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 세상에서 가장 쉬운 콜키지 매뉴얼 (+콜키지 맛집 100곳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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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8.

#바틀샵 #콜키지 #이벤트

오늘의 에디터 | 청하 @melikeb1ue

테이블톡을 사랑하는 기획자.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관심이 많다.

오늘은 특별히 객원 에디터가 함께한다.

그녀가 가장 좋아한 술에 대해 직접 적어주었으니, 뉴스레터를 반드시 끝까지 읽어보자!

당신은 와인에 대한 로망이 있으신지.

그러니까 와인에 대해 어느 정도 잘 알게 된다면,

‘혹시 나도 이러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지.

(다리를 꼰 채 스테이크를 썰며 와인 한 모금, 낮은 톤으로 읊조린다.)

umm… 루비 컬러네. (가글 하며) 블랙베리와 후추가 짙게 느껴져.

oh, 이 거칠고 묵직한 바디감, 인상적인데? 피니쉬가 아주 훌륭해.

공작새가 구애를 위해 꽁지깃을 우쭐스럽게 펼치듯 보이나, 누군가는 동경할 만한 모습. 미디어에서 와인은 어렵고 우아하다는 고정관념을 심어둔 탓이다.

맛을 표현하는 용어들은 전문가들이 와인의 맛을 좀 더 쉽게 공유하고 분류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사회적 약속을 의미한다. 모든 분야들이 그러하듯, 이런 멋져 보이는 용어들은 일반인들에게 ‘알아두면 좋을 참고용 상식’ 일뿐이다. 그러니 ‘와인=럭셔리 문화’라며 비현실적인 돈을 들여 비싼 다이닝 맛집에서 와인을 배울 필요가 전혀 없다.

방대한 와인의 세계 속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취향을 찾아낸 후, 좋아하게 된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마시면 된다. 그렇게 일상 속에서 즐겁게 마셔야, 와인이 더욱 쉽고 재미있어지는 법. 오늘은 바로 그 방법에 대해 소개해보겠다.

“선물 받은 와인을 혼자 마시기에 양이 너무 많아요”

“기념일이라 분위기 내려고 와인을 샀는데, 생각보다 별로였어요“

“식당에 원하는 취향의 술이 없어서 실망스러웠어요”

통상적으로 와인은 양이 많고, 음료수처럼 한번 개봉하면 다시 닫아 보관하기 용이한 품목이 아니다 보니 한 번 작정하고 마시려면 현실적인 어려움들이 있다. 이럴 때 해결책으로 <콜키지> 문화를 활용해 보자.

콜키지(corkage)란, 코르크 마개(cork)+비용(charge)의 합성어이다. 와인 등의 주류를 식당에 가져가서 마실 때, 식당이 고객에게 부과하는 서비스 비용을 말한다. (식당은 와인잔, 디캔터, 쿨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콜키지를 이용하면 여러 사람이 모여 취향을 공유하기에 좋고, 주종에 제한이 있는 가게에서도 취향이 담긴 술을 편하고 쉽게 마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때때로 ‘콜키지 프리’인 식당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곳은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받지 않고 가져간 와인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이때, 식당에게 와인잔을 제공받는 이상의 서비스를 요청하는 것이 실례일 수 있다.

그렇다면 콜키지를 즐기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취향이 깃든 와인과 함께 마실 사람이다. 그래서 이번 특집호를 위해 드링킷 인스타그램에서 번개모임 참여자를 모집했다. 평소 와인을 즐긴다는 ‘밤’님과 함께 콜키지 서비스가 가능한 맛집, 운봉산장에 방문하기로 했다. 그 전에, 이 여정은 바틀샵에서 와인을 함께 고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에디터 쇼블이 믿고 가는 바틀샵, 갓세이브더바틀(이하 ‘갓세바’)에 방문했다. 그가 <바틀샵 특집> 뉴스레터에서 소개한 그대로, 갓세바에서 정겨운 동네 분위기와 정을 느낄 수 있었다.

에디터는 갓세바 사장님께 1) 운봉산장의 양고기 요리에 어울리며 2) 가성비 좋은 식전주와 레드와인 2가지, 이렇게 3종의 와인 추천을 부탁드렸다.

역시, 에디터 쇼블이 믿고 가는 이유가 있었다. 하나같이 마시기 좋은 와인들로 가득했다. 와인에 대한 후기는 아래 글을 참고해보자. 와인 초보를 위해 바틀샵에서 취향에 맞는 와인을 추천받는 팁에 대해 소개해보겠다.

Tip #1 함께 즐길 음식에 대해 설명하기

<탭샵바> 편에서 와인 페어링에 대해 소개했다. 이는 보편적인 기준이며, 같은 카테고리의 와인이더라도 맛과 향이 꽤 다를 수 있다. 함께 먹을 음식과 궁합이 좋은 와인 추천을 부탁해 보자. (ex. 양갈비와 함께 페어링하면 좋을 만한 술로 무엇이 있을까요?)

Tip #2 평소 좋아하는 술, 혹은 음료수의 향으로 설명하기

+여기서 더 나아가, 비슷한 느낌의 전혀 다른 주종을 추천받을 수도 있다. ‘달달한 화이트 와인을 좋아하는데, 와인 말고 비슷한 느낌의 다른 술은 없을까요?’ 라고 여쭤본 적이 있는데, 화사한 풍미를 가진 비슷한 맛의 사케를 추천받기도 했었다.

Tip #3 원하는 주종과 관련된 용어로 설명하기

술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이 있는 드링커라면 테이스팅 용어들로 자신의 취향을 설명해보자. 헷갈리거나 어렵다면, 방문 전 드링킷에서 소개한 와인 테이스팅 용어 설명 시리즈를 정독해볼 것을 추천한다.

#와인 테이스팅용어 PART 01 (유질감,미네랄,흙,스파이시)

#와인 테이스팅용어 PART 02 (스모키, 오크,스톤,이스트,시트러스)

이제 운봉산장으로 가보자. 블루리본을 해마다 받아온 이곳은 많은 술꾼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한 가지 특별한 장점이 있다면, 이곳은 바로 ‘콜키지 프리’ 가게라는 점. 얼마 전, <술꾼도시여자들> 이라는 드라마에 소개되기도 했었다. 가게 운영시간대가 정해져 있으니, 전화로 미리 예약하고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그전에, 알아두면 좋을 정보가 하나 있다. 바로 콜키지 매너다.

콜키지 매너

방문 전, 콜키지 가격대는 미리 정한 후 참여인원들에게 공유한다. (모임에서 BYOB* 했을 경우, 비슷한 주종끼리 겹치지 않도록 리스트를 미리 올리는 것도 좋다.)
이미 업장에 입점된 주류는 되도록 가져가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 (미리 주종 리스트를 살펴본 후, 그 안에 없는 것으로 구매하면 더욱 좋다.)
해당 업장의 콜키지 관련 공지를 미리 확인하고 간다. (ex. 대부분의 스시야에서는 특유의 매장 환경 조건에 의해 레드와인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스시야는 개업 초기 한 달 정도는 콜키지 프리 이벤트를 진행한다. 스시 오마카세를 즐기는 드링커 분들이라면 참고해 보자.)

*BYOB란 Bring Your Own Bottle, 즉, 자신이 마시고 싶은 술을 직접 가져와 마시는 파티 문화를 말한다. 철자 대신 뱁새 입 모양 마냥 ‘뵵’ 이라고 말해도 된다.

루이 페드리에 브뤼 액설런스

Louis Perdrier Brut Excellence

도수 : 11.0%

가격 : 15,000원

140년의 역사를 가진 부르고뉴 지역의 스파클링 와인이다. 스페인 화이트 품종인 베르데호 75%, 화이트 와인의 대표 품종인 샤르도네 25%를 사용하여 저온숙성 방식을 통해 생산되었다.

싱그러운 배 향이 들어있는 듯한 달달한 과실향이다. 콜라보단 가볍고 밀키스보다는 강한 부드러운 탄산감이 느껴진다. 약간의 산도 있는 와인이기에, 고기를 먹고 난 후 깔끔하게 입가심해주는 용도로 아주 좋다. 운봉산장의 양고기 요리와도 잘 어울렸으나, 개인적으로 생선구이 등 해산물과 함께 마시면 더욱 좋겠다.

※ 모든 스파클링 와인은 샴페인이다?

‘스파클링 와인 = 샴페인’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프랑스 상파뉴 Champagne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만 샴페인이라고 부를 수 있다.

위라위라 우드헨지 쉬라즈 2020

Wirra Wirra Woodhenge Shiraz

도수 : 14.50%

가격 : 39,000원

처음에 와인 이름을 보고, 유치원생 동요에 나올 법한 순우리말인 줄 알았다. 알고 보니 호주 원주민 언어로 ‘유칼립투스 나무 사이로’라는 뜻이었다. 호주에서 가장 뛰어난 와이너리 중 하나로 평가받는 곳이니, 이곳의 이름을 기억해두었다가 추후 와인 구매 시 참고해 봐도 좋겠다.

쉬라즈* 100%로 생산된 레드 와인이다. 향을 맡아보니 강한 자두, 베리 향과 더불어 약간의 스모키한 향이 느껴진다. 첫 잔을 마실 때 알콜 향이 훅 느껴지는 걸 보니 아차, 싶었다. 디캔팅*을 하지 않고 코르크 마개를 제거하자마자 마신 탓이다. 당도가 거의 없고 바디감과 탄닌감 또한 매우 강했다. 레드와인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

좀 더 깔끔하고 부드럽게 와인을 즐기고 싶다면, 사장님께 디캔팅을 요청해 보자. (단, 디캔터가 준비된 업장에 한해 요청이 가능하며, 콜키지 프리 업장에서는 실례일 수 있다.)

*쉬라즈: 프랑스 남부 레드품종이나, 호주의 다양한 토양과 기후에 적응하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품종으로 알려졌다. (출처: 와인21)

**디캔팅: 침전물이 많은 와인을 1~2시간 정도 세워서 보관한 후, 가라앉은 부분 대신 맑은 부분만 디캔터(좁고 긴 모양의 유리병)에 따르는 것을 의미한다. 디캔팅을 진행할 경우, 와인과 공기의 접촉으로 인해 와인의 맛이 부드럽게 변한다. +) 와인잔을 돌리는 '스월링'으로도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트레디베리 바르베라 달바 2021

TREDIBERRI Barbera d’Alba

도수 : 14.50%

가격 : 34,000원

이탈리아 라모라 지역의 특급 포도밭 ‘토릴리오네’에서 수확된 포도로 양조 되었다. 토릴리오네에선 30년 수령 바르베라 묘목이 세심히 재배되는데, 이 묘목에서 탄생한 와인이다. 트레디베리는 마시기 편하지만 단순하지 않은 와인을 지향한다.

그들의 철학처럼 이 와인은 복합적이다. 혀에 닿는 첫맛은 짙은 자두 향이나, 입에 머금고 있으면 오크 향과 가죽 향이 스친다. 바르베라 묘목이 가득한 포도밭에 서 있는 느낌이다. 오크 향 풍미 덕에 높은 산미도 조화롭게 느껴진다. 소금기 없는 담백한 육류와 잘 어울린다.

트레디베리의 ’Tre’는 세 친구를 의미한다. 객원으로 참여했을 때, 이 와인을 마시며 어느새 에디터 두 명과 친구가 됐다. 역시 이름이 갖는 힘을 무시할 수 없다. 다가가고 싶은 누군가와 마셔보시기를 권한다. (객원 에디터_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