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친구와의 카톡 대화 중에 ‘욕심’에 관해 이야기했다. 최근 소비를 잘 안 해서 욕심 없이 적당히 벌고 사는 것이 꽤나 만족스럽다는 친구의 말에 ‘적당히’가 어디까지일까? 생각했다.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것이라 생각했고 선택에 있어 우선순위가 되지 말아야 한다고 여기며 살았고 현재도 그렇다. 그러다 문득 ‘적당히’라는 친구 말에 많은 생각을 했다. 누구에게 적당한 돈이 누군가에게는 풍족하거나 부족한 돈일 수 있기에… 기준이 무엇일까? 그렇다면, 나는 현재 욕심을 내며 살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욕심을 내야 하는 것일까? 이것이 비단 돈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겠지...🧐


-from 지혜

📃 오늘의 grds paper

1. movie

2. 나의 물건 욕심

3. 걸음코스 #17 응암동

4. 욕심내지 않아도 돼

5. grds on feet

movie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죠.
모든 것이 정도가 지나치면 좋지 않듯이, 과욕 또한 화를 불러옵니다.
욕심이 얼마나 무서운지 느끼게 해주는 영화를 소개해 드릴게요.

🎥 플라워 킬링 문 Killers of the Flower Moon (2023)


무려 3시간 20분이 넘어가는 영화지만 굉장히 흥미로운 서사를 갖고 있다. 1920년대, 오클라호마의 인디언 보호구역에 석유가 나오면서 오세이지족은 엄청난 부자가 된다. 주인공 어니스트(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삼촌 킹(로버트 드 니로)으로부터 부자가 되려면 인디언과 결혼하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따라서 어니스트는 오세이지족 몰리(릴리 글래드스톤)에게 작업을 걸어 결혼에 성공하고, 이때부터 삼촌은 몰리의 가족을 하나둘씩 사냥하기 시작한다. 못 이기는 척 살인에 가담하는 어니스트와 재산 욕심에 눈이 먼 킹은 갈수록 가관이다.👿 탐욕 앞에서는 사랑도,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덕성도 뒷전이 되며 참담하게 막을 내린다. 긴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내는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력이 빛나는 <플라워 킬링 문>은 시간이 많은 주말에 시도해 보기를 추천한다.


나의 물건 욕심
이미 여러 개 있지만 사도 사도 계속 사고 싶은, 유난히 욕심이 나는 물건이 있나요?
팀 그라더스는 어떤 물건에 욕심을 내고 있는지 물어봤어요.

채린의 인형


귀여운 실루엣의 인형을 보면 심장이 뛴다. 직접 사기도 하고, 선물을 받다 보니 하나씩 늘어났다. 크기가 작은 인형들은 집안 곳곳에 놓아두었고, 품에 들어오는 인형은 침대에 있다. 책을 읽을 때 책받침이 되기도 하고, 추울 때 인형을 안으면 부드러운 촉감 때문인지 포근하게 잠들 수 있다. 영화 <토이스토리>를 보면 새로운 장난감 버즈가 들어오면서 다른 장난감들이 위기를 느끼는데, 지금 나도 얼마 전 데려온 랏소 인형에 관심을 쏠리고 있다. 미안 미안~🙄

지혜의 잠옷


물건이 쌓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버릴 것이 생기거나 떨어져 갈 때 구매하는 편인데, 이상하게도 잠옷만은 그렇지 않다.😴 일주일에 잠옷을 두세 번 갈아입는 나로서 잠옷만큼은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귀여운 잠옷을 사다 준 엄마의 영향 덕분인지 이제는 잠옷이 아닌 것을 입고 자면 수면 중에 여러 번 뒤척인다. 가을, 겨울 잠옷은 두 벌뿐이라 하나 더 구매할 예정인데, 부드럽고 포근하고 따뜻한 잠옷이 있다면 추천해 달라!

민정의 포장지와 택


물건을 살 때 버리지 못해 모아둔 것이 있는데, 바로 예쁜 포장지와 택이다. 정성스럽게 잘 포장된 것과 간혹 질기고 튼튼한 포장지일 때는 더더욱 버리기 아깝다. 다 비슷한 흰 종이지만 브랜드의 취향에 따라 매트한 것, 올록볼록한 것, 두툼한 것, 뒷면이 비치도록 얇은 것 등 다양한 형태의 택들을 모으는 게 꽤 재밌다. 현재 제일 마음에 드는 것은 바로 도쿄의 PAPER LABO에서 사 온 엽서의 포장지. 아주 얇은 유선지와 기교를 부리지 않은 심플한 마감, 왼쪽 상단에 딱 필요한 글자만 또박또박 적혀 있는 것이 참 매력적이다.

길용의 모자


하나, 둘, 셋, 넷… 다섯 셀 수 없을 정도로 모자를 많이 가지고 싶다. 꾸준히 바버샵을 다니고, 파마를 한 적도 있었지만 모자는 항상 착용했다. 두상이 예쁘고 머리가 작기 때문에 모자가 정말 잘 어울린다고 느낀다.(자랑 같지만 사실이다.🫣) 플랫한 챙의 스냅백, 트러커 볼캡은 그리 잘 어울리지는 않지만 챙을 내 두상에 맞게 조절하면서 착용한다. 내가 추구하는 스타일에 제일 중요한 요소는 전체적인 실루엣인데 그걸 뒷받침해주는 게 모자와 신발이다. 뜬금없을 수 있지만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로 비유해 보겠다. 신발은 올리브유와 같고 모자는 향을 더욱 돋우는 마늘과도 같다. 올리브유와 마늘이 없으면 맛있는 알리오 올리오를 만들 수 없지 않은가…🧄.

걸음코스 #17

오늘의 걸음 코스는 응암동입니다. 

바스락 거리는 낙엽을 밝으며 불광천을 따라 걷기 좋은 동네입니다.

*걸음 코스는 링크를 통해 네이버 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울 은평구 응암로21길 17 1층

유럽 어느 골목길에 있는 동네 카페를 연상시키는 심플한 ‘hand drip’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온전히 커피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다. 건네받은 메뉴판이 귀여워 한참을 살펴보다 눈길을 끄는 ‘그냥 미친 게이샤의 연상’ 문구에 따뜻한 시오나 한 잔을, 많이 걸어 더웠던 동료는 오로미아 아이스를 주문했다. 첫입부터 고급스러운 향미가 느껴졌고 이야기를 나누다 적당히 식고 나니 복숭아와 같은 신선한 과일 맛도 느껴졌다.☕️ 잠깐 일어나 카페 내부를 둘러보면 흥미로운 게 많다. 영화표를 비롯해서 손님이 쓴 메모와 주인장이 하나둘 모아 둔 만화책과 피규어 그리고 멋진 사진들까지, 오감이 즐거운 이 공간을 꼭 방문해 보길!
서울 은평구 응암로21가길 9-11 상가 1층

소금빵이 보편화되면서 쉽게 접할 수 있지만 맛있는 것을 찾기는 어렵다. 월하점에서 기본 소금빵을 비롯해 명란, 갈릭, 치즈, 초코 소금빵까지 다양하게 먹었는데 오랜만에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한 진짜 소금빵을 먹을 수 있어서 몹시 만족스러웠다. 근처에 가게 된다면 미니 까눌레, 각종 휘낭시에, 밀크 아이스크림까지! 필수로! 하나씩 맛보기를 추천한다! 🥐
서울 은평구 신사동 98-5

도시 한복판에서 한적하고 자연의 냄새가 폴폴 나는 숲길을 걸을 수 있는 건 참 고마운 일이다. 응암동에 위치한 신사근린공원을 잠시나마 걸어봤다. 산길처럼 조성되어 있는 구간은 전망대로 향하는 길인데, 햇빛이 내리쬐면서 나무 형태의 은은한 그림자가 우리를 안내하는 것만 같았다.🌳 잠깐이라도 좋으니 산책을 나가 하늘의 색과 나무의 모양을 더욱 가까이, 선명하게 느껴보는 건 어떨까?
서울 은평구 은평로3길 4 1층 좌측호

회사 주변에 라멘 맛집이 넘쳐나 단골 점심 메뉴였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돈코츠 라멘보다 다른 종류의 라멘이 모든 음식점을 독점하고 있는 것 같았다. 맛스구의 메인 메뉴는 돈코츠 라멘, 매운 돈코츠 라멘 이렇게 딱 두 가지!🍜 육수의 간 조절도 가능하니 입맛에 맞게 주문하면 된다. 진하고 깊은 맛의 육수와 부드러운 살코기의 차슈 조합은 어렸을 적 일본에서 접한 돈코츠 라멘을 떠오르게 해준다.
욕심내지 않아도 돼

완벽하고 싶고, 성장하고 싶고, 멋있어지고 싶은 .. 자꾸만 커져가는 욕심들.

과연 좋은 욕심일지 잠깐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지금 이대로도 괜찮을 수 있어요!

새로워지고 싶은 욕심


새로운 아이디어는 새로운 것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음악이 발매되면 재빨리 들어보고, 영화가 개봉하면 이틀 내로 영화관에 갔다. 여기저기서 이번엔 더 멋지고 더 새롭다며 내게 들이미는 것은 때로 좋은 자극이 되기도 했지만, 결국 오래 남지 않았고 이내 싫증이 났다.


그래서 옛날 것을 찾아봤다. 예전에 좋아했던 음악을 다시 듣고, 내가 태어나기 전 옛날에 나온 영화와 책을 꺼내봤다. 영화 <대부>, 2000년대 방영한 미드 <길모어 걸스>, 전설의 Radiohead와 Frank Sinatra의 음악들, 내가 옛날에 찍었던 사진들... 속도를 따라갈 필요 없이 천천히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다시 좋아하고 깊이 즐기니 거기서 새로운 것이 나오는 걸 경험했다.

- 채린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욕심


꾸준하게 일기를 쓰고 물건을 아껴 쓰고 싶다. 좀 더 깨어있는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예의 바른 사람이고 싶다. 고마운 자연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인간이 되고 싶다… 하지만 귀찮은 일은 질색이고 새로운 물건에 관심이 많은 나는 그런 완전한 존재가 될 수 없다. 한때 이런 생각이 나를 괴롭게 했던 적이 있다.


여전히 어려운 숙제다. 그래서 그냥 내 선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한다. 너무 깊어지는 생각을 멈추고, 불필요한 것은 쿨하게 넘겨 보내려 한다.🌬 많이 애쓰지 않고 그냥 조금 더 괜찮은 사람이 되려고 한다. 그 정도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 민정

grds on feet

패션의 완성은 역시 신발이죠!

그라더스 제품과 함께한 스타일링을 공유합니다. #grdsonfeet #그라더스온핏

TOP : Steady Every Wear

BOTTOM : Steady Every Wear

SHOES : grds / balmoral 10 suede/cordura christo khaki


📍이번 grds on feet에서 소개해 드릴 제품은 포인트 주기 좋은 balmoral 10 suede/cordura christo khaki입니다. 그라더스의 생체역학적 기술을 활용한 인솔에 vibram 사의 아웃솔을 더해 걷기 좋은 트래킹화인데요. 두꺼운 옷차림과 더욱 잘 어우러지는 카키 컬러와 소재로 캐주얼한 착장 어디든 센스 있게 연출하기 좋습니다. 완연한 가을 주말, 편안한 발걸음으로 가벼운 트래킹을 나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것이 진정하고 평범한 인생이며, 가장 평범한 인생이다.

내 것이 아닌 우리의 삶, 우리 모두의 광대한 생명 말이다.

우리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면 우리 모두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평범하면서도 그것은 축복이다.


⎯ 카렐 차페크, 『평범한 인생』

📮 답장을 보내주세요!

구독자 구독자님의 욕심은 무엇인가요?

예전에 욕심을 부렸으나 지금은 의미없다고 느끼는 것,

혹은 자신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있는 욕심이 있다면 자유롭게 공유해 주세요.

다음 뉴스레터에 소개해 드려요.

지난 뉴스레터 <출근합니다>에 소중한 답장을 공유합니다.

다른 구독자님은 출근길을 이렇게 보내신다고 하네요!


👨🏻‍💼 구독자 용용티디님

"작은 공공기관의 기관장으로 종일 엄근진으로 보내다 출퇴근길에는 애니매이션을 시청합니다... 어렸을 때 참 좋아하기도 했고 한때는 만화가가 꿈이었지만, 지금은 나만 아는 반전으로 생각하며 출퇴근하고 있습니다.😎"

  
grds paper는 좋은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탐구하고 일상 속에서 받는 작은 영감들을 공유합니다.
이번 뉴스레터가 재미있으셨다면 구독과 함께 주위에 공유해 주세요!
3주마다 여러분의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grds
info@grds.com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52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