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영화제 중에서 최고의 권위를 가진다고 인정받기도 하는 칸 영화제도 영화가 생겨났을 때부터 함께였던 건 아니었습니다. 칸 영화제에 앞서 개최되었던 건 1932년 베네치아의 베니스 국제영화제였죠. 당시 프랑스의 영화들도 베니스 영화제에 참가했었는데, 나치 정권을 선전하기 위해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영화 <올림피아>가 최우수상을 받자 프랑스를 비롯해 미국, 영국과 같은 나라들은 베니스 영화제에서 등을 돌렸어요. 그리고 정치적 목적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예술 그 자체일 수 있는 영화, 그러한 영화들을 담을 수 있는 진정한 영화제를 만들기 위해 기획되었던 것이 프랑스의 칸 영화제였답니다.

 제1회 칸 영화제는 1939년 9월에 개최될 '예정'이었는데요. 전쟁 상황으로 인해 연기되어 1946년 9월에 와서야 제1회 칸 영화제가 개최되었습니다. 하지만 초반의 칸 영화제는 지금 우리가 아는 세계 3대 국제 영화제인 칸 영화제가 아닌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처음의 칸 영화제는 18개국의 영화만을 모아 시작되었고 초반에는 영화의 장르도 다양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1948년부터 1950년까지는 예산이 부족해 개최되지 않고 지나가기도 했다고 해요.

 지금은 수많은 영화인들이 참여하며 세계 영화의 만남의 장으로 성장한 칸 영화제에서는 다양한 부문과 상들을 볼 수 있는데요.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포함해 심사위원상, 감독상, 각본상 등 경쟁부문과 황금카메라상, 비경쟁부문, 시네파운데이션 등 다양한 부문들에서 매 영화제마다 다양한 영화들을 시상하고 있습니다.

 칸 영화제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한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는 늘 엄청난 주목을 받고는 합니다. 하지만 2013년 제66회 칸 영화제의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는 단순히 황금종려상을 받았다는 것만이 아닌 또 다른 이유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요. 바로 제66회 칸 영화제에서는 이전까지의 황금종려상에서는 볼 수 없었던 주연 배우들과 감독의 공동 수상이라는 어마어마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죠. 원래 황금종려상은 훌륭한 영화를 만든 감독만 수상하는 게 관례였고, 영화제가 66회까지 오기까지 늘 그렇게 해왔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 따뜻한 색, 블루>가 황금종려상을 받을 때는 당시 심사위원들이 "주연 배우의 공이 크다"는 이유로 영화감독인 압델라티프 케시시와 주연 배우인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와 레아 세이두, 3명 모두가 황금종려상을 공동으로 수상하도록 했죠.

 전례 없는 황금종려상 공동수상을 가져온 이 작품은 당시 많은 사람의 열렬한 관심을 받으며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는데요. <가장 따뜻한 색, 블루>가 개봉한 지, 그리고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지도 벌써 9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오랜만에 돌아온 칸 영화제를 기념하며 배우들과 감독의 합작으로 탄생해 극찬을 받은 이 영화를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제 57회 칸 영화제 (2004년) 에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 보이> 가 그랑프리 ( Grand Prix, 심사위원 대상)를 차지했었는데, 벌써 18년 전이랍니다! 심사위원 대상🏆은 어떤 상이야? 라고 궁금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 간단하게 소개해드립니다!

크게 황금종려상(Palm d’Or) 이 최고상, 나머지 상들은 순위가 매겨져 있지는 않지만 그랑프리 (Grand Prix, 심사위원 대상) 가 주로 2등격, 심사위원상(Prix du Jury)이 3등 정도로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외에도 감독상, 시나리오상,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 그리고 다양한 단체에서 주관하는 비공식 상들이 있어요. 이런 그랑프리 상을 2004년 <올드 보이>를 시작으로 2009년 심사위원상을 받은 <박쥐> , 2016년 경쟁 부문에 초청 받은 <아가씨>, 올해도 <헤어질 결심>으로 4번째 칸 경쟁 부문에 진출하게 되는데요! 18년동안 꾸준한 행보를 보여주신 박찬욱 감독의 첫 칸 영화제 진출 영화 <올드 보이> 아직 안 보셨다면 추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