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 "난 트위터를 추앙해요"
지금을 읽고 싶은 사람들의 미디어 이야기, 어거스트
안녕하세요. 오늘의 에디터 찬비 입니다.

작년 11월, 트위터의 파트타임 CEO 잭 도시에 대한 우려를 담은 레터를 발행했고, 발행일에 잭 도시가 CEO에서 사임해버려 망연자실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오늘은 또 다른 트위터 뉴스, 트위터-머스크 드라마에 관해 이야기해봅니다.

👋  오늘의 에디터 : 찬비
트위터와 애증의 관계를 유지한 지 어언 N년차.. 💔
오늘의 이야기
1. 트위터-머스크 드라마, 지금까지의 이야기 
2. 머스크가 원하는 '표현의 자유'
3. 이 드라마 어떻게 끝날까?

💔 트위터-머스크 드라마, 지금까지의 이야기

출처: 조선일보/김의균 

두 달 정도 되었으니 이 트위터-머스크 드라마를 이제 다들 한 번쯤은 접해보셨겠죠. 4월 초, 머스크는 트위터의 지분을 9%가량 확보하고는 트위터에 대한 적대적 인수를 진행하겠다고 선언했어요. 이때부터 사람들은 머스크가 진짜 트위터를 인수할까, 또는 인수할 수는 있을까에 대해 다양한 예측을 쏟아냈어요. 애초에 세계에서 가장 부자인 일론 머스크가 회사 하나를 사겠다고 이야기한다는 것부터가 놀랍긴 하죠.


트위터가 영향력에 비해 사용자 수나 매출이 작은 서비스이긴 해요. DAU는 2억 2,900만 명으로 페이스북(19억 명)이나 틱톡(10억 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고, 타 사업자 대비 차별화된 수엑 모델 없이 수년간 지지부진한 실적을 내왔거든요.


다만 트위터는 정치인, 기업가, 예술가, 스포츠선수 등의 유명 인사가 많이 이용하고 있어 질적 영향력이 막강하고, 국내외적인 담론 형성 능력도 뛰어나다고 해요. 그런 점에서 내실은 부실해도 명성만은 자자하다고 볼 수 있죠. 머스크는 트위터가 잠재력은 뛰어나지만 저평가된 회사라고 보았을 수 있겠습니다.


드라마를 사랑하는 '관종' 머스크 답게 인수 과정에서만도 드라마가 가득해요. 일단은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는 과정에만 초점을 맞춰서 살펴봅시다. 지금까지의 굵직한 사건들로 구성된 타임라인은 아래와 같아요.

2022-04-04 머스크, 트위터 지분 9.2% 확보

2022-04-05 트위터, 머스크를 이사진으로 임명

2022-04-10 트위터 CEO, 머스크가 이사회에 합류하지 않는다 발표

2022-04-13 머스크, 트위터 적대적 인수 의사 타진

2022-04-15 트위터, 머스크 인수 방어를 위한 “포이즌 필" 계획 발표

2022-04-25 머스크-트위터 440억 달러로 인수 합의

2022-05-17 머스크, 트위터 봇 이슈로 인한 인수 일시정지 선언

2022-05-25 머스크, 인수 자금 계획 수정

머스크가 트위터 지분을 획득하고 인수를 선언하는 과정부터 잡음은 시작됩니다. 먼저 설명하자면, 미국 증권법상 투자자가 기업의 지분을 5% 이상 확보하고 경영권에 영향을 주는 ‘적극적인 투자자'가 되려면 10일 이내에 지분 확보 사실을 공개해야만 해요. 하지만 그는 9.2%까지 지분을 확보한 이후에야 해당 사실을 공시했어요.


머스크가 지분을 9.2% 확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트위터 주가가 대폭(27%) 상승했어요. 그래서 주주들은 그가 트위터 주식을 싼값에 사들이기 위해 공시하지 않은 것 즉, 주가 조작에 가담했다고 비판하며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제소하기도 했어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현재 조사를 하고 있다곤 하지만, 벌금형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해요.


이후에도 그는 이사회에 합류할 듯 보였다가 합류하지 않았고, 결국 적대적 인수를 하겠다고 선언하게 됩니다. 이미 머스크는 트위터로 가상화폐와 테슬라 주가를 요동치게 만든 전력이 있고, 테슬라를 상장 폐지하겠다고 트윗했다가 하지 않아 벌금을 받은 적도 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이번 인수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어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본 사람들이 주목했던 가장 큰 이유는 그의 자산 대부분이 테슬라 주식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었어요. 현금을 많이 들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인수대금을 모으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선이었죠.


하지만 그는 465억 달러에 대한 자금 계획을 세워 돌아왔어요. 210억 달러는 자기자본으로, 125억 달러는 테슬라 차익 대출로, 130억 달러는 트위터 자산 담보 대출로 조달하겠다고 밝혔죠. 머스크의 입장에서는 전 재산을 쏟아붓는 계획이었어요. 테슬라 주주들은 갑자기 등장한 트위터를 별로 반가워하지 않았겠죠.


그런데 이즈음에 테크주를 비롯한 미국 주식들이 우수수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테슬라의 주식도 4월 초 1,000달러쯤이었던 것이 700달러까지 하락해요. 위에서 언급했던 125억 달러어치의 자금이 테슬라 ‘차익' 대출인 만큼 영향이 클 수밖에 없었을 듯한데요, 그래서인지 갑자기 머스크는 트위터 내의 스팸 봇을 문제 삼아 인수 과정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겠다고 선언합니다. 스팸 봇과 가짜 계정이 트위터 전체 이용자의 5% 미만이라는 회사의 추정치가 의문스럽다면서요. (이때 트위터 주가는 최대 25%까지 하락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머스크의 돌발 행동이 인수 가격 조정을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어요. 블룸버그의 맷 레빈은 이번 이슈로 머스크가 인수 계약을 취소할 순 없다고 분석했고, 그가 계약을 이행하지 않게 되면 10억 달러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고 했어요. 트위터는 머스크의 트윗에도 불구하고 중단 절차 없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고요.

출처: 한국경제
지난달 25일, 머스크는 자금조달 방안을 수정했어요. 외부 투자를 유치하는 대신 테슬라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을 없애기로 한 거예요. 아직 자기자본을 어떻게 마련할지 공개하지는 않았는데요, 아직 인수 여정을 함께할 투자자를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하튼 트위터 인수 의지를 확실히 한 것으로 보이고, 이에 화답하듯 트위터 주가는 다시 한번 9%가량 상승했다고 합니다.

🗽 머스크가 원하는 '표현의 자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면 뭐가 어떻게 바뀔까요? 그가 이야기해왔던 것들은 (상충되는 이야기를 제외하면) 크게 네 가지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1. 광고에 의존하기보다는 구독 비율을 높이겠다
  2.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여 운영하겠다
  3. 글자수 제한을 없애고 편집 버튼을 만들겠다
  4. 알고리즘을 ‘오픈소스화'하겠다

이 중에 가장 머스크가 반복적으로 말해왔고 가장 화제가 되었던 키워드는 바로 ‘표현의 자유(free speech)’예요. 그는 반복적으로 트위터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수행해온 콘텐츠 조정에 대해 비판해왔고, 특히 트럼프가 트위터에서 밴당한 것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말해왔어요. (그 때문에 머스크가 인수한 이후, 트럼프가 트위터로 돌아올 수 있다는 다수의 예측이 있습니다.)


소위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는’ 트위터를 만들겠다고 머스크가 선언했을 때 주로 환영하는 반응을 보인 쪽은 터커 칼슨이나 벤 샤피로와 같은 보수 성향의 정치인과 논객이에요. 특히 미국 극우 언론인인 폭스 뉴스의 터커 칼슨은 방송에서 “머스크가 우리의 마지막 희망"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고 하죠. 하지만 과연 트위터에서 그가 말하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할 수 있을까요?

출처: NYT  

사실 트위터도 초창기에는 ‘표현의 자유당 중에서도 표현의 자유파(the free-speech wing of the free-speech party)’라고 부르며 전 세계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검열하지 않겠다고 했어요. 하지만 규모가 커질수록 스팸, 혐오, 폭력 선동 등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이 높아졌고, 지금은 아동 성 착취 조장 정부의 선전, 모조품 제안 또는 “중대 사고의 희생자가 되길 바라는” 내용 등을 담은 트윗을 금지하는 긴 규칙 페이지가 생겼죠.


레딧 전 CEO 이샨 웡(Yishan Wong) 역시 자신의 트위터에서 머스크에게 트위터를 인수하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는데요, 그 이유는 지금 트위터의 문제가 ‘표현의 자유’ 때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머스크가 생각하듯이 사람들이 ‘검열'당하는 이유가 정치적 성향과 같은 것이 아니라는 거예요.


웡의 설명을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과거와 달리 요즘의 인터넷은 현실 그 자체가 되었고, 온라인상에서 모든 문화 전쟁이 벌어집니다. 게다가 현재의 SNS 플랫폼은 자신이 말한 것에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공간이 되어버려 사람들은 자신의 최악의 모습을 스스럼없이 보여주죠. 이렇게 되면 하나의 이슈에도 서로를 괴롭히고, 스팸이 빈번해지고, 물리적으로 위해를 가하기까지 하는 일이 잦아지게 됩니다. 플랫폼이 결국 플랫폼으로 존재할 수가 없게 되어버리는 거죠. 사람들은 무한한 케이스의 새로운 사건들을 만들어내고, 그럼 어쩔 수 없이 플랫폼에서는 새로운 규칙을 만들거나 이전에 있었던 규칙을 새롭게 해석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규칙은 더욱 복잡하게 되고, 어쩔 수 없이 실수도 일어나겠죠.


트럼프가 트위터에서 밴당한 이유는 그의 정치적 성향 때문이 아니라 그의 트윗으로 사람들이 모여 물리적으로 폭력을 가하려는 시도(미국 의회 습격 사건)가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현재는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실험실 유출론도 처음에는 플랫폼에서 ‘검열’당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 이유는 이것을 논하는 사람들을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괴롭히고 폭력을 가하는 등의 '행동'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플랫폼은 돈을 벌기 위해 존재하는데 이렇게 사람들이 창의적으로 룰을 피해 나쁜 행동을 하게 되면 지속해서 존재하기 어려워지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스페이스X와 테슬라를 경영하며 인류를 위해 다양한 업적을 이뤄내고 있는 머스크가 굳이 트위터까지 운영하면서 정신을 상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이 웡의 조언입니다. 한 가지 문제를 고치면 세 가지 새로운 문제가 나타날 것이고, 사람들은 그 한 가지에 대해 오만 가지 공격을 할 것이기 때문에.


웡의 이 말이 가장 재미있었는데요. 번역하자면 이렇습니다

당장 자신의 발언에 대한 가시적인 결과가 없을 때, (사실상) 모르는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나쁜 행동을 저지르고, 규칙을 우회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끝없는 독창성을 발휘하기 때문입니다.


They are about all the ways that humans misbehave when there are no immediately visible consequences, when talking to (essentially) strangers, and the endless ingenuity they display trying to get around rules.”

아마도 이 부분은 웡처럼 SNS를 운영해보지 않았어도 크게 공감하실 분이 많을 것 같네요.

또한 세계 각국에서는 SNS 콘텐츠 규제를 강화하는 분위기예요. 특히 최근 EU에서는 디지털 서비스법(DSA) 제정에 합의했는데, 이 법은 IT기업이 자사 플랫폼에 허위 정보 및 유해 정보를 방치할 때 매출액의 최대 6%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어요. 영국 의회에서는 지난달 4일, 머스크에게 의회에 출석해 ‘언론의 자유와 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의무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이룰 계획인지' 증언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세계일보
이쯤 되면 이분의 말로 결론지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의 제프리 하워드 교수의 말씀을 인용해 “머스크가 콘텐츠 중재 문제를 비교적 순진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콘텐츠 관리에 자유방임적인 접근 방식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 이라고요.

🤧 이 드라마 어떻게 끝날까?

출처: NYT  

인수를 앞두고 트위터 내부적으로는 당연하게도 어수선한 분위기라고 해요. 지난 11월, 잭 도시에 이어 새로 CEO를 맡게 된 파라그 아그라왈(Parag Agrawal)은 회사를 맡자마자 인수 과정을 진행하고 머스크에게 넘겨야 될 운명에 놓였습니다. 인수된 이후에는 지금까지의 계획이 모두 중단될 것이 명확하고, 콘텐츠 조정팀을 비롯한 여러 팀에서 대규모 해고 역시 예상되기 때문에 트위터 직원들은 ‘혼란 세금(chaos tax)’을 내고 있다고 이야기할 정도라고 해요. 


인수되기 전까지 아그라왈은 지금까지의 계획을 계속해서 이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고, 동시에 트위터 피인수 작업에도 임하고 있어요. 머스크와의 인수 계약이 발표되고 난 뒤, 아그라왈은 신규 채용을 동결하고 계약업체, 출장, 마케팅, 인프라 등의 분야에서 비용도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어요. 최근 회사를 떠난 고위 임원만 벌써 다섯 명이라고 하고요.


외부적으로도 트위터는 안 좋은 뉴스를 연달아 맞이했습니다. 인수 발표 후 분기별 매출을 발표하면서 지난 3년간 최대 190만 개의 계정을 중복으로 카운트해왔다고 공개했어요. 또 이용자들에게 제대로 고지하지 않고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광고로 활용한 혐의로 미국 당국으로부터 1억 5천만 달러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어요. 보안 목적을 이유로 수집한 이용자의 전화번호 등의 정보를 맞춤형 광고에 활용했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뉴스는 머스크와의 계약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공개되지 않은 문서는 리뷰하지 않기로 계약에 적혀있기 때문이죠.


계약에 따르면 당국이 승인을 미루지 않는 이상 트위터 인수는 10월 24일까지 마무리되어야 해요. 머스크는 테슬라 주주들의 불만, 과거에 성추행했고 돈으로 입막음을 했다는 의혹, 시민단체의 인수 반대 캠페인 등을 리스크로 지고 있지만, 10억 달러의 위약금을 물지 않으려면 결국 마무리를 지어야 합니다. 이 드라마, 과연 어떻게 끝나게 될까요? 그리고 과연 해피엔딩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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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ed by  Zoe • 한새벽 • 구현모 • 후니 • 찬비 • 구운김 • 식스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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