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는 어떻게 동물 수혈을 해결하고 있을까요? 미국과 캐나다, 영국 등 여러 나라에서는 공혈동물 뿐 아니라, ‘헌혈견’ 제도를 통해 반려동물 혈액을 공급받고 있습니다. 이 제도는 자발적으로 헌혈에 참여하는 반려인과 반려동물들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헌혈에 참여한 동물에게는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예방접종 같은 혜택도 제공됩니다.

영국의 경우에는 ‘Pet Blood Bank’라는 동물 혈액은행이 있고, 이곳의 헌혈견들은 수혈 혈액의 약 60%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헌혈을 마친 동물들에게는 빨간색 스카프를 선물로 주기도 해요. 폴란드도 반려동물 헌혈센터를 통해 자발적 헌혈을 장려하고 있으며, 채혈 기준도 매우 엄격하게 관리됩니다. 미국에서는 공혈견을 운영하더라도 1년 반 이후에는 입양을 연계해 동물들이 평범한 반려견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 두었답니다.

우리나라도 반려동물 헌혈이 활성화된다면 공혈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겠지만, 현실은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체중 문제로 헌혈이 가능한 건 일반적으로 대형견인데, 국내 가정에선 주로 소형견을 키우고 있습니다. 동물병원 입장에서도 헌혈을 위해 많은 시간과 인력을 들이기보다는 혈액을 구매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겠지요. 그 결과, 현재 대부분의 수혈용 혈액은 여전히 공혈동물에게서 공급받고 있습니다.

고양이의 경우 헌혈은 훨씬 더 까다로운 일입니다. 사람과의 접촉에 예민하고 낯선 환경에 쉽게 스트레스를 받는 고양이의 특성상 자발적인 헌혈 참여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따라서 현재 고양이 혈액 역시 대부분 공혈묘에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려견 헌혈만큼이나 반려묘의 혈액 수급 문제에도 사회의 관심이 꼭 필요한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