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감장에서 왜 동물이 죽어야 하나

13호 I 2021.10.12 I 구독하기

친구들 한 주 동안 무탈하셨슴까! 2주간의 꿀연휴가 끝나서 슬픈 친구들 있다면 자, 여기 모여보십셔. 댕기자가 여러분들 심장 뿌셔줄 사랑스러운 소식 물고 왔슴다.

댕기자 지난 개천절에 단군 신화에도 등장하는 곰 선배님들 13분을 뵙고 왔지 말입니다! 바로 반달가슴곰 선배님들임돠. 지리산 아니굽쇼, 강원도 화천의 한 사육곰 농장입죠. 선배님들은 동물단체가 구조해 내년에 마련될 국내 첫 곰 생크추어리(그동안 ‘생추어리’라고 써왔는데요, 생크추어리가 표준어랍니다)에 이사가실 예정이라고 함돠.(🎵데이트 현장 생생중계)

사실 댕기자 처음엔 온몸이 시커멓고 앞발 왕큰 곰 어르신들이 죄금은 무서웠는뎁쇼. 웬걸요, 땅콩도 알맹이만 쏙쏙 까먹고, 사과 멜론만 좋아하는 식성을 보고는 약간 친근감 들었지 말입니돠. 게다가 다들 15~25살씩 드신 분들이 어찌나 달달이를 좋아하시던지여. 손! 하면 손 주고 꿀물 드시는 선배님들, 아기 곰 푸야 뭐야~ʕ•́ᴥก̀ʔ 약은 또 꼭 마시멜로 안에 숨겨야만 잘 드신다니 넘나 귀여웠던 것!

사실 그간 우리 사육곰 선배님덜 철창에 갇힌 슬픈 모습만 주로 전했는뎁쇼. 생크추어리 입주라는 희망 어린 소식 전하게 되어 댕기자 넘 행복함돠. 국내에 남아있는 390여 마리 곰 선배님들 모두에게도 곧 좋은 날이 오길 빌어봅니다🙏

P.S. 왜 일부 곰들만 구조되는지 궁금하시다면 클릭🐻

©한겨레 남종영 기자

첫 소식. 진돗개 친구들 지켜줄 보호법 만들어주세요

왈왈왈왈~🔥🔥 분노의 사자후부터 지르고 소식 전합니당. 지난 8월말 전남 진도군 식용견 농장에서 천연기념물 진돗개가 구조됐단 소식 한 차례 전해드렸습죠.(애피레터 9호 참고) 당시 65마리의 친구들이 위기를 탈출했는뎁쇼. 천연기념물이 1마리뿐이 아녔슴다. 무려 3마리가 더 확인됐습니다. 도대체 국견으로 사랑받아온 이 친구들은 왜 개농장에 팔려갔을까요. 진도 친구들을 위한 새로운 법을 만들어달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슴다. 👿'보신탕' 될 뻔한 천연기념물들

두 번째 소식. 국감장에서 몸부림 치며 죽어간 물고기들

요즘 국회에서는 의원님들이 나랏일 전반을 묻고 따지는 국정감사가 한창이라 하더라굽쇼. 나라의 온갖 문제점들이 토론되는 자리이니만큼, 즈이 동물들도 관심이 많았습죠. 헌데 건설자재가 해롭다는 걸 증명한다며 알카리성 침출수에 살아있는 물살이 친구들을 넣는 일이 벌어졌슴다. ‘국감쇼’를 위한 동물 동원 이제는 고만하라멍! 🐠국감장서 물살이 죽인 의원

세 번째 소식. 지구 최장거리 여행기록 보유자를 소개함돠

친구들 가을하면 뭐가 떠오르십니까. 높고 파란 하늘과 한들한들 코스모스, 그 위를 활공하는 잠자리 아니겠슴까. 부쩍 가을 타는 댕기자, 문득 저 잠자리들은 다 어디서 와쓰까 궁금했습죠. 근데 울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된장잠자리들이 사실은 엄청난 '방랑객'이란 소문입니다. 닷새 만에 무려 2000km를 날아서 인도양을 건넌다굽쇼? 🍂잠자리 비행 미스터리가 풀렸다

💬 고양이에게 간식, 장난감보다 더 중요한 것=^._.^=

집사님, 댕기자 말을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 일부 예비 집사들 중에 고양이는 기르기 쉬운 동물로 생각하시는 분덜 계시는데, 큰 착각이라고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슴다. 집 고앵이 녀석들은 집사의 보살핌이 없다면 진즉에 멸종했을 겁니다! 우리집 ‘냥아치’ 모시기, 미국고양이수의사협회와 국제고양이의학협회에서 정리했습죠. 😺고양이를 위한 5대 행복 조건

🐶 댕기자가 묻습니다

곰은 정말 겨울 내내 잠😴만 자는 겁니꽈?

선배님, 댕기자 얼마 전 곰 선배님들을 뵙고 왔잖습니까. 곰 어르신들이 얼마 전까지 먹이를 엄청 챙겨먹었다고 하더라구요. 겨울 잠을 대비한다고요! 아무리 그래도 겨우내 자면 배고프지 않을까여? 화장실도 가고 싶을 것 같은데…. 찬 바람부니 댕기자도 이대로 봄까지 동면하고 싶습니당.

©미국 알래스카 캐트마이국립공원

👨 조기자가 답합니다

요즘 뭐 힘든 일 있어? 코로나도 그렇고 이렇게 어려울 때 휴면😷으로 넘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지? 이해해. 많은 동물이 그렇게 하거든. 반달가슴곰이 겨울잠을 자는 이유도 먹이가 없는 때를 최대한 에너지를 아끼면서 보내자는 것이지.

그런데 흔히 동면하면 다람쥐나 박쥐처럼 주변과 비슷하게 체온이 떨어지고 호흡과 맥박도 아주 느려지는 모습을 떠올리는데 반달곰은 좀 달라. 체온은 3~5도쯤 떨어지지만 종종 깨어 몸을 뒤척이거나 굴 안을 어슬렁거리기도 하고 외부 위협요인에 대처하지. 귀를 쫑긋하고 자는 멍냥이와 다를 바 없어. 그렇지만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여러 달을 웅크리고 보내니 겨울잠은 분명하지.

얼마나 오래 잘까? 지리산 반달가슴곰의 동면을 연구한 오홍식 제주대 교수팀의 논문을 보면 평균적으로 잠드는 시기는 12월 7일이고 일어나는 때는 4월 20일이래. 5달이 조금 안 되네. 목마르면 어떡하냐고? 지방을 분해해 수분을 공급하고 단백질과 오줌을 재활용해. 화장실 갈 일이 없는 거지. 그 대신 겨울잠을 자고 나면 체중이 수컷은 20% 암컷은 40%까지 줄어들어.

그런데 왜 암컷만 많이 감소할까? 맞아, 곰은 겨울잠을 자면서 새끼를 낳기 때문이야. 새끼는 겨울잠에 들어간 지 2달쯤 지나 태어나는데 아직 발달이 덜 돼 생후 6개월때까지 혼자 힘으로 걷지도 먹지도 못해. 그럼 왜 겨울잠을 자면서 새끼를 낳을까?

먹이가 많고 따뜻한 5월쯤 새끼가 제법 자라서 굴 밖으로 나올 수 있게 시기를 맞추는 거야. 임신은 겨울잠을 자기 전인 가을에 하는데, 짝짓기를 하고 바로 수정란이 착상하지 않고 겨울잠을 자는 몇 달 동안 자궁 속을 떠돌며 시기를 기다려. 그러다 먹이가 풍부한 계절에 맞춰 자라는 거지. 앞선 연구에서도 출산한 암컷의 동면 기간은 168일로 수컷의 114일보다 훨씬 길어. 좋은 시절에 새끼를 내보내려 암컷은 수컷보다 훨씬 긴 기간 굴 속에서 힘겨운 겨울을 보내는 거야.

겨울잠을 앞두고 곰들이 왜 그리 먹어대는지 알겠지? 알래스카 캐트마이 국립공원에는 연어를 잡아먹는 불곰이 유명한데, 지난해 ‘올해의 뚱보 곰’🐻으로 뽑힌 곰은 체중이 640㎏로 배가 땅에 끌릴 정도였대.

요즘 과학자들이 겨울잠을 많이 연구해. 휴면하는 동안 나이를 먹지 않는다는 거야. 노화를 억제하는 비밀이 겨울잠이 숨어있는 거지. 그거 알아? 겨울잠을 자는 포유류에서 발현하는 단백질이 사람도 늦가을에 더 많이 나타난다는 사실. 이 단백질은 신진대사를 억제하고 에너지를 잘 저장하는 기능을 한다고 해. 가을에 유독 음식이 당기고 살이 찌는 이유인지도 몰라. 사람과 반달곰 사이가 그리 멀지 않네.

🐶 댕기자: 집사도 살찌고, 저도 털 찌는 이유가 이것이었슴까? 댕기자 이번 가을은 많이 먹고 쫌만 나댕기면서 동안 유지하겠슴다.(ノ ̿ ̿ᴥ ̿ ̿)ノ

🐶댕기자가 36년차 환경전문기자 조홍섭 선임기자에게 묻습니다. 알면 알수록 신비롭고 경이로운 자연과 동물의 생태를 이야기 합니다. 구독자님들도 궁금한 건 언제든 물어봐주세요. 📧

🏁 ‘벨라’를 위한 1인 시위 참가자🐋를 구합니다

코로나 탓일까요, 수족관의 의지부족일까요. 2년 전 귀향을 약속 받았던 벨루가 '벨라' 선배님이 여전히 수족관에서 외로운 나날들을 견뎌내고 계시다고 함돠. 핫핑크돌핀스는 지난 추석 연휴 때부터 벨라님을 전시 중인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야생방사 약속을 이행하라'는 시위를 진행 중입죠. 이번엔 한글날부터 10월24일까지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인다는 계획입니당. 2년째 고향 바다만 그리워할 벨라님를 위해 목소리 내주실 친구들, 신청은 이쪽에서 가능합니다! 👉👉 1인 시위 참가하기

🏁 다음주 주말 나들이는 동물영화제로 Go, Go!

아름다운 동물들을 잔뜩 보고 인문학 파워도 충전할 카라 동물영화제가 23일부터 시작합니다. 올해로 4번째인 영화제의 슬로건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이라고 함돠. 철학자 니체의 말을 인용했다고 하는뎅(!!) 인간 사회에 만연한 인간중심적 동물 윤리를 살펴본다는 의미라고 함니다. 와아~ 벌써 유식해지는 기분쓰.⚆ᴥ⚆ 🍿구교환 배우가 출연한 동물영화도 있다고?

🏁 평생 친구의 품에서 세상 떠난 ‘셀카 고릴라’

사육사와의 셀카로 유명했던 고릴라 은다카지(Ndakasi)가 14살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임돠. 은다카지는 2009년 사육사의 포즈를 쫓아하다가 찍힌 사진으로 유명했던 암컷 고릴라입죠. 은다카지는 2007년 생후 2개월에 콩고민주공화국 비룽가국립공원 레인저들에 의해 구조됐습니다. 엄마는 이미 밀렵꾼들의 총에 맞아 숨진 뒤😭였습죠.

그날 이후 은다카지는 비룽가에서 평생을 살았는뎁쇼. 특히 어려서부터 그를 보살펴온 앙드레 바우마 사육사와는 각별한 관계였다고 합니다. 우정은 삶의 마지막 날까지 이어졌습쇼. 9월26일 은다카지는 바우마의 품에서 숨을 거뒀다고 함니다. 비룽가국립공원의 고릴라들과 멸종위기 고릴라들을 보호하려는 위험천만한 현실이 더 알고픈 친구들은 다큐멘터리 '비룽가'를 추천함돠. 🦍고릴라 은다카지 이야기 (영어주의) 🌳넷플릭스 다큐 ‘비룽가’

🐶친구들의 마음을 속시원히 긁어줄 애피레터, 담주에 다시 만나자멍~

💭 애피레터는 댕기자 본체 김지숙 기자와 환경전문 조홍섭 선임기자가 함께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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