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newsletter no.94 I 2023.1.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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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 한 주 잘 지냈어? 정리몬👾은 지난 주말에도 역시 아기몬을 즐겁게 해줄 곳을 찾아 여기저기 돌아다녔어. 지난 일요일엔 서울 한복판인 서초구 잠원한강공원에 눈썰매장❄️이 생겼다고 해서 출동했지.
그런데 난처한 상황이 벌어졌어. 아기몬이 눈썰매장 한켠 빙어잡이 체험을 해보고 싶다는 거야. ‘아이고, 이번주에 휘클리가 산천어축제를 다룰 텐데, 내가 이걸 하고 앉았으면 어떻게 하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물고기들을 막 잡으면 물고기들이 아야하대. 썰매 더 타자.” 타일러 봤지만, 아기몬은 더 떼를 쓰면서 울 뿐이었어. 결국 아내가 데리고 체험장에 들어갔지.
빙어가 작고 빨라서 아이가 뜰채로 잡을 수준이 아니었다고 해. 아내가 힘이 다 빠진 두 마리만 잡아서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나오더라고. 4천원을 내면 튀겨주는데, 두마리를 튀겨먹을 수도 없으니 집에 가져왔어. 집에 수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대책이 없어서 뒀더니, 다음날 배를 뒤집고 죽어 있더라고. 음식물쓰레기로 버리면서 기분이 찝찝했어.😓
고기를 잡으러 바다도 강도 아닌 ‘체험장’으로 가게 만든 1등 공신은 아마 화천 산천어축제가 아닐까. 매년 100만명 이상이 방문하고, 유일하게 흑자를 낸다는 지역 축제야. 코로나19로 3년만인 지난 7일 열려서 오는 29일까지 진행 중이거든. 이 축제를 따라서 유사한 물고기 잡이 축제가 지자체 곳곳에서 만들어졌을 정도로 영향력이 있지.
산천어축제와 동물학대. 휘클러들도 한번쯤 들어본 얘길지 모르겠어. 산천어축제가 열리지 못한 2년 동안 우린 코로나19라는 시련을 겪었잖아. 코로나는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고. 그래서 다시 산천어축제를 얘기해 보려고. 출발할게.🏃
📢오는 24일까지 설연휴가 이어져서 다음주 26일엔 휘클리를 휴간하려고 해. 설연휴 건강하게 보내고, 2월2일에 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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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_weekly, quickly
- 한 번 물어봤다: 산천어축제와 동물학대 +이벤트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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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산천어였을까?
- 2003년 시작한 화천산천어축제는 올해로 20년째야. 화천군은 휴전선에 가까운 접경 지역으로 92%가 산과 물이야. 철로나 고속도로도 없지. 군부대가 많아 군시설보호·하천변 행위제한 등 규제로 묶여 있는 곳이 전체 면적의 140%(중복 포함)야. 인구는 약 2만3천명. 기초자치단체(시·군·구) 중에서도 인구가 뒤에서 7번째야. 지역 경제는 3개 사단에 복무하는 군인들에게 의존하고 있어.
- 당시 정갑철 화천군수는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방안을 고민하다, 개발을 못 한다는 점을 역이용했어. 개발이 안 된 청정한 곳이란 걸 내세운 거지. 빙어 낚시를 하는 동네 행사였던 ‘낭천얼음축제’를 가져와서 산천어축제로 탈바꿈시켰어.
- 왜 산천어였을까? 원래 산천어는 화천 지역에서 사는 어종이 아니야. 토종 산천어는 태백산맥 서쪽이 아닌 동쪽 지역 하천과 계곡들에 살아. 동해로 흐르는 하천들이지. 깨끗하고 차가운 물에만 사는 산천어가 ‘청정’하다는 걸 상징하기 때문에 축제의 소재로 채택한 거야. 지역의 산물이 아닌 것으로 지역 축제를 연다는 발상의 전환이었어.
- 축제가 열리는 화천천은 북한강 상류야. 한강을 거쳐 서해로 흘러. 그래서 축제에 쓰이는 산천어는 전국 18개 양식장에서 키운 걸 납품받아.
✔️“전쟁 이후 처음이야”
- 첫해부터 22만명의 방문객이 왔어. “6·25전쟁 이후 화천에 이렇게 많은 외지인이 찾아온 건 처음”이란 반응이 나올 정도. 이후 급성장해 네 번째 축제부턴 매해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들었어. 겨울철 즐길거리가 없는 서민들을 위한 기획이 대박의 이유로 거론됐어.
- 2011년 여행 매거진 <론리 플레닛>이 화천산천어축제를 ‘겨울철 7가지 경이(wonder)’로 꼽았고, <CNN>을 통해 보도됐지. 코로나19로 2021~2022년에 축제를 열지 못해서, 키우던 산천어를 통조림으로 판 일도 회자됐고.
- 산천어축제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1300억원에 달한다고 화천군은 이야기해. 700명가량의 지역 주민들을 포함한 축제 기간 동안의 직간접적인 고용 효과는 3천명에 이른다고. 방문객들이 주변 식당과 숙박업소를 이용하는 것과 지역 농산물 판매(15억원)도 적지 않다고 해. 1만5천원 축제 입장료를 내면 5천원은 지역상품권으로 돌려주는데, 이걸로 농산품을 사는 거지. 올해 축제에 사용된 171톤, 100만여 마리 산천어의 절반을 강원 지역 양식장에서 키우고 있고.
✔️‘동물학대’로 고발, 검찰은 각하
- 2020년 정의당과 동물환경단체 등이 연합한 ‘산천어 살리기 운동본부’가 화천군수와 축제주관사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어. 맨손잡기 체험이나 낚시는 불필요한 상해와 죽음을 유발하는 행위로 동물학대를 금지한 법 위반이라는 주장이었지.
- 고발장엔 세계적인 동물학자인 제인 구달의 메시지도 실려서 눈길을 끌었어. 그는 “오늘 같은 시대에 여전히 인간의 쾌락을 위해 동물을 착취하고 고문하는 일이 누군가에겐 당연시된다는 것이 놀랍고 소름 끼치는 일”이라며 “화천 산천어 축제에 대해 알게 되어 슬프다”라고 말했어.
- 하지만 춘천지방검찰청은 재판에 넘길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면서 이 고발 건을 4개월만에 각하 처분했어. 동물보호법에선 식용 목적의 어류를 보호 대상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였어. 축제에 쓰이는 산천어는 애초부터 식용을 목적으로 양식됐으니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거지. 또한 홍천강 꽁꽁축제, 평창 송어축제, 남해 멸치 축제 등과 영국 뉴린 물고기 축제, 일본 모모타로은어축제 등 물고기를 맨손으로 잡는 축제가 국내외서 열리고 있다는 점도 들었지.
- 이에 산천어 살리기 운동본부 쪽에선 "상당수가 먹는 것과 관계없이 상해를 입거나 죽임을 당하고 있다"고 반박하면서 항고했지만, 서울고등검찰청도 기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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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가이드라인, 만들고 발표도 못했다
- 문재인 정부에선 동물이용축제의 동물학대를 줄이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려고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어. 동물단체들의 산천어축제 고발이 논란이 된 2020년에 조영래 환경부 장관이 “생명을 담보로 한 인간 중심의 향연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기자간담회에서 이야기한 적이 있었어.
- 최근 밝혀진 건데, 그해에 환경부가 동물이용축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고 해. 여기엔 동물의 운송부터 보관, 질병관리, 폐기 등 동물이용축제에서 지켜야 할 기준들이 포함되었다고 알려졌어. 특히 맨손잡기나 입으로 물기 등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는 제한하는 내용도 담겼다고.
- 하지만 이 가이드라인은 만든 지 2년이 넘었지만 공개조차 못 하고 있어. 지자체와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 부처들과 합의를 보지 못해서였어.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 자체가 축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줄 수 있다는 반대도 있었다고.
✔️맨손잡기 체험이라도 없애면 안 될까요?
- 대도시를 제외한 지자체들은 일자리와 인구가 급속히 줄어서 ‘지방소멸’이란 말이 나올 정도잖아. 그러니 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는 건 뭐든 해야 하는 처지야. 서울 한 개 동 수준의 인구에 교통도 불편한 곳에서 많게는 180만명이 모이는 축제를 만들어낸 건 놀라운 일이긴 해.
- 고발 건이 각하된 뒤 최문순 현 화천군수는 이런 말을 했어. “동물단체의 기자회견 어디에도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전국 양식업계 종사자, 수십여 곳의 국내·외 여행업 종사자, 그리고 화천군민의 생계에 대한 배려는 찾아볼 수 없었다. 산천어에 대한 감정이입에 앞서 반세기 넘게 희생만을 강요당하고 있는 접경지역 화천 사람들에 대한 공감부터 해주기를 바란다.”
- 지역 축제는 1990년대에 지방자치제도가 도입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우후죽순 시작됐어.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 지역 축제는 944개에 달해(문화체육관광부 집계). 이 중에서도 산천어축제는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축제로 알려져 있어(2014년 결산 기준).
- 천명선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팀이 조사한 결과 2018~2022년 전국 1214개 축제 중에서 동물을 이용하는 축제는 86개로 전체의 약 7%를 차지했다고 해. 이들 축제에서 운영하는 129개 프로그램의 84%가 동물이 죽거나 죽음에 가까운 고통을 주는 방식이라고. 129개 중 60개는 맨손잡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 동물단체들도 현실을 외면할 수 없으니, 축제를 당장 폐지하라고 요구하는 건 아냐. 큰 고통을 주는 맨손잡기 프로그램 같은 건 없애고, 장기적으로 축제 자체를 생명친화적인 방식으로 전환하자는 거지. 하지만 화천군은 반응하지 않고 있어.
👉지역 살리기와 동물권이란 가치가 부딪히는 현실에서 어떻게 해결책을 찾아가야 할까? 물고기는 정말 고통을 느끼는 걸까, 더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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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 물어봤다
휘클리: 산천어축제, 여전히 인기야?
지숙 요원: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에 동물학대 고발 건이 있어서 올해는 좀 줄지 않을까 했는데, 주말 입장권이 매진이더라고. 그래서 1만5천원 입장권을 5천원 웃돈 더해서 주고 샀어. 지난 17일까지 70만명이 방문했고, 설연휴도 있어서 이번에도 100만명을 넘기는 건 어렵지 않을 거라고 해.
휘클리: 산천어 낚시는 어떻게 진행돼?
지숙 요원: 낚시터는 화천천 1.5㎞ 구간의 양쪽을 막아서 강바닥에서 모래를 퍼내고 축구장 8개 면적(6만1054㎡)을 얼린 거야. 낚싯대는 6천원 주고 따로 사야 돼. 한 사람당 3마리까지 잡을 수 있게 하더라고. 연인이나 가족, 친구들끼리 온 사람들이 많았어. 낚시터 외에도 눈썰매장이나 봅슬레이, 얼음조각상, 집라인 등 놀 거리를 많이 해놨더라고. 화천에서 숙박하면 밤낚시는 무료로 할 수 있게 해주고. 20년 된 축제니 나름 관광객들을 끄는 노하우가 있어 보였어.
휘클리: 방문객들도 동물학대 논란을 알아?
지숙 요원: 인터뷰한 8명 중의 2명 정도. 어류가 고통을 느낀다는 것도 대부분 모른다고 하고. 자녀가 둘 있는 어머니를 인터뷰했는데 “애들이 낚시를 재미있어해서 왔다. 동물학대라고 생각했다면 오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군민들이 나와서 일을 돕는 걸 보면서 우리가 여기에 오는 게 지역 간 상생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어. 다른 40대 남성은 “낚시하는 게 학대면 식물을 먹는 것도 생명을 해치는 거 아니냐. 동물학대 이슈가 있단 건 아는 데 동의하진 못하겠다”고 했어.
휘클리: 맨손잡기 체험을 하는 사람도 많았어?
지숙 요원: 이날 비가 오기도 했고. 이렇게 추운데 누가 반팔에 반바지 입고 찬물에 들어갈까 싶었거든. 그런데 진행자가 행사 20분 전부터 노래 틀고, 사람들을 모으는 멘트도 치니까 사람들이 우르르 모여드는 거야. 참가자만 50명 정도 나오는 걸 보고 깜짝 놀랐어.
휘클리: 진행자도 있단 건 몰랐네.
지숙 요원: 진행자가 능수능란해. “함께 하자고 아빠한테 막 졸라. 아빠가 안 해주면 바닥에 막 누워 있어. 이런 거 왜 맨날 아빠만 해야 돼요. 엄마들도 얼른 나오세요.” 이런 멘트도 하고. 과거엔 진행자가 산천어를 입에 넣어보라고 유도까지 했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이번엔 그런 멘트는 안 했어. 마스크를 썼기도 했고. 그래도 참가자들이 손에 들고 입에 넣는 포즈를 취하기는 하더라고.
휘클리: 어류를 손으로 잡는 게 위험한 거야?
지숙 요원: 전문가도 맨손잡기가 산천어에게 고통을 주는 건 물론이고, 사람에게 위생적이지도 않다고 해(정예찬 서울대 수의대 연구원). 좁은 공간에 여러 사람과 물고기, 물고기 배설물이 섞이잖아. 손으로 잡거나 옷 속에 넣거나 하면 지느러미에 긁혀서 세균 감염 가능성도 있어. 체험장에 풀어놓은 산천어 중에선 이미 아가미가 벌어져 있다거나, 몸이 뒤집혀서 헤엄치고 있는 것도 보였어. 어떤 질병이 있는지 모르는 상태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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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클리: 맨손잡기, 사람들이 좋아하니까 하는 거겠지?
지숙 요원: 한 50대 남성이 눈에 띄었는데, 다른 사람은 5분 정도 하고 추워서 나가는데도 끝까지 남아서 3마리를 다 잡더라고. 말을 걸어보니 “물이 추워서 몸이 찢어질 거 같다”면서도 자기는 한 해 시작을 꼭 이 맨손잡기 체험으로 한다는 거야. “손맛이 좋잖아요. 이걸 해야 한 해 운이 잘 풀려”라고 하더라고.
휘클리: 반응이 좋으니 쉽게 포기 못하겠네.
지숙 요원: 주최 측 입장에선 뭔가 활동적인 행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어. 얼음낚시는 한자리에 앉아서 낚싯대만 올렸다 내렸다 하잖아. 그런데 맨손잡기는 격렬하게 움직이고, 10분 제한 시간도 있고, 잡아서 옷 속에 넣어야 하니까 게임처럼 느껴지는 것 같아. 보는 사람들도 체험자들이 허둥대는 걸 보면서 같이 웃고 하니까.
휘클리: 물고기도 고통을 느낄까? 물고기는 표정도 없고 알 수가 없을 거 같은데.
지숙 요원: 물고기도 고통을 느낀다는 걸 입증한 실험이 있어. 물고기한텐 고통을 느끼는 기관이 주로 얼굴 쪽에 있거든. 연구진이 무지개송어의 안면부에 벌독과 식초를 투여해봤어. 그러니 아가미가 여닫히는 횟수가 비약적으로 늘었다고 해. 그 뒤에 무지개송어에 진통제인 모르핀을 투여하니까 잠잠해졌고. 진통제 효과가 있단 건 물고기가 고통을 느낀다는 거지.
휘클리: 그럼 물고기가 축제장 얼음판 위에서 펄떡펄떡 뛰는 것도 고통스러워서 그러는 거야?
지숙 요원: 좀 다른데, 물고기들이 물 밖에 나와서 갑자기 많은 양의 공기가 들어오면 아가미 쪽 기관(새엽)이 급격히 쪼그라들면서 호흡을 할 수가 없대. 산소가 부족해지니 입을 뻐끔거리고, 펄떡펄떡 뛰는 거야. 특히나 얼음판 같은 저온에선 죽음에 이르는 시간이 지연된다고 해. 움직임을 멈출 때까지 3시간이 걸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물고기를 낚으면 얼음판 위에 올려놓잖아. 피를 흘리며 천천히 고통 속에서 질식해 죽어가는 거야.
휘클리: 사람은 물속에서 질식해 죽는데, 물고기는 그 반대인 거네.
지숙 요원: 그렇지. 차라리 주최측이 사람들한테 채집봉투를 줄 게 아니라, 물이 담긴 플라스틱통을 주면 어떨까 생각했어. 그러면 산천어들이 그동안이라도 숨은 쉴 수 있잖아. 우리나라에도 빨리 어류 도살기준이 생겼음 좋겠어. 국내엔 농장동물에 대한 사육과 도살기준이 있는데, 양식어류에 대해선 이런 기준이 없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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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잡은 산천어는 구이나 회로 축제장 안에서 조리된다. 화천군이 특수제작한 산천어 구이용 난로. 김지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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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클리: 어류 도살기준이란 게 있어?
지숙 요원: 스위스는 다시 풀어줄 의도로 낚시하는 행위나 살아 있는 물고기를 얼음 위로 옮기는 행위를 금지해. 바닷가재를 산채로 끓는 물에 집어넣거나 얼음물에 담가두는 것도 막고. 노르웨이는 도살할 때 반드시 기절시켜서 고통을 최소화하도록 해. 영국은 지난해에 동물복지법 보호 대상에 두족류(문어, 낙지, 오징어)와 십각류(바닷가재, 게)를 포함해서, 도살 중 고통을 최소화하도록 했고.
휘클리: “멸치 잡는 어부들도 동물학대냐?” “너네 집 밥상엔 그럼 뭘 올려 먹냐?” “그럼, 풀도 먹으면 안 되는 거 아니냐”…이렇게 반대하는 이들도 있어.
지숙 요원: 동물단체 중에서도 급진적으로 어업이나 축산 자체를 반대하는 곳도 있어. 조금씩 개선해나가자고 하는 곳도 있고. 스펙트럼이 넓어. 산천어축제의 동물학대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은 “어부들이 동물학대를 하고 있다”고 말하지 않아. “어업을 금지하자” “채식만 하자”고 말하지도 않고. 상어나 돌고래가 혼획되지 않도록 하는 어업도구를 개발한다든가, 일주일에 하루만 육식하지 말자는 캠페인 같은 것들이 있잖아. 어업이나 육식이 아예 안 된다는 게 아니라 줄여나가자는 거지.
휘클리: 동물이용축제를 다녀온 시민들이, 앞으로도 가겠다 말하면서도 ‘이대론 안 된다’고 답한 조사 결과가 흥미로웠어.
지숙 요원: 연구팀은 모순적으로 보이는 이 결과를 이렇게 해석하더라고. 동물복지를 개선하기 위한 지침을 만들면 방문객들의 윤리적인 불편함을 완화할 수 있고, 이는 축제 참여율을 높일 수 있다고.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진전되고 있잖아. 과거엔 일반적이던 동물원 물개쇼도 다 사라졌어. 산천어축제도 앞으로 바뀌지 않으면 언젠간 ‘뭘 모르는 사람이나 가는 낙후된 축제’로 인식돼서 방문객이 급격히 줄지도 몰라.
휘클리: 화천군도 동물단체의 시위와 고발에 감정의 골이 깊은 건 이해가 가긴 하지만, 그래도 모여서 같이 고민해보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
지숙 요원: 최재천 교수 같은 생태전문가나 축제기획, 브랜딩, 도시디자인 전문가 등에게 조언을 구할 수도 있겠지. 난 지금처럼 비슷한 물고기 잡이 축제가 난립하고, 사람들의 동물권 인식이 급격히 바뀌는 상황에서 화천군이 변화를 거부하는 게 더 위태로워보여. 며칠 반짝하는 축제로는 인구 감소를 막을 수 없단 것도 자명해졌잖아. 20년 전 발상의 전환으로 성공 스토리를 썼던 화천군이 다시 역발상으로 사람들을 놀래킬 순 없을까? 대한민국 대표 동물이용축제인 화천산천어축제가 바뀐다면 다른 축제들에 영감을 줄 수도 있고, 주목도 많이 받을 거라고 생각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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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휘클러들과 나누고 싶은 책은 동물행동학자 조너선 밸컴이 쓴 <물고기는 알고 있다>야. 표정도 없고, 고통도 못 느끼고, 기억력도 3초 밖에 되지 않는 멍청한 동물이란 상식을 과학적 연구 결과로 깨트리는 책이라고 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아마존닷컴 등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하기도 했어. 모두 5명의 휘클러에게 나눔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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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 욕들의 공통점 zog(조그), yog(요그), tsog(트소그). 이 중 욕설은 뭘까? 혹시 tsog를 골랐어? 사실 모두 욕설이 아니야. 그런데도 그 단어가 오해를 사는 과학적 이유가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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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살 아기도 다른 동물 자발적으로 돕는다 먹이가 울타리 밖으로 떨어지자 개가 낑낑거리기 시작했어. 달라는 거지. 이 모습을 본 2~3살 아이들이 그걸 가져다주네? 사랑스러운 이 장면이 말해주는 중요한 사실이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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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TT에게 ‘쪼개기’란? 학폭 피해자의 분노에 찬 복수를 그린 넷플릭스 드라마 ‘더글로리’를 보고 분노가 치솟았다는 이들이 있어. 애매하게 파트1이 끝나고, 파트2가 3월에야 공개되기 때문이야. 대체 왜 그런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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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vol.93: 리얼 커머스누아르 ‘햇반대첩’을 읽고 많은 휘클러들이 정성스러운 피드백을 보내줬어. 마치 새해 덕담을 한 가득 들은 기분이야. 특히 어떤 소비를 할지 고민해보겠다는 벗들이 많아서 뿌듯했어.🙏 4호도 같은 생각을 했거든. 우리 편리함에 가끔 무너져도 지금 마음, 완전히 놓친 말자!
😀솔직히 이렇게 대기업과 쿠팡 사이에 힘겨루기가 있는지도 전혀 몰랐는데 휘클리 덕분에 주마다 시사 이슈들을 알아가구나 싶어. 특히 자취생인 입장에선, 햇반이 필수품과 마찬가지라 친숙한 주제였어. 쿠팡은 단순하게 싼 물건을 한번씩 구할 때만 이용하고, 네이버쇼핑은 적립률이 높으니까 주로 이용하는데, 미국 아마존 만큼의 과점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네. CJ도 결국 대기업이라 버틸 수 있었지, 네이버에든 쿠팡에든 온라인시장의 접근성을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납품해야 하는 일반 납품업체들의 입장을 고려해보게 됐어.
😊난 중소기업 온라인쇼핑몰에서 MD로 일했었는데 쿠팡에 물건을 납품하면서 판매량이 증가할수록 납품금액을 낮춰달라는 요구 때문에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 사실 업계에서 일하지 않으면 잘 알 수 없는 내용인데 자세하게 설명해줘서 친구들에게 알려주기도 좋았어!
😙쿠팡에서 비비고 만두를 주문하려다가 로켓배송 마크가 뜨지 않길래 다른 만두를 주문했던 적이 있었어. 그때는 CJ와 쿠팡 사이에 이런 ‘햇반대첩' 사건이 있는 줄 전혀 몰랐었는데 휘클리 덕분에 내부 사정을 알게 되었어. 당장 나부터도 쿠팡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 로켓배송의 유무를 기준으로 선택하는데 이미 쿠팡이라는 하나의 플랫폼에 종속되었구나를 느꼈어. 그리고 이런 행동이 결국 선택의 범위를 줄이고 물건값을 올리더라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는 것도 알았고.
햇곶감🍅 이벤트에 참여해준 휘클러들 모두 고마워!
📢당첨자는 💎2219 💎15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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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휘클리는 언제나 의견 기다리고 있어.
벗도 아쉬운 점, 반가운 점 언제든 아래 링크로 보내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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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클리를 읽다가 질문해오신 부분들에 대한 답은 오른쪽 링크를 누르면 보실 수 있어요.👉자주 묻는 질문
📌이 레터는 팀 휘클리 서보미(4호) I 김지훈(정리몬) 기자가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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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사 1566-9595 문의 weekly@hani.co.kr 서울시 마포구 효창목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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