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현대미술가 장-미셸 오토니엘의 신작 시리즈 〈Wonder Block〉이 개최되었습니다🔮 오토니엘의 조형 언어에서 가장 특징적인 요소는 형태 면에서는 ‘구슬’, ‘육면체 벽돌’, 재료 면에서는 ‘유리’ 라고 할 수 있습니다.

<Wonder Block> 에서는 낱개의 유리 벽돌들이 모여 하나의 큰 블록을 완성합니다. 오토니엘의 작품에서 유리는 늘 창작의 근간이 되어 왔습니다. 그는 유황, 왁스, 유리 등 쉽게 변형 가능하지만 언제든 원래의 상태로도 회귀가 가능한 가역성을 띤 재료들을 즐겨 썼는데요, 이번 전시에서 유리 벽돌은 한 발 더 도약합니다. 조각들은 더 이상 벽에 걸리는 형태가 아니라 스스로 서있는 형태로 진화하며 독립성을 더욱 강조합니다. 또한 투명한 유리가 아닌 미러 글라스를 사용하여, 주변의 채광을 반사하며 본연의 매력을 더욱 발산합니다. 이처럼 환상적인 빛이 일렁이는 한옥 공간은 일종의 ‘원더랜드(Wonderland)’가 되어 신비로운 감흥을 선사합니다.

상파울루의 신진 작가 페르난다 갈바오의 아시아 최초 개인전 ≪Oyster Dream≫이 개최됩니다. 19점의 신작 회화와 전시 공간에 맞춰 설치된 영상 작품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생물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자연과 신체를 이루는 세포와 조직을 관찰하고, 공상과학적 상상력을 더해 디스토피아적인 미래 생태계 풍경을 펼칩니다.

페르난다 갈바오는 자신의 예술적 실천을 정원사에 비유합니다. 정원사가 씨앗을 심고 식물을 다듬어 정원을 가꾸듯, 관찰한 대상을 시각적 기호로 변환하고, 캔버스에 그려 넣고, 지우며, 다시 쌓아 올리기를 반복하는 것이죠. 이렇게 펼쳐진 시공간은 인간이 등장하지 않는 디스토피아적 세계이지만, 상상 속 신비로운 생물들의 에너지로 가득한 역동적인 세계이기도 합니다.

극미한 세계와 광활한 우주 사이를 자유롭게 연결하며 펼쳐내는 페르난다 갈바오의 풍경을 통해 우리는 고요와 혼돈, 탄생과 종말, 우아함과 야생성, 현실과 초현실이 공존하는 매혹적인 미래를 만나게 됩니다.

스위스 아방가르드 예술가 하이디 부허의 회고전이 아시아 최초로 개최됩니다! 《하이디 부허: 공간은 피막, 피부》는 초기의 드로잉과 아카이브를 포함하여, 후기의 스키닝 작업에 이르기까지 약 130여 점의 드로잉, 조각, 설치, 영상 기록 등이 망라된 대규모 회고전입니다. 

부허의 예술세계는 ‘해방’을 향한 긴 여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버지의 서재, 조상들이 대대로 살던 집의 마룻바닥, 여성 혐오에 기반한 히스테리아(hysteria)라는 질병과 관련해 당대 최고 전문가였던 정신과 의사 빈스방거의 치료실.. 등 가부장적 위계성이 내재된 공간에 라텍스를 바르고 천으로 덮은 후 벗겨내는 기법인 스키닝(Skinning)을 합니다. 부허는 스키닝을 ‘피부를 생성하는 행위’라고 설명하였는데, 피부는 세계와 만나는 인터페이스로서 기쁨과 고통, 행복과 불편함을 담고 있는 기억의 감각적 창고로써 역할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스키닝 기법으로 제작한 <빈스방거 박사의 치료실>(1988), <바닥 피부>(1980), <파르케트 잠자리>(1976) 등 주요 설치 작업 4점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최지원 작가는 삶과 죽음이 한 페이지에 존재함을 상기시키며 이를 독특한 풍경으로 묘사합니다. 《채집된 방 (Collecting Chamber)》 전시는 작가가 만든 크고 작은 방에 수집된 것들의 의미를 좇습니다. 그는 종종 자신의 방안에 가만히 놓인 장식품, 도자 인형, 새 모양 시계 등 생명체를 닮은 모조품들을 바라보곤 했는데요. 살아있는 것보다 더 진짜 같은 대상들은 덧없는 삶의 가냘픔과 아름다움을 이야기합니다. 작가는 이 실체의 의미에 집중하여 만든 초현실적인 공간에 신비로운 오브제를 빚어냅니다. 이미 죽어 멈춰 있는 정물이지만, 역설적으로 비밀의 방 안에서는 강한 생명력을 얻고 에너지를 발산하게 되는것이죠. 관객들은 작가가 열어 둔 방을 들여다보며 삶과 죽음의 경계가 무너지는 장면의 마디를 떠올리고 그 속에서 긴장감과 해방감을 동시에 경험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