니다.
    아쉬운 마음이 더 컸지만, 그의 앞길에 좋은 선택이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롤링페이퍼와 쪽지를 써서 건넸습니다. 오늘 편지는 그를 생각하면서 썼습니다.
  • 일상 회복 단계로 오면서 재택이 풀리기 시작하고, 다시 약속이 많아진 한 주네요. 동네 바깥으로 나가는 게 무척 오랜만이라 낯섭니다. 체력 조절 잘 해봐야겠습니다.
이번 문장줍기는 어떠셨나요?
SENTENCE PIC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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