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이 특히나 논란이 된 이유는 지난 1월 미국이 예비불법어업국 지정을 철회한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발생한 국제적인 불법조업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불법어업국(IUU, Illegal, unreported, unregulated fishing country)이란 지속가능한 어업을 위해 UN 등의 국제기구와 공조하여 미국, EU 등이 운영하는 제도입니다. 불법조업을 행한 국가는 예비불법어업국으로 지정된 후, 2년 간 협의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불법어업국 지정 여부가 결정됩니다. 한국은 지난 2013년과 2019년에 미국과 EU로부터 예비불법어업국으로 지정된 바가 있습니다.
어업활동으로 죽어가는 해양 생물들
불법조업뿐만이 아니라 적절히 규제되지 않은 상업적 조업 및 취미성 낚시 또한 전세계의 해양 생태계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 상업적 조업과 취미성 낚시로 망가진 뉴질랜드 해양공원
생물다양성 보존의 선구자로 알려졌던
뉴질랜드의 첫 해양국립공원인 하우라키 만 해양공원(Hauraki Gulf Marine Park)의 생태계가 상업적 조업과 취미성 낚시로 인해 붕괴될 위험에 처했습니다. 극소수의 지역을 제외한 하우라키 만 전체에서 상업적 조업과 취미성 낚시가 허용되면서 많은 해양생물들이 사라져 포식자가 사라진 성게만이 가득하다고 합니다. 도미는 조업이 금지되었으면 존재했을 개체수의 20%만이 남았으며, 가재는 생태계에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기능적 멸종 상태입니다. 먹이가 줄어들고 어망에 걸리는 새들이 많아져, 전체 조류 중 멸종위기종이 2000년의 4%에서 현재 22%로 증가하였습니다. 해저 바닥을 긁어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형망(dredge)과 저인망(trawl)을 활용한 상업적 조업 및 취미성 낚시는 여전히 법적으로 허용된 상황입니다.
- 상업적 조업으로 죽어가는 돌고래들
최근 학술지 '멸종위기종연구(Endangered Species Research)'에 실린 한 연구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상업적 참치 조업으로 인해 인도양의 돌고래가 80% 이상 감소했다고 합니다. 상업적 참치 조업에 사용되는 어망에 걸려 연간 평균 8만 마리의 고래류 동물들이 희생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상업적 조업으로 인해 매일 약 2마리의 죽은 돌고래나 고래가 해변가로 밀려오며 2019년 프랑스 해변에는 약 1100마리가 밀려왔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조업으로 죽은 돌고래의 1/8만이 해변가에 밀려온다고 합니다. 두 개의 선박이 한 어망을 사이에 두고 끄는 쌍끌이 기선저인망 어선(pair trawler)과 100m 이상의 어망을 사용하는 거대저인망 어선(Supertrawler) 등은 돌고래와 고래들에게 특히 치명적입니다. 그러나
EU와 영국에서는 선장의 동의 하에 전체 선박의 1%만 모니터링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2015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6종의 참치를 멸종위기에 처했거나 멸종위기에 근접하다고 발표하였습니다. 또한 그린피스에 따르면 긴 낚시줄에 수 천 개의 낚시 바늘을 단 어획 방식으로 참치 조업에 자주 사용되는 '연승어업'으로 인해서
매년 16만 마리의 바다새, 30만 마리의 바다거북, 수백 만 마리의 상어가 죽는다고 합니다. 불법조업과 더불어 제대로 규제되지 않은 상업적 조업은 해양생태계의 파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참치 뒤에는 얼마나 많은 해양생물들이 희생되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