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평온한 한 주 시작하셨습니까?

제주의 작은 섬 마라도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닷. 문화재청이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2급인 뿔쇠오리를 보호하겠다며 섬 내에 살고 있는 길고양이 50~80마리를 전부 섬 밖으로 내보내겠다고 결정했기 때문입니돠. 

앞서 1월 말 문화재청은 고양이 일괄 포획이 알려져 논란이 일자, 그제서야 협의체를 꾸려 논의에 들어갔는뎁쇼. 약 3주간 진행된 회의 마저 촉박한 회의 일정, 제주도 기상 악화 등으로 정부쪽 인사만 참석한 ‘반쪽 자리 회의’로 진행된 것입니당. 그럼에도 ‘밀어붙이기식 일괄 반출’만 외치고 있습죠.

마라도 주민들은 2년 전부터 수의사단체, 동물단체 들과 고양이 중성화(TNR)을 해왔습니닷. 당시 130마리였던 고양이도 최근 50~70마리로 줄었습죠. 중성화율도 97%에 달한다고 함돠. 그러나 고양이뿐 아니라 철새의 생명도 존중하는 주민들은 2월 16일 고양이 반출에 찬성을 표했습니당. 

다만 주민들은 전제 조건으로 💡주민이 입양하려는 고양이는 제외한다 💡마라도 외 지역에 보호시설을 마련하고, 반출 후 자연사할 때까지 보호한다 💡쥐 등 유해생물을 지속적으로 방제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4마리의 고양이가 섬 밖으로 나간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문화재청은 여전히 구체적인 보호 방안을 밝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심정은 어떨까요. 2021년부터 마라도의 길고양이 중성화와 뿔쇠오리 보호 방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제주비건 김란영 대표는 이렇게 전합니당.

“2월 17일 저녁, 한 주민이 소식을 전한다. 반출이 결정되었다는 말이 있는데 그럼 고양이가 머물 보호시설은 있는 거냐, 그러면 가끔 본섬에 가서 우리 애들을 볼 수 있는 거냐며 “녀석들이 떠나면 허전하겠죠?”라고 묻는다. 순간 밀려오는 미안함에 말문이 막혀왔다. 고양이를 돌보느라 수술하고 아픈 것도 잊고 살았다는 주민의 깊은 속내를 문화재청과 제주도는 알고 있을까?”

뿔쇠오리와 고양이, 누구의 편을 들자는 것🦆🐈이 아닙니닷. 수십 마리의 고양이들을 갑자기 살던 곳에서 데리고 나갈 때에는 적어도 보호 방안은 구체적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 조기자가 답합니다

경마장에서 결승선을 앞두고 말들이 죽어라 달릴 때 기수는 뭘 해? 채찍으로 쉴 새 없이 말을 내리치지. 돈을 건 관중들은 “때려, 때려!” 외치고. 말이 더 빨리 달리도록 하는 거지. 그게 격려일까 강압일까. 채찍을 맞은 말은 얼마나 고통을 느낄까. 과연 채찍질을 하면 말이 더 빨리 달리기는 할까.

유럽과 호주 등에선 수십 년째 계속되는 논쟁거리야. 경마를 관리하는 쪽에선 말과 기수의 안전과 방향을 잡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하지만 동물단체에선 불필요한 학대라고 반박하지. 매질은 많은 이가 경마를 회피하는 이유이기도 해.

말에 채찍질하는 건 오랜 전통이야. 왜 그렇게 하게 됐는지 가장 그럴듯하게 설명하는 이론은 이래. 사자 같은 초원의 포식자가 말을 공격할 때는 앞발을 들고 뛰어올라 말 엉덩이에 발톱을 박아넣지. 엉덩이에 고통스러운 압력을 느낀 말은 죽을 힘을 다해 달려야 살아남아.

말하자면 채찍은 사자의 발톱을 흉내 낸 셈인데, 차이가 있어. 초원의 사자와 달리 말 등에 올라탄 기수의 채찍은 아무리 달려도 피할 수 없다는 점이야. 동물행동 전문가들은 이걸 학습된 무력감이라고 해. 좌절감을 느끼든 말든 말이 더 빨리 달리면 채찍질의 효과가 날 터이지만 실제로 그런 증거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2011년 나왔어.

폴 맥그리비 호주 시드니대 교수 등은 과학저널 ‘플로스 원’에 실린 논문에서 경마 기록을 자세히 분석했어. 그랬더니 경주마가 최고 속력을 내는 구간은 결승선에서 600~400m 거리로 나타났어. 채찍질은 언제 하냐면 결승선을 앞두고 막바지 순위경쟁에 돌입하는 400~200m 구간이었어. 그런데 채찍질을 한다고 속도가 높아진다는 증거가 안 나와.

기수의 채찍질은 속도가 떨어지는 말에 집중됐는데 마지막 구간에서 말들은 지쳐서 이미 속도가 떨어진 상태야. 기수가 채찍으로 압박을 가하면 말은 속도를 더 내는 게 아니라 발걸음만 잦아져. 보폭은 줄고. 지쳐서 빨리 달리고 싶어도 몸이 말을 듣지 않는 거지.

2020년에도 비슷한 연구가 나왔어. 영국에선 1999년부터 수습 기수를 위한 경주를 하는데 채찍은 들고만 있고 손과 발만 쓰도록 돼 있어. 이 경마 기록 100여 건을 기존 경마 기록과 비교 분석했는데 채찍을 쓰고 안 쓰고는 말의 조종과 기수의 안전 그리고 말의 속도와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어.

말은 채찍을 맞으면 어떤 고통을 느낄까. 사람과 말의 피부를 비교한 연구가 있는데 피부의 두께나 신경 말단의 배치가 비슷한 것으로 나와. 채찍으로 후려치면 비슷한 고통을 느끼고 상처를 입는다는 얘기지. 자신의 허벅지에 ‘채찍 실험’을 한 말 행동 전문가 영상을 보면 이해가 더 쉬울 거야.

그래서 노르웨이는 1982년부터 경마에서 채찍 사용을 금지했어. 영국에서도 논란이 심해 지난해 영국경마관리청(BHA)이 전문가와 시민 의견을 두루 들어 ‘채찍 자문 보고서’를 냈어. 결론은 한 마디로 ‘채찍질은 필요하다. 강압이 아니라 안전과 방향 지시, 그리고 격려를 위해서’라는 거야.

여러 권고를 했는데 경주에선 7번까지, 장애물 경기에선 8회까지만 채찍질을 허용하고 채찍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채찍 속을 어떻게 채우는지 규격을 정했어. 또 채찍질은 격려를 위해 뒤로만 하라는 조항도 있어. 테니스 채가 아니라 스키 폴처럼 쥐라는 거지.

하지만 논란은 이어지고 있어. 국제마술과학학회는 훈련할 때 최소한의 힘을 가해 쓰고 징벌 수단으로 쓰지 말라는 입장이야. 경주에서 순위를 올리기 위해 기수가 채찍질을 하는 데는 반대야.

성적이 좋지 않은 경주마를 승마나 촬영마로 학대하고 고기로 팔아넘기는 판국이니 채찍질 얘기는 좀 한가하게 들릴지 모르겠네. 그렇지만 수백 년은 계속됐을 ‘사랑의 매’가 한순간 사라진 걸 생각해 봐.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거지.

‘달리는 말이 더 잘 달리도록 채찍질을 한다’(주마가편)는 건 이제 신화야.

🐶댕기자: 옳은 말씀입니닷. 말에게 격려와 사랑은 각설탕으로 주십셔! (╹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