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바틀샵+바=천국, 서초 <와인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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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th 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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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에디터 | 청하 @melikeb1ue

낮에는 기획하고, 밤에는 글을 씁니다.

일하고 마시는 술이 제일 맛있습니다.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나는 오후 3시부터 마실 거야.

어린왕자가 이곳에 왔다면 분명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커피든 술이든 말이다. 이곳이라면 한낮에 기분 내키는 대로 와인을 주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번 상상해 보자.

주말 오후 3시, 약속 장소에 예상보다 일찍 도착한 당신. 밖은 춥고, 마침 선물로 받은 카페 기프티콘을 쓰기에 이보다 더 적당한 타이밍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예술의 전당에서 약간 떨어진 이 골목에는 개인 카페들만 있다는 지도의 안내에 미간을 찌푸린다.

대기업의 손이 닿지 않은 청정구역에 절망하던 찰나, 벽돌로 지어진 따뜻한 느낌의 카페를 발견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에스프레소 머신도 있는 영락없는 카페의 모습인데, 한쪽 벽면을 와인이 가득 메웠다.

심지어 메뉴판에는 글라스 와인도 판매하고 있다. 이때부터 당신은 고민에 빠진다. 한기를 덥혀줄 커피를 마실까, 정신을 덥혀줄 와인을 마실까.

그러다 문득 드링킷 뉴스레터에서 소개했던 <탭샵바>, <바틀리스트>, <우리술당당> 등 여러 바틀샵이 떠오른다. 그중에서도 <탭샵바>는 캐주얼한 분위기에 여러 종류의 와인을 탭비어처럼 소량씩 맛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더랬다. 반면 이곳 와인에세이는 품종별로 즐기는 테이스팅 코스가 초심자를 반긴다.

탭샵바가 “여기 있는 와인 전부 다 맛볼 수 있어!”처럼 제법 ENTP스러운 상남자의 느낌이라면, 와인에세이는 “일단 다양하게 맛보고, 너의 취향만 골라서 맘껏 즐겨봐”라는 INFJ 스윗가이를 만난 느낌이다. 심지어 논알콜러를 위한 따뜻한 커피 메뉴까지 준비 완료.

노란 불빛이 가득 메운 카페 안에는 2~3인용 테이블이 곳곳에 놓여있다. 혼술러를 위한 바 테이블도 준비 완료. 심지어 홀 안쪽에는 시기에 딱 맞는 연말 모임용 공간(8자리)도 예약할 수 있다.

이곳에서 저녁 약속을 잡고 일행이 도착하기 전까지 충분히 시간을 보낼 수도 있을 것이다. 당신은 기뻐하며 와인 글라스 한 잔을 주문한 채, 가져온 책 한 권을 읽기 시작한다. 그렇게 오후 4시까지 와인에세이를 즐긴다, 아주 우아하고 여유롭게.

조금 전의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었다면, 이제 메뉴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이곳은 와인을 좋아하지 않는 친구와 함께 가기 좋은 유일한 와인바일 것이다. 카페 겸 바틀샵이기에, 맛있는 커피 메뉴는 물론이고 칵테일, 몰트 위스키도 준비되어 있다. 여느 바와 같이 위스키 라인업은 사장님 취향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사장님 말씀에 의하면 곧 보모어(초콜릿향에 피트함이 느껴지는 술)가 들어올 예정이다.)

다만, 위스키 가격이나 와인 구매 가격이 적혀있지 않은 부분은 약간 아쉬웠다. 그래도 사장님께서 직접 맛본 와인들만 진열해 둔다는 점은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에 충분했다. (17시~22시 사이에는 디너 페어링 메뉴도 있긴 하지만, 와인의 향을 강하게 해치지 않을 정도의 간단한 핑거푸드 메뉴다.)

에디터는 초보 드링커를 위하여 와인 샘플러를 맛보기로 했다. 와인 테이스팅 노트와 간략한 정보들을 다뤘으나, 차주 발행될 뉴스레터에서 와인에 대한 기본상식을 알려줄 예정이다. 그러니 오늘의 글은 참고 정도로만 활용하시길.

🥂 이달의 와인 샘플러

🥂 가격 : 35,000원

사장님이 달마다 주제를 정해 총 4가지 와인을 직접 큐레이션한 코스이다. 각기 다른 품종을 맛보고 자신만의 취향을 찾는 과정을 도와준다. 마음에 들었던 와인을 바틀샵에서 구매한 후 그 자리에서 마시거나 집으로 가져갈 수 있다. (주로 샘플러에 쓰이는 와인은 바틀샵 기준 5~7만 원 정도의 금액대라고 한다.)

다만 바틀을 확인할 수 없어 와이너리나 연도에 대해서는 알 수 없고, 사장님의 설명을 통해서만 와인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중학생도 이해할 정도로 쉽게 설명해 주시니, 와인 초심자라면 사장님의 눈높이 맞춤교육을 꼭 시청해 보자.

# 피노그리지오 (or 피노그리,그라우브루군더)

ⓒDeutsches Weininstitut

계열 : 라이트 바디 화이트와인 (가볍고 상큼하기에, 영한 빈티지일 때 비교적 빠르게 음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기후별 맛 차이 : 서늘할수록 라임, 레몬 맛 / 따뜻할수록 복숭아, 살구 맛.
※ 피노 그리는 대표적인 4가지 피노 타입 중 하나이다. (피노 블랑, 피노 그리, 피노 누아, 피노 뫼니에)
추천 페어링 : 향이 강하지 않은 해산물 요리, 혹은 크림치즈와 궁합이 좋다.

🥂시음후기 : 아주 푹 익은 한라봉의 향이 느껴진다. 매우 가벼운 질감과 약간의 미네랄리티에 이어 조금 드라이한 편이었다. 생각보다 과실향이 오래 남지 않는다. 함께 먹은 브리치즈에 가장 잘 어울렸다.

# 리슬링

ⓒWine Australia / Ian Routledge

계열 : 아로마틱 화이트와인 (과실 향이 매우 풍부하지만, 맛 자체는 드라이~스위트 까지 다양하다. 그래서 맛까지 달콤한 것으로 뇌가 인식해 버릴 때도 있다고 한다.)
기후별 맛 차이 : 서늘할수록 라임, 사과 맛 / 따뜻할수록 오렌지, 복숭아 맛. 독일이 가장 유명하며, 이곳에서 생산된 리슬링 와인들은 당도의 범위가 매우 다양하다.
추천 페어링 : (드라이 리슬링) 오리고기, 베이컨처럼 가볍고 기름진 고기 (스위트 리슬링) 매콤한 아시안푸드

🥂시음후기 : 이날 맛본 리슬링은 호주에서 생산된 와인이었다. 페트롤(휘발유)향이 훅 들어온다. 이후 혀에서는 산뜻한 라임의 향이 느껴지고, 마지막은 ‘살짝 드라이하네?’ 라는 생각이 드는 목넘김을 보여준다.

#바롤로

: 지금까지 소개한 이름이 품종명이었다면, 바롤로는 지역명이다. 이탈리아 피에몬체의 와인 주요 생산지 중 하나인 바롤로 지역에서 네비올로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다. 와인의 왕으로 불릴 정도로 와인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와인이다.

ⓒ마시자매거진

계열 : 풀 바디 레드와인 (아주 진한 루비컬러를 띠며, 높은 탄닌감을 가진다.)
지역별 맛 차이 : 바롤로는 크게 동,서 2가지 지역으로 분류된다. (동바롤로vs서바롤로) 동바롤로는 바디감이 강하고 산도가 약한 반면, 서바롤로는 바디감이 약하고 산도가 높다.
추천 페어링 : 사실 무거운 와인은 와인 자체로만 즐기는 것을 권장한다. 혹은, 비슷한 성질을 가진 음식과 매칭하면 좋다. (ex. 오리고기 보다는 돼지고기에 잘 어울린다.)

🥂시음후기 : 와인에세이에서 맛본 바롤로는 생각보다 바디감과 탄닌감이 강하지 않은 편이었다. 운동장 흙냄새와 베리류의 묵직하고 달큰한 향내가 은은하게 올라왔다. 맛 자체에서 당도는 강하지 않은 편이었다.

#호주 GSM

: GSM은 그르나슈Grenache, 시라Syrah, 무르베드르Mourvèdre의 앞 글자만 따서 만든 와인 용어다. 3가지의 품종을 블렌딩한 와인을 뜻하는데, 프랑스 남부 론 지역에서 시작한 전통 양조방식이다.

와인에세이에서 맛본 GSM은 그르나슈, 쉬라즈(시라와 같지만, 호주에서는 이 발음으로 부른다.), 말벡Malbec 의 철자 앞 표기에 따서 만든 이름이다.

ⓒ신세계 엘엔비

계열 : 미디엄바디 레드와인
기후별 맛 차이 : 서늘할수록 레드 커런트, 자두 맛 / 따뜻할수록 블랙베리, 말린 무화과 맛
추천 페어링 : 육향이 강한 바베큐 요리를 추천한다.

🥂시음후기 : 마시자마자 상큼한 과실 향이 순차적으로 올라온다. 특정 과일 이름을 떠올릴 수 없을 만큼 복잡미묘한 향이었다. 혀가 말라버릴 듯한 탄닌감 뒤로, 바닐라 향수를 식도에 살짝 뿌린 것처럼 은은한 향내가 올라온다.

🍽️ 까망베르 / 브리치즈 플래터

🍽️ 가격 : 12,000원

약간의 견과류에 브리치즈, 그리고 꿀을 살짝 얹었다. 와인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적당한 요깃거리로 적합하다.

알콜러도 논알콜러도 모두 즐길 수 있는 와인에세이. 와인을 이제 막 알아가기 시작한 드링커라면 한 번쯤 들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친구들과 함께 방문하여 종류별 바틀을 주문한다면? 거기에 자체 블라인드 테이스팅까지 재미 삼아 해본다면?

아, 에디터도 벌써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만약 모임을 열게 된다면 꼭 에디터에게도 연락을 주시길!

+) 오늘의 뉴스레터에서 <와인 설명 부분>은 아래 자료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기재된 서저들의 문장에 약간의 요약을 더했으므로, 와인에 대해 더 자세한 정보들이 궁금하다면 아래 저서들을 꼭 읽어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유명 서점, 혹은 밀리의 서재 등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와인 폴리 (저스틴 해맥, 2020)

📒 와인 지식사전 (켄 프레드릭슨, 2022)

📒 세상에 맛있는 와인이 너무 많아서 (와인디렉터 양갱, 2022)

🔗 INFO

ᑯ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3길 31 1층
ᑯ 영업시간

평일 : 09:00 - 00:00

주말 : 10:00 - 22:00

🔗 SAVE 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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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nkit Road | <와인에세이> 방문 전 추천코스

CAFE

☕프리퍼

: 진한 인생 밀크티를 만날 수 있는 곳

☕루엘드파리

: 크루아상으로 유명한 동네 빵 맛집

FOOD

🍽️봉산옥 서초동본점

: 담백하고 깔끔한 미슐랭 만둣국

🍽️메종조

: 서울 내 샤퀴테리 1등 맛집

daily Drinkit | 드링커의 술 일상

"연말 분위기를 가장 잘 담고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안티카 트라토리아! 생면 파스타 맛집으로 유명해요. 테이블이 4개 뿐인 아늑한 공간부터 시작해 인테리어, 메뉴까지 모두 이탈리아 현지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답니다!🥂

이날 와인을 콜키지하긴 했지만 이탈리안 레스토랑답게 다양한 이탈리아 지역별 와인들로 와인리스트가 채워져있고 식전주와 식후주도 따로 주문이 가능해 와인 좋아하시는 분들도 정말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좋은 공간, 좋은 음식, 좋은 술이 완벽히 어우러지는, 지금까지 가본 이탈리안 레스토랑 중 단연코 가장 좋았던 곳이었네요!" by @jayyy_h

🍷 장소 : 안티카 트라토리아 (서울 서초구 효령로40길 25 1층)

🍷 추천메뉴 : 스트로짜프레띠 알레 봉골레, 트로피에 알 페스토 제노베제 (바질 파스타)

🍷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나만의 인상깊었던 술, 공간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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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링커들과 함께 알콜지도 만드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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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nkit News | 금주의 알콜소식

ⓒ국세청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국순당, 롯데칠성음료가 국세청과 함께 전통주 19개 제품 수출을 성사시켰습니다.🍶 ‘장수오미자주’, ‘금산인삼주’, ‘필25’, ‘추사애플와인’, ‘국화주’, ‘선운산복분자’ 등 전통주 19개 제품이 메이저 주류 4사의 수출망을 통해 미국, 중국, 호주 등으로 수출됩니다. >자세히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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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뉴얼된 드링킷 너무 유익해요.... 앞으로도 장소 소개를 넘어 술에 대한 정보들도 많이 알려주세요! 무료로 운영해주셔서 진짜 감사해용ㅎㅎ"

🥂 저도 그저 술이 좋아서 취미로 운영하는 것일 뿐인데, 이렇게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알찬 지식들을 고봉밥 담듯이 꾹꾹 눌러담아 소개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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