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학은 미래를 위한 일이야
Tonight,
Leadnight
벌써 네 번째 레터로 돌아온 리드나잇!

"죽는 것엔 좋은 사람도 나쁜 사람도 없습니다.

어쩌다 목숨을 잃지요.

그리고 우리는 어쩌다 살고 있는 겁니다.

어쩌다 살고 있으니까 죽음을 불길하게 여겨선 안돼요."


여러분은 이 이야기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리드나잇은 '과연 삶과 죽음이란 무엇일까',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되는데요.

이 말은 많은 분들의 일드 입문작, 일드 인생작으로 꼽히는
드라마  <언내추럴> 속 대사에요.
보고나면 OST 'Lemon'만 들어도 눈물이...

오늘은 법의학의 중요성을 논한 드라마를 통해, 국내 법의학이 마주한 현실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바로 가볼까요?

<언내추럴>로 알아보는 '법의학'의 현실
🌙오늘의 이야기, 언내추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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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두고 싶어"

     "역시 이 일은 그 정도예요?

     그러고 보니 7D 업종이라더군요.

     더럽고, 힘들고, 위험하고...."


우리 삶에 도움이 되지만 사람들이 기피하는 직업을 3D 업종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7D 업종이 있다고 해요. 과연 무엇일까요?

 💬 '일드계 갓띵작' <언내추럴>, 무슨 내용인데? 
일드에 관심이 많은 리드 나이터라면 무조건 봤을 만한 띵작! <언내추럴>은 2018년 일본 TBS에서 방영된 의학 드라마에요. 부자연사(Unnatural Death)의 원인을 규명하는 법의학 센터 UDI 라보와, 억울한 죽음 뒤 숨은 진실을 풀어가는 법의관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죠.
탄탄한 서사와 완벽한 연기력, 삶과 죽음에 대한 진지한 주제 의식으로 큰 호평을 얻으며 각종 상을 휩쓸었답니다.
<언내추럴> 6화 캡처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일본의 법의학이 마주한 현실을 가감없이 그려낸 것인데요.



🗨️ 일본에서는 부자연사의 80% 이상을 부검하지 않은 채 적당한 사인을 붙여 화장하고 있어요. 이건 선진국 중에서 최악의 수준이죠.”  -1화 中-  


💬 “부검률엔 무서울 정도로 지역 격차가 생겨나죠. 도쿄 23구는 비교적 높은 17%. 부검률 최악인 지역은 2% 이하. 깜빡 죽을 때는 장소를 잘 골라야 해요.”  -1화 中- 

🗨️ “이 나라의 부검률이 안 오르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죽은 자에게 돈을 쓰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지.  시체를 아무리 조사한들 다시 살려낼 수는 없어.”  -8화 中- 



위 대사에서 알 수 있듯, 드라마에서 묘사된 법의학의 현실은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일본만큼 부검에 부정적인 것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에요. '죽은 사람을 두 번 죽인다'는 편견, 망자의 몸에 손대는 것을 꺼리는 과거 문화 때문에 반감을 갖는 경우가 많죠. 부검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부검의에 대한 편견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 부검의? 법의관? 법의학과 법의관이란 
언내추럴 인물 관계도 / ⓒ TBS 홈페이지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법의학은 무엇이고, 법의관은 또 무엇일까요? 하나씩 차근차근 알아보겠습니다.


 법의학 
법의학이란 '법률의 시행과 적용에 관련된 의학적 또는 과학적 사항을 연구하고 이를 적용하거나 감정하는 의학의 한 분야'이고, 궁극적으로는 '인권을 옹호하고 공중의 건강과 안전을 증진하여 사회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의학'이다.
- 서울 의대 이윤성 교수(1994)-

 법의학자 
의학적, 과학적 정보와 지식을 바탕으로 범죄수사에 도움을 주거나 사인과 사망경위를 밝히는 사람
- 한국직업사전-
법의학자=법의관으로 생각하면 쉽습니다. 법의학자의 주업무가 바로 부검인데요. 하지만 법의학자에는 넓게 법의학 연구원, 교수 등이 포함됩니다.


 법의관 
드라마에 등장하는 법의관은 국내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부검의를 칭합니다. 법의학자와 다른 점이라면, 법의관은 국과수 소속의 공무원이라는 점이에요. 업무 특성상 대부분 병리과 의사들이 지원하는 경우가 많고, 치과 의사(치의학자), 임상약리학자 등이 법의관에 지원할 수 있습니다.

 💬 법의관 정원 미달, 언제나 인력 부족 
법의학과 법의관에 대한 편견만큼 문제인 것은, 이들이 놓인 열악한 환경입니다.
국내 법의관 정, 현원 통계/ ⓒ<1년에 300구 시신에 '번아웃'...죽음 진실 찾던 법의관들이 떠난다>, The Joongang

현재 국내 법의관 수는 약 30명으로 정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입니다. 2015년까지는 결원이 없었어요. 하지만 2016년, 급격히 늘어난 부검 수요 때문에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져 정원을 높였지만 지원자는 그만큼 늘지 않았습니다. 2019년부터 3년 간 국과수 법의관으로 신규 채용된 인력은 6명에 불과하다고 해요. 그렇다면 법의학이 외면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잠깐 짚고가기! ⭐️

부검 수요가 늘어난 이유는 2016년 발생한 '충북 증평 할머니 살인사건' 때문입니다. 검찰-법의관-유족을 둘러싸고 부검을 결정하는 기준이 부재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해요. 우리나라 검시 제도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준 대표적인 예로, 이 사건 이후 부검 규정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부검 건수도 급증했죠.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영상을 통해 자세히 알아보세요!
 💬 법의학, 의대생에게 외면받는 이유  
 1  법의관에 지원하려면 의사면허 소지 후 2년 이상 관련 분야에서 연구하거나 근무해야 합니다. 4년간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다시 법의학 교수 밑에서 박사과정을 밟아야 하는데요. 즉 비인기 분야인데다 남들보다 수련은 더 해야 하는 셈이죠.

 2  의대생들이 법의학을 접할 기회도 많지 않습니다. 전국 41개 의대 중 법의학 교실이 있는 곳은 단 10개. 법의학 교수는 16명에 불과합니다.

 3  무엇보다도 열악한 근무 여건 때문에 노력에 비해 얻는 성과가 적다고 느낀다고 합니다.
 💬 '할 일 너무 많아’ 주중 주말 구분 없다  


위의 표가 보이시나요? 법의관은 단순히 부검만 하는 게 아닙니다. 시신을 둘러싼 전후 과정의 모든 업무를 담당하고 있죠. 그래서 부검 한 건에는 매우 긴 시간과 노력이 들어갑니다. 의뢰 한 건당 짧게는 1개월, 길게는 3개월까지 걸려요. 살인 사건일 땐 법정에서 증언도 해야 하죠. 여기에 행정 업무와 연구도 하니 초과근무는 일상입니다. 하지만 유족의 고통을 지나칠 수 없어 제대로 쉬지 못한다고 해요.


🗨️ “주말에 나와서 일해도 금전적인 보상이 없고 일이 쌓여 있어서 휴가를 못 가는 사람들도 많다”  - 이수경 국과수 법의관 -  

<언내추럴> 5화 캡처

결국 현장의 법의관들은 번아웃에 빠졌습니다. 국과수가 의뢰받는 부검은 한 해에 9천여 건입니다. 법의관 한 명은 하루에 보통 3~4건씩 부검을 진행하는데요. 이렇게 되면 *1년에 담당하는 시신은 약 300구가 됩니다. 하지만 1인당 연평균 적정 부검횟수는 150~200회라고 해요. 사람은 부족하고, 그만큼 업무 부담이 늘어나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이죠.

*출처: 송호림 경찰청 총경 박사학위 논문
 💬 열악한 처우 또한 스트레스 원인 


법의관 또한 의사입니다. 하지만 일반 의사와 비교했을 때 열악한 처우에 실제로 법의관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해요.


🗨️ “법의관들은 대학 병원을 운영하거나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동기들에 비해 적은 보수를 받고 있고 이러한 문제점은 법의관들이 업무를 이행하면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 송호림 경찰청 총경 박사학위 논문 -


상황이 이러니 이직률도 높습니다. 최근 5년간 국과수 전체 퇴직자 수는 27명, 이 중 법의관 퇴직자 수가 8명이라고 해요. 즉 현재 법의관은 인력 부족 ➡️ 업무 증가 ➡️ 인력 부족의 반복으로 덩달아 이직률까지 높아지는 악순환에 빠져있습니다.

 💬 법의관 발목 잡는 '낡은 제도' 

법의관들은 우리나라 검시 제도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1955년 국과수가 설립되고 60년이나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제대로 된 관련 제도가 없기 때문인데요.법의관 제도’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법의관들. 현재 문제점은 무엇이고, 필요한 법률은 무엇인지 살펴볼까요?



1. 검시관 직무와 권한에 대한 규정 

현재 검시 관련 책임과 수행은 다원화돼 있습니다. 검시 과정이 분산돼 있어 전문성과 통합성이 부족하고 책임 소재 또한 불분명한데요.


반드시 부검이 필요한 시신에 대한 규정도 없습니다. 라서 부검 여부에 대한 판단은 검시 책임자인 검사에 의해 자의적으로 이뤄지고, 영장 없이는 검시도 수행할 수 없어요. 이에 법의관들은 부검여부 결정 권한을 강화법의관들이 검시에 검시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반 만들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기술력 >> 제도

위 제도가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이렇습니다. 1년에 약 25만명이 사망하고 그 중 7만 건이 사망한 채 발견된다고 합니다. 부검해야 하는 시신은 7만 건인 것이죠. 하지만 실제로는 약 9,000건의 부검만 이뤄집니다. 나머지 6만 건은 과학적 근거에 따라 사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어요.

포스트 모뎀 CT (Post Modem CT) /ⓒITN


그런데! 현재 부검의 인력이라면 9,000건도 힘들어 보이지 않나요? 하지만 한국의 부검 기술은 이미 선진국 대열에 올라섰다고 해요. 선진국에서 사용하는 '포스트 모뎀 CT'를 도입했기 때문인데요. 이 기계로 시신의 전신을 찍어 출혈, 골절 등을 명확히 볼 수 있게 되며 빠르고 정확한 부검이 가능해졌습니다. , 부검되지 못하는 6만 건까지 스크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상황인데요. 독극물 반응 등을 가려내는 중독 검사도 선별검사를 통해 4시간 만에 끝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영장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유족은 장례를 치르느라 시간도 정신도 없는 상황인데 영장도 받아야 하니 현실적으로 제도대로 절차를 밟는 게 어렵습니다. 즉, 기술은 앞서가고 있지만 법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2. 체계적인 법의학 전문가 양성 시스템 

앞서 살펴보았듯 법의관 인력 부족은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에요. 양경무 국과수 법의학부장은 단기적으로는 처우 개선을 통해 유인책을 확충하고, 장기적으로는 지속적 인력 수급을 위한 양성 계획과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단순히 인력 늘리기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 현장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전문가로 양성하기 위한 체계적인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부검은 중요해요. 부검을 안 하면 아무것도 몰라요.” - 2화 中 -


망자(亡者)가 보내는 억울한 죽음의 신호를 해석하는 이들이 법의관입니다. 법의관들은 인력이 부족하면 억울한 죽음이 묻힐 수도 있다고 경고해요. 죽음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는데 소홀해질 수밖에 없는 거죠.

<언내추럴> 1화 캡처


🗨️"법의학은 죽은 사람을 위한 학문이잖아요. 살아있는 사람을 고치는 임상의가 더... "


드라마 초반, UDI 라보에 갓 들어온 신입의 질문에 법의관은 이렇게 답합니다.


 "법의학은 미래를 위한 일이야"  


드라마를 관통하는 이 대사는 법의학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우치게 합니다. 우리는 부검을 통해 범죄 등을 밝혀 미래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병사 시신을 통해 보건 정책을 펼칠 수 있고, 화재 사건 시신으로부터 안전대책을 만들 수도 있죠. 때문에 법의학은 망자뿐만 아니라 산 자를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 지금 제대로 조사하지 않으면 영원히 답이 나오지 않는 질문을 평생 마주하며 살아가야만 하지. 그런 사람을 한 명이라도 줄이는 게 법의학이 할 일 아닐까?  -5화 中  


🗨️ 힘들고, 위험하고, 더럽고, 냄새나고, 월급도 적고, 소름끼치고...그리고 뭐였더라?"  "싫지 않다!"  -마지막 화 中 법의관에 대해 이야기하는 주인공들- 


🌙 달이 said: 직업에 귀천이 없듯 이 세상에서 중요하지 않은 일은 없습니다. 법의관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망자의 혼을 달래주는 가장 어렵고 힘든 일을 해내고 있어요. <언내추럴>을 통해 '법의관'이라는 직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잘 몰랐던 법의학에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 리드나잇의 오늘의 아티클 📃 


<언내추럴>로 알아보는 ‘법의학’의 현실, 재밌게 읽으셨나요?

세줄 요약을 보며 정리하는 시간을 마련했어요✌️


💁 드라마 속 법의관은 우리나라의 국과수 부검의를 칭합니다. 현재 국내 법의관 수는 약 30명으로, 정원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에요.


💁 법의관은 다른 분야에 비해 훨씬 많은 학업량과 열악한 여건 때문에 비인기 과목에 머물고 있어요. 때문에 인력 부족 ➡️ 업무 증가 ➡️ 인력 부족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죠.


💁 법의관을 위한 제대로 된 제도가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죽음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할 수 없어요.

리드나잇이 준비한 네 번째 아티클은 여기까지 입니다. 읽느라 고생했어요⭐️🌙
그럼 오늘도, 굿나잇 리드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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