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데이터는 훌륭한 지도 공급원이죠 지금을 읽고 싶은 사람들의 미디어 이야기, 어거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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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프랑스로 이른 여름휴가를 다녀왔어요. 파리에서 시작해 마르세유에서 끝나는 7박 9일간의 일정이었습니다. 돌아오는 비행기를 타기 전 마지막 밤, 여행 내내 그랬듯 폰을 들여다보며 숙소를 찾다가 문득 구글 지도 없이는 여행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10년 전에도 저는 폰을 들여다보며 여행하고 있었지만, 그땐 당연했지만 지금은 당연하지 않아진 질문이 떠올랐어요. 이렇게나 중요하고 꼭 필요한 앱을 모두가 무료로 사용하고 있다니요? 오늘의 레터는 이 삐딱한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구글 지도를 비롯해 지도 앱을 우리가 어떻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 지도 앱의 미래를 엿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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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에디터 : 찬비
프랑스 여행은 뜨겁고 행복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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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
1. 구글 지도 없이 여행할 수 있을까 2. 구글 지도를 이용하며 지불하는 비용
3. 지도 앱의 미래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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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코로나가 있었냐는 듯 마스크 없이 집 밖을 나서는 게 너무나도 익숙해진 요즘, 저를 포함해 많은 사람이 해외로 휴가를, 여행을 다녀오고 있어요.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해외여행 떠나는 사람들은 지난해 12월부터 140만 명을 매달 넘어서고 있다고 하니까요. 휴가를 내고 비행기를 타더라도 제주도 정도가 마지노선이었던 지난 2-3년과 달리 가까이는 일본부터 멀리는 유럽이나 미국까지, 이미 다녀오셨거나 혹은 올해 다녀올 계획을 세우는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그리고 해외여행을 갈 때 많이들 구글 지도 앱과 함께하시겠지요.
사실 모든 여행은 지도 없이는 떠날 수 없어요. 예전에는 여행을 종이 지도로 했다면 이젠 그걸 스마트폰 안의 지도로 하는 정도의 차이입니다. 그리고 구글 지도는 독보적으로 가장 좋은 지도 앱이에요. 정부에서 공식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 않은 우리나라를 제외하면 월 활성 사용자가 십억 명이 넘을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지도 앱이니까요(2020년 기준).
주요 관광지와 맛집 위치에 별표를 찍어두고,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어떻게 이동할지 소요 시간과 비용은 어떻게 되는지를 확인하고, 주변의 맛집을 찾아 리뷰를 확인하는 것을 모두 지도 앱 하나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과거 대비 여행 준비를 덜 해도 괜찮아졌고, 짐도 많이 줄일 수 있었어요. 굳이 스크린 타임을 체크하지 않더라도 여행하는 동안에는 최다 사용 앱 리스트의 상위권에 있으리라고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많은 분이 구글 지도 없이는 여행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하실 거예요. 그런데 구글 지도는 빅테크 중 하나인 구글이 운영하는 무료 서비스입니다. 이런 앱을 어떻게 우리는 무료로 이용하고 있는 걸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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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2월 출시된 구글 지도는 호주의 Where 2 Technologies가 운영하던 데스크탑 프로그램이 기반이 된 서비스입니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구글은 엄청난 리소스와 기술을 투입해 구글 지도를 계속해서 고도화시켜 왔어요. 그럼, 구글 지도는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걸까요?
첫 번째는 브랜드 광고입니다. 구글의 애드센스처럼 어떤 지역에서 특정 키워드를 검색하면 광고하는 브랜드를 검색 결과보다 먼저 보여주는 형식입니다. 이외에도 지도를 줌인하면 아이콘 대신 특정 기업의 로고를 보여주도록 하는 등의 방식으로도 과금할 수 있다고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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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구글은 다른 기업에 구글 지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API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2018년 6월부터 API를 활용하는 기업에 과금하는 방식으로도 수익을 창출하고 있어요. 차량호출 서비스인 우버와 리프트가 구글 지도 API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로 끝이기엔 좀 부족한 느낌이에요. 구글 지도를 쓰면서 유튜브처럼 광고가 눈에 걸릴 만큼 많이 보인다는 느낌을 받진 못했거든요. 그리고 최근 구글 I/O에서는 AI를 활용한 Immersive View를 야심 차게 선보였단 말이죠. 이 정도로 고도화하고 있다면 분명 이유가 있을 텐데, 그 이유는 데이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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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구글 I/O에서 구글 지도의 Immersive View를 확장한다고 발표한 구글 대표 순다르 피차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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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지도 블로그에서 구글은 지도를 만들 때 크게 세 가지 소스를 사용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첫 번째는 스트릿 뷰와 인공위성 사진. 구글 지도는 2007년부터 직접 스트릿 뷰 카와 트레커로 거리의 사진을 수집해 왔어요. 2020년 기준으로는 87개국에서 1조 7천억 개의 이미지를 수집했다고요. 두 번째 소스는 공인 데이터입니다. 정부에서 제공받은 데이터를 포함해 천 개 이상의 서드 파티 소스에서 받은 정보가 투입됩니다. 마지막 소스는 세계 각지의 데이터 운영팀의 인풋인데요, 공인 데이터가 적절한지, 잘못된 정보는 없는지 판단하고 머신러닝 모델을 학습시킨다고 이야기해요.
하지만 구글이 언급하지 않은 네 번째 소스가 있습니다. 바로 사용자 데이터입니다. 일단, 구글이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는 정보는 GPS 위치, 이동 수단, 이동 경로 등 내비게이션 세부 정보, 기압계와 같은 기기의 센서 데이터입니다. 지도라는 앱의 특성상 GPS 위치를 켜두어야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데, 이미 GPS 위치와 교통수단만으로도 꽤 많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을 겁니다.
그 위력이나 정확도를 엿볼 수 있는 기능이 구글 지도의 위치 기록과 타임라인입니다. 이 기능을 클릭하면 내가 방문했던 장소와 이동한 경로를 볼 수도 있고, 통계 탭에서는 이동 수단, 방문했던 장소와 종류, 머무른 시간도 볼 수 있다고 해요. 저는 꽤 예전에 이 내용을 접하고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이 기능을 꺼두었는데요, 네이버에만 방법을 알려주는 글이 많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검색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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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끝이 아닙니다. 2년 전, iOS 14부터 애플은 개인정보 보호를 강조하면서 앱 추적 투명성 정책을 도입했던 것 기억하시나요? (아직 모르신다면 이전 레터를 읽어주세요 🧐) 그 이후로 앱스토어에서는 각 앱에서 수집하는 데이터를 볼 수 있는데요, 크게 사용자를 추적하는 데 사용되는 데이터, 사용자에게 연결된 데이터, 사용자에게 연결되지 않은 데이터로 나뉘어요.
이전 레터에서는 아이메시지와 비교했을 때 압도적으로 많은 데이터를 수집했던 왓츠앱 이야기를 했었는데, 구글 지도는 왓츠앱 이상으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여기에는 카드 번호 등의 지급 정보, 연락처, 문자메시지나 사진 등의 사용자 콘텐츠, 검색 기록 등이 포함되어 있어요. 구글의 수익이 메타처럼 대부분 광고에서 나오는 걸 고려했을 때, 이렇게 수집된 정보가 어떻게 이용될지는 불 보듯 뻔합니다. 애플 지도에서는 위치나 사용량 등을 수집하기는 하지만 사용자와 연결되지 않은 데이터로 수집하고 있는 걸 보면 더 확실해지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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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의 잭 도프만은 “개인정보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설치하는 앱과 사용하는 서비스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애플 지도도 많이 개선되었기 때문에 구글 지도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조언했어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지도 앱인 네이버 지도와 카카오맵의 경우엔 어떨까요? 일단, 두 앱 모두 구글 지도처럼 대놓고 사용자와 연결된 데이터로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진 않았어요. 하지만 사용자에게 연결되지 않은 데이터로 ‘기기 ID’나 ‘사용자 ID’를 수집하고 있었고, 로그인해서 이용하는 경우 해당 데이터를 사용자와 쉽게 연결 지을 수 있을 거예요.
기존에는 지도책을 구입하는 것으로 직접 비용을 지불했다면, 요즘의 우리는 GPS 위치 데이터로 그 값을 대신 지불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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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앱은 여러모로 더 커질 수 있는 잠재력이 높은 분야예요. 지도가 일상생활의 일부이기 때문에 남녀노소 구분 없이 전 연령이 사용할 수 있고, 한 번 안착하면 잘 삭제하지도 않는, 잔존율이 높은 특성이 있습니다. 또한 지도이기 때문에 GPS 위치 데이터를 수집하기에 용이하고, 이를 바탕으로 식당, 숙소 등 위치 기반 서비스를 연계하기도 쉬울 거예요.
구글 지도는 전 세계에서 서비스되기 때문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지만, 네이버 지도와 카카오맵의 방향성으로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네이버 지도는 스마트 플레이스와 네이버 예약/페이 서비스를 연계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예전 구현모 에디터의 ‘차세대 슈퍼앱은 네이버 지도가 먹습니다’ 레터에서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오고 더 오랫동안 체류하기 위해서”는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는데, 어쩌면 최근 진행 중인 네이버 블로그 ‘체크인 챌린지’로 장소 태그된 블로그 포스트를 늘리는 것이 콘텐츠 양을 늘리는 일환일지도 모르겠어요.
카카오맵은 네이버 지도보다는 이용자 수가 적지만 주로 내비게이션과 모빌리티에 집중하여 틈새 공략을 하고 있다고 분석되었어요. 카카오맵과 카카오T를 연계하고 실시간 승하차 알림, 초정밀 버스 등의 서비스가 대표적이었어요. 하지만 최근 이용자 활동에 따른 레벨 서비스를 도입하고, 카카오톡 예약하기 서비스를 카카오맵에 연동하면서 네이버 지도와 비슷한 지향점으로 나아가고 있는 듯 보입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에 이렇게나 필수적인 정보를 민간이 제공해도 되는가에 대한 의문이 있었는데, 지금처럼 상향 평준화된 지도 앱이 있을 수 있었던 건 네이버와 카카오, 그리고 구글이 여기에 쏟아부은 막대한 시간과 데이터와 비용과 기술이 있었기 때문이겠더라고요. 지도 앱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편의를 제공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편의를 얻을 수 있다면 제 개인정보쯤 제공해도 되는 걸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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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찬비>의 코멘트
최근 제 알고리즘은 샤이니에게 지배당해 있는데요, 알고리즘이 소개해준 굉장한 영상입니다. 5분 50초가 순식간에 흘러요. 아카펠라는 항상 옳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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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업문의 augustletter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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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ed by Zoe • 한새벽 • 구현모 • 후니 • 찬비 •식스틴 • 나나 • 오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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