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eason2 🧡

VOL 20 . 2023.1.6~1.12

📢Today's Briefing : 시즌2의 마지막인 오늘 레터에서는 플랫의 새로운 에디터 유선희 기자를 인터뷰했습니다. 유선희 기자가 열어갈 플랫의 다음 챕터를 기대해주세요! 플랫 레터는 당분간 쉬어갑니다.

Editor's Note

플랫의 새로운 에디터를 소개합니다!

여러분! 무탈한 한주 보내셨나요? 저는.. 지난 레터에 말씀드린대로 경제부로 발령을 받았답니다! 세상에.. 집도 절도 없는 제가 팔자에도 없는 부동산 담당(!)이 되었지 뭐에요. 숫자·그래프와 낑낑대는 한주를 보내다가, 입주자분들께 정식으로 마지막 인사를 드리기 위해 노트북 앞에 앉았습니다.

저는 플랫의 첫 에디터는 아니었어요. 2020년 3월 저의 사수이기도 했던 김보미 기자, 플랫의 디자인을 담당하고 계시는 이아름 기자가 처음 플랫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문화부에서 대중문화를 담당하다가 2021년 7월부터 플랫을 맡게 됐는데요. 처음엔 그냥 '재밌겠다!' 싶어서 덜컥 제안을 수락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제 기자 생활의 분기점이 된 시간이었어요.

사실 플랫은 저에게 '일터'이면서, 위로와 연대감을 느끼는 '쉼터'같은 곳이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기사들을 공유하고 제가 하는 생각, 고민, 새롭게 알게된 것들을 덧붙이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그걸 플랫만의 오리지널한 '콘텐츠'로 받아들여주시더라고요. 소중하고 특별한 경험이었지만, 그렇게 1년 6개월을 보내다보니 어느 순간 제가 젠더 이슈에 대해 여러분과 나눌 수 있는 생각들이 조금씩 고갈되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플랫을 더 오래 지속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던 찰나! 유선희 기자가 플랫의 다음 에디터를 맡게 됐다는 소식을 전해들었습니다.

유선희 기자는 플랫에 오기 직전까지 정책사회부에서 노동과 여성을 담당했어요. 백래시가 한창이었던 작년에 여성가족부를 출입하면서 여가부 폐지 관련 기사도 정말 많이 써주셨고요, 여성 노동자의 삶이나 고충을 다룬 기사들도 자주 써주셨어요. 덕분에 플랫도 입주자 여러분들께 좋은 기사들을 많이 소개해드릴 수 있었는데요. (플랫 레터 ep.18에 소개한 '사라져도 모르는 여성들' 기사도 유선희 기자가 썼답니다! 강력범죄의 손쉬운 타깃이 되는 '노래방 도우미' 여성들의 목소리를 직접 전해주셨죠.) 그런데 존경하는 동료인 유선희 기자가 플랫팀을 맡게 됐다니, 얼마나 감격스러웠던지 모릅니다. 아마 플랫을 맡았던 1년 6개월동안 가장 뿌듯했던 일이 아닐까 싶어요. 다 입주자님들 덕분입니다!

제가 플랫 에디터로 쓰는 마지막 레터에서는 유선희 기자 인터뷰를 전해드려요. 여러분들께 직접 유선희 기자를 소개해드리고 싶었거든요. 이번 레터를 쓰면서 여성 기자들의 고민이나 마음이 새삼 비슷하구나 싶어 괜히 뭉클하더라고요. 레터 재밌게 읽어주시고요!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피드백 남기러 가기 페이지를 통해 유선희 기자에게 환영 인사 겸 응원의 한마디도 꼭꼭 남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피드백은 기자들을 춤추게, 아니 일하게 합니다🏃‍♀️🏃‍♀️🏃‍♀️)

플랫 레터는 당분간 잠시 쉬어갑니다.

플랫팀 ｜ 심윤지 기자

갈팡질팡 페미니스트

광고·협업 문의는 flat@khan.kr

커튼콜

플랫팀이 기사 뒤의 사람들을 직접 만나봤어요.

유선희 뉴콘텐츠팀 기자

Q.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우선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A 아.. 인터뷰 예상 질문을 사전에 보내주셔서 이것저것 정리했었는데 막상 말하려고 하니까 떨리네요.(웃음) 저는 유선희 기자라고 하고요. 바로 직전에는 정책사회부 노동여성팀에 있었습니다. 이번주부터 플랫을 맡게 됐습니다.

Q 플랫팀에 합류하게 됐다는 소식을 처음 접하고 어떠셨나요?

A 솔직히… 예상은 못해서요. (웃음) 플랫이라는 채널 기반이 워낙 탄탄하게 다져져있는 상태인데, 저는 뉴미디어 관련 부서에 있어본 경험도 없고, SNS도 잘 안하거든요. 걱정이 많이 됐고, 부담도 컸어요. 특히 심윤지 기자에게 플랫 입주자님들이 플랫에 애정이 많다는 말을 전해들어서, 누를 끼치지 않게 잘해야겠다라는 생각이 큽니다.

Q 플랫 에디터로서 일주일을 보내신 소감은 어떠신가요.

A 일단 제가 노동 출입을 할 때부터 준비하던 기획이 있는데, 그게 이번달 마감이라 아직 플랫 에디터 업무만 전담하고 있지는 못해요. 그래도 지금까지의 소감을 한 마디로 말하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 (웃음) 휩쓸리는 하루하루를 살고 있어요. 플랫 SNS로 기사 공유하는 것, 멘션 다는 것, 정말 하나씩 하나씩 배워가고 있거든요. 플랫이 워낙 '소통'이 중요한 플랫폼인데, 제가 독자들을 가까이에서 만난 경험은 처음이어서 미숙한 부분이 많아요."

Q 아무래도 취재 부서에서는 독자분들과 직접 소통할 기회가 많지 않죠.

A 그렇죠. 이메일은 자주는 아니지만 꽤 받았었어요. 가끔 기사 보고 추가 제보할게 있다거나, 아니면 기사를 보고 마음에 안들어서 욕설을 보내신다거나... 물론 그런건 아무런 감정의 동요 없이 쓰레기통에 버렸던 기억이 납니다. (웃음)

윤석열 정부 장관 후보자 검증 보도로 2022년 5월 제380회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한 경향신문 특별취재팀. 맨 오른쪽 유선희 기자입니다. 온유한 미소를 짓고 있지만 유 기자에게 잘못 걸린 검증 대상들은 뼈도 못추렸다는 전언이...

Q 백래시가 한창 심했던 지난해 여성가족부를 출입하셨죠. 어떠셨나요?

A 아무래도 김현숙 장관 스탠스 자체가 '성평등'이라는 용어 자체를 안쓰려고 하는 거였잖아요. 인하대 성폭행 사망 사건때도 한 실언("안전의 문제지, 또 남녀를 나눠 젠더 갈등을 증폭시키는 건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도 그렇고. 정부 정책에 젠더 관점을 반영하는 여가부가 사안을 젠더 문제로 바라보려 하지 않는구나를 가장 크게 느꼈던 것 같아요. 그 부분들을 지적하는 기사도 많이 쓰려고 했고요."

📌한부모·청소년 지원 집중했지만···‘성평등’ ‘젠더’는 모르쇠

📌 여가부만 폐지하면 끝일까… '윤석열표 젠더정책'에 담긴 분열의 불씨들

📌[기자칼럼] ‘성평등’이란 용어에 특별한 의미 없다는 여가부

📌 [단독] 김현숙 후보자 남편, 5년 전 없던 비상장주식 9억원대 보유

📌 [단독] 김현숙 남편 설립 회사에 감사 등재 된 '20대 장남' 논란 이후 삭제

Q 그런 기사를 썼을 때 독자들 반응은 어땠나요?

A 네이버 등 포털에 댓글이 많이 달리긴 했는데, 그런건 거의 신경 안썼어요. 대부분이 기사를 보지도 않고 다는 댓글이니까요. '아직도 여가부가 있냐'던가... 젠더 관점으로 사안을 보려는 시도 자체를 아예 부정하려는 시선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고, 그래서 기자들이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 싶기도 했어요.

Q 노동·여성 분야를 취재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기사를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A 가장 애정을 가졌던 기사는, 아무래도 노동·여성팀 담당하고 맨 처음 했던 기획이었는데요. 코로나19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미싱사들 이야기를 취재한 기사였어요. 처음엔 코로나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직업이 있다고? 정도의, 조금은 단순한 문제의식에서 시작하게 됐는데요. 그런데 계속 취재를 하다보니 소위 '여공'이라 불리며 전태일 열사가 활동했던 시절부터 40년 넘게, 열악한 환경에서 장시간 노동을 해왔다는 실태를 조명하는 기사가 됐어요.

Q 노동 이야기이자 여성 이야기겠네요.

A 네. 미싱사 분들은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고 일을 하고 계시는데, 외부적으로는 항상 가난하고 열악한 모습으로 조명되다보니 인터뷰를 다소 꺼리셨어요. 처음엔 섭외가 조금 힘들었는데, 그 비슷한 시기에 다큐멘터리 영화 <미싱타는 여자들>이 개봉을 했거든요. 그 시사회 현장에 가서 미싱사분들 다양하게 만나고, 얼굴도 익히고 하다보니까 조금씩 마음을 열어주시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저도 애정이 많이 생기고, 공도 많이 들이게 됐죠.

Q 취재 과정을 조금 더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A 사전 전화 인터뷰 제외하고, 한 분 인터뷰할때 거의 3시간정도 꼬박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전화 인터뷰까지 합치면 7분 정도고, 실제로 공장을 방문해서 인터뷰한건 4분 정도였는데, 본인들이 언제 일을 시작했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이야기를 하실 때 4분이 다 하나같이 우시는거에요. 나 사는 이야기 꺼내놓고 보니까 내 자신이 너무 불쌍하다고요. 기사는 아무래도 주제를 명확히 해야하다보니, 한분 한분 이야기가 축소돼서 들어갈 수 밖에 없어 아쉬웠는데, 그래도 미싱사 분들 이야기 들으면서 같이 공감하고 울고 했던 기억이 오래 남았어요.

유선희 기자가 지난해 가장 기억에 남는 기사로 꼽았던 미싱사들의 노동실태를 조명한 기사.

플랫에는 <40년을 일해도 유령 취급을 '미싱타는 여자들'>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됐다.

Q 지금 준비하고 있는 기획을 레터 구독자들에게 먼저 '스포' 해주실 수 있나요?

A 두 개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일단 1월 말에 산재와 관련된 기획 기사를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산재 중에서도 정신건강 쪽에 초점을 맞춘 기사가 될 것 같아요. 나머지 하나는 젠더·소통데스크가 크게 일을 벌이시고 계시는데, 그 기획에 저도 운이 좋게 참여하게 됐어요. 저임금 여성 노동 관련인데, 저도 매우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건 2월 말쯤 공개가 될거같아요.

Q 플랫 레터를 통해 '플랫팀이 다뤄줬으면 하는 주제'를 여쭤보는데요. 정말 정말 많은 구독자분들이 '여성 노동자들' 이야기를 더 많이 다뤄달라고 하시더라고요.

A 안 그래도 인터뷰 전에 그 말씀을 해주셨잖아요. 취재 부서에서 여성 노동 관련한 기사를 쓰면서도 "이런 얘기들이 너무 많이 알려져서 새롭지 않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구독자님들께 그런 수요가 있다는 말을 직접 전해들으니, 그 자체가 되게 새롭게 느껴지더라고요. 조명받지 못했던 여성 노동자 이야기를 더 발굴해야겠다 싶은 생각도 들고, 이미 발굴된 이야기라도 조금 더 다르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다 생각도 들고… 사명감이 벌써부터 생긴 것 같아요.

Q 사명감이 생겼다니, 인터뷰가 제 계획대로 되어가고 있군요.(웃음) 플랫 레터는 유선희 기자가 지금 준비하고 있는 기획이 마무리되는 2월 말 이후, 약간의 재정비 시간을 거쳐 돌아오게 될 것 같은데요. 다시 만날 구독자님들께 한 마디 해주신다면요.

A 일단 가장 먼저..... 잘 부탁드리고요! 많이 미숙하겠지만 당장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더라도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심윤지 기자에게 오프라인 소통을 원하시는 입주자님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올해는 그런 소통의 기회를 만들어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어요.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커튼콜 공식 질문인데요. 요즘 유선희 기자를 행복하게 하는건 무엇인가요?

A 시작한지는 얼마 안됐지만 수영이요! 심윤지 기자도 수영인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 예전에 밥먹으면서 저한테 수모를 하나 선물해주신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까먹으신거같더라고요? (웃음) 뭔가 '삥뜯는' 느낌이라 따로 이야기를 하진 않았었는데, 인터뷰 질문지 받자마자 이 기회에 얘기해야지 마음먹었죠.(웃음) 일도 열심히 하면서 수영도 열심히 하는 한해를 보내는 것이 올해 목표입니다!🏊‍♀️

플랫 우체통

서로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 To.Flat

지난회차 레터를 읽은 독자분들의 피드백입니다.

👤스스로 부끄러움을 많이 느낀 회차였어요. 저 역시 미성년의 임신과 출산을 바라보며 사회적/제도적으로 그들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환경을 먼저 떠올리기보다 미성년들을 탓했거든요. 또 줄곧 문화센터 고인물 혹은 수영장 고인물 할머니들의 텃세를 떠올리며 그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봐왔고요. 비교적 최근 '누칼협'이라는 뜻을 알게 되었고 굉장히 불쾌한 단어라고 생각했던 사람으로서 내가 누군가에게는 '누칼협'의 잣대를 들이밀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며 반성하게 되었어요. 덕분에 한뼘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오늘 레터에서 '이들에겐 구조의 문제를 보는 눈, 타인의 고통을 공감할 수 있는 마음,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상상력과 의지가 있습니다.' 이 구절이 눈에 콱 박혀서 한동안 곱씹어봤어요. 오로지 나만 생각하는 유아기적 사고에서 벗어나 세계와 구조를 보려는 노력이야 말로 인간으로 태어나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인거 같아요! 플랫 레터는 뒤늦게 알게되어 이제 구독한지 약 2개월이 되어가는데 벌써 시즌2도 끝나고 또 기자님께서 경제부로 옮기신다는 소식을 들으니 너무 아쉽네요 ㅠㅠ 출입처로 가셔서도 늘 건강하시고 하는 바 원없이 이루시길 바랍니다!! 레터 내용도 너무 알차고 제 시야를 넓혀주지만 플랫 우체통을 보면서 '우리'라고 묶을 수 있는 여러 사람들의 소통을 볼 수 있어 참 좋았어요..!!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이 정말 힘이 되네요. 또 플랫에서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 바버라 월터스, 친밀감 코디네이터는 처음 들어봤어요. 덕분에 유리천장을 깨부신 최초의 여성앵커의 삶과 친밀감 코디네이터라는 직업을 알게되어 좋았답니다. 특히 친밀감 코디네이터라는 비슷한 직업, 환경이 우리나라에도 있는지 궁금해져서 더 검색해보려구요.

👤 늘 그랬지만 오늘 레터 유독 좋아서, 감사인사 드리려고 쭉 내려오니 작별인사가 보이네요. 언제건 어디에서건 모쪼록 건강하시기를, 불꽃과도 같은 사랑을 보냅니다.

💌 From.Flat

몇가지 공지사항이 있어요.

‘빻은 기사’는 왜 이렇게 많을까?

언론의 변화는 왜 이렇게 더디기만 할까?

여성들의 이야기가 잘 다뤄지지 않거나,

부적절하게 다뤄지는 이유는 뭘까.

많은 독자님들이 이런 의문을 품고 계신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유선희 기자를 직접 소개해드려야겠다 마음 먹었던 건 그래서였어요.

우리와 같은 마음으로, 같은 방향을 향해 달려가는 기자들이

일선에 아주 많다는걸 꼭 알려드리고 싶었거든요.

레터 구독자 여러분들이 건네주시는 한마디 한마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