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희곡 <밑바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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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의 상징적인 붉은 벽돌 건물, 아르코예술극장! 이 극장에서 러시아의 고전 연극이 곧 무대에 오른대요. 유령이가 플로터 여러분을 위한 특별 할인가도 준비했다는데!
👻 : 이번엔 희곡도 읽고 직접 연극까지 보러 갈 수 있는 패키지까지 준비되어 있다구령!

▲ 연극 <밑바닥에서>
거 같은 처지끼리 싸우지 맙시다! 😬
좁고 지저분한 러시아의 한 합숙 여관. 이곳에는 하루하루 의미 없이 살고 있는 알코올 중독 배우부터 몰락한 남작, 사기꾼 도박사, 바람둥이 도둑, 순진한 창녀, 죽음을 앞둔 여자까지 다양한 상황에 처한 부랑자들이 뒤엉켜 지내고 있어요. 이 비좁은 여관 속 사람들은 다들 비슷한 처지임에도 서로를 헐뜯기 바빠 마치 지옥을 연상케 하는데요, 이들은 그 속에서 너 나 할 것 없이 자신의 말을 퍼붓고, 다른 사람의 사정에는 눈곱만큼의 관심도 보이지 않는다고. (👻: 한 지붕 아래 모여 살고 있는데도 소통이 전혀 되지 않는 거네령!)

하루 하루가 살얼음판 같았던 이곳에, 어느 날 불현듯 정체를 알 수 없는 노인, 루카가 등장해요. 그는 오랜 삶의 경험에서 비롯한 지혜예리한 통찰력을 갖춘 노인으로, 단번에 투숙객 각각의 특징을 파악해내죠. 이후 루카는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용기를 불어넣으며 더 나은 삶이 있을 거라는 위로를 건네요. 

루카와의 대화는 여관의 부랑자들에게 실날같은 희망을 안겨줬지만, 이는 사실 선의의 거짓말에서 비롯된 헛된 희망일 뿐이었죠. 이 때문에 여관 내에서는 곧 폭풍같은 혼란이 불어닥쳐요. 그 중 가장 큰 혼란은, 여관에 투숙하던 바람둥이 도둑 루카의 거짓된 조언에 힘입어 자신의 원래 연인이었던 여관 주인을 두고 그녀의 여동생에게 더 나은 삶을 위해 떠나자고 제안한 것! 이 사건이 일어난 후 자신의 연인이 여동생을 좋아하고 있었다는 것을 사실을 알아챈 여관 주인은 앙심을 품고 자신의 여동생을 해코지하게 돼요. 이렇게 이들이 씨름하며 여관을 뒤집어 엎는 사이 루카는 홀연히 사라져버리고, 희망의 상징이었던 그가 떠나자 여관에 남은 사람들은 다시 절망에 빠지게 된다는데.
 
👻: 밑바닥에 있는 삶의 처절함이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데령? 그래서 희곡의 이름이 <밑바닥에서>인 건가령?

▲ 막심 고리키(왼쪽), 출처: Wikimedia Commons
고리키, 러시아 문학계를 이끌다 💡
이렇게 작품을 통해 다양한 밑바닥 인생들을 다룬 사람은 바로 러시아의 작가 '알렉세이 페시코프'! 페시코프는 독특하게도 러시아어로 '최고의 고통'을 뜻하는 '막심 고리키'라는 예명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간 작가예요. 이 의미에서 알 수 있듯, 그의 젊은 시절은 아주 가난하고 외로웠죠. 1868년 태어나 불행하게도 아주 어린 나이에 부모를 여읜 고리키는 열한 살의 나이에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자신의 생계를 스스로 책임져야만 했다고. 
 
어린 시절부터 삶의 무게를 견뎌내야만 했던 그는 구둣방 수선공부터 어부, 철도원 보조까지 다양한 직업을 전전했어요. 하지만 그도 계속 불행하기만 하란 법은 없었던 걸까요? 고리키는 운 좋게도 한 주방의 심부름꾼으로 일하던 시절, 같은 주방에 근무하던 요리사로부터 글을 읽고 쓰는 법을 배워요. 이렇게 문학 교육을 받은 고리키는 1892년 막심 고리키라는 필명으로 첫 단편소설을 발표하게 되는데요, 그의 불행했던 젊은 시절이 오히려 좋은 글을 쓰기 위한 자양분이 되었던 것인지 그는 바로 문단의 호평을 받게 되죠. 그의 작품들엔 그의 삶과 그 안에서 품었던 그의 고민들이 잘 녹아들어 있어 독자들의 마음에 울림을 주었거든요.

▲ 연극 <밑바닥에서>
이처럼 자신의 삶을 녹여낸 작품들로 유명해진 고리키는 이후 <이제르길 노파> 등 다수의 소설을 발표하며 러시아 문학의 대표 주자로 평가받죠. 이렇듯 문학계에서 입지를 쌓은 고리키는 모스크바 예술극장의 고정작가로 임명되기도 하는데요, 그때 무대에 올린 희곡이 바로 오늘 레터에서 소개해드리는 작품 <밑바닥에서>! 이 작품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누구든지 ‘밑바닥에서도 과연 제대로 된 삶이란 게 있는 걸까?’, ‘도대체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도 영혼이란 걸 갖고 살긴 하는 걸까?’ 라는 고민을 하게 만들어요. 또한 다양한 캐릭터가 겪는 각각의 밑바닥 인생을 세밀하게 묘사함으로써 관객으로 하여금 작품과 인생을 마치 제목처럼 '밑바닥에서' 사유하게 만든다고. 

고리키는 극 중 밑바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바람을 마냥 허망하게만 표현한 것은 아니었어요. 영웅과 기적을 기다리는 그들의 희망은 보다 나은 삶을 위한 그들의 열망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죠. 이렇게 고리키는 등장인물들의 다소 혼란스러운 말 속에서도 삶의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단서를 제시한다고. 

👻: 과연 20세기 러시아 문학의 기초를 다진 대문호답네령! 

▲ 아르코예술극장 외관, 출처: 아르코예술극장 홈페이지
이번 연극, 뭐가 다른 건데? 🎭
사실, 막심 고리키의 희곡 <밑바닥에서>는 80년이 넘는 세월동안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상연되어 왔고, 우리나라에서도 꾸준히 무대에 올랐죠. 아마 공연에 관심이 많으신 플로터들이라면 대학로와 예술의전당에서 심심치 않게 공연 포스터를 본 적이 있으실 거예요. 이런 연극 <밑바닥에서>가 다가오는 9월 초, 극단 '백수광부'에 의해 조금은 특별한 방식으로 돌아온다는데요! 국내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됐던 이 연극, 이번에는 어떤 특별하고 매력적인 방식으로 그려졌을까요?

첫 번째 포인트는 바로 장소! 백수광부가 제작과 연출을 맡은 이번 연극 <밑바닥에서>는, 대학로의 랜드마크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상연된다는 점에서 아주 특별해요. 특히 플롯 레터에서 소개해드린 연극들 중에선 최초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상연되는 작품이기도 하죠. 1981년 개관하여 어느덧 40년이 된 이 극장은 매년 10만 여명의 공연예술인들과 관객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대규모 극장이에요. 수많은 단체들이 공연을 진행하고 싶어 하는 곳인 만큼, 극장의 까다로운 선정 기준을 통과한 작품이 바로 <밑바닥에서>라는데!

▲ 극단 백수광부 출신 배우 정만식, 출처: 네이버 뉴스
두 번째는 극단! 무려 60여명의 배우진을 보유한 극단 백수광부는 정만식 등 방송가와 연극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배우들이 몸담았던 곳으로도 유명해요. 지난 25년간 다양한 작품을 해석하며 인간과 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과 다양한 연극적 시도를 지속해왔던 극단이기도 하죠. 게다가 연극 <밑바닥에서>는 극단 백수광부의 역사를 기념하는 공연인 만큼, 연출연기에 대단한 공을 들였다고! 특히 연극에 대한 깊은 철학을 가진 극단이 러시아의 고전 명작과 함께했으니, 작품성도 보장되었다고 할 수 있어요. 

뿐만 아니라 백수광부의 <밑바닥에서>는 흔히 원작을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해 올렸던 타 공연들과는 달리, 최대한 원작의 메세지와 표현 방식을 그대로 재현하려 노력했어요. 특히 종교적인 믿음의 허구성을 대변하는 작중 캐릭터 루카와, 이성적 사고를 바탕으로 삶에 대한 현실적인 판단을 내리고자 하는 다른 등장인물의 메시지를 모두 원작 희곡과 최대한 흡사하게 전달하고자 했다고.

이를 위해 극단 '백수광부'가 집중한 부분이 한 가지 더 있는데요, 그건 바로 의상! 이번 연극에서는 현대의 시점에서도 등장 인물의 상황이 잘 느껴질 수 있도록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의 의상에 큰 공을 들였대요. 그래서 실제로 유령이가 연습실 참관을 갔던 당시, 출연 배우가 17명임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역할에 맞게 재구성한 현대적인 의상과 분장들을 하나하나 디자인해 벽에 붙여놓은 것에 감탄했다는데!

 👻: 연극의 스케일부터 섬세한 연출력까지, 백수광부의 이번 연극이 너무 기다려지는데령?

▲  연극 <밑바닥에서>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공연 👀
오늘도 유령이는 유령이 플로터에게 좋은 연극만 골라골라 소개해드리기 위해 연습실을 직접 참관해 작품을 살펴보고 연출가님과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극단 '백수광부'의 이성열 연출가님이 말씀하시는 이번 연극의 감상 포인트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이 연극에는 특별한 주인공이 없어요. 모든 인물은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있고, 무대 위에서 그들 각각의 이야기가 펼쳐지죠. 그래서 기승전결이 있는 하나의 이야기 대신 여러 인물의 여러 이야기를 병렬적으로 풀어가고 있어요. 그렇기에 극 중 등장하는 인물 개개인에게 집중해주시면 더욱 풍부하게 연극을 감상하실 수 있을 거예요.

누구나에게 밑바닥은 있고, 특히 코로나 19모두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지금은 누구나 밑바닥에 위치하기 쉬운 세상이에요. 그래서 이 작품은 요즈음의 현대인들이 크게 공감할 수 있는 작품에 해당하죠. 밑바닥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밑바닥에서 구원받기를 원할 거예요. 그래서 작품 속 인물들은 그런 바람을 가진 채 몸부림치고 있죠. 각자 처해있는 상황은 다르지만, 삶과 구원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하나로 같기에 이런 것들이 관객분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 연출가님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연극이 더욱 기대되는 걸령? 모두가 힘든 상황에 있는 지금, 우리의 마음에 더 큰 울림을 줄 수 있는 연극인 것 같아령! 이 작품의 원작인 희곡 출판사인 '지만지드라마'의 편집자님은 이 작품을 어떻게 보셨을까령?

💁 : 막심 고리키의 <밑바닥에서>는 지만지드라마에서 출판한 420여 편의 희곡 중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자랑합니다. 고리키는 <밑바닥에서>가 누릴 인기를 예감한 듯 작품을 구상할 때부터 “이건 굉장한 물건이 될 거야!”라고 공언했습니다.

희곡의 배경은 한 여관입니다. 여기에는 온갖 밑바닥 인생이 모여 살고 있습니다. 사기꾼, 도박꾼, 살인자 등등. 무대를 잃은 배우와 사랑에 목마른 여인, 몰락한 귀족도 있습니다. 반문할 수 있습니다. 빈곤하다고, 사회에서 소외되었다고, 그 삶을 밑바닥이라 부를 수 있느냐고요. 

하지만 고리키가 ‘밑바닥에서’ 본 건 빈곤과 소외가 아니었습니다. 거기엔 서로에 대한 멸시, 기만과 폭력에 길들여진 삶, 존중하는 마음과 영혼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 여관에 루카라는 정체 모를 노인이 나타나면서 분위기는 묘하게 반전됩니다. 마치 여관을 뒤덮었던 죽음의 장막이 조금씩 걷히는 듯 보입니다. 과연 이들의 앞날은 어떻게 펼쳐질까요?

“어떻게 살 것인가?” <밑바닥에서>는 동서고금을 떠나 모두에게 언제나 유효한 이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20세기 초에 창작된 이 희곡이 비교적 짧은 시간에 고전이란 명성을 얻으며 널리 읽힌 이유일 겁니다.
문화인들 집중 💎
희곡과 연극이 만났을 때 💕

같은 작품을 원작으로 하더라도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연출하냐에 따라 공연의 내용과 흥미도는 달라져요. 종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가 나왔을 때, 사람들이 원작과 영화를 함께 감상하며 해석을 비교하곤 하잖아요? 이와 똑같이 연극도 원작 희곡과 연극 무대를 동시에 보면 그 재미가 배가 된답니다. 

이러한 재미를 플로터 여러분에게 꼭 알려드리고 싶은 유령이가 지만지드라마와 협업하여 희곡과 연극 티켓을 함께 할인가로 만나볼 수 있는 ‘<밑바닥에서> 패키지’를 준비했다는데! 물론 연극을 단독으로 즐기고 싶은 플로터들은 연극 티켓만 할인가로 예매하실 수도 있어요.

- 연극 <밑바닥에서> 단독 티켓(S석, A석): 30%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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