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6년에 태어나 태양왕 루이 14세가 집권하던 시기에 활동한 마랭 마레는 당대 가장 유명한 비올라 다 감바 연주자였습니다👍🏻 위에서 살펴본 영화 <세상의 모든 아침>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생뜨 콜롱브에게 비올라 다 감바를 배워 6개월 만에 스승을 뛰어넘는 실력을 갖추게 된 대단한 음악가죠.

첼로의 원형으로 알려진 비올라 다 감바는 오늘날에는 거의 연주되지 않지만, 17세기에는 아주 인기 있는 악기였어요. 이 인기에 한몫한 것이 바로 마랭 마레로, 그는 비올라 다 감바를 독주악기로서 연주하는 연주법을 개발하여 이를 위한 작품집만 무려 5권을 냈다고 합니다😲

🔗 륄리? 루이 14세? 당시 프랑스 음악계는 어땠을까

💡 하나 더! 마레는 당대 음악계 최고 권력자 장밥티스트 륄리와 매우 밀접한 관계였어요. 륄리의 눈에 띄어 46년 동안이나 궁정 연주자로 재직한 것은 물론이고, 그에게 작곡을 배운 이후 프랑스 서정 비극('프랑스식 오페라'라고 생각하면 쉬워요!)에 한 획을 긋는 작품 <알씨온>을 쓰기도 했거든요. 그래서인지 비올라 다 감바를 위한 연주 작품집 중 1권은 륄리에게 헌정했다고 합니다.

에스파냐어로 ‘정신이 나갔다’를 의미하는 “폴리아”. 노래를 들으며 예상하셨겠지만, 라 폴리아는 춤과 연관이 깊어요. 미친 듯이 빠르게 움직이는 15세기 포르투갈 춤곡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으며, 많은 작곡가가 이 곡을 변주하여 음악을 만들었죠🫡 이 선율을 활용하여 처음 음악을 만든 사람은 17세기 프랑스 음악의 대권력자이자, 마랭 마레의 또 다른 음악적 스승이었던 장밥티스트 륄리입니다.
　
이후 안토니오 비발디,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등 적어도 150명이 넘는 작곡가가 '라 폴리아'를 인용한 작품을 남겼고, 마랭 마레의 <스페인풍 라폴리아>는 그중 하나예요. 이 작품은 위에서 언급한 “비올라 작품집” 제2권에 수록된 곡으로, 비올라뿐만 아니라 리코더나 하프시코드, 기타 등과 함께 연주하기도 하는데요. 라폴리아 자체가 춤곡을 변주하여 만든 음악이라 연주하는 악기에 큰 제약이 없기에 다양한 버전으로 들어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오늘 글릿이 준비한 버전은 비올라 다 감바 연주자 '조르디 사발'의 연주입니다. 첼로로 연주하는 버전도 많지만, 비올라 다 감바의 음색으로 들으면 훨씬 더 잘 와닿을 것 같아 골라보았어요🎻 실제로 영화 안에서 흐르는 마레의 음악은 조르디 사발과 그가 이끄는 오케스트라의 연주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