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디스플레이 폰트(a.k..a. 뚱붓) 제작기, 알맞은 폰트를 고르는 방법, 이달의 급상승 폰트 등!

☁️ 조금만 더!
코로나가 다시 극성이네요.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팬데믹을 겪으며 나름 잘 적응해왔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재유행하는 코로나 소식을 접하니 살짝 힘이 빠지기도 해요. 그치만 <총, 균, 쇠>를 보면 결국 바이러스는 숙주와의 공존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하죠? 감기처럼 결국 코로나도 같이 가야할 대상이라면, 이참에 확실하게 서열 정리를 하자구요! 조금만 더 힘을 내서 코로나를 이겨내는 의지의 한국인, 아니 의지의 인류가 되어 봅시다! 

P.S. 지난 번 구름레터에서 평양냉면 추천을 받고 포스코 사거리의 '능라도'라는 평양냉면집을 다녀왔어요. 장충동 평양면옥과 종로 우래옥의 중간쯤 되는 맛인데 괜찮더라고요. 같이 먹은 녹두지짐이도 굳👍
😵 작전명: 시선강탈! 혜은PD의 디스플레이 폰트 제작기 #1

2021. 5. 13. (목) ☀️
새로운 디스플레이 폰트 제작 회의
안녕하세요, 산돌 상품 기획팀의 혜은PD입니다. 처음 인사드리네요🙌 오늘은 새로운 폰트 작업의 시작을 알리는 회의가 있는 날입니다. 이번 작업은 이미 시안이 나와 있는 폰트예요. 바로 Sandoll 그레타산스를 만든 산돌 한글 연구소 위예진 팀장님의 기획안이죠.

예진 팀장님은 일본 여행에서 라멘집 간판과 제등의 글자를 보고 개성이 강한 붓글씨가 있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더랍니다. 서예는 동아시아 공통의 문화지만 나라별로 서법에 차이가 있어요. 산돌은 배민 을지로체, Sandoll 광화문 같은 다양한 한글 붓글씨 베이스의 폰트를 만들어 왔는데요. 이번 디스플레이 폰트를 통해 동아시아권의 붓글씨로 시각화의 영역을 확장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부 자소에는 북한 서예의 특징까지도 넣었어요)

한중일 다양한 서체를 제작해 온 능력자 예진 팀장님의 미감이 담긴 폰트, 잘 파생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이 디스플레이 폰트의 파생과 영문, 특수문자 제작을 맡게 되었고요. 가제는 '뚱붓'12월 무사 출시가 목표입니다!

▲ 을지로의 간판, 제등에 쓰인 글자, 신주쿠의 요세문자
2021. 5. 14. (금) ☁️
예진 팀장님의 휴직 D-15
사실 예진 팀장님은 6월부터 휴직을 앞두고 있어요. 원래 계획은 남은 15일 동안 최대한 많은 글자를 그리고 피드백을 받아 수정 시안을 완성하는 것이었으나, 현재 이를 이루는 건 요원해보입니다. 산돌구름의 운영 업무와 제작을 겸하다보니 일주일 중 이 디스플레이 폰트에 집중한 시간은 딱 6시간..😭 앞으로 15일간 두 번의 피드백을 들을 기회가 남아있습니다. 상태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보여주고 의견을 듣는 것. 그것이 시작 단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기에 힘을 내야겠죠..!

▲ 위예진 디자이너의 제작 시안(2018.8.28.)
2021. 5. 18. (화) ☁️
드디어 첫 번째 피드백!
획의 대비가 없는 고딕이나 단단한 펜을 쓰기 도구로 사용한 경우, 폰트에서 쓰기의 흔적은 아주아주 미미한 형태로 남아있습니다. 이번 디스플레이 폰트처럼 붓의 필기감이 뚜렷한 폰트를 그리는 것은 처음이었어요. 덕분에 많은 피드백이 나올 수밖에 없었죠. 우선 예진 팀장님은 가상의 붓의 형태를 가정하고, 점획의 형태를 그려나가면 좋겠다는 피드백을 주셨습니다. 마치 포토샵에서 브러쉬를 선택하는 것처럼요.

▲ 포토샵 브러쉬 선택 화면과 가상의 붓의 형태
그리고 저는 이 디스플레이 폰트에 표현된 세리프의 형태를 '고양이발'이라고 명명했는데요. 고양이발은 시안 A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예진 팀장님이 제작한 시안 A, B, C 중 동글동글한 양감이 잘 살아있는 시안 A가 마음에 들었거든요. 동료들도 몽글몽글한 A의 인상을 좋아해준 덕분에 파생할 시안을 선택하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 시안 A, B, C 비교
하지만 시안 A를 다듬는 과정에서 세리프의 형태가 너무 데포르메 된 고양이발처럼 변해버린거예요. 붓글씨를 베이스로 하는 폰트인데 세리프의 요철이 너무 인위적인 형태로 작도된거죠. 실제로 붓으로 만든 획은 외곽에 변화가 많거든요. 예진 팀장님은 이런 부분들을 조금 자연스럽게 다듬었으면 좋겠다는 피드백도 주셨어요. 그렇게 하면 시선이 주르륵 흘러내리지 않고 머물도록 잡아줄 거라는 말과 함께요.

▲ 고양이발 수정 피드백 전과 후
그 외에도 이런 피드백들을 받았어요.

① 세로모임 시작부의 형태가 눈에 잘 들어올 수 있도록 좀 더 뾰족하게 찍어줄 것
② 꽉 찬 네모꼴을 유지하되 살짝 직사각형 비율임을 기억할 것
③ '쓰기' 때문에 생긴 기울기를 글자 전체에서 통일되게 유지할 것
④ 상체의 비율이 지나치게 크면 전체적인 균형감을 망치니 하체로 내려올 수록 무게감이 있게 할 것
⑤ 복잡한 글자 안의 흰 속공간을 제도정리해 명료하게 보이도록 조정할 것
⑥ 바깥은 두껍게, 안으로 갈 수록 얇게, 같은 층위에 있는 획끼리는 두께를 동일하게 맞춰줄 것

▲ 기울기, 비율 등의 피드백 전과 후

▲ 속공간 피드백 전과 후
피드백을 한참 정리하고 나니 어느덧 밖이 어둑어둑하네요. 마지막 피드백 전까지 최대한 많은 부분을 다듬어놔야할텐데..😵‍💫 과연 저는 12월 출시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요?!
☁️ 8월 20일 구름레터에서 다음 화를 기대해주세요!
🤦🏻 알맞은 폰트 선택하는 방법 #1

웹(Web)의 95%는 문자다
디자이너는 문자를 타이포그래피로 변환해 정보가 '효과적'으로 전달되도록 합니다. 이 과정에서 딱 맞는 폰트를 고르는 것은 상당한 센스와 문제해결능력을 필요로 하죠. 그만큼 폰트를 적재적소에 '잘' 사용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지난 '해피 뉴 브랜딩 시리즈'에 이어, 이번엔 타입투게더의 공동 창업자인  베로니카 뷰리언(Veronika Burian)과 호세 스카글리오네(José Scaglione)가 알맞은 폰트를 고르는 방법에 대해 설명합니다. 라틴 폰트를 기본으로 하는 설명이지만 한글 폰트에도 접목할 부분이 있으니 잘 들어보세요😁
✔︎ 크기가 중요한가요, 길이가 중요한가요?
가장 먼저 고려할 것은 폰트의 구조와 콘텐츠의 관계입니다. 긴 글을 작은 크기로 사용할지, 짧은 글을 큼지막하게 사용할지에 따라 본문용 폰트와 제목용 폰트를 가려서 사용해야 하죠.

속공간이 크고, 획의 맺음 부분이 열려 있으며, 독특한 모양을 가진 폰트는 가독성이 좋아 본문용 폰트로 적합합니다. 라틴으로 치면 올드 스타일(Old style)의 숫자와 대소문자의 차이가 분명한 폰트를, 한글로 치면 세리프(부리)가 있고 받침 아래로 약간의 리듬이 느껴지는 폰트를 사용하면 문장이 조화로워 보일거예요.

반면 제목용 폰트는 많은 글자를 한 줄에 실어야 하기 때문에 압착된 모양이 많아요. 특히 내용이 긴 제목에서는 깃발처럼 펄럭이는 인상을 피해야 하기 때문에 라틴으로 치면 글자들의 크기가 대소문자를 막론하고 일정한 편이고, 한글로 치면 꽉 찬 네모꼴의 폰트가 자주 사용됩니다. 본문인지 제목인지 어느 위치에서, 어떻게 사용될지를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좀 더 쉽게 답을 알 수 있거예요.

▲ 적절한 제목용 폰트와 본문용 폰트를 사용한 예시
✔︎ 몇 가지 폰트를 쓸 생각인가요?
마트에 장을 보러 갈 때, 장바구니 리스트를 적어 가곤 하죠? 폰트의 과용을 막기 위해, 작업에 꼭 필요한 폰트의 수를 미리 생각해두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아요. 그리고 당연하게도 사용하는 폰트의 종류는 적으면 적을수록 좋습니다.

디자인 작업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에 콘텐츠의 다양한 요소를 온전히 나타내기 위해서는 적절한 수량 안에서 타이포그래피를 적용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 너무 많은 폰트를 사용해서 정신 없는 포스터
✔︎ 독서용인가요, 참고용인가요?
글을 읽는 목적 또한 중요한 요소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소설책을 읽을 때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꾸준히 읽지만, 사전과 같은 참고도서를 읽을 때에는 필요한 부분만을 빠르게 찾아 읽죠. 그렇다면 당연히 책의 종류에 따라 폰트 사용 또한 달라지겠죠?

소설책과 같은 쓰임의 경우, 읽을 때 피로를 덜 수 있도록 전반적으로 여유가 있는 세리프(부리) 계열의 폰트를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낮은 획대비를 가진 폰트라면 더욱 좋겠죠. 반대로 참고도서와 같은 목적으로 사용할 때에는 오랜 시간 집중해서 보지 않기 때문에, 한 지면에 많은 내용을 담을 수 있도록 압축된 형태의 폰트가 필요합니다. 인쇄 공간 절약을 위해서도 말이죠.

▲ 이탤릭, 볼드, 작은 대문자 등 여러 요소를 사용해 결을 구분한 사전의 본문
✔︎ 발음기호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폰트를 골랐나요?
비욘세(Beyoncé)와 같이 발음 기호를 포함한 텍스트를 만들 때 확인해야 할 것은, 필요한 글자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지예요. 실제로 작업을 하다보면 외국 이름이나 장소의 몇몇 악센트 또는 작은 대문자(small caps)등을 표현할 폰트가 없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 경우가 많아요.

한글 폰트도 예외는 아니죠. 2,000자 남짓의 폰트인지, 11,172자를 모두 담고 있는 폰트인지 꼭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11,172자로 만들어진 폰트가 아니라면 ‘똠얌꿍’이나 ‘이와이 슌지’ 같은 단어가 제대로 타이핑되지 않을 수 있어요. 따라서 작업 시작 전, 폰트에 대한 정보를 가능한 많이 알고 있는 게 중요합니다. 작업 전에 각 폰트회사에 해당 글자가 폰트 파일에 포함되어 있는지를 확인하거나, 미리쓰기를 이용해 테스트해보세요.

▲ 지원하지 않는 글자가 있어 '빈상자(tofu)'로 표현된 글립
✔︎ 책, 신문, 스크린의 차이를 기억하세요
폰트가 구현되는 매체도 중요합니다. 대개 매일같이 폰트에 노출되고 훈련된 디자이너들은 폰트의 구조를 보고 언제, 어떤 크기로 사용해야 할지 감을 잡습니다. Maiola나 Sabon 같은 도서용 폰트 패밀리의 세부 디테일을 보면, 그 섬세한 모양을 망치지 않기 위해 고화질 인쇄와 넉넉한 지면이 필요하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죠.

반면 신문이나 스크린용으로 개발된 폰트는 딱딱한 인상에 세련된 느낌이 부족해 보일 수 있습니다. Georgia나 Abril Text 같은 폰트는 저 해상도 렌더링이나 작은 크기로 인쇄했을 때 훨씬 적합하죠. 만약 Bodoni 같은 폰트를 거친 종이에 인쇄했다고 생각해 보세요. Bodoni의 매우 가는 획들은 거친 종이의 질감에 모두 망가져버리고 말 거예요. 판단이 잘 서지 않을 때에는 인쇄해서 직접 비교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 고해상도 인쇄에 효과적인 폰트(좌)와 저해상도 인쇄에 효과적인 폰트(우)
☁️ 8월 20일 구름레터에서 2부가 계속됩니다.
📈 누가누가 많이 쓰였나? 이달의 급상승 폰트

새로 출시된 폰트는 못참지😙
7월에는 좋은글씨의 'GF손편지'와 타입세트컴퍼니의 'TSC스카이블루'가 각각 53.3%p, 34.0%p 상승했어요. 엄청난 상승폭이죠? 뒤를 잇는 'Log동그랑땡', 'Rix애니멀'까지 모두 최근에 출시된 폰트들이네요. 아무래도 새로 나온 폰트들은 다들 한 번씩 활성화해서 사용해보시니까 이렇게 순위 상승포인트가 큰 것 같아요👏👏👏

새로 차트에 진입한 프로덕션타입의 'Proto Slab Condensed'와 아픽의 'TianNiuGB'도 주목해주세요. Proto Slab Condensed는 얇은 웨이트에서 굉장히 정돈되어 있으면서도 청량한 미감을 보여주거든요. 슬랩 세리프(Slab serif) 폰트다 보니 우아한 분위기도 슬며시 풍기고요. 아픽의 TianNiuGB는 중국의 간체를 지원하는 귀여운 인상의 한자 폰트예요. 중국 고객을 대상으로 한 제품이나 콘텐츠를 만드는 분들이라면 '다른 사람들은 이런 스타일을 많이 썼구나~' 하고 참고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 따끈따끈, 새로 나왔어요
산돌구름 셀렉# - 독립출판 에디션
요즘 사이드 프로젝트 많이 하시죠? 독립출판 에디션은 사이드 프로젝트 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은 셀렉샵 에디션이에요. 길게 쓸 것 없이 5,900원에 한달 바짝 작업하고 나만의 프로젝트를 완성하는거죠!
신규폰트 - Sandoll CompSans
산돌에서 작년에 출시했던 'Sandoll CompSerif'의 업데이트와 함께 산세리프 버전인 'Sandoll CompSans'를 출시했습니다. 라틴 전용 폰트라 한글과 같이 쓰기 위해선 다른 폰트와 섞어써야 하는데요. 베리어블 기능을 이용하면 어떤 고딕 폰트와도 찰떡같은 페어링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신규폰트 - TSC나의정원
타입세트컴퍼니 폰트 사용하시는 분들은 요즘 행복하시겠어요😍 요즘 신규 폰트가 쏟아져 나오고 있거든요. 새로 출시된 'TSC나의정원'은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손글씨 폰트입니다. 살짝 고풍스러운 느낌도 나는 것 같아요. 11,172자를 지원해서 모바일에서 쓰기도 좋겠네요.
브이로그 - 폰트회사 마케터의 하루
다들 산돌구름 유튜브에 직장인 브이로그 올라오고 있는 거 알고 계세요? 벌써 두 편 째 업로드 됐어요!! 앞으로도 폰트 디자이너, 마케터, 인사담당자 등 다양한 직군의 산돌 직원들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줄 예정이니 다들 보러오세요~🥰
신규 이벤트 - 무료 템플릿&목업 드려요 
산돌구름의 무료폰트 서비스가 전면 리뉴얼 되었어요. 국내 최대 수량인 2천 여 종의 무료폰트를 회원가입 없이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요. 매월 업데이트 되는 산돌구름 전용 무료폰트도 생겼답니다. 지금 리뉴얼 기념으로 무료 PPT템플릿과 목업도 나눠드리고 있으니 어서 다운받으세요 🎁
☁️ 7월의 산돌구름 소식
7월 5일 월요일
산돌구름 셀렉# <독립출판-편집 에디션> 출시
7월 7일 수요일
산돌에서 신규폰트 <Sandoll CompSans> 출시
산돌에서 <Sandoll CompSerif> 업데이트
7월 12일 월요일
티랩에서 <Tlab돋움>, <Tlab돋움02>, <Tlab돋움Con>, <Tlab돋움Con02>, <Tlab와이드> 업데이트
7월 15일 목요일
타입세트컴퍼니에서 신규폰트 <나의정원> 출시
7월 20일 화요일
산돌구름 셀렉# <호러 에디션> 출시
7월 23일 금요일
타이포디자인연구소에서 신규폰트 <블랙스톤> 출시
7월 28일 수요일
티포텍에서 신규폰트 <History> 출시
7월 29일 목요일
산돌구름 셀렉# <버드플라이 에디션> 출시
잠깐! 알려드릴 게 있어요!
구름레터 중요메일 등록하기
구름레터가 스팸함에 빠지지 않도록 hello@sandoll.co.kr을 주소록에 추가해주세요. VIP나 중요메일로 설정하셔도 돼요.
산돌구름 카톡 친구 추가하기
지금 카카오톡 채널에서 '산돌구름'을 검색해보세요. 친구 추가하시면 라이선스 만료 알림은 물론 각종 소식과 이벤트를 카톡으로 받아볼 수 있어요!
오늘 구름레터는 어떠셨나요?

주식회사 산돌 | 1688-4001 | hello@sandoll.co.kr
Copyright © 산돌구름. All rights reserved. 서울특별시 성동구 아차산로17길 49 성수생각공장 6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