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ing Act

*매주 에디터들이 꼽은 주목할만한 앨범을 소개합니다.

Gustav Mahler: Symphony No.5 in C-sharp minor - Herbert von Karajan, Berliner Philharmoniker, 1973

오늘 소개할 음반은 카라얀이 지휘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말러 "교향곡 5번"입니다. 1973년 녹음된 이 음반은 도이치 그라모폰(DG)에서 서라운드 시대를 겨냥해 내놓은 야심작이었는데요🙌🏻 올해, DG는 125주년을 맞이하여 기념 음반을 제작했고, 이 음반 또한 오리지널 마스터에서 커팅된 아날로그 LP로 재출시되었어요.

❓오리지널 마스터?

다들 잘 아시다시피, LP를 자세히 살펴보면 좁은 골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게 바로 '소리골'인데요. 생산할 모든 LP에 일일이 소리골을 다 새길 수는 없으므로 대량 생산을 위한 최초의 LP가 필요하고, 그 최초의 LP를 '마스터 레코드'라고 불러요👀 그러니까 이번 음반은 오리지널 마스터의 소리골을 그대로 옮겨온 셈이죠.

이 소리골을 새기는 작업이 워낙에 세심함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기에, 20세기 중반 LP를 만들던 기술자와 과학자 중에는 나사(NASA) 출신이 많았다는 썰도 있어요. 최고가 만든 최고의 소리,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Main Act

👏🏻👏🏻 오늘의 메인 연주는 Benjamin Louis Paul Godard의  "Concerto Romantique" 이었습니다!
에디터가 라디오에서 우연히 듣고 반한, 다비드 오이스트라흐의 연주로 만나보세요.

유명한 작곡가 중에는 생전에 누린 인기와 사후의 명성이 비례하지 않은 경우가 여럿 있어요. 그 대표 격인 슈베르트는 생전에 인기 없는 작곡가였지만, 사후에는 ‘가곡의 왕’으로 불리며 굉장한 인정을 받고 있죠. 반면, 생전에는 엄청난 인기를 누렸지만, 요즘에는 곡을 자주 만나볼 수 없는 작곡가들도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오늘의 작곡가 벤자민 고다르예요.

19세기 중반, 프랑스에서 가장 촉망받는 음악가였던 고다르는 10살에 파리 음악원에 입학할 정도로 음악에 재능이 있었습니다. 바이올린과 피아노 실력이 특히 뛰어났고,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앙리 비외탕’을 사사한 것으로도 유명하죠🙊 악기 연주뿐 아니라 작곡에도 관심을 가졌던 그는 두 차례 로마대상에 도전했을 정도로 열정적이었는데요. 두 번의 시도에도 대상을 받지 못했지만, 단념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여 Prix de la Ville de Paris를 비롯한 유수의 대회에서 우승했습니다👏🏻

이렇게 음악가로서 탄탄대로를 걷던 고다르는 45세, 비교적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요. 그런데도 그는 상당히 밀도 있는 음악적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당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라는 타이틀과 함께 3개의 교향곡과 4개의 협주곡, 8개의 오페라를 남긴 작곡가로서 생을 마무리했거든요. 바이올리니스트였던 그의 정체성이 드러나듯, 그의 기악곡에는 바이올린이 굉장히 많이 등장합니다🎻

오늘의 곡 "Concerto Romantique" 또한 바이올린 협주곡이에요. 1876년에 초연된 이 곡은 당시 파리에서 활동하던 바이올리니스트 마리 타요에게 헌정되고, 그에 의해 초연되었습니다. 이 초연은 바이올린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사건이에요. 연주 당시, 마리 타요가 자신의 바이올린의 A현과 E현에 ‘스틸 현’을 사용했기 때문인데요. 이 순간은 바이올린 역사상, 주요 무대에서 스틸 현이 사용된 최초의 순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 스틸 현이 뭐냐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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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ya Tomkins - Traditional gut strings vs Modern steel strings

스틸 현은 말 그대로 스틸, 즉 강철 재질로 만들어진 현을 말합니다. 아마 많은 분이 현의 재질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을 듯싶은데요(?) 현악기 연주자들에게 현이란 악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현의 상태에 따라 음색이 크게 달라지기에 주기적으로 하는 악기 점검 시 현을 새것으로 갈아줘야 하죠🤐

현의 재질은 크게 거트 현, 합성 현, 스틸 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거트 현은 수 세기 동안 사용되어 온 현으로 ‘양의 내장’을 꼬아서 만든 현이에요. 풍부한 음색을 가졌지만, 자연의 소재인 만큼 온도와 습도에 민감하고 음이 정확하지 않은 단점이 있습니다🧐 이를 보완한 합성 현은 일반적으로 나일론을 많이 활용하며 거트 현보다 음이 안정적이지만, 표현력이 조금 줄어든다는 게 특징이에요. 반면 현대에 들어 가장 많이 쓰이는 스틸 현은 아주 맑고 쨍한 소리가 나는 데다가 음이 합성 현보다도 더 안정적입니다. 또한, 저렴하다는 특징이 있어서 20세기 초반부터 재즈 아티스트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위 영상에서 첼리스트 타냐 톰킨스가 전통적인 거트 현과 스틸 현의 음색을 비교해 두었네요. 음색이 어떻게 다른지 느껴보고 싶다면 지금 바로 영상을 클릭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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