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용에서 몇 번 다루긴 했지만 여전히 생분해 플라스틱 헷갈리는 용사님들 많을 거예요. 사실 에디터들도 그래요. '생분해 플라스틱'이라고 묶어서 부르지만 소재도 인증도 다양하고, 좀 알겠다 싶을 때쯤 또 신기술이 나와서 "짜잔, 이전 제품은 친환경이 아닙니다" 요러고...(깊은 빡침...)그나마 EL724라는 인증을 받은 생분해 플라스틱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더 나은 기술이 등장했더라고요. 

📌헷갈리는 생분해 플라스틱 용어들  
생분해 플라스틱은 미생물(박테리아, 곰팡이 등)에 의해 분해되는 모든 플라스틱을 의미해요. 20개 이상의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가 있고 그 중에 유명한 건 PLA, PBS, PBAT 등. 
그리고 이 중에서 온도 58도, 습도 70%라는 조건 아래 6개월 이내에 90% 이상 생분해되는(=미생물이 먹어치움) 플라스틱이라면 환경부의 EL724 인증을 받을 수 있어요. 그러나 자연 상태에서 58도가 유지될 수는 없으니까 별도의 처리장이 있어야 하는데, 국내에는 그런 처리장이 없어서 전부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되는 상황. 국내의 일반 쓰레기는 대부분 소각 처리(+태워서 열에너지로 전환)되는데, 이 과정에서 유해물질이나 이산화탄소를 덜 배출한다는 게 EL724 제품들의 장점이긴 해요. 
그럼 혹시나 길거리에, 강이나 바다에 버려진 EL724 생분해 플라스틱은 실제로 얼마 만에 분해될까요? 6개월은 어림도 없고 길게는 10년까지 걸릴 수 있단 연구 결과. 수백 년 걸리는 일반 플라스틱보단 빠르지만 아주 만족스런 기간은 아닌 듯해요. 
그리고 '산화 생분해 플라스틱'은 미세플라스틱이 남기 때문에 EL724 인증이 주어지지 않는, 친환경과는 거리가 먼 제품. 
혹시 EL727도 들어보셨나요? EL727은 옥수수, 사탕수수 등에서 추출한 전분 등을 20% 이상 혼합해 만든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에 부여되는 인증이에요. 역시 친환경 인증이긴 하지만 2종류 이상 섞어 만드니까 재활용이 어렵고 애초에 식량을 재료로 만든다는 점도 문제. 분해될 때도 바이오매스 부분만 분해되고 나머지 플라스틱 부분은 오래도록 썩지 않아요.  

EL724보다 나은 제품을 찾아 달려간 곳은...구로디지털단지의 '데이원랩' 사무실. 데이원랩이 개발한 생분해 플라스틱 신소재 '인:오션(innocean)'은 온도 15도 이하의 토양에서 2개월 이내, 역시 15도 이하의 바닷속에서 2주 이내에 완전 분해된다는 놀라운 소식이에요. 58도라는 고온이 필요한 기존 EL724 생분해 플라스틱과 비교해도 훨씬 나은 조건.  

진짜인지 궁금해서 이주봉 데이원랩 대표님께 캐물어봤어요. 뭘로 만드는데 이게 가능한 거냐고요. 그랬더니 "해양에서 얻은 탄수화물, 육지에서 얻은 단백질로 만드는데 구체적인 건 영업 비밀(찡긋)"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업사이클 가능한 소재들이고 폐기물에서도 추출할 수 있단 힌트만 들었어요. 천연 재료로 만들었으니까 석유로 만든 플라스틱과 비교하면 탄소배출량도 84%나 적고요. 데이원랩은 '인:오션'을 올해 4월 개발했고 대량 생산을 위한 투자를 유치하는 중이에요.  

그래서 데이원랩은 생분해보단 '자연분해'라는 단어를 써요. 자연의 물질로 만들어서 쓰다가 미생물에 의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그런 마음이 편안해지는 의미. 심지어 분해 후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역할을 해줘서 다시 그 땅에 작물을 길러 원료를 추출해 인:오션으로 만들면 된대요. 진정한 순환경제.  

데이원랩의 제품은 심지어 먹어도 될 만큼 무해하대요. 실제로 드셔보셨냐고 여쭤봤더니 "뜨거운 아스팔트에 계란을 익히는 실험을 하고 나서 그 계란을 먹진 않잖아요"라고 웃으시면서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굳히기 위해 설명회에서 실제로 먹는 모습을 보여드릴까도 생각 중"이라고 답하시더라고요. 이런 특성을 살려 장기적으로는 유아용품, 반려동물용품 시장을 공략할 계획도 세웠대요.  

이 대표님은 "여기까지 오느라 힘들었지만 환경 측면에서 세상에 좋은 일을 한다는 생각에 즐겁다"고 하셨어요. 그만큼 정부와 소비자들도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그래서 레터에서도 EL724, EL727의 한계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드려 봤어요. 눈치 빠른 용사님들이라면 눈치채셨겠지만 인:오션 같은 소재가 앞으로 흔해지더라도 지금처럼 일반 쓰레기로 모아서 태워버리는 시스템이라면 별 소용이 없어요. 따로 선별해서 정말 자연분해될 수 있는, 그리고 자원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체계가 만들어져야겠죠. 데이원랩 같은 회사들이 더 나은 미래를 예상보다 빨리 실현시킬 수 있길 기대해야겠어요.  

🩸새 월경컵 줄게 헌 월경컵 다오 

월경케어 브랜드 해피문데이가 '월경컵 자원순환' 프로젝트를 국내 최초로 실시. 12월 31일까지 전국 제로웨이스트숍 네 곳에서 사용하지 않는 월경컵을 해피문데이의 신제품 베이직컵으로 바꿔준대요. 안 맞아서 못 쓰는 월경컵이 있다면 서둘러봐요! 런칭 기념 40% 특별 할인 이벤트도 있으니까 득템 기원할게요. 

🐰동물 만지기, 라쿤 카페는 이제 그만!

동물 만지기나 먹이주기 같은 '체험' 행사가 금지돼요. 열악한 환경의 동물원들은 6년 이내로 시설을 보완해서 동물원 허가를 받지 못하면 문을 닫아야 하고요. 라쿤, 미어캣 동물카페 운영도 금지돼요. 지금 운영 중인 라쿤, 미어캣 카페 사업주들이 아이들을 유기할 경우에 대비해 내년 말 국립생태원의 보호시설도 지어질 예정. 이미 수족관에 갇힌 고래들 외에 다른 고래를 전시하는 것도 이젠 금지에요(그런데 이미 갇힌 고래들의 번식은 막지 않았단 게 함정). 동물원수족관법, 야생생물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덕분이에요. 

🐻곰 사육 금지 특별법, 서명으로 동참하기 

환경부가 2026년부터 곰 사육-웅담 채취를 금지하기로 했지만 이게 제대로 시행되려면, 특히 남아있는 사육곰을 보호할 장소와 규정을 마련하려면 특별법이 필요해요. 서명으로 국회를 향해 목소리 내기! 휴대폰 인증까지 1분이면 동참할 수 있어요. 

🦆대부도에서 철새 관찰해요

안산환경운동연합이 12월 16일에 대부도 대송습지로 철새 탐조를 떠난대요. 제목에 안산환경운동연합 공지 링크 걸어뒀으니까 관심 있으신 분들은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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