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주어지는 역할만 소화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역할을 찾아 기획자가 된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콘텐츠를 만드는 용기
콘텐츠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출연자와 기획자, 작가와 편집자, 실무자와 제작자와 같은 경계가 점점 흐릿해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표현하는 기술을 가진 사람과 표현할 것을 구상하는 사람이 엄격히 구분되어 있었지만 이제는 두 가지를 모두 하거나 그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죠. 이번주에는 자신에게 주어지는 역할만 소화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역할을 찾아 기획자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각기 다른 위치에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전하는 용기. 평범한 하루를 더 힘차게 만들어 줄 한 편의 이야기를 실어 보냅니다.
남도형 성우는 2006년 KBS 32기 전속 성우로 입사해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2016 KBS 라디오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현 프리랜서 성우로 활동 중입니다. 유튜브 남도형의 블루클럽 채널에서 성우 활동을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영상을 기획 및 제작하며 팬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습니다.


게임 및 애니메이션 출연작 
리그오브레전드 - 라칸, 제이스 역 
쿠키런킹덤 - 마들렌맛 쿠키 역 
던전앤파이터 - 남자 마법사 역 
메이플스토리 - 호영 역
레이디버그 - 블랙캣 역 
마블 스파이더맨 - 스파이더맨 역 
기동전사 건담 - 아무로 레이 역 
원피스 - 사보 역 
디즈니 미키마우스 전담 성우 그 외 다수  

성우로서 빛날 수 있는 콘텐츠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방송국 공채로 남아있지 않고 프리랜서 성우로 활동하는 이유를 물어보곤 한다. 나는 KBS 32기 공채로 커리어를 시작해 현재는 16년 차 프리랜서 성우다. 사실 대부분의 성우는 방송국 공개 채용 선발 과정부터 이미 2~3년의 계약 기간을 설정하고 입사하게 된다. 그리고 계약 기간 동안 해당 방송국에 전속된다는 조건이 있다. 그렇기에 전속 성우들에게 공채 기간은 열심히 기량을 갈고닦아 프리랜서 이후의 활동을 준비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계약 기간 이후, 성우들은 자동으로 프리랜서가 된다.

공채 기간 이후 처음 프리랜서 성우로 활동하면서 느꼈던 어려움은 딱 하나인 것 같다. 프리랜서 직종을 가진 이들의 공통적인 고민이기도 한, 고정적인 활동이 없다는 것. 그러다 보니 일이 없을 때는 하릴없이 새로운 일을 기다려야 하는 초조함과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그 외에는 소속된 회사가 없기에, 이전까지 회사에서 해주던 성우 출연료 책정이나 스케줄 조율, 비용 지급 등의 모든 전반적인 일을 직접 다 해야 한다는 부분이 버거울 때가 많다. 특히 출연료나 스케줄 조율 과정에서 마찰이 생기면 성우로서의 이미지까지 침범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래서 초반에는 깔끔하게 조율된 스케줄을 받아서 나는 단지 현장에 가서 성우 일만 하고 오는 일정을 소망한 적도 많았던 것 같다.

그러던 내가 유튜버로 활동하게 된 건, 내가 성우 녹음을 한 닌텐도 스위치 ‘링피트 어드벤처*’라는 게임 덕분이었다. 나는 어느 날 우연히 링피트 게임 영상을 플레이하는 유투버의 영상을 재밌게 보게 되었고, '와! 나도 한번 촬영하면서 게임해봐야겠다!’ 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후 유튜브에 링피트 성우가 직접 플레이하는 링피트 영상*을 처음 올렸고 그 영상이 여러 게임 관련 사이트에 실리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영상을 시청하고 채널을 구독했다. 재미로 시작한 영상 하나로 2만 명이 넘는 구독자가 생겼다. 
*피트니스 게임으로 어드벤처 장르와 결합한 것이 특징
**해당 영상은 '자신의 더빙을 자신이 성대모사 하는 게 어딨냐', '남도형에게 고통받는 남도형' 등 웃음 섞인 댓글로 가득하다.

유튜브 초창기에는 '종합게임 유튜버'라는 타이틀로, 내가 성우로 참여했던 여러 게임들을 다뤘었다. 그리고 서서히 채널의 성장을 위해 콘텐츠를 다양하게 늘렸다. 그 과정에서 성우로서 내가 가진 장점을 더욱더 활용할 방법이 없을까 하는 구상을 하게 됐고 여기서 떠올린 아이디어가 바로 주간 레이디버그의 ⟨보이는 더빙⟩이다. 아직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애니메이션 ‘미라큘러스 레이디버그와 블랙캣'의 제작사인 삼지에 영상 사용 허가를 받고 레이디버그의 명장면을 내 얼굴이 보이는 형태로 더빙하는 콘텐츠를 만들게 됐다. 애니메이션만큼이나 이 콘텐츠 또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렇게 주간 레이디버그의 컨텐츠 시리즈를 계속해서 업로드했고 인기는 꾸준히 이어졌다.

연말과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구독자에게 뭔가 기억에 남을 만한 크리스마스 선물로 레이디버그의 또 다른 주인공 여민정 성우와 함께 레이디버그의 주제가를 같이 부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결과 지금 텀블벅 프로젝트의 주인공인 레이디버그 성우들이 부르는 레이디버그 ost 음원이 나오게 된 것이다. 이 노래 영상이 단기간에 조회수 100만 회를 넘으며 많은 사랑을 받게 되자 이 디지털 음원을 실물앨범으로 제작해 더 많은 이에게 들려주면 어떨까 싶었다. 그렇게 텀블벅을 찾게 되어, 약 6개월여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서 텀블벅 프로젝트를 오픈하게 되었다. 지금은 너무나 감사하게도 목표금액을 달성하게 되었고 이렇게 에세이 기고까지 이어지는 행복한 시간을 맞이하고 있다.

우선 주위에서 많은 이들이 텀블벅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모습을 지켜봐왔고 나 또한 텀블벅에서 다른 오디오 드라마 프로젝트에 참여해 이름을 많이 올리기도 해서 텀블벅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도는 상당히 높은 상태였다. 하지만 직접 주도해서 준비하게 된 것은 처음이라 정말 이렇게나 신경 쓸 부분들이 많을 거라는 건 결코 예상하지 못했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역시 프로젝트의 홍보였다. 아무리 좋은 프로젝트가 있어도 이를 알리기 위한 수단이 부족하면 결국 많은 사람이 알지 못하게 될 테고, 사람이 모이지 않으면 프로젝트는 실패로 돌아갈 수밖에 없으니까. 나는 유튜브 채널 스텝들의 꼼꼼한 준비와 채널에서의 홍보가 많은 효과를 보게 되어서 프로젝트를 잘 홍보할 수 있었다. 정말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또 프로젝트의 패키지 구성과 같은 상품 소구가 너무너무 어려웠다. 나와 내 작업을 믿고 후원한 후원자분들에게 제공되는 선물이니 더욱 조심스럽고 신중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나 자신도 만족할 만한 선물을 준비하기 위해 처음 예상했던 2개월의 준비기간이 결국 5~6개월까지 늘어나게 됐다.

레이디버그 OST 녹음현장에서 남도형 성우와 여민정 성우.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바로 지금이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후원을 해주셨고, 이제 제품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제품을 포장하고 발송하기 위한 공간을 찾고 있는데 아마 앞으로 발송완료까지 여러 스텝과 이곳저곳을 헤매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이 과정이 힘들고 고되다기보다는 보람차고 재미있게 느껴진다. 이 모든 게 후원자분들의 사랑과 관심으로 텀블벅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어서 나온 결과니까. 마지막으로 믿고 후원해준 많은 후원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리워드가 후원자분들의 두 손에 담기는 순간까지 정성을 다해 준비하고 마무리하도록 노력하겠다. 프로젝트에는 미처 담지 못한 긴 이야기를 담을 수 있도록 신경 써준 텀블벅 담당자분들께도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마이레이디!
남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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