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무신사 투자 유치 2.오늘의집 시공 보장
 2023.07.26 23-029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무신사, 투자 유치 이후의 과제와 전망은
  02 오늘의집이 시공 시장 혁신에 나선 이유
  03 뉴스 TOP5 - '메시와 애플의 큰 그림'

   

무신사, 투자 유치 이후의 과제와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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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투자 유치가 가진 진짜 의미

무신사가 기업 가치 3조 원 중반을 인정받으며, 2,000억 원 이상의 신규 자금 투자 유치에 성공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투자는 우선 기업 가치를 이전보다 올리면서 동시에 대규모 자금 수혈에 성공했다는 측면에서 특별합니다. 경기 침체가 길어지고 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많은 스타트업들은 생존을 위해 기업 가치가 깎이는 것을 감수하며 신규 투자에 나서곤 했는데요. 무신사는 시장의 흐름과 상관없이, 자신들이 매력적인 투자처임을 증명한 겁니다. 물론 이는 동시에 무신사 입장에선 다소 아쉬운 부분일 수도 있습니다. 투자 호황기에 라운드를 돌았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더욱이 꾸준히 이익을 내온 무신사에게 현금이 그리 급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일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무신사가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것은, 위기가 곧 기회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기 침체 속에서도 오히려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는 기업들을 우리는 종종 볼 수 있는데요. 경쟁자들이 위기를 겪는 동안, 이들은 오히려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역량을 키워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서곤 했습니다. 많은 유니콘들이 상장을 철회하는 가운데 고집스럽게 기업 공개를 강행했던 쏘카의 박재욱 대표 역시, "투자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해, 어려운 시기에도 상장을 택했다"라고 밝히기도 했고요. 이처럼 시장이 어려울수록, 자산의 가치는 떨어지기에 투자하기엔 좋은 시기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현금을 최대한 확보하여, 공격적인 투자와 인수에 나선다는 것이 아마 이번 투자 유치에 숨어 있는 무신사의 속내가 아닐까 싶습니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결국 성장

그렇다면 무신사는 이번 투자로 진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요? 무신사 측에 향후 검토 중인 투자 계획에 대해 문의했을 때는, 신규 사업을 고려한 인수 합병, 우수 인재 영입, 글로벌 진출, 물류 효율화, 브랜드 발굴 및 직접 투자, 오프라인 사업 확대라는 다소 원론적인 답변을 주시긴 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론 올 1월 무신사가 추가 투자 유치를 모색 중이란 소식을 접했을 때만 해도, 이 중에서 글로벌과 물류에 보다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었는데요. 상반기가 지나면서 다소 상황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우선 시장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어가고 있고, 이에 따라 무신사의 성장 둔화 우려도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물론 무신사가 혁신의숲 데이터 기준으로 상반기에만 여전히 20% 가까이 성장 중이며, 7월 초 진행된 무진장 블랙 프라이데이가 누적 1,400억 원 판매고를 달성하며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긴 했지만요. 3조 원 중반대의 기업 가치에 걸맞은 성장성을 보여주려면 이보다 더 달려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시장 자체가 쉽사리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매우 치명적인 부분입니다. 무신사는 그간 카테고리를 확장하여 핵심고객의 구매금액을 늘리는 전문관 전략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해 왔는데요. 시장 자체가 커지지 않으면, 기존 고객의 추가 구매를 유도하는 것 역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무신사에게는 즉각적으로 효과가 나오는 성장 동력 확보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글로벌이나 물류 투자는 미래지향적 일지는 몰라도, 당장 내년의 성장 대안이 되기는 어렵고요.

제2의 29CM가 필요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무신사에게 가장 적합한 다음 스텝은 신규 사업을 고려한 인수 합병이 아닐까요? 이미 무신사는 29CM 인수로 상당한 효과를 거둔 바 있습니다. 무신사는 남성 고객에서 여성 고객으로 핵심 고객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었고요. 더불어 29CM 역시 브랜드 여성 패션을 리딩하는 위치로 올라설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기존에 무신사가 잡지 못한 고객을 가진 플랫폼 인수를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어떨까 싶은데요. 예를 들어, 퀸잇과 같이 4050 여성 고객을 가진 곳을 품는다면, 다른 경쟁자와의 격차를 벌리는 것은 물론, 온라인을 넘어 국내 전체 패션 시장에서의 압도적 플레이어로 올라설 수 있을 겁니다. 또한 동시에 글로벌 진출을 인수합병 형태로 추진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합니다. 아직은 온라인 침투율이 낮아 규모는 작으나, 시장 지배력이 높은 플랫폼을 대상으로 시도하면, 빠르게 해당 국가 내 자리 잡는 것이 가능하니까요. 더욱이 물류나 오프라인 투자를 본격적으로 하기엔, 이번에 수혈한 2천억 원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지만, 인수 합병의 경우 지분 교환 방식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건, 무신사가 정말 인수합병을 통한 추가 성장 기회를 노리고 있다면, 골든타임이 생각보다 길지는 않을 거라는 점입니다. 인플레이션이 조금씩 잡히면서, 금리 인상 속도도 조절되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이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무신사가 무언가 놀라운 소식을 한번 더 전해줄 수 있을지 앞으로도 유심히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집은 시공 시장 혁신에 나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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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을 회피하지 않았습니다

올해 2월 오늘의집은 좋지 않은 구설수에 휘말리고 맙니다. 오늘의집 시공 중개 서비스를 이용했다가, 업체와의 분쟁이 일어나 피해를 입었다는 일부 고객의 사례가 기사화된 겁니다. 여기서 더욱 문제가 되었던 건, 해당 업체가 공사 자격이 없는 사실상 무면허 업체였다는 거였는데요. 이후 오늘의집이 행한 사후처리마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자칫하다간 시공 중개 서비스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를 잃을 위기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의집은 여기서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오늘의집은 지난 6월 인테리어 시공 중개업체 최초로 시공책임보장 제도를 도입하면서, 전면적인 구조 개선에 나섰습니다. 일단 무면허 업체가 난립하는 것을 막고자, 일종의 인증제를 도입하여, 조건에 부합하는 업체들에게 '책임보장' 뱃지를 부여했고요. 분쟁 발생 시 대신 책임지고 해결한다는 것을 명문화하고, 보상제도도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시공 과정에서도 표준계약서 기반의 전자계약을 도입하였고요. 단지 일시적으로 보상하는 걸 넘어서, 아예 제도적으로 시장의 모순을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겁니다.

돈보다는 신뢰를 쫓았습니다

그렇다면, 오늘의집은 왜 이런 의사결정을 내린 걸까요? 일단 당장의 손익 관점에서 내린 의사결정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왜냐하면 오늘의집은 시공 중개 비즈니스는 정률 수수료가 아닌, 정액 광고 상품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광고상품 소개서를 확인한 가격은 종합시공은 월 80만 원, 개별 시공은 월 20만 원 수준인데요. 22년 7월 기준의 가입 업체 13,600개가 모두 월 50만 원 수준의 광고비를 지출한다고 해도, 월 70억 원 수준의 매출이 한계일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현재 오늘의집 내 노출로 추정했을 때는 광고 이용 비중이 20% 남짓으로 보였고요.

더욱이 이미 시공 중개 월 거래액은 이미 21년 8월 시점에 200억 원을 돌파했을 정도로 규모가 상당합니다. 이처럼 거래액 대비 매출액 비율이 낮기 때문에, 운영 비용이 발생하면 수익이 나기 어려운 구조일 수밖에 없는데요. 심지어 광고 상품 이용하여 성사된 거래만 사후 보장을 하는 게 아니기까지 합니다. 따라서 안 그래도 BEP 도달이 시급한 오늘의집 입장에선 더욱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집이 어려운 길을 가기로 결심한 건, 이를 통해 인테리어 시장과의 동반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인테리어 시공 시장은 전형적인 레몬 마켓 중 하나로, 이러한 소비자 불신이 시장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이기도 합니다. 오늘의집은 이제는 인테리어 시장 그 자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업계를 대표하는 플레이어입니다. 이러한 강력한 버티컬 카테고리 리더라면, 시장 전체를 키우는 전략이 필요하고요. 오늘의집은 본인이 무엇을 해야 하는 지 명확히 알고 있었던 겁니다.

앞으로가 정말 기대됩니다

물론 직접적인 손익 개선은 아닐지라도, 오늘의집이 실질적으로 얻는 이익도 상당합니다. 우선은 표준화된 전자계약을 제공하면서, 실질적인 고객 데이터를 추가로 얻게 됩니다. 광고 기반 중개 플랫폼은 거래 성사 여부를 정확히 알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는데, 이를 보완할 수 있게 된거죠. 그리고 전자계약 자체가 주는 편의성 또한 상당하기에 그것만으로도 경쟁 플랫폼 대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분명히 오늘의집은 더 먼 미래를 바라보고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향후 오늘의집은 '오늘의집 표준계약서'를 인테리어 시공계약에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할 계획이라 밝혔는데요. 같은 맥락에서 인테리어 계약서 진단 서비스도 출시했습니다. 이러한 수단들을 차별화 요소로 삼기보다는 시장 전체의 발전을 위해 공유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겁니다. 이렇듯 전향적인 결단을 내린 오늘의집에게 일단 박수를 보내고요. 아마 단기간 내에 인테리어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온전히 해결되긴 어렵겠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쌓여 나간다면, 분명 어떤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요? 그 시점에 다다른 오늘의집의 미래가 더욱 기대가 됩니다.

  
중국 소비자의 변화된 니즈를 놓쳤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어리면 쿠팡, 다 크면 이마트 간다고요?

단순히 뭉친다고 시너지가 나진 않았습니다

AI팀, 품질관리팀 담당자에게 직접 들어봤습니다

📣 알려드립니다!
       
      • 트렌드라이트가 4주년을 맞이했습니다. 2019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발행을 이어왔다는 것은 제 나름의 자랑거리이기도 한데요. 꾸준히 좋은 콘텐츠를 만들며, 이를 지속해 나갈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애정 부탁 드릴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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