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친구들, 즐거운 한 주 보내고 계십니까?

댕기자는 지난 주 뜨거운 주말을 보내고 왔습니당. 많이 더웠냐굽쇼? 물론 덥기도 더웠지만, 사막에 단비와 같은 인간 친구들의 사랑을 확인하는 주말을 보냈기 때문입니닷. 지난 애피레터에서 예고해드렸듯, 초복인 토요일 용산역 광장에서는 ‘개 식용 종식 촉구 국민 대집회’가 열렸는뎁쇼. 새하얀 티셔츠를 맞춰 입은 400여 명의 친구들이 한 마음으로 개를 먹지 말고 사랑하자고 외쳤습니당.

집회를 마치고서는 모두 함께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전쟁기념관까지 행진을 했습니닷. 도로 한 차선을 차지하고 걸었으니, 일반 시민분들은 짜증이 날법도 했을텐데 웬걸요. 자동차 문을 열고 손을 흔들거나 인근 건물에서 댕댕이들과 함께 응원👋을 보내주셨습죠.

집회 하면 개성 넘치는 손팻말과 깃발 보는 재미 아니겠슴까. 손수 적은 손팻말들 특히 아름다웠습니당. 더운날 동물들을 위해 함께 해 준 친구들 모두 감동이었다개! (づ￣ 3￣)づ

이날 저녁 동물권행동 카라는 ‘그만먹개 2022 캠페인’으로 초단편영화를 공개했는뎁쇼. 9분30초의 짧은 영화가 다시 한번 댕기자의 마음을 울렸습죠. 대사 한 토막 소개하며 오늘 레터를 시작합니당.(🍿’미트 소믈리에’ 영화 감상)

  “한번은 식용견이라고 해서 먹어봤거든요. 푸들이었어요. 주인하고 행복한 삶을 살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주인이 차에서 길에 내려놓는 게 보였어요. 보호소에 보내졌고

  어쩌다가 개농장으로 가게 됐는데 추운 철장에서 한겨울을 지내다가 도살장으로 갔죠.

  그 불쌍한 고기엔 그리움과 추억의 향기가 가득했어요. 주인을 너무나 사랑했던....”

복어는 통통한 몸매🐟에 지느러미가 작아 유선형과는 거리가 멀어. 위협에 닥쳤을 때 잽싸게 달아나는 건 애초 힘들지. 그렇다면 차선책은 포식자가 삼키기 어렵게 만드는 거야. 몸을 부풀리는 건 복어와 몇몇 물고기가 고안한 방어책.

물속에서는 무얼 쥐고 뜯어먹는 게 불가능해. 그래서 대개 꿀꺽 삼키지. 최선의 저항수단은 상대의 입보다 몸을 크게 만드는 거야. 참고로 포식자인 큰입배스가 사는 저수지의 붕어는 그렇지 않은 곳의 붕어보다 등이 높은 체형으로 바뀌어. 삼켜지는 걸 막으려고.

그렇다면 복어는 어떻게 몸을 부풀릴까. 숨을 크게 들이쉰다, 포식자가 갈 때까지 숨을 멈춘다? 복어에게도 부레가 있지만 크기는 얼마 안 돼. 물속에서 공기를 마실 수도 없지. 실제로 복어는 바닷물을 마셔서 몸을 부풀려.

배를 부풀리는 복어의 독특한 생태는 진작부터 알려졌어. 정약전이 1814년 발간한 ‘자산어보’에도 복어를 이렇게 설명하지. “놀라거나 화가 나면 배가 부풀어 오르고 이빨을 바득바득 가는 소리가 난다.” 그렇지만 어떻게 배를 부풀리는지 밝혀진 건 1994년이야.

미국 하버드대 동물학자 엘리자베스 브레이너드(현 브라운대 교수)가 가시복이 몸을 부풀리는 해부학적 구조를 분석한 논문이 ‘형태학 저널’에 실렸어. 놀란 복어는 입을 크게 벌리고 물을 10~15차례에 걸쳐 꿀꺽꿀꺽 삼키는데 15초 동안 체중을 3배로 늘린다는 거야.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하냐고? 브레이너드 교수가 발견한 건 이거야. 탄력성이 아주 뛰어나 쉽게 팽창하는 위, 거기다 복막이 아코디언처럼 차곡차곡 접혀 있고 복강이 배와 등에 크게 자리 잡고 있어 위장이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를 공간이 마련돼 있어(그림 참조).

위만 팽창한다고 되지 않아. 피부도 늘어나야지. 복어의 피부는 콜라겐 섬유로 되어 있는데 물결 모양으로 접혀 있다가 몸이 부풀면서 40%까지 쉽게 늘어나. 게다가 힘을 받으면 뻣뻣해져 형태를 유지하고 단단한 가시를 펼쳐 몸 전체가 가시 공처럼 바뀌어.

몸을 부풀릴 때는 순식간이지만 물을 빼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려. 급하지 않으니까.(🐶댕: 그 사이 방귀가 나오면 어떡해요! 바람 빠진 풍선 꼴?!) 아, 그 질문이 나올 줄 알았어. 부풀린 상태에서는 당연히 방귀를 뀌거나 트림을 할 순 없어. 방귀가 문제가 아니라 기껏 몸을 부풀렸는데 물이 새어나가면 곤란🙃😝하잖아.

먹고 싸는 것도 물어봤지. 위를 물통으로 쓰면 소화를 어떻게 할까. 브레이너드 교수는 복어 위는 소화 기능을 상실했다고 밝혔어. 바닷물이 알칼리성이어서 산성 위액을 중화할 테니 기능을 유지하기도 힘들 거야. 어쨌든 위 대신 창자에서 강력한 소화 기능을 발휘해.

잡아 올린 복어도 배를 부풀리는데 어찌된 일이냐고? 좋은 관찰이야. 맞아, 물 밖에선 공기를 삼켜 몸을 부풀려. 그런데 이렇게 몸을 부풀리는 게 복어한테는 에너지가 많은 드는 행동이래. 개념 있는 다이버는 복어를 일부러 부풀리게 하지 않고 멀찍이서 관찰하거나 사진 찍는대.

그런데 복어의 최종 방어무기는 몸 부풀리기가 아니라 테트로도톡신이란 독이지. 청산가리보다 수십 배 강한 신경독이어서 사람이 죽을 수도 있어. 여기서 마무리 퀴즈. 양식한 복어에게도 독이 있을까? 오늘도 퀴즈를 한 번 가보자고! 정답은 애피레터 맨 끝에 있어.

🐶댕기자: 맹독성 헐크, 복어의 변신 기술 댕기자도 쫌 부러운뎁쇼.

⚠️바로고침: 지난주 애피레터에서 댕기자가 선배님의 말씀을 잘 못 전한 부분이 있습니닷. 뱀이 ‘입에 남은 맹독을 삼키면 위궤양을 앓을 수 있다’를 뱀이 ‘독을 삼켰는데 위궤양을 앓고 있다면 혈관 속에 독이 스며들 수도 있다’로 고칩니다. 뱀독은 일종의 유독한 침으로, 아무리 독하더라도 혈관에 주입되지 않으면 효가가 없다고 합니당. 친구들 참고해주십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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