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몸에 말 걸기 처음 요가를 배운 건 3년 전이에요. 마땅히 몰두하는 것은 없고 시간은 많아 무료해하던 차에 그간 마음에 두고 있던 요가를 시작했어요. 수련 첫날, 눈치껏 매트 위에 자리를 잡고 주위를 힐끔 보니 다들 다른 사람은 개의치 않고 각자 할 일에 열중이었어요. 가만히 눈을 감고 명상을 하는 사람, 쭉쭉 팔다리를 뻗어 몸을 푸는 사람, 편안히 누워 시간을 보내는 사람… 생경하다고 생각하며 시선을 거두자, 저의 맨발이 눈에 띄었어요.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는 것처럼 낯설더라고요. 모르는 사람으로 가득한 공간에 맨발을 내놓고 있기가 어쩐지 부끄러워서 엉덩이 아래에 발을 꼭 감추어 앉던 기억이 납니다. 요가를 하면서 알게 된 건 제가 제 몸과 그리 친밀하지 않다는 사실이에요.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한 동작에 머무른 채로 손끝이나 발끝에 시선을 두고 있으면 내가 내 몸의 어느 부분을 이렇게 오랫동안 들여다본 적이 있었나 싶어져요. 자세를 잡느라 몸 이곳저곳에 손을 댈 일도 많으니 '여긴 움푹 패었고 여긴 튀어나와 있네', '여긴 말랑하고 여긴 단단하네'와 같은 소소한 발견이 이어집니다. 그렇게 몸의 어느 부위에 접촉할 때면 하루 종일 분리되어 있던 신체와 그제야 연결되는 기분이에요. 몸의 온도, 무게감, 질감에 집중하면 붕 떠 있던 의식이 재빨리 몸에 안착하는 것 같고요. 타인과의 만남에서 상대의 기분을 살피고 눈을 맞춰 대화하듯, 나의 몸에게도 충분한 관심을 가져보자고 다짐합니다. 오렌지레터 인사말을 쓰는 지금은 어제 수련을 열심히 한 덕분인지 팔 위쪽이 좀 뻐근해요. 왼쪽 팔보다 오른쪽 팔이 더 그렇고요. 손은 제법 따뜻하고, 마감을 앞두어서인지 몸이 살짝 경직된 것 같기도 하네요. 독자님의 몸은 오늘 뭐라고 말하나요?
- 도브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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