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끝난 후, 민아와 앤드류는 서로 인상 깊었던 장면에 대해서 얘기를 나눈다. 

“영화 재밌었다! 소교가 차를 우리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

“어쩜 그리 우아하게 차를 우릴까? 나도 소교처럼 차 우려 보고 싶다.”

“내친김에 우리도 차 우려서 마셔볼까?"

“좋아!”

'중국 티백으로 우려주려나?'

민아는 티백으로 차를 즐기는 것이 조금 아쉽게 느껴졌지만, 좋아하는 사람과 차🍵

한잔 마시는게 어디냐며 마음을 달랬다.

'그런데 앤드류는 티백 하나 우려 오는데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거야?!'

“민아야! 차 자리 준비하는 것 좀 도와줄래?”

“응? 우와 이게 다 뭐야?”

“이 티팟 엄청 귀엽다! 앙증맞아.” “항아리같이 생겼어!” 

“잔도 조그맣고, 쟁반에는 응? 구멍이 뚫려있네?”

민아는 처음 보는 다구에 신기해하며, 잔뜩 신이 났다.

“민아야 너 혹시 중국 다기에 대해 알고 있니?”

먼저 소개할 것은 자사호야.

매끈한 모양에 갈색을 띠고 있지? 중국 의흥 지방에서만 출토되는 광석인 자사니로 만들어.

자사니는 자니, 홍니, 녹니(단니)로 크게 세가지로 분류되고 다양한 니료들의 색을 혼합하여 여러 가지 색을 만들어 그 종류는 이론적으로 수백 가지에 달한다고 해.

자사호는 어떻게 만들게 되었을까? 자사호는 여러 가지 다기 중 비교적 가장 최근에 만들어졌다고 해.

중국이 차를 마시는 문화가 자리 잡은지 근 5천여 년이 돼가고 있지만 자사호의 역사는 그렇게 길지 않지. 자사호는 비교적 나중에 개발되었다고 볼 수 있어.

자사호가 세상에 처음으로 나오게 된 건 1500년대 초 중국의 의흥에 있는 금사사라는 절의 스님이 차를 마시기 위해서 개인적으로 만들었던 것이 시작이라는 얘기가 있어. 그 후 금사사에 들어오게 된 선비의 시동(尸童)인 공춘이라는 아이가 스님의 주전자를 따라 만들어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했어.

공춘은 자기가 만든 자사호에 낙관을 새겨서 만들기를 시작하였고 그때부터 이어져오면서 그저 찻주전자가 아닌 예술품으로써의 가치를 가지게 되었지.
현재 자사호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은 무이산의 정산(丁山)이라는 곳이야.

자사호는 그럼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앞에서 말한 자사 광석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색을 혼합하고 불에 구워내서 만들어. 전부 손으로 만들었는지, 어느 정도 기계의 힘을 빌렸는지에 따라 전수공/반수공으로 나뉜다고 해.

가장 대중적인 색은 적갈색이고 경우에 따라 여러 가지 색이 동시에 있는 자사호도 있다는데 구워내기가 매우 힘들어 쉽게 볼 수 없다고 하네!

잘 관리 된 자사호는 매끈하고 반짝이는데 중요한 건 유약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야. 시중에서 팔고 있는 차호 중에 자사호의 모양을 하지만 유약이 발라져 있는 친구들도 종종 볼 수가 있지. 유약이 발라져 있다면 차호가 숨을 쉴 수 없기 때문에 자사호라고 부르는 것이 좀 어렵지 않을까 싶어!

하지만 유약을 바르지 않고도 자사호를 매끈하고 반짝이게 만들 수가 있어.

과연 어떻게? 그것은 바로 양호(養壺)작업!

자사호에 찻물을 먹이고 닦아주고 매끈하게 관리하는 작업을 양호라고 부르는데 시간이 어느정도 드는 작업이고 꾸준해야 자사호가 빛을 발하지. 누군가의 예쁘고 잘 정돈된 자사호를 보고 있노라면 그 사람이 얼마나 차를 사랑하고 차호에 대해 애정을 쏟아붓는지도 알 수 있을뿐더러 마음의 여유와 얼마나 부지런한지까지 알 수 있다고 하지.

뭐어, 너도 벌써 자사호가 갖고 싶다고??

자사호를 예술적으로 볼 것인지 실용적으로 볼 것인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일단 사용하기 편하려면 실용적이어야겠지? 그렇다면 실용적인 자사호의 기준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삼수삼평(三水三平)이야. 삼수삼평이 뭐냐고??

내가 알아보기 쉽게 딱 정리해 줄게!

삼수(三水)

삼평(三平)

자사호로 차를 우리면 차의 향과 풍미를 더욱 증가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데 실제로 그런 것 같아. 이는 차호가 숨을 쉬기 때문이고 기존에 우렸던 차의 향이 더욱 입혀져서 그렇다고 해. 이렇게 차의 향을 머금기 때문에 마시는 차의 종류마다 차호를 정해서 마시는데 그렇게 하나둘씩 사보고 자사호 모으는 것이 취미가 되기도 하지.

자사호를 처음 구입하였다면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작업이 바로 차호 끓이기(개호)야.

물을 끓일 만한 용기에 가급적 생수로 자사호를 담궈 몇 시간 동안 끓여 내는데 이렇게 한번 끓여 내면 자사호가 구워졌을 때 가지고 있던 흙의 향과 잡내 그리고 먼지들을 말끔히 정리해 줄 수 있지.

조심해야 할 것은 끓여 내어 잔뜩 뜨거워진 자사호를 온도 차이가 심하게 다룰 경우 깨질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

차호를 다루고 관리하는 방법(양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건 나중에 알려줄게!

다음으로 소개할게~

마치 찻잔처럼 생겼는데 뚜껑이 있는 이 다기는 개완이라고 해!

개완(蓋碗)은 중국 발음으로 까이완이라고 읽는데, 덮을 개, 주발 완이라는 한자를 써서 직역해도 뚜껑이 있는 그릇이라는 뜻이야.

개완은 보통 뚜껑, 완(몸통), 받침 3가지로 구성되어 있어. 뚜껑은 하늘을 뜻하고 받침은 땅을 뜻하며, 완은 사람을 의미해서 삼재완(三才椀)이라고도 부르는데, 동양 사상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지! 

개완은 입구가 넓고 윗부분이 얇게 펴져 있는 것이 특징인데, 열기가 잘 빠져나가도록 만들어서 뜨거운 잔을 쉽게 잡을 수 있도록 했어. 하지만 그러면 차가 빨리 식어버리겠지???”

그래서 차의 열기는 보존하고 잡기는 쉽도록 뚜껑을 덮은 거야.

개완은 송나라(960~1279년)때부터 다구로서 널리 사용되는데, 춘추전국시대(B.C 3~4세기)경에 발견된 유물이 개완과 유사한 형태를 띄고 있어 다른 용도로 사용되다가 다구로 사용된 것이 아닐까 추측이 돼. 한편으로는 개완이 만들어진 계기가 차를 대접할 때, 찻잔이 너무 뜨거웠던 나머지 손님들이 잔을 양손으로 번갈아 잡거나 차를 쏟는 모습에서 시작되었다는 얘기가 있어.

하지만 오늘날 개완은 잔으로 사용하기보다 차를 우리는 용도로 더 많이 사용해. 개완으로 차를 우리면 완을 기울여 빠르게 차를 따라낼 수 있어서 차를 따라내는 동안, 차가 더 우러나서 맛이 변할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거든. 또, 입구가 넓어서 엽저(찻잎)를 구경하기도 좋고 차를 다 마시고 난 후 찻잎 처리가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어.

개완은 자사호와 달리 자기나 유리로 만들어져서 차 향을 흡수하지는 않아. 그래서 여러 종류의 차를 우려 마셔도 부담이 없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 개완이나 다 같은 것은 아니야. 개완을 만들 때 사용하는 흙이나 유약에 따라 차의 맛이 달라져서 개완을 사기 전에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 좋아.

그럼 개완으로 어떻게 차를 우려 마실까?

*숙우: 차를 식히거나 찻물의 농도를 일정하게 만들기 위한 주전자 모양의 다구

처음 개완을 사용할 때는 잡는 방법이 어색하기도 하고, 생각보다 집었을 때 뜨거울 수 있어서 연습이 필요해! 그러다 보니 쉽게 깨먹기도 하고 날 부분이 얇다 보니 이가 나가기도 하지. (그런 경우, 수리를 하는 방법은 ‘에디터스 레터’에서 설명해 줄거야!)

그래서 사용법이 익숙해지고 내게 맞는 개완을 찾기 전에는 저렴한 개완을 먼저 사용하다가 맘에드는 개완을 사는걸 추천할게!

킨츠기를 하는 방법은 혼킨츠기와 간이킨츠기 이렇게 두 가지로 나뉜답니다.

혼킨츠기는 생 옻을 이용하여 금이나 은과 합성하여 바르는 방법이고,

간이킨츠기는 합성 옻이나 접착제로 깨진 부분을 이어나가는 방법입니다.

일본의 전통 기법이라 킨츠기를 배우거나 직접 하는 공방을 찾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실 텐데요? 포털사이트에 킨츠기를 검색하면 원데이 클래스부터 공방까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실력 좋은 킨츠기 작가분들이 꽤 많다고 하네요!

깨진 부위에 따라 난이도 상당히 달라지지만 원데이 클래스로도 간이킨츠기 기법을 간단히 배울 수 있으니 여러분도 도전해 보시는 것 어떠세요?

킨츠기 원데이클래스는 보통 티 하우스나 갤러리에서 주최합니다.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서 예약을 받는 식으로 운영 중인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