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 프로젝트로 뉴스레터를 하고 싶다면
지금을 읽고 싶은 사람들의 미디어 이야기, 어거스트

안녕하세요! 에디터 Zoe입니다.


이번주 월요일에 이미 특별레터로 한 번 인사 드렸었는데요. 여러분 혹시 그 레터 읽으셨을까요? 


화요일에 진행하는 행사 홍보를 너무 늦게 보내서, 아쉽다는 피드백을 보내주신 분들도 있으셨어요. 급하게 소식을 보내드리게 되서 저도 정말 아쉬웠습니다. 그런데도 정말 많은 분들께서 선뜻 현장 참석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오늘의 레터는 화요일에 진행했던 오프라인 행사를 돌아보고, 사이드 프로젝트를 어떻게 끌어나가면 좋을지 한번 되짚어보려고 합니다. 저 역시도 계속해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도전 중인 같은 직장인인 만큼 이날 행사를 통해 얘기했던 것은 무엇인지, 어떤 점을 더 생각하게 되었는지 여러분들과 함께 나눠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오늘의 에디터 : Zoe
 본업과의 병행은 아직도 쉽지 않은 에디터입니다. 
오늘의 이야기
1. '퇴사 없이' 에디터 되기
2. 사이드 프로젝트가 뭐길래
3. 어거스트의 미래 목표 

'퇴사 없이' 에디터 되기 

지난 4월 18일, bkjn shop 회현점에서 어거스트 역사상(!) 처음으로 구독자분들과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이날의 행사는 북저널리즘에서 진행하고 있는 <뉴스레터 만드는 사람들> 전시회의 연계 프로그램으로, "퇴사 없이 에디터 되다"라는 제목 아래 최대 25명의 신청자분들을 오프라인으로 초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는 내용으로 기획되었습니다. 뉴스레터 뒷편에 숨겨진 레터를 쓰는 '사람'들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을 위해, 사람 대 사람으로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꽤 많은 분들이 흥미롭게 생각해 주셨던 행사였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 자리에 대해 기대도 많이 하고, 걱정도 많았었습니다. 제일 먼저 한 걱정은 자리를 잘 채울 수 있을까였고요. 두번째로는 오신 분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재미있는 콘텐츠로 1시간 30분을 채울 수 있을지, 그분들이 오셔서 목표했던 바를 얻고 가실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한동안 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어거스트를 대표해 여러분들 앞에 서서 제대로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도 물론 함께 있었고요. 
(오프라인 이벤트 진행중인 모습. 진짜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정말 놀랐습니다!) 
행사 당일, 벌벌 떨면서 도착한 현장에는 제가 했던 걱정이 무색하게 정말 많은 분들이 와주셨습니다. 북저널리즘에서 판매한 현장 참석 표(25명 한정)는 매진이 되어서, 행사장 자리가 꽉 차도록 많은 분들이 와주셨어요. 뉴스레터와 어거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동안, 한 분 한 분 눈을 맞추며 대화하는 기분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는데 거짓말 않고 정말 거의 모든 분들이 저와 웃으며 눈을 맞춰주시더라고요. 그때의 기분은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느낌이었습니다. 모두가 제 얘기에 귀를 기울여주시고, 뉴스레터의 가치와 에디터의 가치에 대해 공감한다는 눈빛을 보내 주셔서 더 신나게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날 저를 포함해 저희 에디터분들 중 총 5명이 현장에 함께해주셨습니다. 이날의 경험은 저희에게도 소중하고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을 것 같아요. 실제 구독자분들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만나, 구독자분들이 갖고 계신 생각들과 질문들을 나눌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으니까요. 구독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신생 구독자분도 계셨고, 저희를 꽤 오랫동안 지켜봐왔다는 구독자분도 계셨었는데요. 한 분 한 분 구독하고 있다고 말씀하실 때마다 몸둘 바를 모르게 감사한 마음 뿐이었습니다. 더더욱 앞으로 열심히 써야겠다고 다짐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나 할까요. 아마 다른 에디터분들도 저와 똑같은 생각을 하면서 집으로 돌아가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bkjn shop 회현에 전시된 어거스트 전시대. <뉴스레터 만드는 사람들> 전시는 아직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날 굉장히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지만, 오늘의 레터는 특히 '사이드 프로젝트'로써 뉴스레터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현장에 참석하신 분 중에 사이드 프로젝트로 뉴스레터를 시도해보고 싶다고 하셨던 분들이 꽤 많았었거든요. 이날 나왔던 질문에는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운영할 수 있는지, 뉴스레터를 꾸리고 운영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 실제 뉴스레터를 작성하는 저희 '에디터'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갔었습니다. 시간 관계상 현장에서 나누지 못했던 의견이나 소감 같은 것들도 함께 녹여내볼 예정입니다. 

화요일 오프라인 행사는 일회성으로 끝이 났지만, bkjn shop 회현에서 3주간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아직도 운영되고 있으니 아쉬운 분이 있으시다면 방문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전시에는 뉴스레터 서비스 열 곳과, 각 서비스를 대표하는 생산자 열 명의 이야기가 담겨 있고 각 뉴스레터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오브제들도 함께 전시되고 있는데요. 덕분에 각각의 뉴스레터의 정체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전시 같더라고요. 

사이드 프로젝트가 뭐길래

사이드 프로젝트란 본업이 아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비공식적으로 진행하면서 특정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활동을 의미하죠. 보통은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해 본업 이외의 수익을 창출하거나, 본업의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고자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거스트 팀에 소속된 에디터들 역시 본업을 갖고 있고, 본업 외에 사이드 프로젝트로 어거스트를 운영 중에 있는데요. PD, uxui 디자이너, 연구자, 데이터 애널리스트, 마케터, 다큐멘터리 감독 등 각자의 직무도 엄청나게 다양합니다. 


기존에 한번 개인적으로 진행하는 사이드 프로젝트와 퍼스널 브랜딩에 대한 레터를 내보낸 적이 있어요. 이때도 굉장히 많은 분들이 좋게 생각해 주시고, 피드백을 많이 보내주셨었죠.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한 갈증을 갖고 계신 분들이 꽤 많다는 걸 느낄 수 있었던 계기였습니다. 오프라인 행사장에서도 사이드 프로젝트로 뉴스레터를 하고 싶다는 분들이 많이 보일 정도였으니까요. 

(출처 : unsplash) 

그런데 여러분, 사이드 프로젝트로 '뉴스레터'를 꾸리는 게 사실 생각보다 꽤 힘들어요. 뉴스레터는 일정한 주기로 꾸준히 발행되어야 구독자를 모을 수 있는데, '꾸준히' 발행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퇴사 없이' 본업을 유지하면서 진행해야 하는 사이드 프로젝트의 특성상 본업에 지장을 주는 수준으로의 운영은 어려운데, 어느 순간 본업보다도 사이드 프로젝트가 버겁게 느껴지는 순간이 오기 마련입니다.


일반적으로 레터를 작성하는 데 저는 거의 10시간 안팎의 에너지와 시간을 소요하는 편인데요. 일반 직장인에게 주말 하루, 10시간씩을 매주 투자하라는 건 사실 가혹한 이야기죠. 이렇게 에너지를 쏟는다고 해서 항상 '터지는' 레터를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내가 시의성 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구독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레터를 쓴 게 맞는지, 계속해서 고민하는 과정도 함께 수반됩니다. 레터를 발행하고 나서 아무런 피드백이 오지 않을 때, 의기소침해지거나 절망하는 과정도 함께해야 하죠.


스레터는 휘발성이 강하면서도 일방향적인 매체라, 구독자분들이 정말 제 레터를 읽고 계신 건 맞는지 어떤 방법으로든 확인해보고 싶을 때가 참 많습니다. 뭐랄까, 설명하기 참 어려운 감정입니다.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진공관 같은 방에서 묵묵히, 그렇지만 꾸준하게 외부를 향해 소리를 내고 있는 느낌이에요. 아주 가끔 벽을 타고 누군가의 소리가 들려오면 그 소리에 의존해 다음 소리를 만들어내곤 하죠. 뉴스레터를 꾸리고 운영한다는 건 그런 묵묵함과 꾸준함이 필요한 일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오프라인 현장에서도 어떻게 하면 '뉴스레터를 잘 운영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하셨던 분이 있으셨어요. 저희는 지금 주 2회 발행을 지속하면서 독자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요. 처음부터 주 2회 발행을 했던 건 아닙니다. 에디터가 몇 되지 않을 때에는 주 1회 발행을 하면서 에디터 각자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선에서 운영을 했었고, 함께하는 에디터 숫자가 8명을 넘어서면서 주 2회 발행으로 기조를 변경했습니다. 

(출처: unsplash) 

혹시 저희 구독자분들 중에서도 뉴스레터를 기획하고 계신 분들이 있으시다면, 이 부분을 꼭 염두에 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뉴스레터의 컨셉을 잡는 것도 물론 중요한 일이고, 어떤 내용을 채울지에 대해 미리 고민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죠. 그렇지만 저는 그 레터를 함께 써 나갈 에디터를 구할 때 어떤 '사람'을 구할지에 대해 생각하는 게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어쩌면 성공할 수 있을지 아닐지도 알 수 없는 이 과정을 함께하는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건데요. 스스로 자신이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한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분들이어야 지속성을 가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동기 부여'는 참 재미있으면서도 어려운 부분입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양하겠지만, 보통은 총 3가지 유형으로 나눠진다고 생각합니다. 1) 본업에 도움이 되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은 분들과, 2) 정체된 삶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싶은 분들, 그리고 3) 언젠가 본업을 탈피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내 것'을 하고 싶은 분들. 이 중 어느 유형에 속하는지는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가 얼마나 강력한 힘으로 작용하느냐가 더 중요하죠. 열정이 조금 식어가는 순간마다 스스로 다시 기름을 부어 열정을 다시 끓어오르게 할 수 있느냐도 중요할 겁니다. 말은 쉽지만, 생각보다 실천하기는 참 힘든 일입니다. 저 역시도 과연 그런 사람인지, 다시 한번 스스로를 돌아보게끔 되는 경계선에 지금 서 있는 것 같거든요. 

(출처: unsplash) 

그럼에도 사이드 프로젝트로 뉴스레터를 시작하려는 여러분, 벌써부터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오프라인 행사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처음부터 완벽하게 세팅된 방식으로 시작할 필요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일단 한번 시작해보세요! 주 1회든 월 1회든,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으로 가장 오랫동안 운영이 가능한 주기를 갖는 게 중요합니다. 꾸준히 써나가는 거야 누구에게나 다 똑같이 힘든 일이니까요. 고통을 함께하고 있는 저 같은 동지가 있다는 걸 되새기면서 쓰시면, 조금은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정확한 정체성을 확립하고 운영하려는 목표가 버겁게 느껴진다면, 그냥 한 번 시작해보시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저희도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멤버를 구축해야겠다고 목표했던 건 아니거든요. 모이다 보니 지금 멤버가 되었고, 지금은 에디터 한 분 한 분이 어거스트의 정체성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얼마든지 하실 수 있어요. 

어거스트의 미래 목표

어거스트 에디터로써 저희는, 부끄럽지만 늘 피드백에 목마른 사람들입니다. 잘했든, 잘못했든, 칭찬이든 비난이든 여러분과 조금 더 소통하고 싶고, 어떻게 하면 아쉬운 부분을 보완해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을지를 항상 고민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어거스트는 앞으로 이런 소통의 창구를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그 방향이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가 될 수도 있고, 이번 행사 같은 오프라인 이벤트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뭐가 되었든, 조금 더 색다른 방식으로 여러분들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마음은 동일합니다. 소셜미디어는 현재 구축 중에 있고, 조만간 정비가 완료되면 레터를 통해 여러분께 선보이려고 계획 중에 있습니다. 그때까지 조금만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기다려주시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할 것 같아요. 


'사이드 프로젝트'로서의 어거스트는 사실 버거운 존재입니다. 꽤 장문의 글을 1개월 단위로 펴낸다는 게 사실 쉽지 않더라고요. 저는 보통 글을 쓸 때 특정 주제에 대한 언론사들의 뉴스, 해외 저널, 칼럼, 논문 등 다양한 자료를 조사한 뒤에 레터를 작성하곤 하는데 주제 선정에서 자료 조사까지만 해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리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거스트는 놓을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1만 1천 명이 넘는 구독자 분들이 함께하고 계시고, 좋은 에디터들이 함께하고 있는 프로젝트니까요. 제 힘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볼 작정입니다. 


어거스트의 주축이 되고 있는 에디터들에게 물어보면, 어거스트의 미래 목표는 사실 없다(!)고 말할 걸요. 목표로 하고 있는 지점은 딱히 없지만, 그저 하루 하루 열심히 써나가고 그냥 눈앞에 있는 일들을 해결하다 보니 여기까지 온 거죠. 앞으로도 저희 최선을 다해 하루 하루 열심히 쓰겠습니다. 그 과정에 동참해주시는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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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Zoe>의 코멘트

뉴스레터든, 다른 것이든, 뭐든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는 여러분을 위해 응원하는 플레이리스트를 보내드리고 싶었어요! 부정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했지만, 사실 뉴스레터 쓰는 거 퍽 재미있습니다. 우리 서로에게 천군만마 같은 존재가 되어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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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ed by  Zoe • 한새벽 • 구현모 • 후니 • 찬비 • 구운김 • 식스틴 • 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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