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블록이 모여 커다란 도미노를 만들고 한발 한발 내딛는 걸음이 기나긴 마라톤이 되듯,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 쌓여 인생을 만듭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은 매일 이벤트가 펼쳐지는 극적인 삶이 아니라 어쩌면 지겹게 느껴지기도 하는 반복되는 하루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팬데믹 상황을 거치며 늘 똑같아서 시시하게만 생각했던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달았습니다. 예전에는 무심결에 주워 삼켰던 카르페 디엠 Carpe Diem이란 말도 그 어느 때보다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변함없이 똑같아 보여도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자연을 따라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유리창에 끼었던 성에가 이슬이 되어 녹아내리면 형형색색의 꽃으로 피어나고 나비의 날갯짓이 됩니다. 담장 넝쿨이 뜨거운 벽을 타고 올라 푸르게 채우는가 싶다가 붉은 줄기를 드러내고 겨울나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산책길에서 만나는 나무들, 들꽃들, 웃음소리로 가득한 아이들과 가족, 연인들의 다정한 얼굴들, ……. 늘 마주치는 풍경이지만 조금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의외의 모습도 있습니다. 치열하게 땀 흘리기도 하고, 마음의 상처에 고통스러워합니다. 열정 넘치는 청춘이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에 안타까워하고, 이제는 만날 수 없는 사람을 그리워하며 슬퍼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늘 똑같은 듯한 일상도 깊이 들여다보면 제각각의 사연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허물어질듯 아팠던 고통의 순간도 세월에 윤색되면서 아련한 추억이 됩니다.
이렇게 쌓아가는 일상이 퇴적되어서 인생을 만들어냅니다. 돌이켜보면 우리의 모든 일상은 보석같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작가들은 이처럼 보석 같은 하루, 보석 같은 일상을 글과 그림으로 담아내 독자와 공감해왔습니다. 행복한 감정으로 채워지는 사소하지만 소중한 일상의 풍경, 그림책으로 만나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