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칭. 그것은 개성이자 그 사람의 이미지를 정하는 요소 중 하나. 자신을 뭐라고 칭할 것인가. 그것은 커다랗고 중요한 문제. '와타시'는 고자쿠라 다에코를 나타내는 적확한 일인칭일까?

"알아요." 

"일단은 노력하고 있어. 안기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고." 

"알아요." 

"생각은 하는데 몸이 안 따라가. 네 말대로 행위 자체가 아니라 기분 탓이겠지만, 그래도, 안기는 건 싫어. 왠지." 

"알아요." 

"네가 양보하려고 한다는 것도, 알고 있어. 정말로."

 "하지만 상대가 진심으로 즐기지 않으면 섹스하는 의미가 없잖아요." 

"맞아. 그거야."

"언니를 안고 싶지만, 안긴 언니가 참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이미 그 시점에서 확 시들어버려. 아, 이 '시든다'는 말도 수수께끼네요. 어디가 시든다는 거야. 시들 곳도 없는데."

모임 후에 제출한 추천의 말은 '스토리타임스'라는 프린트물로 만들어 출간된 책과 함께 내보내고 있어요. 말 그대로 '독자와 함께 만드는 책'이지요.

책을 기획하고 편집하는 일 외에도 편집자들은 이렇듯 더 많은 독자들에게 책을 선보이기 위해 뛰어다닙니다. 

<우리를 뭐라고 불러야 할까>도 드디어 마감을 마쳤지만, 이제 출간 전 계획했던 마케팅을 실행해야 하는 일이 남았지요. 💪 

살짝 스포를 해보자면 제가 정말 좋아하는 웹툰 작가님이 그려주신 만화가 다음 주에 공개될 예정이고, 이 책에 대해 가장 재밌게 말씀해주실 수 있는 분들과의 온라인 북토크, 그리고 거리두기 단계가 하향되면 멋진 공간과 오프라인 행사도 진행하려고 해요. 

당장 다음 마감이 기다리고 있지만 앞으로 또 달려가봐지요. 🏃‍♀️ 책은 이제 막 세상에 태어난 거니까요.

서로 맞물려 달캉달캉 빙글빙글 분주하게 움직이는 톱니바퀴들의 발 언저리에서 외따로 굴러가는, 어디에도 결합되지 않은 작은 구슬. 하루에는 자신의 인생을 그렇게 인식했다.

그래서 이 책이 대체 무슨 책이냐... 궁금하실 분들도 계시겠습니다. 책에 대해 편집자로서 할 수 있는 말은 모두 보도자료에 써두었답니다. (^^); 관심이 생기셨다면 온라인 서점에서 <우리를 뭐라고 불러야 할까>를 검색하시거나, 다음 링크를 따라가 주세요! 

참, 덧붙이자면 작가의 차기작인 <바바야가의 밤>이라는 시스터 하드보일드 소설도 국내에 출간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어디서 나오는지는 모르지만요... (제가 판권 문의했을 때는 이미 계약되어 있었다는 뜻... 🥲)

지금으로 치면 부자나 깡패에게 돈으로 고용된 일명 '어깨'라라는 뜻의 제목인 <요짐보用心棒>는 세계적인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가 감독하고 그의 대표적인 페르소나 미후네 토시로가 주연을 맡은 1961년 작 영화입니다. 구로사와가 "영화의 즐거움과 재미를 마음껏 표출하고 싶었다"라고 선언한 만큼 당시의 신분 관계, 봉건적 요소를 배제하고 시대 고증도 뒤로 미룬 채 대담하게 시대극 영화의 형식에서 벗어난 시원한 액션이 특징입니다. 제작사인 토에이사의 특징인 가부키 난투가 아니라 리얼한 액션을 추구하기도 했습니다. 

<요짐보>가 유명해진 또 다른 이유로는 바로 세르지오 레오네의 스파게티 3부작 중 하나인 <황야의 무법자>가 이 작품을 '무단' 리메이크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세르지오 측이 표절을 인정하고, 구로사와 측이 <황야의 무법자> 일본, 대만, 한국의 배급권과 세계 배급 수익의 15%를 받는 것으로 협의했다고 합니다. 이 15%가 <요짐보>로 번 돈보다 많았다고...

하나 더 재밌게도, <요짐보> 또한 대실 해밋의 첫 장편작 하드보일드 소설 <붉은 수확>을 많이 참고했다고 하네요. 총탄과 피가 난무하는 무법의 광산 도시를 주인공이 일망타진한다는 전개가 유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