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시작하기 전, 여러분들은 주로 어떤 사이트에서 물건을 구입하시는지 여쭤보고 싶어요. 각자 자주 이용하는 사이트를 떠올려보고 과연 현재 이커머스 시장의 일인자는 누구일까를 추측해보세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현 상황을 추측해보고 나서 다음 내용을 읽는다면 더욱 재미있을 거예요. 저는 G마켓, 옥션과 같은 사이트에서 물건을 주로 구입하곤 했는데요. 혹시 저처럼 G마켓이나 옥션을 떠올리신 분이 있을까 궁금하네요. G마켓과 옥션은 이베이코리아에서 운영하는 국내 오픈마켓 사이트에요. 이베이코리아는 2001년 옥션을 인수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했는데요. 2009년에는 G마켓과의 M&A(인수 합병)를 통해 국내 점유율의 70%까지 차지했어요. 이커머스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해오던 이베이코리아의 위상은 2010년대 초반부터 흔들리기 시작했어요. 쿠팡, 티몬, 위메프와 같은 소셜 커머스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불꽃이 튀기 시작했거든요. 소셜커머스의 등장에도 이베이코리아는 기존의 인프라를 통한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만 집중했어요. 그 결과, 흑자를 유지할 수는 있었지만 성장성은 그만큼 감소했죠. 결국 시간이 지남에 따라 타 플랫폼에 비해 성장이 정체되면서 시장에 매각되는 처지가 되었어요.

 놀라는 분들이 많으실 거예요. 저도 이 소식을 듣고 처음에는 무척이나 놀랐으니까요. 그렇다면 대체 이베이코리아를 매물로 나오게 만든 주범은 누구일까요? 대체 누가 G마켓, 옥션을 꺾을 정도로 이커머스 계의 강력한 선두자가 된 것은 누구일까요? 혹시 예상하셨나요? 답은 네이버와 쿠팡입니다. 이베이코리아를 쫓아낸 것도 모자라서 네이버와 쿠팡은 서로 굉장히 치열한 싸움을 펼치고 있어요. 작년 기준, 이커머스 업계에서 네이버는 시장점유율 17%로 1위, 쿠팡은 13%로 2위를 차지했는데요. 지금은 네이버가 조금 더 앞서나가고 있지만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네이버가 계속 1위일 것이라고 확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에요.

 여기서부터가 이번 이야기의 핵심이에요. 원래는 네이버와 신세계가 컨소시엄*을 결성하여 이베이를 인수할 예정이었어요. 신세계는 이베이의 80% 지분을, 네이버는 20%의 지분을 인수할 계획이었죠. 네이버와 신세계가 합작한 상태로 현 업계 3위에 자리하고 있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게 되면 엄청난 '이커머스 공룡'이 탄생하게 돼요. 네이버와 비등비등하게 힘을 겨루었던 업계 2등 쿠팡은 순식간에 네이버와 큰 격차가 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죠. 네이버와 신세계의 합작 인수에 언론이 떠들썩하던 그때, 네이버는 돌연 인수 포기를 선언해요.

 네이버가 인수를 포기한 이유는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볼 수 있어요.

 보다시피 이커머스 시장은 굉장히 치열한 상태에요. 게다가 지난 이커머스의 역사상 한 번도 한 기업이 오래 1위를 차지한 적이 없어요. 길어도 10년 남짓하고 1위를 양보한 것이 최대죠. 이토록 변동성이 심한 이커머스 시장에서 살아남기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에요. 그런데도 왜 기업들은 앞서 다투며 이커머스 업계에서의 기회를 엿보는 걸까요? 왜냐하면 이커머스 시장은 그만큼 매력적인 시장이기 때문이에요. 코로나19 바이러스 발발 이후 이커머스 시장은 확대되었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된 이후에도 이커머스 시장은 더욱 빠르게 발전할 거예요. 앞으로는 오프라인 마켓은 고객 경험, 브랜드 경험의 수단으로서 이용되는 경우가 주를 이룰 것이며 대부분의 구매는 온라인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죠. 따라서 이커머스 시장에 자리 잡는 것은 기업들의 주요한 과제가 되었어요. 막대한 비용과 엄청난 리스크, 손실을 감내하면서도 쉽사리 이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마치 살벌한 전쟁터와도 같은 이커머스 세상. 앞서 언급한 것 외에도 GS리테일, 마켓컬리, 티몬, 위메프 등 수많은 경쟁자들이 이커머스 전쟁에 참전 중인데요. 앞으로 또 어떤 싸움이 계속될지,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 지 궁금하지 않나요? 앞으로도 이커머스 업계를 쭈욱 관심 있게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신세계의 변화 시도를 보고 생각나는 사람이 있었어요. 바로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이 그 주인공이에요. 잠시 김범수 의장의 짧은 인생 스토리를 들려드릴까 해요. 그는 서울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1992년 삼성 SDS에 입사했어요. 당시에 삼성이 시작하던 PC통신 사업 '유니텔'의 개발과 기획을 맡은 그는 인터넷 게임 분야에서 성장 가능성을 봤어요. 그는 한양대학교 앞에 PC방을 창업했어요. 그의 예상대로 PC방 사업은 대박이 났고, 김범수 의장은 삼성 SDS를 나왔어요. 대신 pc방 산업을 통해 모은 자본으로 게임회사 '한게임'을 창립했죠. 한게임은 1년 6개월 만에 1천만 명의 회원이 이용하는 대규모 게임회사로 거듭났어요. 김범수 의장은 당시 이해진 의장이 이끌던 네이버컴과 합병해 NHN를 만들었어요. 그러나 그 안에서 의견 차이를 보이자 김범수 의장은 회사를 나와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떠났고요. 그가 미국으로 떠난 지 1년 후, 스티븐 잡스는 세상에 아이폰이라는 신제품을 발표해요. 김범수 의장은 아이폰을 보자마자 'PC의 시대가 저물고 모바일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귀국하자마자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출시했죠. 현재 카카오톡의 일 방문자는 2천800만 명에 달해요. 그야말로 '국민 메신저'가 된 거죠.

 어떤 것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선점이 중요한데요. 선점의 주요 키워드는 '최초'와 '최고'에요. 김범수 의장은 시장의 흐름을 읽고 누구보다 빠르게 다음을 예측한 덕에 게임 산업에서 성공을 거두고, 모바일 산업에서는 더 큰 업적을 이룰 수 있었던 거죠. 그리고 최고의 서비스를 유지하는 한 편, 이런 영향력을 타 산업 군까지 확대하여 지금은 다양한 분야에서 더 많은 이익을 거두고 있고요. 김범수 의장의 어록 몇 가지를 들려드리면서 글을 마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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