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안에 읽는 2020 노벨경제상 😃
2020.10.13 | 249호 | 구독하기 | 지난호

밥 윌슨(왼쪽)과 폴 밀그럼(오른쪽) 스탠퍼드 교수
안녕하세요! 실리콘밸리 나와 있는
신현규 특파원입니다.
어제 저녁 스웨덴의 노벨상 위원회에서 경제학상 수상자들을 발표했어요. 우리 삶을 좌우하는 새로운 경제이론들을 만들어 낸 석학들에 대해 수상이 돌아가는지라 매년 노벨경제학상 발표는 기대되는 이벤트 중 하나인데요. 올해 노벨경제학상은 미국 서부 실리콘밸리의 한 복판에 있는 스탠퍼드 대학교의 두 교수들에게 돌아갔어요. 


밥 윌슨, 스탠퍼드 대학교 명예교수  
폴 밀그럼, 스탠퍼드 대학교 교수  

두 사람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은 과거에 없던 것들을 새로 만들어 내는 혁신하는 사람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어요. 특히 폴 밀그럼 교수는 현실을 설명하는 이론을 만든 것이 아니라, 거꾸로, 이론을 이용하여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그래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깊게 들어가 보려 해요. 
오늘의 경매 이야기
  1. 그들의 이론은 뭔가요?
  2. Rules Do Matter!  
  3. 사례 / 스타트업들의 데모데이
  4. (광고) 휴넷 MBA 6.0
  5. 미라클레터 30초 브리핑 
🍎 그들의 이론은 뭔가요? 
#집살때 #차살때 #경매

경매는 전쟁이다? (영화 '섹스앤시티' 중에서)
💬 부동산 경매 잘못 하다 패가망신?
- 보통 우리나라에서 부동산 경매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알려져 있잖아요? 집을 담보로 큰 돈을 빌려서 사업을 하다가 쫄딱 망하게 되면 결국 은행이 집을 압류하게 되고, 은행은 현금을 가져가려고 집을 법원에 맡겨서 경매절차를 진행하게 되는데요. 
- 그런데 경매에서 부동산을 시세보다 비싸게 사는 경우들도 종종 나와요. 권리관계를 공부 안하고 경매 들어갔다가 실제보다 법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드는 비용이 엄청나게 들어서 실패하고 패가망신 하는 경우들도 많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관련 동영상

💬 승자의 저주 - 비싸게 사면 망한다
경매에서 승리한 사람들이 종종 망하는 경우들이 많다는 사실! 스탠퍼드 대학교 두 경제학자가 집중한 것은 바로 '승자의 저주' 였어요. 경매에서는 괜히 가격 높게 써 내서 낙찰받았다가 패가망신하는 경우가 많다는 거지요.
- 밥 윌슨 교수는 1960년대~1970년대에 내놓은 논문들을 통해 수학적으로 이런 사실을 입증했어요. "부동산처럼 대충 시장에서 예상하는 가치가 정해져 있는 상품을 경매에 내놓는 경우를 생각해 봅시다. 사람들은 너무 높은 가격을 써낼 경우 패가망신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요. 그래서 자신이 생각하는 가격보다 낮은 가격을 써 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해당 부동산 물건에 어떤 법적 불확실성이 있는지 모르는 경우일수록 가격은 떨어질 겁니다. 그리고 해당 부동산의 권리관계에 대해 경매 입찰 참여자들의 정보 수준이 다를 수록 일반 입찰자들은 쫄아서 낮은 가격을 써 낼 수밖에 없습니다."

🔎 비싸게 팔고 싶어? 다 보여줘! 
결국 밥 윌슨 교수가 보여준 것은 간단해요. 부동산 경매를 통해 물건을 판매하려는 사람 입장에서는 1) 법적 불확실성을 줄이고 2) 입찰 참여자들에게 공정한 정보를 제공하면 할수록 훨씬 비싸게 물건을 팔 수 있다는 이야기에요. 한마디로! 경매에 나서는 사람은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할 수록 더 나은 결과가 온다는 얘기지요.

🍎 규칙은 정말 중요해요! 
#경매의룰을만든경제학자 

12일 새벽 기자간담회 (왼쪽 상단이 밀그램 교수)
💬 주파수 경매 방식을 만들다 
- 두 사람은 이러한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현실세계에 뛰어들어 새로운 경매방식을 직접 고안해 내기도 해요. (사실 이게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게 된 직접적 계기라고 해요)
- 특히 이들이 수상을 하게 된 직접적 계기는 주파수 경매 때문인데요. 1993년 미국은 주파수를 통신사들에게 경매로 팔기로 결정해요. 그런데 경매방식이 문제였어요. 정부 관계자들은 이런 문제에 직면했죠.

1) 어떻게 팔아야 정부 입장에서는 돈을 많이 남길 수 있을까? 

2) 어떻게 팔아야 통신사들도 승자의 저주에 빠지지 않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사용자들에게 서비스를 계속해 줄 수 있을까? 

- 어떤 사람들은 정부의 고민을 듣고 주파수를 순차적으로 팔라고 조언했어요. 뉴욕주에서 주파수를 일단 팔고, 그 다음에는 텍사스주에서 주파수를 파는 방식으로 하나하나씩 팔아야 사는 사람들 (통신사)이 충분히 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죠. 
- 그런데 폴 밀그럼 교수는 완전히 반대로 주장했어요. 그러지 말고 미국 50개 주에 있는 주파수들에 대한 정보는 사전에 충분히 공개한 다음 한꺼번에 팔라고 조언한거죠. 

💬 비싸게 팔고 싶어? 다 같이 팔어
- 예를 들어 봐요. 서울 강남에 있는 비슷한 아파트 10채가 경매에 나오게 됐어요. 파는 사람입장에서 생각해 보죠. 한채 한채 순차적으로 파는게 나을까요? 아니면 10채를 한꺼번에 파는게 나을까요? 
- 한채 한채 팔게 되면 입찰자들은 눈치를 보게 돼요. 서로 경쟁자들이 덜 몰리고 가격이 싼 부동산을 잡기 위해 경쟁하게 되죠. 그 결과 어떤 부동산은 의외로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어요. 한마디로 10채의 부동산들이 서로 경쟁하는 시스템이 되는 거에요.
- 반면 사전에 물건을 공개한 다음 동시 입찰을 진행하게 되면 10채의 부동산들이 서로 경쟁하는 일이 없어지죠. 폴 밀그럼 교수는 '스펙트럼 옥션' Spectrum Auction 이라는 이름으로 이런 주파수 경매 방식을 고안해 내요. 

🔎 스펙트럼 옥션의 대성공! 
- 밀그럼 교수의 이런 뉴 아이디어는 대박을 쳐요. 하나하나 순차적으로 팔지 않고 동시에 주파수를 판매하는 아이디어 전환 하나가 불어일으킨 변화는 아래와 같아요. 

  • 미국 FCC는 1994~2014년까지 1200억 달러 어치의 주파수를 판매했다 
  • 같은 기간 글로벌하게 이 방식을 사용한 경매금액은 2000억 달러에 달했다 
  • 핀란드 인도 캐나다 노르웨이 폴란드 스페인 영국 스웨덴 독일 등 거의 모든 나라에서 이 방식의 경매를 쓰고 있다 
🍎 사례 / 스타트업들의 데모데이
#데모데이 #경진대회 #스타트업 

국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의 데모데이 모습
💬 스타트업 데모데이는 왜 나왔나?
- 밀그럼 교수 위와 같은 경매방식이 오늘날 현실세계에서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은 스타트업의 데모데이 인 것 같아요. 보통 스타트업 데모데이의 포맷은 다수의 스타트업들이 등장하고 벤처투자자들이 그들을 감상한 다음 관심있는 곳들을 투자하게 되는 구조에요. 데모데이를 조직하는 주최 측(보통 엑셀러레이터들)은 스타트업들에게 최대한 투명하게 자신들의 정보를 제공하라고 독려하는 한편, 투자자들에게는 기간을 정해두고 해당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으면 언제까지 투자하라고 이야기하죠. 
- 바로 밥 윌슨과 폴 밀그럼 교수가 이야기한대로 1)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하고 2) 동시에 스타트업 주식을 판매한다! 는 원칙을 지키고 있는거죠. 그래야만 스타트업들이 제값을 받고 주식을 판매할 수 있으니까요.

💬 경진대회?
- 스타트업들이 보통 데모데이 하면 미인선발대회 같은 경진대회라고 생각하고 꺼리는 경우도 있는 것 같은데요. 위와 같이 어쩌면 데모데이는 스타트업들이 제 값 받고 주식을 판매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일 수 있어요. 
- 현재 GPT-3 를 개발하고 있는 오픈AI의 공동설립자인 샘 알트만은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와이컴비네이터 회장 시절에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YC데모데이는 스타트업들이 벤처투자자들에게 투자를 구애하는 행사같이 보이지만 사실 거꾸로 벤처투자자들에게 지금이 아니면 뛰어난 스타트업에 투자할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선언하는 이벤트에요." 스타트업 데모데이는 어쩌면 회사 주식을 판매하는 사람이 제 값을 받기 위해 정교하게 설계한 경매와도 같을 수 있다는 얘기죠
휴넷 MBA 6.0으로 DT하세요~!
#광고 #휴넷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세상은 빠르게 디지털로 바뀌고 있고, 남들은 성큼성큼 앞서 가는데, 나만 뒤쳐진다는 생각이 드시죠? 무엇인가는 배워서 성장을 해야 할 것 같은데, 막상 뭘 할까 생각하다 보면 무엇을 배워야 할지 잘 모르겠는 것이 함정. 그러다 생각할 겨를마저 없이 또 정신없이 바빠지는 현실.

휴넷이 이런 고민을 하시는 분들을 위해 휴넷 MBA 6.0을 러~언칭! 5만 동문을 배출한 베스트셀러 휴넷 MBA의 6번째 리뉴얼 작품입니다. 특히 이번 휴넷 MBA 6.0은 '본질에 D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를 더하다'는 주제로 커리큘럼을 DT에 최적화한 것이 특징!

대학 교수와 현직 CEO들이 연단에 서서 애플의 마케팅 전략, 디즈니의 플랫폼 전환 분석, 에어비앤비의 플랫폼 전략과 같은 실사례 중심 DT 수업을 진행해요. 또 DT에 걸맞게 학습자에 맞는 러닝 시스템과 AI 튜터를 도입! 몰입감을 높인 10분이내 마이크로콘텐츠 영상과 버추얼 세미나 등도 갖췄습니다.

뭘 가르치냐고요? 5개월 과정인데, 1개월-경영학, 2개월-전략경영, 3개월-인사조직, 4개월-회계재무, 5개월-마케팅 순입니다. 과정을 모두 이수하면 경영능력자격증 2급을 딸 수 있어요. 얼마냐고요? 학비는 100만원! 무이자 12개월 혜택으로 월 8.3만원에 가능하대요. 휴넷 MBA 6.0은 오는 12월1일 본격 개강을 합니다. 뭐 더 없냐고요? 있죠~ 10월31일까지 신청하는 얼리버드들 분들에게 50만원 상당 고급캐리어&캐리어스티커 경품을 지급! 인사이트가 필요한 C레벨, 승진은 역시 고속이지라고 생각하는 팀장,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 그리고 비즈니스를 알고 싶은 비경영학 출신 직장인이라면 아래 버튼👇을 클릭하고 휴넷 MBA 6.0을 둘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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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라클레터 30초 브리핑 
#GAFA #규제 #
💬 IT 비즈니스의 룰이 바뀔까 
- (배경) 실리콘밸리는 그동안 플랫폼 기업들이 수십억명의 데이터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가지고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아마존의 사업방식에 익숙해 져 있었죠. 일예로 아마존 제프 베조스는 인터넷으로 책을 팔다가, 어느순간 자동차 부품도 책처럼 팔 수 있겠다는 사실을 깨닫고 아마존을 전자상거래 회사로 확장시켰어요. (관련 배경을 다뤘던 6월 19일자 미라클레터
- (뉴팩트) 그런데 이런 사업방식에 대해 미국과 유럽에서 제동을 걸고 나서고 있어요. 미국에서는 연방정부에서 구글 페이스북을 쪼갤 법적검토들을 진행하고 있고요. 민주당에서는 대선에서 자신들이 이기기만 하면 입법을 통해 플랫폼 기업들의 사업확장을 막을 규제법안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있죠. 유럽연합에서는 아예 정부가 나서서 구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등의 데이터를 경쟁사들에게 공유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에요. 
- (전망) 미라클레터는 그동안 페이스북 > 구글 > 아마존 > 애플 순서대로 미국 연방정부와 입법당국의 규제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분석해 왔어요. (7월 30일 미라클레터) 최근 대선을 앞두고 연방검찰이 구글을 쪼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고 페이스북에 대해서는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하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가 법적 조치를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 이들 회사의 앞날은 불투명할 것 같네요. 

💬 디즈니가 스트리밍에 집중하기로 
- 미디어 회사 디즈니가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구조조정하기로 했어요. 극장 사업은 코로나 때문에 힘들잖아요. 그래서 디즈니+와 같은 온라인 스트리밍 쪽으로 완전히 방향을 틀었다고 해요. (관련 CNBC 기사)

💬 트윌리오의 32억 달러 빅딜 
- 홈페이지에 문자메시지 이메일 등을 자동으로 보낼 수 있도록 연동해 주는 프로그램 API 를 제공해 주는 실리콘밸리의 큰 회사 '트윌리오'가 32억 달러 (약 3.5조원 정도) 를 주고 스타트업 하나를 인수한게 화제가 되고 있어요. 세그먼트라는 스타트업인데요. 
- 이 스타트업은 어떤 회사가 있으면 그 회사의 내부 고객데이터를 뽑아서 다른 앱으로 옮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회사에요. 즉 고객데이터를 이 플랫폼에서 저 플랫폼으로 더 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앱인 셈이죠. 
- (의미) 데이터는 현재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는 상태에요. 이 회사에서 저 회사로, 이 플랫폼에서 저 플랫폼으로 이동하지 못한채 한 저장고 Silo 내에서만 머물러 있죠. 그러나 트윌리오와 세그먼트 같은 회사들이 계속 나오면서 데이터 이동성에 대한 논의들은 더욱 커질 거라고 봐요. 한 회사에서 다른 회사로 데이터들을 움직일 수 있게 하면 고객들을 더욱 만족시킬 가능성이 커지거든요. 혁신하는 분들이라면 이 가능성도 지켜보실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밥 윌슨 교수가 이론을 제공했다면, 폴 밀그럼 교수는 그 이론을 발전시키고 현실에 적용했다고 해요. 특히 폴 밀그럼 교수는 경매이론을 가지고 구글이 상장할 때 신주발행 경매를 자문해 주기도 했고, 많은 디지털 광고 회사들이 광고경매를 진행할 때도 자문을 했다고 하네요. 그는 기자회견에서 2016~2017년도에 방송사업자들에게 판매한 주파수를 모바일로 다시 재판매할 때 경매모델을 설계하면서 컴퓨터 알고리즘과 머신러닝을 사용하기도 했다고 말했어요. 

사실 밥 윌슨 교수는 폴 밀그럼 교수의 박사과정 지도교수이기도 했는데요. 스승과 제자 지간이었던 두 사람. 노벨상 수상을 어떻게 알게 됐는지 일화도 재미있었어요. (관련하여 매일경제신문 박용범 뉴욕특파원의 기사를 참조해 보세요) 저는 개인적으로 노벨경제학상이 폴 밀그럼 교수에게 상을 줬다는 사실이 경제학자들에게 이렇게 메세지를 던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세상은 빨리 변하고 있어요. 당신들도 현실을 설명하는 이론 뿐만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경제작동의 물리학적 원리를 찾아서, 그를 통해 현실을 바꾸는 이론을 만들어 보는게 어떨까요?" 

현상을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바빴던 경제학계도 이렇게 변화해 가고 있어요. 과거 지향적인 학문이 아니라 미래 지향적인 학문으로 바뀌고 있는거죠. 

여러분은 오늘 스스로 생각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발걸음을 내딛을 계획이신가요?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Directly yours
신현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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