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BBI #세컨더리보이콧 #전쟁범죄
2022.4.5 (화)
자동차를 이미 보유 중이거나 한번 사볼까 고민해보신 적 있나요?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나만의 차가 필요해질 수도 있는데요, 막상 차를 사려고 할 때 고민에 빠지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이죠. 기름값에 보험료에 세금까지. 고민이 안 될 수가 없어요. 특히 기름값 고민을 하다 보면 한 번쯤 ‘차라리 전기차를 사볼까’라는 생각도 들고요. 가격이 좀 비싸긴 하지만, 길게 보면 더 저렴한 선택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전기차, 보험료도 비싸다고?
그런데 막상 상대적으로 비싼 전기차를 사려고 마음먹었더라도, 보험료라는 부담이 남아 있어요. 전기차는 보통 휘발유나 경유차보다 보험료가 비싸거든요. 자동차를 다시 팔지 않는 한 꾸준히 내야 하는 돈인데,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겠죠.

전기차 보험료가 비싼 건 어찌 보면 당연해요. 기름으로 달리는 차보다 전기차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고 부품도 비싼 데다, 아직은 정비 인력도 적어서 수리비가 많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에요.
보험협회에 따르면 사고를 낸 적이 없는 30대 국내 운전자가 ‘테슬라 모델3(가격 6979만원 기준)’ 차량을 구매하고 자동차 보험에 가입할 경우 개인별 상황을 고려해 130만원~234만원의 보험료가 책정되는 반면, 비슷한 가격(6700만원 모델 기준)인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를 구매해 가입할 땐 86만원~165만원의 보험료가 책정된다고 해요.

테슬라·GM “그럼 내가 보험도 팔지 뭐”
미국에서도 이런 추세는 비슷하게 나타나요. 미국 보험 정보업체인 인서리파이에 따르면 전기차 보험료는 내연기관차보다 평균 15% 가량 비쌌어요. 다른 업체가 쓴 보고서를 보면 “평균적으로 전기차 보험료는 동급의 휘발유 모델보다 약 39% 비싸다”는 분석도 있어요.

그럼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회사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요? 그저 비싼 보험료가 내려가 주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전기차 제조사들은 하나둘 보험 상품 개발과 판매에 직접 나서고 있어요. 전기차 선두주자인 테슬라는 지난 2019년 8월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보험 사업을 시작했어요. 아직 미국 내 5개 주에서만 보험 사업을 하고 있지만, 올해 이 사업을 45개 주로 확대할 계획이에요. 

지난해 1월 전기차 사업으로 완전히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GM(제너럴모터스)도 대표적 사례예요. GM은 2025년까지 350억 달러(약 42조 6000억원)을 투자해 30종 이상의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런 발표에 앞서 2020년엔 ‘온스타 보험 서비스’라는 보험사를 설립했어요.

굳이 테슬라가 만든 보험에 가입할까?
전기차 제조사들이 보험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기존 보험사들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에요. 보험료를 더 저렴하게 책정할 수 있다는 거죠. 실제로 테슬라가 팔고 있는 자동차 보험은 다른 보험사보다 보통 20~30% 정도 저렴하다고 해요.

왜 자동차 보험을 저렴하게 팔 수 있는 걸까요? 바로 전기차 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 덕분이에요. 보험사들은 운전자가 실제로 어떻게 운전하는지, 안 좋은 운전 습관은 없는지 같은 정보를 알기 힘들지만 전기차를 만들고 파는 회사들은 이걸 알 수 있게 됐다는 점이 아주 큰 차이죠.
보험 사업의 핵심은 ‘데이터’
보험 사업은 일종의 ‘확률 게임’이에요. 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사고를 당하거나 발생시키면 보상을 해줘야 하지만, 반대로 사고 없이 지낸다면 보험료만 받아서 수익성이 높아지잖아요. 그러니까 ‘사고를 경험할 확률이 낮은 사람’을 많이 가입시킬수록 돈을 더 벌 수 있죠.

이런 사업 구조 때문에 보험사들은 사고 확률이 낮다고 판단되는 가입자에겐 저렴한 보험료를 매기고, 반대로 사고 확률이 높을 것 같으면 비싼 보험료를 받아요. 대체로 20대 운전자가 내야 하는 보험료가 40대 운전자보다 비싸고, 일반 차량에 비해 스포츠카 보험료가 비싼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에요.

그럼 보험사에겐 사고 확률을 예상할 수 있게 해주는 데이터가 매우 중요한 자산이겠죠. 그런데 기존 보험사들은 고객들이 실제로 어떻게 운전을 하는지 알기 어려워요. 지금까지 보험사들이 고객의 나이와 과거 사고 이력, 평균 주행거리 같은 정보를 토대로 사고 확률을 추정하고 보험료를 매겨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예요.

데이터를 구해보자!
최근에는 보험사들도 분석할 데이터가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대표적인 게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정보 분석이에요. 별도의 GPS 장치를 차량에 달아서 시시각각 변하는 자동차 위치를 시간별로 분석하면 평소 주행거리, 주행시간 같은 정보들을 알 수 있죠. 구간별 급가속이나 과속 여부도 어느 정도는 계산해볼 수 있어요.

이런 데이터들을 분석해서 기존 자동차 보험의 사고 확률 계산을 보안한 것이 ‘2세대’로 불리는 사용 기반 보험(UBI, Usage-Based Insurance)이에요. 이런 GPS 분석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어요. 국내에서 많이 사용되는 내비게이션 앱 ‘티맵’의 경우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한 사용자를 대상으로 ‘운전 점수’를 알려주는데요, GPS 정보를 토대로 과속·급가속 또는 급하게 감속한 횟수를 감지해서 매긴 점수죠. 그리고 점수가 높은 사람에겐 일부 보험사에서 보험료를 할인해 주고 있어요. 2세대 자동차보험인 UBI를 적용한 사례예요.
스마트폰 네비게이션 앱의 '내 운전점수' 화면
데이터는 우리가 훨씬 많지
테슬라와 GM 같은 전기차 제조회사들은 보험사들이 겪었던 ‘데이터 부족’ 문제를 훨씬 더 완벽하게 극복할 수 있어요. 보험사들이 절대 알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운전 습관’을 파악하는 기술이 전기차에 적용돼 있기 때문이에요.

전기차에는 주행 보조를 위한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같은 센서들과 인공지능(AI) 시스템이 달려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각종 센서가 앞차와의 거리, 차로 이탈 여부, 신호등 색깔, 주변 차량이나 사람과의 거리 등을 인식하면 AI가 이걸 계산해서 주행을 도와주는 방식이죠.

GPS로는 위치와 시간 정보밖에 수집할 수 없었지만, 센서와 AI는 훨씬 더 정확하고 다양한 정보를 확보하는 거예요. 이 기술은 사실상 자율주행 기술과도 같아서, 완전 자율주행을 위해 기술이 발전할수록 더욱 정교해져요. 전기차는 다양한 전자 장치로 구성되기 때문에 내연기관차보다 이런 시스템을 구성하기에 유리하고요.

센서들이 수집하고 AI가 분석한 데이터들을 보험 개발에 적용하면 사고 확률을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겠죠. 자동차에 첨단 데이터 수집·분석 장치를 달고 다니는 셈이니까요. 평소에 수집된 운전 습관들을 고객이 보험에 가입하거나 갱신할 때 분석해서 보험료를 할인해줄 수도 있고, 오히려 높일 수도 있어요.

보험 판도 바꾸는 ‘습관 분석’
이런 보험은 '운전습관 기반 보험(BBI, Behavior-Based Insurance)'이라고 불러요. UBI에서 더 발전했다는 의미로 ‘3세대’라고도 하죠. 테슬라는 자기 회사 자동차를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이런 보험 상품들을 도입했어요. 주행 보조 기능을 선도적으로 선보였던 테슬라이기에 지금까지 쌓아왔던 막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정밀한 보험 체계를 개발할 수 있었어요. 다른 자동차 회사들도 센서와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도입하고 있는 만큼 이런 움직임은 더 확산할 가능성이 커요.
출처: 손해보험업계
테슬라가 판매 중인 보험은 평균적인 수준보다 안전한 운전 습관을 가졌을 경우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60%까지 보험료를 할인해준다고 해요. 테슬라는 지난 1월 “올해 말까지 미국 고객 10명 중 8명에게 보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을 만큼 보험 사업 확장에 적극적이에요.

GM도 올해 상반기까지 BBI를 내놓을 계획이에요. 저렴한 보험료를 내세워 보험 분야에서 연 60억 달러(약 7조 3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도 정했어요. 이런 시장 움직임 때문에 미국 증권사에서는 “전기차 보급과 자율주행 차량의 증가로 보험업계의 판도가 완전히 바뀔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요.

이러다 고객 다 빼앗기겠어
자동차 회사들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니 보험업계도 가만히 있을 순 없겠죠. 국내 기업들을 포함한 전 세계 보험사들은 AI 업체나 자동차 업체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비슷한 솔루션 개발을 검토하기 시작했어요. 보험사가 직접 기술 개발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안전하게 운전하는 사람들이 훨씬 저렴한 보험료를 내는 날이 곧 올까요? 그렇게 되면 안전 운전하는 분들이 더 많아질 것 같기도 한데요, 하루빨리 기술이 우리를 더 안전하게 만들어 줄 (보험료도 좀 싸지는) 그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 3줄 요약 ★
① 전기차는 자동차 보험에 가입할 때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보통 더 높은 보험료를 내야함. 차량과 부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고, 정비 인력도 아직 부족해서 고장시 수리비가 많이 나오기 때문.

② 테슬라, GM 등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오히려 이런 현상을 기회로 활용해 직접 저렴한 전기차 보험을 판매하고 나섰음. 전기차에 적용된 첨단 센서와 인공지능(AI) 장비로 '운전 습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서 가능한 전략.

③ 전기차의 데이터를 분석해 개발한 '운전습관 기반 보험(BBI)'은 보험업계의 판도를 바꿔놓을 만한 상품으로 평가받고 있음. 기존 보험업계에서도 BBI 개발을 검토하는 등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

하늘길 더 열려요...이번엔 하와이
그저께(3일)부터 아시아나항공이 인천~하와이 노선 운항을 재개했어요.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 확산 직후 중단된 지 25개월 만이에요. 정부가 지난 달 21일부터 해외입국자의 자가격리 의무를 면제해준 이후 여러 항공 노선이 다시 운항하기 시작했는데요, 필리핀이나 베트남 같은 동남아시아 노선이 대부분이었어요. 중·장거리 노선의 운항 재개는 자가격리 의무 면제 이후 처음이에요.

국내 기업들 실적 역대 최고였대요
지난해 국내 최대 증권 시장인 코스피에 상장한 기업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어요. 코로나19 영향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늘었고, 수출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에요. 특히 반도체, 전기·전자, 철강·금속, 화학 같은 제조업 회사들이 아주 좋은 실적을 냈다고 해요. 코스피에 상장된 기업 595곳의 지난해 매출액은 재작년 대비 19.82% 늘어났어요. 영업이익은 73.59%, 순이익은 160.56% 증가했어요.

아마존에 첫 노동조합 생겼어요
노동조합이 없는 경영을 28년째 이어왔던 세계 최대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에 사상 첫 노조가 탄생했어요. 지난 1일 미국 뉴욕시에 있는 아마존 물류센터에서 노조 설립 투표가 진행됐고, 더 많은 찬성표가 나와 가결됐어요. 노조 설립은 정부 기관의 승인을 추가로 받아야 하지만 큰 문제없이 통과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요. 또 다른 뉴욕 물류 센터도 노조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아마존의 미국 내 고용 인력이 150만 명에 달하는 만큼 미국 사회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요. 실제로 미국에선 거대 기업을 중심으로 노조 설립 바람이 불고 있어요. 작년 12월에는 스타벅스에서 50년 만에 첫 노조가 탄생하기도 했어요.

참혹한 학살에...국제사회, 러시아 맹비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수백 명을 학살하는 등 전쟁범죄를 저지른 증거와 정황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이 한 달 넘게 점령했던 소도시 '부차'에서는 한 공동묘지에 집단 매장된 민간인 시신 280구가 발견됐습니다. 시신 중 상당 수는 결박된 채 처형당한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국제연합(UN)은 책임 규명을 위해 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고,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들은 일제히 분노하며 러시아에 추가적인 경제 제재를 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미국은 러시아와 무역을 계속하는 일부 국가에 대해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을 가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고 합니다.
*세컨더리 보이콧이 뭐야?
러시아를 성토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계속 커지고 있어요. 러시아에 대한 제재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 주요국은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 2차 제재)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보이콧(Boycott)은 조직적인 거부 운동이나 제재를 의미해요. 비도덕적인 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매운동도 보이콧이라고 부르죠.

세컨더리 보이콧은 이보다 한 단계 높은 거부 운동인데요. 보이콧이 ‘나 쟤랑 안 놀아’라면, 세컨더리 보이콧은 ‘나 이제부턴 쟤랑 노는 사람하고도 안 놀아’라고 선언하는 거예요. 불매운동 대상과 거래한 제3자에 대해서도 불매운동을 하겠다는 거죠.

보이콧이라는 용어는 국가 간에도 사용돼요. 최근 사태에 적용해볼까요? 미국과 유럽 주요국은 지금까지는 러시아 정부와 기업들만 직접적으로 제재했어요. 러시아 기업과 자국 기업의 거래를 금지하거나, 러시아 정부와 기업들이 미국 은행에 맡겨둔 돈을 찾아가지 못하게 하는 식이죠. 러시아에 대한 1차 제재(보이콧)였어요.

그런데 만약 러시아를 대상으로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을 하겠다고 밝히면 러시아 정부나 기업과 거래하는 다른 나라의 정부, 기업, 금융기관까지도 모두 제재 대상에 올리겠다고 엄포를 놓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국제 사회에서 국가 간에 제재를 선언하는 경우나, 한 나라의 정부가 자국 내 기업에게 제재를 가하는 경우엔 '보이콧' 대신 '제재'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인 'Sanction'을 사용하기도 해요. 우리에겐 익숙하지 않지만 외국에선 많이 사용되는 단어죠. 그래서 2차 제재는 'Secondary sanction'으로 표현할 수도 있어요.

미국은 지난 2010년 이란에 대해 세컨더리 보이콧을 한 적이 있어요. 당시 이란은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았는데요. 미국은 이란으로부터 원유를 수입하는 나라와 기업들까지 제재하겠다고 선언했어요. 이 조치는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절반가량 감소시킬 정도로 강력했고, 결국 이란은 핵무기를 포기하겠다고 미국 등 주요국과 2015년에 합의했어요.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 역시 중국 정부의 정보수집 활동에 이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지난 2020년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대상이 됐어요. 이후 화웨이는 매출이 30% 정도 감소하는 등 몰락했다는 평가를 받았어요. 당시 국내 업체인 LG유플러스가 화웨이의 장비를 사용하려다 미국 정부로부터 공개적인 경고를 받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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