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캐럴이 울리는 시기가 되면, 크리스천 여부와 상관없이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한다는 다소 들뜬 분위기에 휩싸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천 년 전에 오신 성인의 탄생을 기념하며 사랑하는 연인, 친지, 가족에게 마음을 담은 선물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해외 축구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익히 들어봤을 '박싱데이'라는 말도 이 선물에서 유래했다고 하죠. 영국 빅토리아 시대 때 귀족과 부르주아들이 성탄절 다음 날인 12월 26일에 하인과 하녀 그리고 불우한 이웃에게 옷과 고기와 와인을 선물했던 것이 오늘날의 '박싱데이'입니다.
사실 선물이란 게 물질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영화 제목처럼 누군가에게는 '로맨틱 홀리데이'로, 또 누군가에게는 '기적'과 '뜻밖의 행운'이 특별한 선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오랜 시간 만나면서 조금씩 쌓아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이 가장 소중한 선물일 겁니다. 함께 나눴던 웃음과 눈물이 세월의 손때가 되어 반질반질 윤이 나게 만들어 주니까요.
이런 소중한 인연의 끈은 마음과 정성을 담은 선물로 더욱 두터워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부담스러운 것은 피해야 하며, 그렇다고 눈에 차지도 않을 사소한 것도 지양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책이 가장 적절한 선물일 지도 모릅니다. 내가 당신을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진심과 배려를 담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 해 수백만 종이 쏟아지는 책의 홍수 속에서 일부만 고른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물리적, 심리적으로도 여유가 없는데 선택 장애라는 함정도 있으니까요. 이 심정을 헤아려줄 누군가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래서 골라봤습니다. 재미와 흥미, 그리고 배려와 진심을 담은 선물 같은 책입니다. 받는 사람의 표정을 떠올리며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될, 주는 이의 얼굴을 떠올리며 감사하게 될 책 말입니다. 모두가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소망이 짙게 배어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