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주님, 이번 한 주도 맛있는 차 많이 마셨나요?

저는 지난 주말 정말 오랜만에 공원으로 피크닉을 다녀왔어요. 언젠가부터 친구들과 놀러가면 전 항상 차를 챙기는데요. 이날도 보이 생차와 여행용 다구를 들고 갔답니다. 뜨거운 물은 어떻게 했냐구요? 보온병과 텀블러를 동원해 바리바리 싸갔죠. 근데 그것도 금방 떨어져서 근처 편의점에서 물건을 몇 가지 사고 양해를 구해 라면물을 받아오긴 했어요.😅

김밥과 새우깡을 안주(?) 삼아 야외에서 마시는 상큼한 향기의 차. 그리고 풀밭을 뛰어다니는 수많은 개들까지! "평화롭다"는 말이 육성으로 터져나오는 힐링의 시간이었어요. 이번주부터 거리두기가 해제됐잖아요. 다가오는 주말엔 좋아하는 차를 챙겨 아끼는 사람들과 가까운 곳으로 소풍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그럼 오늘 준비한 레터도 재미있게 읽어주시고, 다음주 금요일에도 같이 즐겁게 차 마셔요.

내심 사회적 거리두기가 영원하길 바랬던

윤 팽주 올림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위치한 이음티하우스는 한국인 최초 대만 행정업농업위원회 차업개량장 출신 티 큐레이터와 중국 국가공인 심평원이 운영하는 찻집입니다. 차업개량장은 대만에서 차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공공기관이에요. 한국인이 어떻게 중국의 공공기관인 차업개량장까지 가게 됐는지 그 눈물겨운(?) 과정은 큐레이터님이 직접 쓴 블로그 글이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심평원은 차의 품질을 구분하고 평가할 수 있는 전문가로 중국 국가공인 자격증을 갖춘 사람입니다. (심평사 시험에 대해 더 알고싶다면 기사 링크 클릭) 이음은 티하우스와 더불어 대만차를 직접 수입해 판매도 있으며 다구 등 기물도 판매 하고 있습니다.

"이 차는 고산차라 맛이 부드러워요." "이 차는 가을차라 향이 뛰어나요." "바위가 많은 산에서 자라 독특한 향기가 나요." 차를 마시다보면 이런 설명이나 소개글을 자주 듣고 보게 됩니다. 설명을 들을 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마음 속으론 갸웃해본적 한 번쯤 있지 않나요? "저지대 차는 맛이 많이 다른가? 봄차는 향이 안좋은 걸까? 다른 산에서 난 차도 맛이 비슷하던데..." 이런 의문들이요.

이음티하우스의 일일 티클래스 '센서리 코스'는 이런 두루뭉술한 궁금증을 명쾌하게 풀어줍니다. 센서리 코스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드리자면 산지별, 고도별, 생산 계절별 등 다양한 테마를 하나 선택해 3종류의 차를 마시고 비교해보는 것이 주된 내용입니다. 특히 수업 말미에 이날 마신 차를 블라인드 테스트로 이름을 맞춰보는 시간이 재미있었어요. 시험도 아닌데 엄청 두근거리더라고요! 이름표, 계급장 다 떼고, 차 맛으로만 마음에 드는 차를 찾을 수 있는 좋은 수업 방식이었습니다.

저는 해발고도를 주제로 초급과 중급 두 번의 클래스를 들었어요. 이음티클래스의 특징은 전문가가 진행하는 클래스라 그런지 수치나 과학적인 근거에 집중해 차를 설명해주신다는 것. 철관음에서 신맛이 나는 이유가 무슨 성분 때문인지, 고도가 어떤 방식으로 차 맛에 영향을 끼치는지 등등. 뭘 물어봐도 논리적으로 명쾌하게 설명해주셔서 차린이로서 많이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첫 번째 수업에선 같은 품종의 차이지만 해발고도 400m, 1500m, 2400m 이렇게 서로 다른 높이에서 자란 차를 맛봤어요. 두 번째 수업에선 고도 차이를 더 줄여 시음했고요. 수업 후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윤 팽주는 과연 몇 개나 맞췄을까요...? 바로바로... 다 맞췄답니다!(사실 선생님의 상쾌 통쾌한 설명이라면 이날 처음 차를 마신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다 맞출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더티레터의 팽주님을 위해 한 가지 판별법을 알려드리면 저지대 차는 향기가 매우 화려한 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쓴 맛이 금방 올라오고, 고지대 차는 반대로 향기는 은은하면서 맛이 부드럽다고 해요. 쓴 맛은 일조량이 올라갈 수록 커지는데, 고지대엔 골짜기, 나무가 많아 일조량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라고!

일일 클래스 외에 대만차에 대해 깊이있게 배울 수 있는 대만차 입문반과 고급반 등 장기 클래스도 운영 중이니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이음티하우스의 홈페이지를 확인해보세요. 클래스 뿐 아니라 그냥 방문해서 차를 마시기에도 편안한 공간이니 근처 들를 일이 있으면 한번 방문하시길 추천합니다.😊

인스타그램 l 홈페이지

보성 녹차로 유명한 대한다업. 오늘(4월 22일까지)까지 햇차를 3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해요. 4월 23일부터 30일까지도 20%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고.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호전다실에서 그동안 오프라인으로만 진행되던 티클래스를 온라인으로 확장해요. 첫 수업은 5월 4일이고 예약은 4월 25일이 마감. (호전다실 방문기도 조만간 더티레터로 공유할게요.😉)

윤 팽주가 박물관이나 전시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곳은 바로 굿즈샵! 한국문화재재단에서 운영하는 전통문화테마숍 K헤리티지에서는 우리나라 전통 갬성의 다양한 일상용품을 판매 중이에요. 다구류는 별로 볼만한게 없지만 무형문화재 침구장의 티코스터는 조금 탐이 나더라고요.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굿즈샵 뮷즈도 추천이에요.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반가사유상 피규어도 여기서 구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