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애플 멈춰! 멈춰!

지금을 읽고 싶은 사람들의 미디어 이야기, 어거스트
💬 오늘의 어거스트
애플과 페이스북이 작년 하반기부터 사이가 안 좋다는 소식, 알고 계신가요?
싸우는 이유가 개인정보 때문이라는데 🙄
오늘은 개인정보로 엮여버린 애플, 페이스북, 구글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 이번 주 에디터는 THU 입니다

💬 오늘의 에디터 PICK
이상한 짓 한번.. 해봅니다 | Let’s get it transposed!
알고리즘으로 접하고 한 달간 계속 흥얼거린 마성의 영상이에요.
매니저가 '우아한 유령 래그'라는 곡이 너무 좋아서 1시간 무한반복으로 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직접 50분 동안 연주한 영상이에요. 포인트는 한 번 곡이 마무리될 때마다 반음씩 올라간다는 거예요. (그것을 이조(移調)라고 하나보더라고요 👀)

가사가 없으니 노동요로 딱이에요. 추천합니다!

🍎 애플: 우리 데이터 수집은 투명하게 하자 ^^

아이폰 사용하시는 분들 중에서 위와 같은 팝업을 보신 분 있으신가요? 이 팝업은 iOS 14에서 추가된 앱 추적 투명성(AppTrackingTransparency) 정책에 기반한 것인데요, 각 앱에서 사용자에게 데이터를 추적해도 되는지 먼저 동의를 구하도록 한 거예요. 이전 레터에서 애플의 개인정보 투명성 정책과 관련된 내용을 전해드렸었는데, 앱 추적 투명성 정책은 그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정책이죠.

애플은 사용자가 아이폰을 사용하면서 어떤 정보가 추적되는지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iOS 14의 주요 목표로 하고 있어요. 지난 12월에는 각 앱에서 수집하는 데이터를 식품의 영양 성분 적어두듯 앱스토어에 공개하도록 했고, 앱 추적 투명성 정책은 유예기간을 둔 후 올 1월부터 이른 봄까지 모든 사용자에게 확대 적용하겠다고 공지했어요. 정확한 시일은 밝히지 않았지만 저도 얼마 전 이 팝업을 본 적이 있으니 대부분 사용자들에게 적용되었을 것 같아요.

이 정책의 의미를 이해하려면 이전에 어떻게 사용자 데이터가 광고에 활용되었는지부터 알아야 해요. 일단, 여기에서 추적(tracking)은 A앱에서의 사용자 및 기기의 데이터가 다른 웹사이트, 앱 등 제3자와 공유되는 것을 의미해요. 추적이 허용된 기기에는 IDFA(Identifier for Advertiser)가 부여되는데, 이 IDFA를 활용해 다른 앱에서의 행동 데이터도 연결할 수 있게 됩니다. 추적할 수 있게 되면 타겟팅에 기반이 될 정보도 수집할 수 있고, 광고가 실제 구매까지 이어졌는지도 확인할 수 있어요. 인스타그램에서 A사의 광고를 보고 구글 크롬으로 A사의 온라인숍에 접속해 구매를 했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이전에도 데이터를 트래킹하지 못하도록 설정할 수는 있었어요. 다만 각 사용자들이 직접 설정에서 허락하지 않는다는 선택을 해야만 했죠. 이를 '옵트아웃(opt-out)' 방식이라고 하는데, 동의하지 않는다는 표시를 하지 않으면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을 의미해요. 새로운 정책은 추적 허용 여부를 '옵트인(opt-in)' 방식으로 확인하도록 한 건데요, 앱 개발자들이 먼저 사용자의 허락을 얻어야 추적할 수 있도록 하는 거예요. 위의 팝업에서 사용자가 트래킹을 하지 못하도록 설정해도 앱 개발자가 자신의 앱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는 활용할 수는 있어요. 하지만 제 3자와는 공유할 수 없게 됩니다.

애플의 방향은 명확해요. 하드웨어를 판매하고 '애플원'과 같은 구독 서비스로까지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하려는 애플에게는 명확한 수익원이 있기 때문에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광고에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할 필요가 없어요. 아이폰은 원래부터 보안이 강점 중 하나였기 때문에 애플에게는 개인정보 보호가 매우 차별적인 마케팅 포인트로 작용합니다. 사용자들은 당연히 이런 정책을 환영할 수밖에 없고요.

😡 페이스북: 나도 가만히 있을 순 없지💢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 강화에 가장 크게 타격을 입은 건 페이스북이에요. 페이스북은 아시다시피 이용자 행태 데이터를 활용한 개인별 맞춤광고 사업을 주요 비즈니스 모델로 가지고 있어요. 이번 정책으로 이용자들이 데이터 추적에 동의하지 않을 확률이 높고, 데이터 수집이 어려워지면 광고 집행 자체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페이스북 입장에서는 난감해진 거예요.

아이메시지와만 비교해봐도... 어마어마하죠?
페이스북의 왓츠앱이 수집하는 데이터와 관련해서도 논란이 많았어요. 앱스토어에 명시하도록 한 데이터 수집 항목을 비교해본 결과, 보안을 그렇게 강조하던 왓츠앱의 사용자 트래킹 데이터(Data Linked To You)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거든요. 왓츠앱에서는 "안정적인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운영하려면 필요한 정보들을 수집해야 한다"라고 성명을 냈지만, 아이메시지나 아예 사용자 트래킹 데이터를 전혀 수집하지 않는 시그널과 비교했을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죠. 정보가 공개된 후 텔레그램과 시그널 가입이 급증하기도 했고, 일론 머스크 역시 "시그널을 사용하라"라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네요.

궁지에 몰린 페이스북은 지난해 12월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주요 일간지에 전면 광고를 내면서 애플을 비판했어요. 애플이 자사 이익을 위해 횡포를 부리고 있으며, 페이스북이 전 세계 중소 사업자를 대변하여 애플과 싸우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는데 굉장히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진 것 같진 않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는데, 미국 연방거래위원회가 제기한 반독점 소송도 앞두고 있는 만큼 페이스북은 수세에 몰린 모양새네요.

🤔 구글: 우리도... 개인정보 중요하지! (일단은)

구글도 일단은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세계적인 여론을 따르고 있어요. 크롬에서 서드파티 쿠키 지원을 2022년까지 서서히 중단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개인 식별자를 대체하면서도 타겟팅 광고를 할 수 있는 기술을 공개할 예정이라고도 했어요. 코호트 연합 학습(Federated Learning of Cohorts, FLoC)이라는 기술을 통해서 군집 단위로 묶어 광고를 하겠다고 합니다.

위와 같은 발표는 서드파티 쿠키에 의존하고 있던 광고 회사들에게는 빅뉴스이지만, 사실 구글에게는 그렇게 위기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 많아요. 안드로이드를 통해서 모바일 기기 정보부터 유튜브, 검색 등의 다양하고 광범위한 서비스를 통해 웹 데이터까지 직접 수집할 수 있거든요.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타겟팅 광고도 집행할 수 있고요. 오히려 광고주들이 구글에 더 의존하게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 우리의 개인정보는 얼마일까요?
사용자로서 개인정보를 건 빅 테크들의 싸움을 지켜보면서 생각이 많아졌어요. 개인정보 보호와 타겟팅은 함께 가기 어려운 이야기예요. 인터넷은 당연히 무료라고 생각해왔던 인식이 흔들리고 있고, 개인정보를 지킬 수 있다면 유료 서비스를 선택하는 상황도 늘어날 거예요. (고객의 데이터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 유료 검색엔진 니바처럼요.) 그리고 결국 조만간 나의 개인정보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지불할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될 겁니다. 고민할 여유가 없는 사람들도 있을 거고, 이런 것들이 부로 인한 양극화가 더 빠르게 진행되는 데에 기여하겠죠.

뉴욕대 교수 스콧 갤러웨이는 "광고는 기술에 무지하거나 가난한 사람들이 내는 세금"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개인정보 역시 비슷한 재화가 되지 않을까요? 앞으로 더 지켜봐야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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