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은 지구지구한 색이 유행합니다

지금을 읽고 싶은 사람들의 미디어 이야기, 어거스트
💬 오늘의 어거스트
1월에도 미래를 예측해야 제 맛 

어느덧 1월도 절반이 지나갔습니다. 신년이라기엔 우울했고, 우울하다기엔 그래도 신년의 기분이 오고간 1월이었어요. 오늘은 미디어 산업에 이어 디자인 트렌드를 예측하고자 합니다. 우리 모두 뉴-어쓰하고 뉴-트로하게 디자인해봐요!
💣 이번 주 에디터는 MON 입니다

💬 오늘의 에디터 PICK
기다리다 지쳐서 제작진 트위터 털어봄: 리틀나이트메어2
리틀 나이트 메어 2의 발매가 곧입니다. 그게 뭐냐고요? 제가 좋아하는 게임입니다(...) 줄여서 '리나메'라고 부르는 이 게임은 Tarsier Studios 가 개발한 호러 게임이에요. 엄청 고어 하거나 깜짝 놀라게 하는 류는 아니고, 스릴(?) 넘치는 퍼즐 게임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2017년에 처음 출시되었는데, 후속작인 2편이 곧(2월 초)에 출시되거든요. 가져온 영상은 제가 좋아하는 게임 유튜버 분의 영상입니다. 세모덕님의 나긋 나긋한 목소리가 매력적이에요.

전작인 리나메1과 2의 데모버젼은 플스나 스팀에서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방콕하실거라면 추천드립니다! 광고가 아니라 그냥 순전히 에디터가 덕후입니다!

💥 버거킹의 리브랜딩은 잘 한걸까?

버거킹의 로고가 바뀌었습니다. 기업들이 이미지 변신을 위해 리브랜딩 하는 일은 이제 우리에게 꽤나 익숙한 일이죠. 근데 이거, 바뀌었다. 고 해도 되는 걸까요?

정확히는 80년대의 버거킹 로고로 '돌아갔습니다.'  바뀐 버거킹의 로고가 1969-1999년에 썼던 로고와 비슷하거든요.

블루 컬러의 선이 사라진 게 가장 큰 특징입니다. 버거킹은 블루 컬러를 제거한 이유에 대해 '그다지 맛있어 보이지 않았다'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파란 음식은 식욕을 억제하는 짤로도 유명했었죠. 다이어트를 하려면 파란 그릇에 담아 먹어라 라는 말도 있고요. 남녀노소 선호도 1위라는 명예에 빛나는 파란색이지만, 유일하게 음식에 관해서만큼은 그다지 평가가 좋지 않은 색상이거든요.

그래서 미국에서의 버거킹 리브랜딩은 꽤 반응이 좋은 편입니다. 그들에게는 버거킹의 옛 로고를 생각나게 하거든요. 빈티지스럽고, 향수를 일으킨다는 겁니다.   

💥 죄송하지만 저희는 초면이라서...
다만 특히 대한민국에서의 리브랜딩 반응은 그다지 반갑지 않은 듯해요. 위 사진은 제 친구들이 실제로 버거킹의 리브랜딩에 대해 보인 부정적 반응이에요. (이런데 써먹어서 미안해 친구들아!) 커뮤니티에 올라온 버거킹의 리브랜딩 글의 댓글에서도 부정적 반응들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꽤 많은 분들이 부정적으로 평가하더라고요.

일단 저 '레트로 디자인'이 우리에겐 그다지 와닿지 않기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버거킹은 1984년 처음 대한민국에 매장을 오픈했지만 매장 수는 극히 적었고, 대한민국에서 버거킹이 유행을 하기 시작한 시기는 2010년대쯤이거든요. 버거킹의 리브랜딩이 내세우는 '과거에 대한 향수'가 안타깝게도 우리에겐 없다는 거에요. 이 로고가 초면이라는거죠. 오히려 우리에게 버거킹에 대한 추억은 이전 로고에 있으니, 반대로 보내는 게 아쉬운 마음도 큰 것 같네요.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파란색에 대한 삭제에요. 기존 맥도날드, 롯데리아, KFC, 파파이스 등의 패스트푸드 체인점들이 모두 빨간색과 노란색을 주 색상으로 사용하고 있기에 사실상 버거킹의 브랜딩 차별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파란색은 신뢰와 깨끗함의 상징입니다. 푸른 물과 같은 느낌이죠. 버거킹이 내세운 식욕 욕제에 관련된 이야기가 틀린 건 아닙니다만, 버거킹의 푸른 선은 깨끗함과 다채로움, 이로부터 얻을 수 있는 활발함의 느낌을 더 많이 줬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그들의 선택이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닙니다. 음식을 파는 브랜드니 음식과 음식의 맛에 가장 집중했어야했겠죠. 이렇게 된 이상 차별화는, 맛에서 보여주면 되겠죠? (최근 패티가 4개 들어간 신메뉴가 나왔다고 해요... 혈관 파이팅...)

이것저것 아쉬움을 말하는 이유는 전반적으로 너무 '안전한 선택'이었다는 거예요. 버거킹의 선택에 시각적 소통 방식과 논리에서의 딱히 틀린 점은 없습니다. 오히려 설득력 있고 문제점을 해결한 디자인이라고 생각해요. 그저 너무 안전하고 무난했기에 '나랑 친분을 쌓아왔던 지난 브랜딩을 보내는 게' 아쉬운 거죠. 그들이 지난 로고를 가져오며 향수라 말하는 것처럼, 우리도 버거킹의 지난 로고에 추억을 가지고 있거든요. 특히 저는 파란색 아이스크림 컵에요!

Burger King | New Visual Identity
열심히 깠지만(?) 사실 틀린 선택은 아니기에 '다시 돌려놔!!'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아요. 일단 전체적인 아이덴티티의 활용 요소들에 있어서는 꽤 세련되고 빈티지의 멋스러움이 드러나거든요.

이번 리브랜딩에서 가장 돋보이는 점은 버거킹이 새로 개발한 'Flame(불꽃)'체예요. 기존 로고의 날카로운 가장자리 타이포와는 비교되는 둥글 둥글한 모양을 가지고 있어요.
 사실 이 폰트가 다 했다. 라고 생각될 만큼 엄청 완성도가 높더라고요. 귀엽다기보다는 대담한 느낌이고, 더 장난기 있고 재밌는 느낌이에요. 꽤 볼드해 뚱뚱한 버거에 더 잘 어울리고, 어플리케이션에 쉽게 적용할 수 있죠. 거부감도 덜하고요. (아마 이전 브랜딩은 어플리케이션이 조금 힘들지 않았나 싶네요.)

또 레트로스러운 색상의 표현과 따뜻한 색감은 생명력이 느껴지는 디자인입니다. 음식에 대한 욕구 또한 자연스럽게 조성하고요. 버거킹의 강점과 질리지 않는 레트로의 감성을 잘 살린 브랜딩 같네요. 역시 모든 것에는 다 장단점이 있는건가봐요.

물론 국내에 리브랜딩이 전부 도입되기까지는 아마 몇 년은 걸릴 것 같아요. 우리 이제 구면이니 바뀐 매장에 가면 조금은 반갑게 맞이해보자고요.

🏂 2021년에는 어떤 디자인이 유행할까?
아무튼 버거킹이 이런 선택을 한 데에는 레트로 디자인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일 텐데요. 과연 2021년에도 레트로 디자인이 계속 유행할까요?

일단 저는 '그렇다'고 봅니다. 근거인즉슨 우리가 과거의 것들을 그저 촌스럽다고 표현하지 않고 있거든요. 35년 전의 순정만화 <아르미안의 네 딸들>의 레트로 버전 복각판 사전 판매는 1억원이 넘는 펀딩을 기록했고, 갤럭시 버즈 프로는 애니콜 모양을 딴 케이스가 나왔죠.

또 다른 근거로는 우리가 지속 가능한 모델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해서 하기 때문이에요. 이건 오히려 이제서야 제대로 된 시작이죠. 그럼 정확히는 레트로보다는 '빈티지'의 키워드가 꽤 오래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네요. 레트로는 복고풍과 같은 과거의 디자인을 그대로 따오는 거라면 빈티지는 과거의 것들로 재구성하는 느낌이라 볼 수 있어요.

#레트로 #뉴트로 #빈티지
또 레트로는 여전히 뉴트로의 힘을 입어 끊임없이 재생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레트로가 확장되면서 새로 등장한 개념 중에는 뉴트로가 있죠. 레트로가 과거에 유행했던 것을 꺼내 그 향수를 느끼는 것이라면 (예를 들면 위에서 설명한 미국에서의 버거킹 리브랜딩에 대한 반응) 뉴트로는 새로운 계층에게는 옛것이 오히려 새롭게 느껴진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보면 버거킹의 디자인이 취한 선택은 과거 로고의 선택으로 인해 레트로 풍을 내지만, 새롭게 재해석한 빈티지에 가까우면서, 우리에겐 뉴트로이기도 합니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요.) 아무튼 '지속 가능한' 이라는 '환경 보호' 측면의 키워드가 계속 성장하면서 빈티지는 여전히 유행할 것 같네요.

#색채 #패션 #자연
같은 맥락에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색채 부분 역시 자연과 관련한 키워드가 주를 이룹니다. 또 지구를 강타한 팬데믹의 영향도 있을 것 같네요. 사람들이 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편안한 컬러를 더 많이 찾게 되는 거예요. '어쓰 컬러(earth color)' 는 자연에서 찾을 수 있는 주로 베이지, 카키, 브라운 등의 컬러들을 지칭합니다. 이는 '뉴 어쓰 컬러(new earth color)'라고 하여 그 범위가 넓어져 흙과 관련된 것 외에 부드러운 분위기를 갖는 중간 톤의 색채들이 더 인기가 많아졌는데요, 이름은 좀 허접해보이지만 아무튼 자연에서 따온 컬러들이 2021년에도 여전히 인기가 많을 것 같네요. 또 이로 인해 비슷한 계열의 색상끼리의 색채 조합을 말하는 톤앤톤(tone and tone) 역시 주 키워드로 자리잡았습니다. 이 색채 조합은 주로 패션 분야에서 가장 많이 찾아볼 수 있어요. 자연스럽고 편안한 색상의 사용이 너무 많이 지쳐버린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줄 것 같네요.

#인테리어 #미니멀리즘 #조화
또 코로나로 인한 집콕 생활이 길어지면서 인테리어의 키워드들도 인기가 많아졌죠. 지속 가능한, 빈티지 와 같은 맥락에서 '미드 센추리 모던' 스타일에 대한 키워드가 더 유행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미드센추리 모던'이란 1940-1960년대에 걸쳐 새로운 생활 양식의 디자인 운동이 꽃피었던 시기를 뜻해요. 이때의 스타일은 주로 장식을 최소화하고, 전통적인 소재와 전통적이지 않은 소재들을 다양하게 사용하곤 해요. 꼭 한가지 소재로 통일하지 않아도 오히려 그게 더 자연스럽게 느껴지더라고요. 위에서 설명했던 어쓰 컬러들과 나무와 같은 자연스러운 소재들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비슷하게 원래는 나무와 같은 색을 이용한 라탄 인테리어가 인기가 많았었죠. 미드 센츄리 모던이 기본적으로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의 발전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라탄의 인기가 조금 저물 것 같네요.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환경 보호의 일환으로 이 미니멀리즘이라는 키워드가 더 급부상하고 있는 것 같아요. 

#데스크테리어 #불렛저널
코로나로 인한 집콕 생활이 길어지면서 재택으로 업무를 보시는 분들이 많아졌죠. 이로 인해 인기가 많아진 키워드는 책상과 인테리어를 결합한 키워드인 데스크 테리어가 있습니다. 관련한 문구류에도 여전히 멋진 디자인이 필요하겠네요. Z세대에서 크게 유행한 다꾸(다이어리 꾸미기)가 미니멀리즘과 접목하여 불렛저널을 미니멀하게 쓰는 법과 관련된 키워드가 더 인기가 많아졌어요. '투머치에서 점점 하나씩 덜어내기'는 이제 모든 분야에서 적용되는 흐름 같습니다. '하나씩 덜어내기'의 다음 스텝은 다시 하나씩 '새롭게 추가하기'가 있겠네요.

#제품디자인 #3D #일러스트 #모션
UXUI에서는 이 '새롭게 추가하기'가 적용되고 있는 흐름인데요, 꽤 많은 것들을 덜어낸 플랫 디자인을 지나왔기에 아마 여전히 3D와 일러스트, 모션 등을 이용한 사용자 인터랙션 유도는 계속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이 '하나씩 새롭게 추가하기'거든요. 아무래도 플랫 디자인이 자리 잡은지 꽤 오래 되었고, 이에 실증난 사용자들이 계속 대안을 요구하고 있거든요. 2021년 디자인 트렌드로 떠올랐던 '뉴모피즘'의 새로운 대안이 나올 수도 있겠네요.  애플이 여러모로 힘을 써야 할 한 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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