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약이와 뽀짝이는 수로에 갇힌 채 한파를 이기기 위해 필사적으로 버티고 있었습니다. 굶주리고 있던 둘의 상황을 알아챈 주민들은 매일 먹이를 던져주며 개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수로 안에서 삐약이는 늘 뽀짝이가 잘 따라오고 있는지 뒤를 살폈고, 뽀짝이가 보이지 않을 때면 곧바로 돌아가 뽀짝이를 확인했습니다. 주민들이 챙겨주는 밥을 먹을 때도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특별했는데요. 뽀짝이가 먹이를 먹는 동안 삐약이는 주위를 살피며 뽀짝이를 지켰고, 뽀짝이가 충분히 먹고 나서야 삐약이도 배를 채웠습니다. 추운 밤이 되면 둘은 가까이 붙어 체온을 나누고, 물과 얼음으로 차갑게 젖은 몸을 서로 핥아주며 하루하루를 버텨냈습니다.

수로가 워낙 길었기에 주민들과 시청 구조팀까지 함께 구조를 진행했습니다. 시청 구조팀이 개들을 이동 터널로 몰아 주면, 동물자유연대가 이동 터널의 퇴로를 막아 개들을 포획하는 구출 작전을 펼쳤습니다. 작전은 단번에 성공했고, 그렇게 삐약이와 뽀짝이는 암담했던 농수로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3M 수로에 갇힌 개들이 탈출할 방법은 없었습니다. 주민들의 신고가 아니었다면, 삐약이와 뽀짝이는 살아나올 수 없었을 겁니다. 이처럼 인간이 만든 구조물에 갇히는 동물들은 도심과 비도심을 막론하고 수없이 많습니다.

동물에게 안전하지 않은 시설은 인간에게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3M 높이의 옹벽을 사람도 오를 수 없는 것처럼요. 우리 사회 곳곳에 동물에 대한 고려와 배려가 더 늘어나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