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에서 활동하는 마늘이 집사 선영이에요. 😚 지난달 뉴스레터는 아무리 봐도 이상한 국회의원수당법을 다뤘습니다. 👉 <월간국감> 지난 호 보기

국회가 국정을 감시한다면 우리는 국회를 감시하지!

우리는 월.간.국.감.

열네 번째 뉴스레터는 이렇게 구성되었다오

• 이달의 국회의원을 알리오 갖가지 논란과 의혹으로 당에서 나간 국회의원 18명

• 이달의 국회를 알리오 탈당으로 끝낼거면 국회법은 왜 있고 징계기구는 왜 있나

• 이것만 알면 나도 국회 감시 레벨업이오! 책임지는 정치인의 자세 3가지

🧄 이달의 국회의원을 알리오

 - 갖가지 논란과 의혹으로 당에서 나간 국회의원 18명

저는 학교 다닐 때 수업 중에 떠들면 칠판에 이름이 적히기도 했고 지각하면 벌점을 받기도, 지각비를 내기도 했어요. (가득 모인 지각비는 반 친구들의 소중한 간식이 되었고요🍙) 회사에 다니는 친구들은 업무상 과실이 있을 때 시말서를 쓰기도 하고, 심하면 감봉이나 정직 처분을 받기도 한다더라고요.

그런데… 국회의원이 잘못하면 어떤 벌을 받을까요? 🤔 의원을 둘러싼 의혹과 논란이 시작되고 나면 사실관계를 다투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그러고는 다음과 같은 도식을 따릅니다.

① 일단 욕먹을 만한 일을 저지른다 ② 그 일은 사실이 아니라 부인한다 ③ 들키면 국민들에게 욕을 많이 먹는다 ④ 기자회견을 열어 사실을 부정하거나 사과하는 시늉만 한다 ⑤ 욕을 더 많이 먹는다 ⑥ 기자회견을 다시 열어 스스로 탈당하거나, 정당이 제명한다 ⑦ 탈당했으니 할 수 있는 모든 책임을 진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의정활동을 한다 ⑧ 시간이 지나 사람들이 잊을 즈음을 기다렸다가 슬그머니 복당한다

그렇게 21대 국회에서 탈당하거나, 제명당한 국회의원이 누구냐고요?

• 양정숙 (제명) 총선시기 허위 재산 신고 의혹
• 박덕흠 (탈당) 이해충돌, 특혜 수주 의혹
• 김홍걸 (제명) 총선시기 고의적 재산 신고 누락 의혹
• 이상직 (탈당) 이스타항공 횡령 · 배임 의혹 => 의원직 상실
• 전봉민 (탈당) 부친의 언론인 회유 행위 논란
• 김병욱 (탈당) 보좌관 시절 인턴 비서 성폭행 의혹
• 송언석 (탈당) 당직자 폭행 논란
• 양이원영 (제명) 모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
• 윤미향 (제명) 부동산거래법 위반 의혹

총 18명이나 되네요. 많죠? 이러다 ‘탈당’이라는 교섭단체도 만들 수 있겠어요. 그러나 그조차도 쉽지 않긴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의원님들은 은근슬쩍 ‘복당’하시기 때문이죠. 박덕흠 의원부터 시작해 김병욱, 송언석, 양이원영, 전봉민, 민형배, 김홍걸 의원이 그랬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의원 개개인의 사건에 초점을 맞춰 하나하나 뜯어보는 것이 아닌 국회와 정당이 돌아가는 구조에 주목해 볼까 합니다. 그것이 바로 ‘월간국감’이니까요.

🧄 이달의 국회를 알리오

 - 탈당으로 끝낼거면 국회법은 왜 있고 징계기구는 왜 있나

출처 불명,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는 대사가 떠올랐습니다. “죄송하단 말로 끝낼 거면 법은 왜 있고 경찰은 왜 있나!” 제 귀에는 이렇게 들리더라고요. “탈당으로 끝낼 거면 국회법은 왜 있고 징계기구는 왜 있나!” 🤨

맞아요, 우리는 국회의원을 징계할 수 있는 제도가 정당을 축으로 하나, 국회를 축으로 하나씩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① 정당이 소속 의원을 징계하는 방법

각 정당은 당헌과 당규, 윤리규범 등을 가지고 있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나 당 홈페이지에서 그 전문을 확인할 수 있죠.

더불어민주당은 윤리감찰단과 윤리심판원이 있습니다. 윤리감찰단은 당헌·당규 및 윤리규범 위반에 대한 조사, 당 규율 전반에 대한 감찰·교육 등 업무를 담당합니다. 윤리심판원은 당헌·당규 및 윤리규범을 위반한 경우 당원에 대해 징계처분할 수 있고요.

징계 수준은 제명, 당원자격정지, 당직자격정지, 경고로 구분됩니다. 징계를 피하기 위해 탈당한 의원은 ‘제명’에 해당하는 징계처분을 결정하고 탈당원명부에 징계를 회피할 목적으로 탈당한 자로 기록합니다.

국민의힘은 당무감사위원회와 윤리위원회가 있습니다. 당무감사위원회는 당헌‧당규를 위반하거나 사회적 물의‧비리‧비위 등 부정 사건에 관련된 경우 이에 관한 조사를 실시합니다. 윤리위원회는 당무감사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따라 징계 여부와 수준을 결정하고요.

징계 수준은 제명, 탈당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로 나뉩니다. 또한, 강력 범죄나 파렴치한 범죄,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공여 및 수수, 직권남용 등 부정부패 범죄로 기소당한 경우 특례에 따라 각종 경선에 참여할 수 없고 당협위원장이나 각급 당직을 맡고 있으면 그 직무도 정지됩니다.

② 국회 윤리특별위원회가 의원을 징계하는 방법

국회의원끼리 서로 욕하는 일은 쉽지만, 징계안 제출(제소)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국회에 징계안을 제출하기 위해서는 동료 국회의원 20명 이상이 연명해 주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당 차원의 분노가 쌓여있어야 하거든요.

‘우리 당은 너를 용서하지 않겠다! 🤟’며 20명 이상이 연명해 제출된 징계안은 윤리특위에 회부됩니다. 하지만 회부되었다고 심사가 저절로 시작되는 것은 아니죠. 윤리특위는 전체 회의를 열어 징계안을 상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윤리특위는 심사 전 외부 위원 8명으로 구성된 윤리심사자문위에 의견을 요청해야 합니다. 윤리심사자문위가 최대 2개월 내 윤리특위에 의견을 제출*하면, 윤리특위는 그 의견을 존중해서 징계 여부와 수준을 결정합니다.

💡 제출한 내용은 공개해?* 이 윤리심사자문위의 의결 내용은 공개되지만, 회의는 원칙적으로 비공개됩니다. 예외적으로 위원회 의결로 공개할 수 있도록 했을 뿐이죠.

2022. 1. 5. 윤리심사자문위는 윤리특별위 홈페이지에 <국회의원 징계안에 대한 의견서(윤미향, 박덕흠, 성일종, 이상직)>를 공개했습니다. 윤리심사자문위는 윤미향, 박덕흠, 이상직 의원은 ‘제명’해야 한다고 보았으나, 성일종 의원은 징계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제헌 국회 이후 본회의에서 징계안이 처리된 건 고작 7건에 불과합니다 💥 가장 최근 처리된 징계안의 대상은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으로 본회의 출석 정지 30일을 처분받았을 뿐입니다(2022. 5. 20.). 수많은 징계안 속에서 김기현 의원 징계안만 콕 집어 별도의 심사 없이 바로 징계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국회법상 의장석이나 위원장석을 점거하는 행위는 본회의에 바로 징계안을 부의하게 되어있기 때문이에요. 그러니 지체 없이 표결부터 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 이것만 알면 나도 국회 감시 레벨업이오!

 - 갖은 의혹과 논란에 책임을 지는 정치인의 자세 3가지

앞서 살펴보았듯 우리는 정당 내에서 제대로 된 징계를 받은 국회의원도, 국회법에 따른 징계를 받은 국회의원도 쉽게 찾아보기 힘듭니다. 돌아가는 세상을 보면 정당의 당헌 · 당규 · 윤리규범은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황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특히나 정당은 당내 조사기구, 징계기구가 제대로 돌아가야 출마를 위한 공천 심사 때 감점 요소로 고려되어 더욱 효과를 가집니다 🖍️

물론,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또한 제소된 징계안을 제때 심사하고 징계 가부를 결정해야겠죠. 그런데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는 상설도 아닌 비상설위원회이고, 국회의원이 국회의원을 심사하는 폐쇄된 구조에, 징계안 심사 기한도 특정되어 있지 않아 임기 4년 채울 때까지 심사 안 하면 폐기되고요 💣 (장난하나… 장난둘… 😇💢)

그래서 우리는 갖은 의혹과 논란에 책임지는 정치인의 자세를 요구합니다. 바로 이렇게 말이죠 💪

• 탈당으로 대충 퉁? 의원은 잘못했으면 탈당계부터 내지 말고 제대로 정치적 책임을 져!
• 정당은 탈당 수리하기 전에 당내 조사 충실히 진행하고, 필요하다면 제대로 징계해!
• 국회는 윤리특위 회의 주기적으로 열어 징계안 제대로 심사해!
  

🧄 마늘이와 친구들

 - 친구의 생각이 궁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