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꽁초 버리는 못된 손 멈춰

2023.12.21 ㅣ265호

용사 님, 요즘 영화 뭐 보셨어요? 에디터들은 '서울의 봄' 열풍에 동참했는데 전두광에 대한 분노로 며칠을 괴로워했답니다. 그리고 넷플릭스 영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 완전 추천할게요. 이야기 자체도 흥미로운데, 군비 경쟁·환경 파괴 등등 인류의 온갖 뻘짓이 불러온 파국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인종·성별·계급 갈등도 유려하게 짚고 가는 영화예요. 알고 보니 미셸&버락 오바마 부부가 세운 제작사의 작품이라고. 영화 도입부에 줄리아 로버츠는 사람이 너무너무너무 싫다고 하지만(난데...?), 영화는 결국 사람에 대한 희망을 가리켜요(스포 아님). 그 메시지가 또 너무 좋은 거 있죠...

찾기 힘든 담배 꽁초 수거함
한줄소식 : 카라 돌봄 봉사, 반려식물 병원, 제주 귤나무 입양

🚬#꽁초 #흡연구역 #수거함 #쓰줍인 #시가랩

생강 에디터는 약 20년 경력의 흡연자입니다. 매일같이 담배 꽁초 쓰레기를 만들어내고 있다니 참 면목이 없네요. 시작하자마자 TMI 폭격인 이유는 오늘 주제가 담배 꽁초거든요. 용사님이라면 아시겠지만, 담배의 필터 부분은 플라스틱이에요. 그런데 정말 많은 흡연자들이 이 플라스틱 덩어리를 길에, 심지어 빗물받이에 버리죠. 하수도와 강과 바다를 거쳐 다시 우리 입 속에 미세플라스틱을 뿌리는 것과 같은데 말이에요.

이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 온 쓰줍인(지난 레터 읽기)이 얼마 전 토론회를 열어서 짐니 객원에디터가 다녀왔어요. 꽁초를 막 버리는 자들을 싸그리 없애거나(...) 한꺼번에 정신교육을 시킬 수 없는 현실적 어려움을 고려한 대안들이 잔뜩 제시돼서 반가웠어요.

📌담배 꽁초, 뭐가 문제?
담배 꽁초는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라는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아무데나 버리면 분해되면서 미세 플라스틱으로 되돌아와요. 길에 꽁초를 버리는 건 우리 입에 미세 플라스틱을 뿌리는 것과 마찬가지.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일 전 인류가 150억 개비 정도를 피우는데 이 중 66.6%인 100억개는 아무데나 막 버린대요. 한국의 경우 꽁초 무단 투기가 매일 1억1455만 개비로 추정.

🚭흡연구역 찾기 힘든 이유

문제를 해결하려면 일단 현실을 분석해야겠죠. 아예 흡연 금지를 할 수는 없으니, 담배 꽁초를 제대로 쓰레기통에 버릴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는 상황. 그러면 정해진 흡연 구역과 꽁초 수거함을 늘리면 될 것 같은데, 이 역시 만만치 않더라고요.

👆🏻지난 12일 서울특별시의회에서 쓰줍인, 흡인연이 서울특별시의회 황철규, 허훈 의원실과 함께 개최한 ‘담배연기 ∙ 꽁초 쓰레기 ∙ 화재 문제 해결을 위한 흡연구역 만들기 정책토론회’. /사진=쓰줍인

정기호 서울시 스마트정책팀장님은 "흡연 부스를 설치해도 철거해 달라는 민원에 시달린다"고 토로하셨어요. 근처 상인, 거주민들이 싫어하신단 거예요. 실제로 11월에 서울시 25개 구를 대상으로 흡연구역 수요조사를 했는데 3개 구만 신청했대요. 흡연구역이 생기면 관리도 해야되고, 없애달란 민원에 시달리니까요.

그 결과 "서울시 전체 금연구역이 30만 곳인데 흡연구역은 103곳에 불과, 1곳당 이용자 수가 1만8389명에 달한다"는 박상륜 흡연자인권연대 대표님의 설명.

어찌저찌 설치해도 문제는 남아요. 쓰줍인은 지난 9월에 서울시 서초구에서 모니터링을 실시했는데, “담배 꽁초 수거함 44%는 금연 구역 가까이 설치돼 있어 흡연자·비흡연자의 갈등을 조장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해요. 또 수거함 형태도 항아리형, 원통형, 상자형 등 제각각이라 찾기 어렵기도 하고요.

💰당장 예산부터 확보해

너무 흡연자 편 드는 것 아니냐고요?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방안에 기댈 수는 없으니까요.
결국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민원이 적을 만한 곳에 흡연구역을 늘리고, 꽁초 수거함 디자인을 통일해서 쓰기 쉽게 하고, 흡연구역 관리도 철저히 하는 게 정답인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점점 금연구역에서의 흡연 단속도 늘려야겠죠. 결과적으로 흡연자, 비흡연자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요.

박정음 서울환경연합 자원순환팀장님은 예산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하셨어요. "국내에서 담배 한 갑당 24.4원인 폐기물 부담금이 연간 864억원인데, 이걸 지금처럼 환경부 환경개선특별회계로 편입하지 말고 지방자치단체에 바로 투입해서 흡연구역, 꽁초 수거함, 미세 플라스틱 안내 의무 시행 등 개선에 써야 된다"는 이야기.

참, 요런 대안도 있어요. 담배 꽁초를 버릴 곳이 마땅치 않을 때, 꽁초에서 불이나 냄새가 나지 않도록 밀봉할 수 있는 특수 용지인 '시가랩(인스타 둘러보기)'. 담뱃갑에 잘 넣어뒀다 나중에 쓰레기통에 버리자는 취지예요. 주식회사 어다인에서 무료 배포하면서 캠페인을 해 왔다고 하더라고요. IT 회사 어다인에서 만들고 알리고 캠페인을 이어오고 있다고.

참고로, 생강 에디터는 회사 상사들(=후배들은 말할 것도 없단 얘기)이 담배 꽁초를 바닥에 버리려고 하면 지구용!을 외치며 수거함을 가리키곤 한답니다. 그러면 대체로 부끄러워들 하더라고요. 님도 혹시나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조금만 용기를 내서 꼬옥 말려주세요!

🦮불법 번식장에서 구조된 녀석들 돌봐주실 분?
동물권행동 카라에서 불법 번식장 구조견들의 돌봄 봉사자를 모집 중. 보령, 화성에서 구출해낸 댕댕이들이에요. 경기도 파주의 카라 더봄센터에서 1일 4인씩 모집중. 12월 30일까지 신청할 수 있고, 2회 이상 봉사 가능하신 분 우대라고. 입양 고민 중이시라면 특히 더더욱 가보시길 추천!

🥀반려식물이 아플 때 이곳
지난 4월에 서울 내곡동 서울시농업기술센터에 '서울반려식물병원'이 문을 열었대요. 그동안 진료를 본 화분이 1700건, 하루 평균 5~6명의 식집사들이 방문한다고. 치료에 그치지 않고 반려식물들을 제대로 아끼고 관리하는 법도 알려준다니까 식집사 분들은 꼭 기억해두시길!

🍊제주 귤나무 데려가세요, 대신 키워드릴게
애월단에서 3년 만에 나무입양프로젝트를 재개했어요. 제주 초인재돌봄농장에 방치된 귤나무를 입양하면, 애월단에서 무농약·유기농으로 키워줘요. 나무에서 나온 귤 두 박스 중 한 박스는 입양자가 받고 다른 한 박스는 기부하는 시스템. 귤따기 체험, ESG 교육 참여 등의 혜택도 있고 단체·기업 참여 환영! 1년 입양비는 10만원, 신청은 이달 3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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