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 실시 / 수업방해 행위 교권침해로 본다 / 청소년 정신건강 적신호, 대책은?

마냥 어리기만 한 아이들이 문득 성숙해 보일 때가 있으신가요? 저는 철없이 장난만 치던 아이들이 생각지 못한 상황에서 진지한 모습을 보일 때면 다르게 보이는데요. 뜻밖의 순간에서 위로를 건네는 아이들을 만나면 더욱더 그렇게 느껴지곤 하죠.

방과 후면 도서관에 와서 학원 갈 시간까지 공부하던 학생이 있었는데요.

학생은 필기구 수집을 좋아한다면서 필통을 열어 여러 종류의 펜들을 보여줬어요. 세상에 있는 예쁜 문구류를 모두 수집하고 싶다며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하나씩 꺼내기도 했죠. 문구류가 예쁘면 공부가 더 잘 되는 기분이라면서요. 

하루는 제가 밀려오는 업무에 몸과 마음이 지쳐 어느 선생님과 대화하면서 눈물을 흘린 적이 있었어요. 학생들 없는 시간에 잠시 대화를 나누다가 수업 끝나는 종소리가 들려 눈물을 서둘러 닦았는데, 마침 종례를 일찍 마치고 도서관에 들어오는 학생에게 그 모습을 보이고 말았죠. 학생은 제 모습을 못 본 척하더니 자리에 가방만 두고 밖으로 나갔어요. 자리를 비켜준 것 같아요.

십 분쯤 지나서 아무렇지 않게 자리에 돌아온 학생은 여느 때처럼 필통을 가지고 제 곁으로 왔어요.

😁 “샘, 저 형광펜을 몇 개 더 샀는데 색깔이 예뻐요. 보실래요?”

여러 가지 색 형광펜을 종이에 그으면서 색을 보여주던 학생은 어느 색이 제일 예쁜지 물어봤어요. 하늘색이 예쁘다고 하자

😊 “잠시 빌려드릴게요. 예쁜 색으로 일하면 기분이 좋아져요.”라고 하더라고요.

아마도 학생은 그렇게 저를 위로하고 싶었던 모양이에요. 초등학생 티를 벗지 못한 아기 같은 얼굴을 한 신입생 때부터 봐온 학생이라서 그런지 늘 어리게만 봤었는데, 어느새 의젓한 중학생이 되어 있었더라고요.

또, 날마다 도서관에 와서 판타지 소설을 읽던 1학년 학생이 있었어요.

이 학생은 언제나 소설책을 들고 대출 반납대 근처에 앉았는데요. 책을 읽다가 뜻을 모르는 단어가 나오거나 이해가 되지 않는 문장이 나오면 제게 질문을 하곤 했죠. 그리곤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게 된 계기, 판타지 소설 속 인물들 심리 분석, 판타지 소설 줄거리, 판타지가 좋은 이유 등등 쉴 틈 없이 이야기했어요. 도서관에 책을 읽으러 온 건지, 이야기하러 온 건지 헷갈릴 정도였죠.

도서관에 있는 판타지 소설은 다 읽은 듯한 학생은 2학년이 되고는 공상과학, 가상현실, 증강현실 같은 주제를 다룬 과학 분야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책을 읽고 여전히 말을 많이 하는데, 그 말하는 내용에는 학생 상상력이 점점 추가됐어요. 가까운 미래 같으면서도 먼 미래 같기도 하고, 과학적인 듯하면서도 추상적인 듯한 이야기를 계속 듣고 있노라면 지나치게 뜬구름만 잡는 이야기 같아서 허무맹랑한 아이처럼 보이기도 했어요. 학생 이야기 속 세계관은 현실과는 동떨어진 슈퍼 영웅 장르 영화에서 나올 법한 소재거리가 많았거든요.

그렇게 공상 학생과 2년 가까이 복닥복닥 지내던 중에, 제가 조모상을 당하고 얼마간 출근을 못 했는데요. 며칠 만에 도서관에서 만난 학생은 평소와 다르게 차분한 눈빛과 어조로 😐 “샘, 괜찮으세요?” 하며 말을 건네더라고요. 이후 다른 교과 선생님에게 전해 듣길, 제가 없는 동안 학생이 🙍 ‘사서 샘 언제 오냐고, 무슨 일 있냐고’ 내내 걱정하며 기다렸다고 해요. 그저 혼자만의 공상 세계에 빠져 다른 사람 감정에는 관심이 없어 보였던 학생으로만 봐왔던 터라 괜찮냐고 물어보는 말 한마디가 제겐 큰 위로와 감동으로 다가왔어요. 지금도 그 학생 눈빛이 눈앞에 선할 정도로요.

🌱 아이들이 건네는 위로

학생들이 건네는 위로가 담긴 말과 행동은 크게 다가오곤 합니다. 어리다고만 여겼던 아이들이 보여준 뜻밖의 순간이라 잔상이 오래 남는가 봐요. 이처럼 위로가 필요할 때 읽기 좋은 책이 있어 소개해요. 두께감이 있는 책이지만 누군가에게 위로할 줄 아는 청소년이라면 거뜬히 읽을 수 있을 만한 내용이에요. 문학 작품 속 구절과 철학 명언 등을 바탕으로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책 속 위로를 살펴보세요.

『나에게 주는 따뜻한 위로』

최경란 지음 (오렌지연필, 2020)

♧ 실수를 잊는 가장 좋은 방법

실수에 대한 효과적인 대처법은 우선 자신의 실수를 맘 편하게 인정하는 일이다. 그런 후 가슴에 손을 얹고 냉정하게 분석해 보자. 분석의 결과는 잘 기억해두었다가 동일한 경우에 빠질 때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면 된다. 그것이 최선책이다. (p. 81)

♧ 삶의 조성

살다 보면 여러 일을 겪는다. 큰 사고라면 미리 예방하여 벌어지지 않게 만드는 것이 현명하다. 그러나 그 외에 살면서 마주치는 크고 작은 문제들은 사람 간의 갈등, 혹은 이해관계와 입장의 차이 등으로 으레 생겨나게 마련이다. 사건이 없기를 바라기보다 삶이란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과정이라 생각해 보자. 일어나는 일들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해결을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다. (p. 83)

괴로운 시련의 순간을 겪는다고 삶을 원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삶의 순간이 즐겁든 괴롭든, 생명을 받아 살고 있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우리가 누리는 기쁨도 고통도 살아 있기에 느끼는 축복 같은 감정이다. (p. 121)

♧ 공감

공감이란 하나가 된 느낌을 뜻한다. 사람과 사람은 같은 것을 느끼는 마음에 의해 서로 통한다. (중략) 그 어떤 언약도 징표도 아닌 같은 느낌, 즉 공감이야말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가장 확실한 끈이다. (p. 442)

3월 첫 주 입학식이 있었어요.

4년 만의 노마스크 대면 입학식이라

감회가 새로웠지요.

아직 학교가 낯설어

신발장도, 교실도 찾기 어려운

병아리 1학년🐤 친구들을 위해

며칠간 선생님들이 돌아가며

등교 지도를 하는데요.

한 학생이 엄마가 보고 싶다며

눈물💦을 보였어요.

엄마한테 데려다주려는데

학생을 강하게 키우시려는지

어머님께서는 극구 아이가 오지

못하게❌ 하시더라고요.

반면에 직접 교실까지 데려다주시는

학부모님🧑‍🦰👱도 계시고,

혼자 신나서 뛰어 들어가는 학생도 있죠.

각양각색 다양한 병아리 1학년🐥

모두가 앞으로 즐거운 학교생활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슬기로운 보건실 생활> 20화, 전체 내용은 여기에서 확인하세요!

• 지난 링키레터에서 어떤 콘텐츠가 가장 좋았는지 여쭤봤는데요. 많은 분이 '24시간, 비행 청소년과 함께 사는 이유'가 유익했다고 답변해주셨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