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newsletter no.192 | 2025. 3. 20
벗은 부모님과 함께 살아? 2호😎는 결혼 전까지 쭈욱 부모님 집에서 지냈어. 독립을 꿈꿨지만, 따로 집을 구할 자신이 없었거든. 

나만 그런 게 아녔어. 무려 청년 2명 중 1명(!)은 부모와 동거하는 캥거루족’🦘이래. 캥거루 가족이 한 집에서 지지고 볶는 예능 프로그램 ‘다 컸는데 안 나가요’까지 나왔을 정도니까, 말 다했지 뭐. 

물론 캥거루라고 다 같은 캥거루는 아냐. 일하지만 경제적 독립은 못 한 캥거루가 있고, 아예 쉬는 캥거루가 있지. 아무래도 그냥 쉬는 캥거루가 당사자도, 부모도 더 힘들 테고.

근데, 쉬는 청년이 처음으로 50만명을 넘어선 거 있지. 쉬는 연령대는 넓어지고, 쉬는 기간은 길어지고. 대체 왜 한창 일할 청년이 쉬는 걸까? 눈이 너무 높은 걸까? 정말 쉬는 게 맞긴 하고? 이번 주는 쉬는 청년 얘기를 해보려고 해. 한때 좀 쉬어봤고, 지금도 쉬는 청년들과 소통하는 전문가를 모셔왔으니, 기대해도 좋아!  

💡다음주엔 아주 특별한 휘클리를 준비하고 있어. 바로 ‘휘클러가 꿈꾸는 세상’ 그리기! 그러려면 휘클러의 도움이 필요해. 레터 마지막 설문조사에 꼭 참여해줘!
📂 오늘의 휘클리
  1. 한 번 알아봤다: 청년들이 백수되는 이유
  2. 한 번 물어봤다: MZ가 일 싫어한단 착각
  3. 모르고리즘: 알고리즘 프리! 환경 뉴스픽
  4. 휘클리심화반: 지구반상회 합시다🌍
  5. 휘클러 say!: 독자피드백 + 이벤트 알림
클립아트코리아
📂청년이 백수되는 이유

20대도, 30대도 쉰다
  • 지난달 기준 ‘그냥 쉬는’ 청년(15~29살)은 50만4000명. 1년 전보다 6만1000명(13.8%)이나 늘었어. 쉬는 청년이 50만명을 넘어선 건 2003년 조사를 시작한 뒤 처음이래.
  • 쉬는 청년은 비경제활동인구💡 중 학업·가사 같은 특별한 이유 없이 구직 활동도 안 하고, 일도 안 하는 청년을 뜻해. 니트💡족과 비슷한 뜻이지. 취업하려고 이력서도 내고 면접도 보는 ‘실업상태’와는 달라. 
  • 경기가 안 좋으니, 다 힘든 거 아니냐고? 아냐, 청년 고용시장만 특히 얼어붙었어. 청년 고용률💡은 1년 전보다 떨어지고, 실업률💡은 올랐어. 15~64살 전체 고용률은 오르고, 실업률은 그대론데. 
  • 30대도 심상찮아. 쉬는 30대는 31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4000명(4.6%) 늘었어. 6개월 연속 증가 중. 

10명 중 1명, 4년 쉼
  • 청년이라고 어떻게 계속 일하거나, 취업 준비만 할 수 있겠어. 사람이 그냥 쉴 때도 있지. 근데, 문제는 쉬는 기간이 너무 길단 거야. 고용노동부가 1년 이상 일하지 않은 15~34살을 대상으로 조사해봤더니, 이들이 쉰 평균 기간은 22.7개월로, 2년 가까이 돼. 10명 중 1명은 4년 넘게 쉬었고. 
  • 쉬면 쉴수록 다시 일하기 어려워. 한국은행 조사를 보면 일을 그만둔 지 1년이 안 된 24~34살 90%가 일하길 원했거든? 근데 1년이 넘으니 이 비율이 50%로 뚝 떨어졌어. 쉬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일해야겠단 의욕이 떨어지는 거지. 
  • 실제 쉬는 청년이 취업에 성공할 확률은 5.6%에 그쳐. 100명 중 5명만 취업한단 뜻. 실업상태지만 구직활동하는 청년의 취업 성공률(26.4%)보다 훨씬 낮지. 기업이 경력이 끊긴 기간에 취업 준비도 안 한 청년을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 쉬었다 재취업하려면 더 높은 스펙을 갖추거나, 아니면 연봉을 낮춰야 한다고. 여전히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경력 단절이 생긴 여성은 더욱 재취업하기 힘들고. 

‘중고 신입’만 팔린다
  • 가장 큰 이유는 일자리 미스매치. 요즘 다들 학력이 높잖아. 근데, 높은 기대치를 채워줄 좋은 일자리가 별로 없으니, 자발적 쉼을 선택하는 거지. 물론 눈높이를 낮춰 취업하는 청년도 많긴 해. 대졸자 중 고졸 학력 수준의 일을 하는 하향취업률💡이 20%를 넘으니.  
  • 청년을 많이 뽑는 산업이 어려운 것도 문제야. 제조업과 건설업은 원래 청년 취업자 비중이 높은데, 그 규모가 1년 가까이 매달 줄고 있어. 들어갈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는 거지. 지난해 신규채용 일자리 감소율이 청년인구 감소율보다 두 배 이상 크단 조사도 있어.  
  • 기업은 청년을 뽑더라도 경력직을 선호하고 있어. 지난해 대졸 신규 입사자의 약 30%는 ‘중고 신입’💡이었대. 기업이 당장 성과를 낼 수 있는 인력을 선발하는 거지. 공공기관 신규 채용 규모도 1만명대로 떨어졌고.
  💡  Hi-light
비경제활동인구: 취업자·실업자가 아닌 15살 이상 인구
니트(NEET): 학교·직장·직업훈련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청년
고용률: 전체 인구 대비 취업자의 비율
실업률: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의 비율
하향취업률: 자신의 학력보다 낮은 수준의 일자리에 취업한 비율
중고신입: 다른 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신입사원
연합뉴스
긱워커거나 스팟워커거나
  • 일자리를 구한다고 끝이 아냐. 지난달 기준, 일주일에 36시간 미만으로 일한 청년은 93만6000명이나 돼. 청년 취업자 4명 중 1명이 긱워커💡로 불리는 단기 노동자인 거지. 일주일 1~17시간 일하는 초단기 근무자, 스팟워커💡도 44만5000명에 이르고. 
  • 요즘 청년이 워라밸💡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노동시간을 줄이건 아니냐고? 취업해도 조용한 퇴사💡를 하고? 그런 청년도 있겠지만, 전부는 아냐. 원하는 만큼 일하지 못하는 ‘불완전 취업’ 청년이 12만명을 넘어섰거든. 
  • 코로나19 이후 음식 배달, 택배 배송과 같은 플랫폼 노동💡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늘다 보니, 구직자가 그쪽으로 쏠린 영향이 크지. 긱워커 중엔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고, 월급과 4대 보험💡 혜택을 주는 직장에서 일하고 싶단 이들도 많아.

‘일하는 사람 기본법’ 통과를
  • 청년이 오래 쉬어버린다? 그들만의 문제가 아냐. 저출생으로 생산가능인구💡도줄고 들고 있는 마당에, 한창 일할 20대와 30대까지 쉬어버리면 사회적 손실이 크잖아. 돈 안 벌고 부모의 경제적 지원으로 버티는 니트족이 늘면 노후에 쉬어야 할 고령세대가 오히려 일해야 하고. 
  • 근데 니트족을 위한 대책이 별로 없어. 취업지원 서비스 대상에 대학 재학생뿐만 아니라 졸업생을 넣는 정도. 
  • 프랑스는 달라. 미씨옹 로칼💡을 통해 니트족 청년에게 고용, 주거, 건강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지원해. 일본은 지역서포트스테이션💡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훈련을 오래 제공하고. 
  • 근본적으론 정부와 기업이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를 충분히 공급해야 해. 고용시장은 경기를 타니까 당장은 쉽지 않더라도, 정책 우선순위엔 둬야겠지. 불안정하게 일하는 프리랜서·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노동약자지원법’은 지금이라도 국회가 통과시킬 수 있어. 지원 범위를 넓힌 ‘일하는 사람 기본법’도.
  💡  Hi-light
긱워커: 일시적 일이라는 의미의 긱(Gig)과 노동자(Worker)의 합성어 
스팟워커: 스팟(Spot)과 노동자의 합성어. 원하는 시간에 짧게 일하는 아르바이트 노동자
워라밸: 워크라이프 밸런스(Work-Life Balance)의 줄임말.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 여김
조용한 퇴사: 회사에서 최소한의 업무만 하고 추가적인 노력이나 헌신을 하지 않는 태도
플랫폼 노동: 앱이나 웹사이트 등 디지털 플랫폼과 연결해 일하는 노동형태
4대보험: 노동자의 필수 사회보험인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생산가능 인구: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15살~64살
미씨옹 로칼: 16~25살 니트족에게 취업과 생활 전반을 지원하는 프랑스 공공기관
지역서포트스테이션: 15~49살 무업·고립 청년을 돕는 일본의 취업 지원센터
연합뉴스

🎙️️백수였다며. 

💬한 번에 길게 쉰 건 아니고, 이직 과정에서 6번 정도 짧게 쉬었어. 총 기간으로 따지면 2년 무업 기간을 가졌지. 


🎙️️언제부터?

💬대학을 졸업한 26살. 8개월간 취업 준비를 했어. 당시 2006년도였는데, 지금처럼 경제 상황이 나쁘진 않았거든. 요즘 청년들 구직 기간하고 비교하면 짧은 편이지. 


🎙️또 언제 쉬었어?

💬세 번째 직장을 다닐 때였어. 10년 정도 같은 일을 하다 보니 전직을 하고 싶었거든. 근데 우리나라에선 정말 쉽지 않단 걸 깨달았지. 경력을 포기하고 아예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하거나, 대학에 다시 가서 학위를 따야 하는 구조더라고. 30대 중반이란 나이도 걸림돌이 됐고. 


🎙️️30대 중반이 어때서? 

💬30대 중반 여성이 되니까, 서류 합격도 어렵더라고. 면접에서도 결혼할 거냐 아이는 낳을 거냐 같은 질문을 하고 말야. 결국 구직 기간이 길어지면서 1년 정도 쉬었어. 취업이 잘 안 되면서 4번째 직장은 비정규직으로 취업하게 됐고. 그 전까진 모두 정규직 일자리였거든. 


🎙️️옛날이라 그런 말도 안 되는 성차별 질문을 받은 건가?

💬나는 그때만 그런 줄 았았거든. 근데 요 며칠 니트생활자에서 하는 니트컴퍼니란 프로그램에서 무업 청년 60명 정도를 만나서 인터뷰를 해보니, 달라진 게 없더라. 


🎙️️어떤데? 

💬20~30대 여성이 면접을 보러 갔는데 결혼은 했냐, 아이는 낳을 거냐란 질문을 받았단 거야. 그래서 결혼을 안 한다고 했더니, 내심 반기는 분위기가 있었대. 심지어 남자친구가 있냐고 물어보는 곳도 있었는데, 없다고 했더니 다행이라고 대놓고 말하는 곳도 있었어. 


🎙️️정말? 어떤 곳인데?

💬중소기업이었어. 저런 질문을 하면서 우린 중소기업이라 직원이 갑자기 결혼하거나 출산하면 감당이 안 된다고 했대. 내가 취업 시장에 뛰어들었던 2006년과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는 걸 느꼈어. 


🎙️️쉬는 청년이 정말 많아?

💬니트생활자를 처음 열었던 게 2019년이거든. 그때만 해도, 이곳을 찾는 청년이 없으면 니트생활자도 없어지겠거니 했어. 근데, 웬걸. 매년 무업 청년들이 더 많이 이곳을 찾아와. 청년들 상황도 안 좋아지는 게 너무 느껴져. 


🎙️️얼마나 심각한데?

💬초창기 활동을 시작했을 땐, 니트생활자를 찾아온 무업 청년 중 우울, 불안, 무기력한 청년들이 5% 정도였어. 근데, 요즘은 불안하고 우울하고 의욕이 없는, 무기력한 청년이 30%는 되는 것 같아. 정말 많아. 자살을 시도하거나 병동에 입원하는 사례도 많고. 그런 청년들 얘기를 듣다 보면 ‘왜 저럴까?’가 아니라 ‘저럴 수밖에 없구나’란 생각이 들어.


🎙️️왜?

💬무업 기간을 보내는 이유는 다양해. 가족을 돌봐야 하거나 본인이 아픈 경우가 있고. 학창시절에 왕따나 학교폭력을 당한 트라우마로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운 사례도 있어. 사람을 만나기 두려운 거지. 군대에서 힘든 문제를 겪고 직장에 들어갔는데 폭력을 경험하기도 하고. 이런 이유로 일을 쉬면서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지더라고. 


🎙️️무업 청년은 뭘 가장 힘들어해?

💬사회 시선이 큰 것 같아. 통계청이 발표하는 것도 그렇고, 언론에서도 쉬는 청년이라고 표현하잖아. 100세 시대에서 어떻게 사람이 기계처럼 평생을 일하겠어. 중간에 문제가 생기거나 진로 방향을 돌아보는 재정비 시간이 필요한 거지. 근데 우리 사회에선 쉬는 청년을 굉장히 문제시하는 것 같아. 


🎙️️그렇게 편견이 심하다고?

💬하루 8시간, 일주일에 5일 일하는 전일제 일자리, 그리고 모두가 들으면 아는 대기업 사무직 일자리를 갖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거지. 이 기준에서 벗어난 일을 하거나 무업 청년들은 문제가 있고 노력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시선 말야.


🎙️️그래서 무업 청년이라고 표현하는구나. 쉬는 청년이 아니라.

💬맞아. 일하기 싫은 게 아니라 일하고 싶어도 일할수 없는 상황에 놓여서 무업이라고 표현하고 있어. 실제로 청년들이 일하지 않는다고 해서 절대 쉬지 못하기도 하고.


🎙️️안 쉰다고? 뭘 하면서 보내는데?

💬우선, 뭔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맘 편히 쉬질 못해. 또 일을 그만둔 초반엔 그동안 모아둔 돈으로 생활하지만, 월세나 휴대폰 사용 요금을 내야 하잖아. 꾸준히 단기직이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활을 유지하는 청년들이 많아. 


🎙️️그럼 쉰 게 아니라, 일한 거 아냐?

💬그게 통계의 함정이 있어. 통계청이 집계하는 고용동향의 쉬었음은 일주일간 주된 활동 상태를 묻는 말에, 쉬었음이라고 답한 경우에 해당하거든. (응답자들이) 아르바이트 같은 단기 일자리를, 일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


🎙️️편견은 또 있지? 요즘 청년은 약하다거나, 워라밸을 너무 따진다거나. 

💬그건 정말 요즘 청년들을 모르고 하는 얘기야. 아무것도 못하겠다고 이야기하는 청년들 이야기를 들어보잖아? 그럼 다 정말 미친 듯이 살았어. 


🎙️️쉴틈 없이 보냈단 거지?

💬고등학생 때까지 대학 입시를 위해서 경쟁이 엄청 치열하잖아. 이미 대학에 입학한 순간에도 소진 상태가 돼. 대학에 들어와도 전공이나 학교생활이 잘 맞지 않으면 우울감이나 무기력에 시달리게 되고. 근데 마냥 쉴 수가 없잖아? 빨리 취업해야 한다는 사회적 시선이 있으니까. 


🎙️️그런 거 같아, 진짜.

💬취업도 아까 말한 것처럼 대기업에 가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있으니, 대학생 때부터 쉬지 않고 스펙을 쌓는 거지. 운 좋게 원하는 곳에 취업했어. MZ들이 워라밸을 따진다고 하지만, 실제론 굉장히 열정적으로 일하는 청년이 많아. 시키지 않아도 야근하고 밤샘도 마다하지 않는 거지. 


🎙️️적어도 10년은 계속 달려야 하는구나.

💬응. 그렇게 누구보다 열심히 달렸는데 갑자기 해고됐다고 생각해 봐. 아님 회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리는 거지. 어제 무업 청년에게 들은 얘긴데, 결혼한다고 회사에 이야기하니까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하더라고. 


🎙️️축하해주지 않고 괴롭혔다고?

💬응. 그 친구가 자발적으로 회사를 나가도록 괴롭힌 거지. 이런 경험이 쌓이면서, 다시 뭘 시도하고 싶은 생각 자체가 들지 않게 된대. 쉬지 않고 달려온 대가가 회사에서 내쳐지거나 괴롭힘이라니, 번아웃을 경험하는 것 같아.

게티이미지뱅크

🎙️️중소기업은 일손이 부족한데, 청년이 지원 안 하는 게 아냐? 

💬물론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대기업만 고집하는 건 아냐. 대기업 채용 인원은 한정돼 있으니까. 최근 니트생활자를 찾은 청년들 중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다녔던 청년이 더 많은 것 같아. 


🎙️️왜 그만뒀대?

💬채용할 땐 들어만 오면 된다는 식으로 뽑고 막상 들어왔더니 일당백을 해야 하는 상황을 자주 경험하는 것 같아. 분명 신입사원으로 들어갔는데, 대리급 이상의 업무를 시키거나 기대하는 거지. 


🎙️️일을 가르쳐줘야 하는 거 아닌가. 너무 스트레스 받겠는데?

💬맞아. 신입은 교육한 뒤에 실무를 시켜야 하잖아. 그런 과정 없이 일을 시키니 압박감을 크게 느낀다고 했어.


🎙️️직원을 괴롭히는 곳은 구직사이트에서 소문나지 않아? 회사도 평판을 신경 쓸 텐데.

💬글쎄. 한 청년 얘기론 너무 취업이 안 돼서 정말 지원하지 않았을 것 같은 중소기업에 지원했대. 근데 지원자가 200명이었단 거야. 한 개발자 청년은 규모가 아주 작고 유명하지 않은 회사에 1500명이 몰렸다고 했고. 


🎙️️엄청 치열하구나. 

💬고용 시장이 너무 얼어붙다 보니, 중소기업도 여전히 기업이 갑이고 구직 청년들은 철저하게 을인 거야. ‘너 아니어도 뽑을 사람은 많다’는 인식이 있으니, 노동 환경에 신경을 쓰지 않는 거지. 심지어 요즘엔 알바도 얼마나 하기가 힘든지 몰라.


🎙️️알바도? 왜?

💬30대는 뽑지 않거든.


🎙️️기준이 너무 높은 거 아냐?

💬알바를 하고 싶어 하는 20대, 대학생도 차고 넘치니까. 편의점도 편의점 알바 경력이 있어야 뽑히고. 인턴도 인턴 경력이 있어야 뽑아주는 거 알지? 요즘 대학 졸업 후에 인턴이나 훈련 기간 없이 정직원을 뽑는 회사는 정말 드물어.


🎙️️대학 입학, 졸업, 취업까지, 조금만 삐끗하면 뒤처지는 거구나.

💬그치. 어떤 청년은 처음부터 계약직 일자리로 시작하니 계약직만 반복하게 된다고 토로하더라고. 좀처럼 정규직 기회가 오지 않는 거야. ‘이런 상황에서 어떤 미래를 기대할 수 있냐’는 그 청년의 말이 와 닿았어.


🎙️️그래도 어떻게든 대기업에 들어간 사람도 있잖아. 

💬그곳에서 오래 다니면 문제가 없겠지. 근데 오래 일하지 못하고 나오잖아? 그럼 재취업이 굉장히 어려워. 한 번 미끄러져서 레일을 벗어나면, 다시 들어오기 어려운 구조인 거지. 


🎙️️왜 그런 거야? 경쟁이 치열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회사에서 잠깐의 공백도 인정해주지 않는 점이 커. 만약 2~3년 쉰 사람이 있어. 이후에 다시 취업하려고 하면 기업에서 그 사람을 어떻게 바라볼 것 같아? 


🎙️️글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특히 1년을 못 채우고 그만두면 ‘왜 그만뒀어?’ ‘왜 이직을 자주 해?’라며 의심해. 직장과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판단하는 거지. 공백 기간에 뭘 했는지 물어보면 다행이야. 공백 기간이 있으면 이력서에서부터 거르는 경우도 많거든.


🎙️️쉬거나 실업상태인 통계를 보니까 짧게 일한 경우가 많더라. 왜 오래 일하지 않을까?

💬오죽했으면 나왔겠어. 일의 강도는 높고, 임금은 낮고, 불안정한 상황 때문이지.

끈기가 없는 게 아니라 그만큼 근로환경이 너무 열악해. 청년들 수준도 굉장히 높아졌고. 


🎙️️어떤 수준?

💬1990년대생들을 보면 어릴 때부터 교육을 정말 많이 받았거든. 그 세대 부모들이 경제적으로 상황이 좀 나아지다 보니 아이에게 투자를 많이 한 것 같아.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젠더 감수성이 높아지고 환경에 대해 고민하는 등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진 거지.


🎙️️근데?

💬그런 청년들이 사회로 나왔는데, 직장 문화는 여전히 구시대적인 거지. 불합리한 건 문제를 제기하라고 교육받았잖아? 근데 현실에선 문제를 얘기하면 ‘요즘 애들이 문제’라며 비난하잖아. 소비자를 속이거나 환경에 해를 입히는 일을 서슴지 않고 시키기도 하고. 가치관과 맞지 않으면 일을 지속하기 어려운 것 같아. 


🎙️️첫 직장 들어가기까지도 오래 걸리지?

💬자격증, 어학 등 여러 방면에서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잖아. 다른 사람과 비교하다 보면, 계속 움츠러든다고 해. ‘이 실력으로 회사에 들어가도 되나?’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거야. 대학교 졸업 후에 자격증 준비 학원에 다니거나 대학원에 들어가는 이유지. 준비 기간이 길어지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취업이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고. 


🎙️️취업준비하거나 무업 상태인 청년에게 가장 필요한 건? 

💬당사자들이 낸 아이디어인데, 공백 기간을 아예 묻지 못하게 하는 제도가 만들어지면 좋겠어. 단기 노동하는 청년에 대한 시선이나 제도도 바뀌어야 해. 어떤 청년은 전일제 일자리가 부담스럽고 힘든 사람도 있거든. 하루 4~5시간 일하는 단기 일자리가 잘 맞는 거지. 근데 그런 일자리들은 대부분 4대 보험 가입이 안 돼. 제대로 된 일, 직업으로 봐주지 않는 시선도 있고. 청년이 일을 선택하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인 것 같아.


🎙️️그거 말곤? 

💬여자란 이유로 취업이나 승진 과정에서 불이익을 주거나 직장 내 괴롭힘을 일삼는 문제 기업들에 강력한 패널티를 줘야 한다고 생각해. 그런 기업들은 명단도 공개하고. 그래야 조금이라도 달라지지 않을까. 


🎙️️무업 청년끼리 연결되면 좀 나으려나?

💬무업 청년은 대부분 혼자 집에서 시간을 보내거든. 돈도, 갈 곳도 없고. 그러다 보면 혼자 고립되고 우울해지고, 더 밖으로 나오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돼. 일상 루틴이 깨지니, 건강도 안 좋아지지. 니트생활자 같은 커뮤니티도 좋고 목적 없이 동네에서 이웃과 소통하는 공간이 많아지면 좋겠어. 


🎙️️어떤 곳?

💬옛날 동네 복덕방처럼, 옆집 아줌마나 할머니에게 내 이야기도 털어놓을 수 있고 배가 고픈데 돈이 없으면 밥을 함께 먹을 수도 있는 커뮤니티 말야. 내가 어려울 때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청년들에게 큰 힘이 되거든. 


🎙️️현실적인 지원은? 

💬무업 기간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청년이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거든. 그러다 보면 아르바이트가 힘들어서 정작 구직 준비를 할 에너지가 생기지 않는대. 외국은 진로를 찾고 재충전하는 갭 이어(Gap Year)를 권장하거든. 우리도 무업 기간을 인정하고 경제적으로 지원해주는 제도가 있음 좋겠어. 그 기간 만큼은 뭘 해야 한다는 죄책감이나 불안감 없이 재정비 시간을 갖도록 말야.

  🖐️  Hi-five
  1. 2월 기준 쉬는 20대가 처음 50만명을 넘어섰어. 30대도 6개월 연속 증가.  
  2. 쉬는 청년이 늘어나는 건, 한 번 쉬면 재취업하기 어려운 구조 때문이야.
  3. 어렵게 취업해도 불안정한 초단기 일자리에서 일하는 청년도 많아.
  4. 쉬고 싶어서 쉬는 게 아닌 청년도 많으니까, 무업 청년이라고 표현하자.
  5. 무업 청년에겐 공백 기간을 묻지 말고, 그 기간을 잘 지나게 도와주자! 
봄 옷 꺼냈지? 낡거나 유행 지난 겨울 옷은 어떻게 했어? 환경을 생각해 헌 옷 수거함에 넣었다고? 그게 최선일까? 우리가 버린 옷을 따라 인도와 타이에 다녀온 기자를 만나 패션 쓰레기에 대해 얘기 나눠보자. UN 기후행동 친선대사이자 제로웨이트샵 운영자인 방송인 줄리안 퀸타르트와 일상 속 친환경 실천법도 공유하고. 물물교환은 덤이야~

휘클리 심화반_13강 

👚1교시: 줄리안 퀸타르트 특강(60분)
  • 주제: 지구를 위한 행동 가이드

🍀1.5교시: 무해한 마켓(20분)
  • 주제: 휘클러끼리 물물교환

🌍2교시: 클럽활동 with 한겨레21(70분)
  • 헌 옷 추적기 복습반, 1.5도 라이프스타일 나눔반, 슬로우패션 탐구반, 쓰레기 소각장 토론반 중 선택

*1교시는 온라인 생중계로도 참여할 수 있어! 질문 있으면 휘클리 인스타로 DM 보내줘!

🌏혼돈의 지리산 5월 초 피는 진달래가 4월에 활짝 피었대. 5월 중순엔 아닌 눈이 내렸고. 개화·산란이 빨라진 지리산 세석평전에 8개월을 머문 연구원 얘길 들어 봐.


🌏갈 길 먼 꼴찌 작년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사상 처음 두 자릿수(10.5%)를 기록했어. 하지만 OECD 38개 회원국 중에선 꼴찌. 오이시디 평균은 35.84%야.


🌏고탄소 성장이라고? 2100년까지 전 세계 국가가 탄소 중립을 위해 아무것도 안 하잖아? 국내 은행·보험사들 누적 손실액이 총 45조원을 넘을 거래. 뭔 상관이냐면.

윤순영 제공

🌏삵의 경고 국내 야생 포유류에서 처음으로 조류 인플루엔자(AI) 감염 사례가 나왔어. 전남 화순에서 발견된 죽은 삵에서. 이러다 다 큰일나는 거 아닐까? 


🌏새 다음 인간 오스트레일리아 로드하우스 섬에 사는 어린 붉은발슴새 위장에서 플라스틱 403개가 발견됐대. 알츠하이머 같은 신경 손상을 입고 있었다고.


🌏씻어 쓰자 청주시는 전국 최초로 다회용기 공공 세척센터를 연 도시야. 그릇 접시를 하루 2만개 세척할 수 있대. 공공 장례식장부터 다회용기 쓰도록 지원할 예정.

지난주 Vol.191: 파면 팔수록 파면⛏️을 읽고 휘클러들이 응원과 연대의 말을 많이 해줬어. 안타깝게도 내일도 안 날 것 같아. 이왕 이렇게 된 거, 이번 주말은 마음 편히 보내면서 에너지를 비축하자! 


🤗현생이 바빠서 뉴스를 잘 못 챙겨봤는데 선고 관련 논쟁을 딱딱 짚어줘서 좋았어. 레터 하나로 깔끔하게 내용 숙지 완료.


😊너무 좋았어 빨리 발표해 파면됐으면 좋겠다.


😍법조팀 오연서 요원과의 인터뷰에서 좀 더 확신을 갖게 되어 좋았어!


😀헌재 취재를 위해 기자들은 어떻게 움직이는지, 어떤 고충을 겪고 있는지를 알게 돼서 좋았습니다. 격앙된 주변 분위기를 보통은 시위 화면을 통해 알게 되는데, 기자들이나 헌법연구관들의 모습이 어떤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를 알게 되면서 이 사태가 불러일으킨 나비효과를 다양한 부분에서 그려볼 수 있었어요. 취재원들이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에 대한 파트가 꾸준히 휘클리에서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문답형식으로 이슈를 간단히 정리해줘서 읽기 편하지만 Hi-five로 한 번 더 요약정리를 해줘서 더 좋은 것 같아. 요새 커뮤니티 글 말미에서 많이 보이는 한 줄 요약 같아서 익숙하기도 하고! 앞으로도 20, 30대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휘클리가 되었으면 좋겠어♥


☺️윤 대통령에 관한 헌재 선고가 늦어지는 원인과 함께 선고를 위한 5가지 쟁점, 전문가들의 예측을 보여줘서 좋았어. 또한, 국민의 신임을 잃지 않는 것이 지도자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어. 어서 판결이 나오고 어지러운 정세가 안정되고 정상화되길 소망해.

🤗지난 주말 약속이 있어 서울 광화문과 남대문 주변에 가게 되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탄핵 반대 집회 행진하는 무리(?)와 잠시 합류하게 되었어. TV로만 보았는데 현장에서 보니 좀 더 걱정되더라고. 노인분들만 있을 줄 알았는데 중년과 청년들도 생각보다 많이 보이더라고. 돌아오는 길에 종각역 근처에서 응원봉을 들고 신나게(?) 노래하며 시위하는 탄핵찬성 시위대를 보면서 위로가 되긴 했지. 답답하고 울화통 터지는 마음이 이번 주면 정리될까 했는데, 그 마음으로 주말과 휴일을 지내야겠네. 다음 주면 결과가 나올 테니 나도 휘클리도 우리 모두도 그때까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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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기다리느라 목이 길어졌지?🦒 계엄, 체포, 구속, 그리고 석방까지 정말 많은 일이 있었는데, 이제 정말 결승선이 코앞이야. 내란죄 재판이야 좀 더 걸리겠지만, 그래도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만 나오면 한시름 놓을 듯.

물론, 숨 한 번 쉬고 다시 힘차게 시작해야 해.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된다면, 60일 안에 대선이 치러지잖아. 새로운 대통령은 어떤 세상을 만들어야 할까? 벗이 바라는 세계는 어떤 모습이야? 다음주 목요일(27일)에 발송되는 휘클리엔 ‘휘클러가 꿈꾸는 세상’을 담아보려고 해. 1분만 시간 내서 벗의 바람을 들려줘. 어떤 이야기를 할지 정말 궁금해! 멋진 의견을 남겨준 휘클러 5명을 추첨해 봄을 닮은 예쁜 찻잔을 선물할게!👉설문조사 하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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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레터는 팀 휘클리 서보미(4호) | 김선식(살몬) | 권지담(2호) 기자가 제작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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